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사장님 “돈은 돌아야해요”
매탄4지구 중심상가 정수원갈비 사장님 꾸준한 기부로 주변에 귀감
푸근한 외모에 서글서글한 말투가 인상적인 정수원갈비 김미정(43) 사장. 정수원갈비는 매탄동 학부모들 사이에 맛집으로 소문 나 반모임을 자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연히 김미정 사장의 선행을 알고 한번 뵙기를 청했다. 몇 번의 고사 끝에 만난 그녀는 무척 부끄러워하며 드러낼만한 일이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누구나 인생살이 듣고 보면 한편의 드라마 같을 때가 많지만 그녀의 지난 인생을 들어보니 참 인복도 많고 남다른 열정을 하늘이 알아준 것 마냥 타이밍이 딱 들어맞아 감탄을 자아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녀가 고깃집을 운영하리라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시절,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농협에 근무를 하면서도 조리사 자격증을 따러 다닐 만큼 그 꿈은 절실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주변의 도움을 얻어 시험 삼아 차리게 된 죽집이 대박 나면서 김미정 사장의 기부는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교동에 있는 정신지체아들에게 죽을 전해주었고 연무동 독거노인을 위해 죽을 끓이기도 했다.
그리고 8년 전 꿈이었던 지금의 고깃집을 개업하게 되었다. 이 동네로 이사 오고서도 기부할 곳을 찾았으나 여의치 않던 중에 적십자회비로 적지 않은 돈을 선뜻 내어놓자 동사무소를 통해 소문이 나게 된 것.
그녀의 기부에는 나름 원칙이 있다. 매월 첫째 주 수익의 10%는 무조건 기부금으로 적립을 하는 것이다. 물론 보기에 따라 많지 않은 금액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오랜 세월 꾸준히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돈이란 돌고 도는 것, 나를 통해 다른 곳으로 건너갈 뿐’이라는 그녀의 돈에 관한 철학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의미 있었다.
또 한 가지 원칙은 이름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 요즘은 기부를 하면 세금공제 때문에 자꾸 전화가 와서 어떻게든 확인을 한단다. 그래서 좋은 일도 남모르게 하기가 어려운 세상이지만 그녀는 말한다. “아는 사람을 돕는 것은 결국 나 좋으려고 하는 것이다. 진짜 대가없이 도우려면 전혀 모르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
그녀가 하는 선행은 기부뿐만이 아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 지원센터에서 무료로 창업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알아보면 얼마든지 저렴하게 창업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많은 돈을 들여 컨설팅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그녀는 매탄4지구 중심상가의 상권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남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상가가 삼성전자에만 너무 의존을 하다 보니 삼성전자 내부 환경이 좋아져 직원들 외부 출입이 줄어들면 자연히 상가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은 지역 주민들과 상생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먹거리와 분위기를 만들고 주민들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가게. 15시간 이상 일을 해야 운영할 수 있는 힘든 업종이지만 ‘술보다 밥을 더 팔자’는 그녀의 지론대로 오늘도 김미정 사장은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서지연 주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