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건봉사지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된다.
지난달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제12차 사적분과위원회를 열어 ‘고성 건봉사지’의 사적 지정 검토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지난 2018년 심사에서 보류 결정이 난 후 4년 만이다.
사적분과위는 “건봉사지는 여러 문헌 기록을 바탕으로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는 사찰”이라며 “만일염불의 발상지이자 중심 도량으로 전통 신앙적 요소와 함께 불교 미술사 연구에 표본이 되는 중요한 유적으로서 사적으로 지정하여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건봉사지의 사적 지정은 지정 예고와 관보 공고 후 이르면 2월 초 확정될 예정이다.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에 자리한 건봉사는 신라 법흥왕 7년인 520년에 승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원각사’(圓覺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학계에서는 이 절이 ‘만일염불’(萬日念佛)의 발상지이자 중심 도량으로 기능했으리라 본다.
경덕왕 때인 758년에는 절을 중건하고 염불만일회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이는 염불 수행을 목적으로 살아서는 편안한 생활을 하고 죽어서는 극락왕생할 것을 기원하는 법회를 뜻한다.
절의 서쪽에 봉황새 모양의 돌이 있어 ‘서봉사’(西鳳寺), ‘건봉사’(乾鳳寺)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조선 세조 대에는 왕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세우거나 육성한 불교 사찰을 뜻하는 원당(願堂)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 유정(惟政·1544∼1610)이 이곳에서 승병을 모집해 훈련했고 1605년에는 일본에 사신으로 갔다가 부처님의 치아와 사리 등을 되찾아 와 이곳에 봉안했다고 한다. 6·25 전란 통에 불이문과 탑비·부도만 남고 모두 소실됐으나 1989년 1월 20일 민통선 구역에서 해제된 이후 복원작업이 이뤄져 현재는 대웅전, 적멸보궁, 보안원, 극락전 등 건물이 다시 제모습을 찾았다. 성낙규 인턴기자
고성 건봉사가 눈에 덮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