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해수욕을 하던 50대 남성이 유실기뢰로 인해 사망했다는 비극이 들려왔습니다.
외형을 보니 접촉신관을 가진 부유기뢰로 보입니다. 애석하지만 우크라이나측이 러시아의 오데사 상륙을 거부하기 위해 부설했던 물건일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https://youtu.be/qLWPBN0ugdQ
기뢰는 유서깊은 병기입니다. 수중폭발이 수면에서의 폭발보다 더 강력하다는 점은 이미 몇백년전에 발견되었던 과학적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에서 파생된 첫번째 수중 폭발물은 기뢰였고 또다른 수중 폭발물은 자체적으로 표적을 향해 항주할 수 있는 어뢰였습니다.
기뢰는 지뢰와 같은 mine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한 지점에 고정되어 있는 듯한 이미지를 줍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런 일러스트처럼요.
동그란 철제 케이스 안에 작약이 가득채워져 있고 삐죽삐죽 튀어나온 접촉신관이 선박과 닿으면 폭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떠내려가지 않게 무게추와 사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바다의 원초적인 특성은 기뢰를 수동적 존재에서 능동적 존재로 만들곤 합니다.
일단 최신의 기뢰들은 단순히 해류를 따라 둥둥떠다니거나 무게추에 의해 고정되어 있는 모습에서 변화했습니다. 일단 신관부터 접촉신관뿐만 아니라 자기신관(이미 2차대전때 널리 쓰였음), 음향신관, 압력신관으로 원하는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자항기뢰는 저장된 데이터와 특성이 일치하는 표적들을 알아서 식별 및 스스로 추진해서 격돌하기까지 합니다. 외형도 어뢰랑 별반 다르지 않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전세계의 잠수함들도 21인치 어뢰발사관으로 자항기뢰를 운용합니다.
잠수함은 최대한 적 항만 가까이 침투하여 자항기뢰를 부설하기에 가장 좋은 플랫폼입니다. 특히 자항기뢰는 앞으로 예상될 북한의 SSB 운용을 가장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수단입니다.
이런 타입의 기뢰도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평범하게 수중에 계류하고 있다가 표적을 감지하면 속박에서 풀려나서 위로 떠올라 용골에 타격을 가합니다.
바다는 육지와 달리 늘 유동적인 공간입니다. 어느정도 패턴은 있으나, 바다는 달의 위치와 여러 요인들로 인해 늘 흐르고 있고 늘 다른 방향과 세기로 흐릅니다.
그래서 원래 해류를 따라 조금씩 움직이는 부유기뢰는 종잡을 수 없게 움직일 수 있고, 움직이지 말아야할 계류기뢰는 속박에서 풀려나 제멋대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맨 위에서 소개드린 오데사의 사건도 바다의 유동적인 특성에 기인한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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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는 적의 접근을 거부하고 부지불식간에 피해를 강제하는 수동적 수단으로 쓰입니다. 반면에 기뢰는 수동적일 뿐만 아니라 능동적인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차대전때 각국의 해군들은 기본적으로 항만을 방어하고 상륙을 거부하고자 기뢰를 매설했습니다.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제해권을 장악한 수상세력이 적성국의 해상교통로를 마비시켜 전쟁수향능력을 저해시키고자 기뢰를 부설하여 해상봉쇄를 가하였습니다. 지금 러시아도 같은 목적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향해 기뢰전을 가하고 있을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태평양 전선에서 미국이 일본 본토해역애 가한 기뢰전이었습니다. 이때의 기억이 해상자위대가 우수한 소해전력을 갖추도록 만들었습니다.
2차대전때 추축국도 연합국을 향해 공세적인 기뢰전을 행하였습니다. 2차대전 독일해군의 잠수함전을 주도한 인물이었던 칼 되니츠는 자서전 <10년 20일>에서 자신과 해군 지휘부는 전쟁초기 너무나도 부족했던 잠수함 보유척수와 절대적으로 열세인 수상전력을 가지고 영국과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기뢰전을 수행하였다고 서술했습니다.
구축함들은 물론이고 유보트들도 동원되었습니다. 유보트의 기뢰전에 대해서는 '기뢰를 부설할 줄 아는 함장은 유보트전의 모든 것을 아는 장교이다'라고 서술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함장 자신이 지휘하는 유보트의 특성과 작전지역의 해류특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경계가 삼엄한 지역까지 침투할 수 있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꾸준히 기뢰전에 특화된 Typ VIID와 Typ XB 유보트들도 건조 및 운용했으며, 상선뿐만 아니라 전함 HMS Nelson의 용골에 손상을 입혀 몇달동안 건선거 신세를 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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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나 저러나 mine인 지뢰와 기뢰는 늘 부수적 피해를 일으킵니다. 왜냐하면 둘 다 삶의 장소를 죽음의 장소로 전환시키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kill zone을 형성시키는 도구들입니다.
지뢰와 지뢰는 전쟁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개개인의 의지가 있건 없건, 선하건 악하건, 전쟁속에서 인간은 부지불식간에 죽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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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 전쟁의 한 구절.
кино - война
Земля. Небо.
하늘과 땅...
Между Землей и Небом - Война!
하늘과 땅 사이엔 전쟁이 있다!
И где бы ты не был,
네가 어디에 있든
Что б ты не делал -
네가 무엇을 하든
Между Землей и Небом - Война!
하늘과 땅 사이엔 전쟁이 있다!
첫댓글 호기심 강한 어린이들도...또.
더 위험합니다.
외국의 어린이들이 불발탄 등으로 장난치다가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스파이더마인이나 수중용 스파이더마인들이 전격 활용되기 시작하면 전쟁이 사라질지도..
이미 그런 지뢰와 기뢰들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게틀링 박사와 오펜하이머도 전쟁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했었지요.
잘 읽었습니다.
러일전쟁때 여순항 작전에 들어갔던 일본군 전함급 함선이 기뢰로 침몰당했는데 일본 해군성은 그 사실을 전쟁기간중에 보도통제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적이 있습니다. 전함급 함선을 기뢰로 잡는다면 어마어마한 가성비인데... 그런 일이 흔하지는 않겠지만 왜 기뢰를 쓰는지 알겠더군요.
고전적인 기뢰 이미지만 있었는데 다양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