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그림의 만남
“詩는 형태 없는 그림이며 그림은 소리 없는 詩”라는 말이 있다.
시와 그림은 작가가 생각하는 이미지의 구현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시의詩意는 그림을 통해 명확해지고
화의畵意는 시를 통해 읽혀지는 상호 보완적 구조를 통해 시와 그림, 두 표현양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화중유시畵中有詩 시중유화詩中有畵: 시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이것은 한 작품 속에 시와 그림이 병치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는 언어로 된 그림과 같고,
그림은 또 다른 형식의 시라는 것이다. 우리는 詩畵를 선택한 목적은 시에 담긴 작가의 사상을 그림의 이미지에
융합하여 사의성辭意性을 극대화하기 위한 형태이다. 회화상에 사의가 내포되는 것을 매우 중요시했는데
‘사寫’는 대상의 형체를 표출해 내는 것이고,
‘의意’는 객관대상의 정신과 본질을 담아내는 것이다.
시와 그림은 서로를 그리워한다.
시의 존재와 그림의 존재를 서로 개방하여 저항을 없애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희찬 화백이 ‘詩의 공간에 붓으로 선線을 개방하여 사유의 자유’를 넓혀 주었다. 붓, 흰 종이,
검은 선들이 자신들의 삶을 시작하여 제각각 생명을 얻는다. 그의 천재적인 붓놀림으로 완전히 함축된 작품을
표출시키는 것으로 최소의 선으로 최대의 내용을 담은 그림이다.
우리의 시도는 미학적으로 보면 허와 실을 변증적으로 통일시키는 작업이고 인격과 화격畵格이 格으로 만나는
美의 극치가 아닐까...
철학자들은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지식은 사소하거나 진부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예술의 허구적인 감상과 인간이 가지는 감수성이 공감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신경학을 미학과 연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예술과 신경학적 공감능력이 중요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어떤 상황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은 그것을 상상하거나, 또한 그것을 읽을 때도 활성화 된다. 좋은 예술작품이란 사물에 더욱 생생한 묘사를 주어 공감을 확대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와 그림의 만남
씨줄과 날줄로 균형 잡는 예술
공감능력과 예술적인 감수성을 훈련하는 장
생명체가 환경에서 진화하듯 예술도 시대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것
결국, 형태 없는 그림과 소리 없는 시가 업그레이드 된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다
위대한 시인은 자기 자신에 대해 쓰면서 동시에 자기 시대를 그린다. *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