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부대원 여러분! 다들 잘 계십니까?
참으로 오랜만에 지면을 통해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지난 주말과 8월 15일 광복절 등
징검다리 휴일날 하루 휴가를 보태
강원도 양구, 간성, 가진항 등등해서
4박 5일간 피서를 다녀 왔습니다.
양구에는 큰 처형과 막내 처남이 터를 잡고 있어서
자주 갔다오곤 합니다. 갈때마다 새롭고 좋습니다.
내가 가서 쉴수 있는 시골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것이라고 늘상 생각하곤 합니다.
몇년전만 해도 "양구 골짜기" -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 가겠네 ~ 아니야 ~ "양구"가 있잖아.라고 할 정도 였는데.
지금은 워낙에 발전을 많이 해서 TV에도 많이 방송되고 특히 이번 물난리시
인접 지역보다 비 피해가 적어서 그 원인을
찾아 방송한 적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또한 계절마다 전국의 각종 축구, 빙상, 인라인 등등 많은 대회를
개최하곤 합니다. 지금은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잔디구장이 네개가 있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한번 대회를 개최하면
다음해에 또다시 열리곤 한다고 합니다.(금년 10월경 마상문중령께서 대대장으로
취임하는 곳 입니다.)
우리 가족은 양구에서 사흘을 보냈는데
하루는 아이들에게 진즉부터 텐테에서 별을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보내고 싶어서 처형이 운영하는 야생화 농장 비닐 하우스 앞에다
5인용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잤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 합니다.
큰놈은 도시 생활의 인이 박혔는지 외삼촌 집으로 가서 인터넷 게임을
한다고 우겨서 할수 없이 저 외사촌 동생과 보내고 저는 초등학생 1학년
우리 꼬맹이와 보냈는데 요녀석이 너무나 좋아 했습니다.
태어나서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개들이 짓고 텐트 지퍼를 조금 열고
가만 누워 있으면 너구리,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농장주변을 왔다갔다하는 모습들을 보고는
제입을 스스로 막으면서 소리없는 비명과 함께 제 팔에 찰싹 달라붙어
어쩔줄 모르고 신기해 했습니다. 아마도 둘째놈은 어릴때 아빠와 함께한
어느 한 여름밤의 추억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것이며 장가가서 제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둘쨋날은 새벽에 농장에 있는 닭들이 하도 시끄럽게 홰를 치는 바람에
아침 여섯시에 기상해서 얼음같은 지하수에 세수하고 꼬맹이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라면 두개를 끓여 둘이서 마루에 걸터 앉아 뚝딱 해치우고 같이 야생화에 물도 주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앉아 있는데 꼬맹이가 닭이 새벽에 너무 시끄럽게 우는게 아무래도
닭집(하하)에 무슨일이 있는 것 같다며 같이 가자고 성화라 가봤습니다. 냄새가 난다며
제 코를 막으면서도 신기한지 이쪽 저쪽으로 다니며 쳐다보고 작대기로 쿡쿡 찔러도 보고
난리다. 닭장 한켠에 새벽에 낳은 것으로 보이는 계란이 두 개가 있어 꺼내 보니
초란이다. 그 자리에서 계란 똥구녕을 앞뒤로 이빨로 구멍을 내어 쪽쪽 소리까지 내며
먹는 시범을 보였더니 저도 따라하며 재미 있는지 웃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가 좋았습니다.
큰 놈이 서울에서 부터 물회를 외쳐서 할수 없이 점심을 먹고 9인승 차 한 대에
가족들을 태우고 간성을 거쳐 가진항으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 이번 비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가히 짐작이 갔습니다. 아직도 많은 집과 들
산 등 곳곳에 수마에 할퀴고 간 생채기가 심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간성 시내를 거쳐 15분 가니 가진항(거진항이 아님)이 나왔습니다.
처제가 피부를 태우는덴 마아가린(식물성)이 좋다고 해서 가족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다시 저 혼자 간성시내로 나가서 처제가 얘기한 빵에 발라 먹는 그것을 사왔습니다.
