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수주했는데 주가 안 오르는 이 회사 속사정... 500원 BW·CB가 5억주나 된다고?
아스트, 수주 잇따르지만 구조조정 과정서 발행한 메자닌이 발목
권오은 기자
입력 2024.10.08. 06:00
아스트 직원들이 항공기 동체를 만들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아스트 직원들이 항공기 동체를 만들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는 2024년 10월 7일 16시 3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항공기 동체 제조·개조 기업 아스트(603원 ▲ 32 5.6%) 주가가 5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아스트는 실적 악화로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절차를 밟고 있다. 올 들어 적자 폭을 줄여나가면서 내년엔 실적 턴어라운드(반등)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이 주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스트 주식은 7일 코스닥시장에서 5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스트 주가는 올해 초 2000원(수정주가 기준)이었으나, 지난 5월부터 500~6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스트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은 0.66배로 청산가치를 밑돌고 있다. 아스트 PBR은 코스닥시장 평균 PBR(2.5배)과 격차가 있다. 저평가 상태라는 의미다.
아스트는 항공기 동체·부품 제조 사업과 항공기 개조 사업을 영위해 왔다. 세계 4대 항공기 완제기 업체인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 브라질 엠브라에르, 캐나다 봄바디어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한 알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핵심 고객사인 보잉의 B737 MAX가 2018년과 2019년 잇달아 추락 사고를 낸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아스트도 부침을 겪었다.
아스트는 결국 지난해 7월 만기가 도래한 BW 원금과 이자 387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이 승인되면서 아스트는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알파에어로 유한회사를 통해 아스트 최대주주(지분율 64.91%)로 경영을 관리하고 있다. 유암코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과 국책은행 3곳(기업은행·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투자사로, 기업 구조조정 등을 전문으로 한다.
아스트 실적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아스트의 올해 연간 매출은 1662억원, 영업손실은 287억원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매출 734억원, 영업손실 197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매출은 늘고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 아스트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근거는 크게 2가지다. 우선 아스트가 핵심 고객사인 보잉에 공급하는 B737 MAX 동체 대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월평균 20대 수준이었으나, 6월에 30대를 넘어섰다. 아스트는 B737 MAX 동체 생산 대수를 연말까지 월평균 38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스트는 또 상반기에 브라질 엠브라에르에 항공기 동체 26대를 납품했는데, 연간 전망치로 72~80대를 제시했다.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2배 수준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다. 아스트가 고객사와 납품 단가 인상 협상을 진행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나 화물기 개조와 군용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IR협의회는 “아스트의 수주잔고가 3조9000억원에 육박해 올해 예상 매출 기준으로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하면 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BW와 CB, 신종자본증권 등의 물량이 커 주가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아스트가 2022년에 발행한 제11회차 BW의 미행사 BW 잔액은 지난 7월 19일 기준 224억원 규모다. 앞으로 신주인수권 행사로 4477만여주가 더 발행될 수 있다. 아스트의 발행주식 수 3억4261만주 대비 13.1%에 해당하는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스트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CB를 총 1220억원어치도 발행했다. 제9회차와 제10회차, 제12회차로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제9회차와 제10회차 CB의 주식전환권 청구 기간이 2025년 3월과 4월에 시작된다. 각각 560억원, 360억원 규모다. 실제 행사될 경우(행사가 500원) 주식 1억8400만주가 늘어날 수 있다. 기존 발행주식 수의 53.7%에 달하는 물량이다. 제12회차 CB 주식전환권 행사 시작 시점은 2027년 9월로 예정돼 있다.
아스트는 또 영구채 성격의 신종자본증권(제7·8·11회차)도 1275억원어치 있다. 만기가 30년 뒤인 2054년까지로 길지만, CB처럼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행사가는 마찬가지로 500원으로 모두 주식으로 바꾸면 2억5500만주에 달한다. 즉 아스트의 BW, CB, 신종자본증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주식 수가 5억주 가까이 늘어 총발행주식 또한 3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아스트는 다만 아직 주식 전환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스트 관계자는 “CB 등은 나중 문제”라며 “당장 회사가 이익을 내고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급한데, 다행히 예상보다 개선세가 빠르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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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8 08:23:19
주주들이 알아서 하겠지 미래의 주주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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