처형네와 알고 지내는 분이 그곳에서 어촌계장을 한다고 해서 인사를 하고 그분의
도움으로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해서 물회를 시켜 먹었
는데 작년에 먹은 집 보다는 맛이 없었지만 국수 사리를 추가로 더 시켜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촌계장님의 빽으로 공짜로 바나나 보트도 타고 꼬맹이는 너무 작아서
안된다고 해서 보트모터에 타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구명 쟈켓을 입고 바나나 보트에 납작
엎드려서 바다 한 가운데로 나가는데 뒤에 있던 처제가 비명을 질러 세웠더니
모기같은 소리로 "너무 무서워서 안 되겠단다." 할수 없이 물에 빠지는 묘미를 접고
조용히 이쪽에서 저쪽으로 하릴없이 왔다갔다만 하다 그냥 내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처제는 우리들에게 바나나의 "빠"자도 꺼내지 못합니다. 하하하
어촌계장이 그렇게 파워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덕분에 싱싱한 다시마와 성게, 조개 등 푸지게 먹고 잔뜩 사 들고 왔습니다.
사흘쨋날은 우리 가족들에 더하기 2사단 근무하시는 분(꺽지 잡는데
일가견이 있음) 등등 해서 천렵을 나섰습니다.
저는 다음에 왔을때도 또 할 요량으로 거금 6천원을 주고 꺽지 생포전용
낚싯대를 한대와 지렁이 한통도 구입했습니다.
계곡에서 꺽지 낚시(저는 한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다만
어디서도 맛볼수 없는 꺽지 매운탕을 안주삼아 소주를 맛있게
먹었습니다.)와 스노쿨링(계곡물이 1급수고 깊지가 않아서
스노쿨링하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청정수에만 사는 민물 물고기의
생태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굉장히 유익합니다.)은 저도 처음이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처음인지라 기대되었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신기하고 환상적입니다.
저는 기세 좋게 지렁이를 매달고 세시간을 낚았지만 한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도중에 꺽지는 아니고 미상 물고기를 잡았다가 설물려서 그런지 놓쳤습니다.
세시간 동안 아이들 핀잔만 잔뜩 듣고 물고기 먹이만 실컷 주고 왔습니다.
저는 물고기 못 잡은 것을 만회할 겸 애들에게 스노쿨링 시범을 보였습니다.
뭐 시범이라고 까지 할 것은 없습니다. 물에 대한 공포만 없으면 누누가 쉽게
할수 있는 것이니까요. 청정지역이라서 그런지 갖가지 민물고기가 있었습니다.
이 꺽지란 놈은 민물고기의 사자라고 하는데 손으로 공격을 해도 움직이지 않고
쳐다보고 도망을 가지 않는데 잡는 시늉을 하면 그제서야 움직이는데 도망가다
이내 멈춰 다시 공격자쪽으로 쳐다볼 정도로 대범한 물고기다.
휴가 내내 재미있고 에피소드도 많았다. 특히나 바다가를 가면서 각자 집에서
데리고 온 애완견(3마리)을 데려갈 수가 없어서 농장에 가둬 놓고 왔다
처제네 개들중 한마리가 없어져서 밤새 찾다 잊어 먹은 줄 알고 체념하고 있는데
다음날 풀숲에서 나타나 찾아 이산가족 상복 이상으로 슬픈 드라마를
연출 하기도 했고 처제의 바나나 사건 또한 두고 두고 재미난 얘기가 될 추억이
었습니다.
짧고 치열하게 가장 더울때 서울을 벗어나서 스트레스도 풀고 가족들과의 정도
쌓고 무엇보다도 아이들과의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 왔습니다.
이글을 치면서 제 팔을 보니 제법 울긋불긋 한것이
한눈에 여름 휴가를 갔다 왔구나 라고
알아 볼수 있을 정도입니다.
시간은 참으로 빠르다고 하더니만
작년 이맘때 진급 관련한 글을 게시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벌써 진급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부대장님! 김진한상사님 등등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다음주 있는 을지훈련 잘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요.
첫댓글 충성! 반장님 좋은데만 다니면서 혼자만 몸보신하느것 같읍니다 오랜만에 반장님꼐서 글에 답을 달아봅니다 저도 지난번 수해때 수해휴가로 시골에 다녀왔는데 정말로 ㅇ엄청난 피해상황을 보면서 놀라고 또 놀랐읍니다 하여간 가까운 시일내에 소주나 한잔 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충성! 라상사님 오랜만입니다. 언제 선선한 바람 불면 한번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