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마고우(竹馬故友)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를 이르는 말이다.
竹 : 대 죽(竹/0)
馬 : 말 마(馬/0)
故 : 연고 고(攵/5)
友 : 벗 우(又/2)
(유의어)
죽마교우(竹馬交友)
죽마구우(竹馬舊友)
죽마지우(竹馬之友)
총죽지교(蔥竹之交)
우정(友情)은 기쁨을 배가하고 비애를 나눈다. 서양 격언이다. 동양에서도 물론 혈연이 아닌 사람과 맺는, 혈연과 같은 관계인 우정을 매우 중시했다.
어버이를 잘 섬기는 효와 어금버금하다. 이처럼 높은 가치를 두었던 우정에 관한 성어는 부지기수일 정도로 많다.
중국 제(齊)나라의 재상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우정을 말한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비롯하여 이외에도 교칠지교(膠漆之交), 기리단금(其利斷金), 문경지교(刎頸之交), 백아절현(伯牙絶絃), 제포지의(綈袍之義), 지음(知音) 등등 숨 가쁘다.
이 많은 성어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대말(竹馬)을 타고 놀던 옛날 친구(故友)라는 뜻의 이 성어다.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까지는 못 버리더라도 자신의 희생과 양보가 있어야 우정이 빛난다. 하지만 죽마를 타고 놀던 옛 친구는 단지 옛날부터 알았던 사이일 뿐, 조그만 자존심으로 해치기까지 하는 것이 의외다.
유래한 세설신어(世說新語)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문학가 유의경(劉義慶)이 쓴 일화집 품조편(品藻篇)에 있다.
어릴 때의 두 친구는 동진(東晋)때의 환온(桓溫)과 은호(殷浩)다. 환온은 일찍이 출세하여 세력을 떨치던 중 촉(蜀)을 평정한 뒤로는 완전 실권을 장악했다. 은호는 벼슬을 멀리하고 학문에 심취했지만 현인으로 평판이 높았다.
당시 왕 간문제(簡文帝)는 조정을 좌우하던 환온을 견제하기 위해 초야에 은거하던 은호에게 간청하여 중책을 맡겼다. 환온의 견제로 죽마타고 놀던 두 친구는 반목하는 정적이 됐다.
은호가 호족을 물리치기 위해 출병했다가 낙마하여 참패를 당했다. 좋은 기회라 여긴 환온이 규탄 상소를 올려 은호는 변방으로 쫓겨났다.
환온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은호는 어려서 나와 함께 죽마를 타고 놀던 친구다. 내가 죽마를 버리면 언제나 은호가 가지고 갔다. 그러니 그가 내 밑에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少時 吾與浩共騎竹馬 我棄去 浩輒取之 故當出我下也.
소시 오여호공기죽마 아기거 호첩취지 고당출아하야.
죽마고우(竹馬故友)
貌態魁奇似古松(모태괴기사고송)
呀然一笑翠嵐重(하연일소취람중)
差殊玉筍班中見(차수옥순반중견)
眞合金華石上逢(진합금화석상봉)
樓閱暉陰高出樹(루열휘음고출수)
境要明濶遠開峯(경요명활원개봉)
倘敎兩老康無疾(당교량로강무질)
鎭向溪山並舃筇(진향계산병석공)
고송(古松)처럼 기이한 모습에
한바탕 웃으니 이내가 짙푸르다.
조정 반열에서 본 모습과 약간 다르니
신선 거처의 만남이 참된 만남이지
나무 위로 높이 솟은 누각에서 풍광을 보니
경치가 툭 트여야 먼 곳의 봉우리가 보이지.
두 노인 무탈하게 건강하려면
나막신과 지팡이로 날마다 산수를 향해야지
- 이헌경(李獻慶, 1719~1791) 간옹집(상서 채백규의 번리 산장에서 운자를 불러 함께 쓰다/蔡尙書伯䂓樊里山庄, 呼韻共賦.)
해설
간옹 이헌경(李獻慶)은 본관 전주(全州), 자는 몽서(夢瑞), 초명은 성경(星慶)으로 영·정조 연간 남인 문장가로 일컫는 오봉산(五鳳山) 중 한 사람이다. 채제공과는 약관의 나이에 약봉 오광운의 문하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1743년(영조19) 문과에 함께 합격한 동방(同榜), 동당(同黨)으로 나이 차이도 이헌경이 1살 더 많았으니, 동년(同年)이라고 할 수 있다.
채제공의 한글 행장인 '상덕총록'에 따르면 채제공과 이헌경은 문장을 강마하는 벗이었다. 이헌경은 많이 읽는 데서 힘을 얻었고, 채제공은 궁구하는 데 힘을 쏟았으니, 공부의 길이 다르면서도 그 귀취는 같았다고 한다.
이헌경은 1753년(영조29) 부친 이제화(李齊華)를 간병하기 위해서 함경도 종성(鍾城)에 간 적이 있었는데, 이듬해 채제공도 북평사(北評事)로 부임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함경도 경흥(慶興)에서 해후하게 되고, 서로 '광성원가(匡城怨歌)〉'와 '광성해원(匡城解怨)'을 지어 우정을 증표하였다.
또한 이헌경은 채제공이 함경도 감사에 부임하자 그에게 편지를 보내 백성들에게 공정한 진휼을 시행할 것을 권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채제공과 이헌경의 관계는 두 사람만의 특별한 교감이 있었다.
이헌경의 '간옹집'에 실린 시(詩)는 체제별 분류라 연대를 고증하기 어렵다. 하지만 교유시는 문집 간의 상호 대조를 통해 창작 시기를 살필 수 있다.
위 시는 채제공이 1779년(정조3) 홍국영의 누이 원빈 홍씨에게 문안하는 문제로 소론의 서명선과 한바탕 대립 후 명덕동에 은거했던 시절, 이헌경이 방문하여 지은 3편의 연작시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채제공은 명덕동에 은거하면서 낮에는 명덕동 일대를 산책하거나 '도덕경'을 읽거나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 또한 낮에 아이에게 '논어'를 읽게 하고 자신은 도연명의 시를 읽었다.
채제공은 이곳을 백거이의 향산, 왕유의 망천처럼 여기면서 벗들과 시회를 가졌다. 이때 찾아온 인물 중에 그의 오랜 벗 이헌경도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은 운자로 시를 지었는데, 채제공도 '번암집'에 '몽서 이창사(헌경)가 찾아왔기에 데리고 명덕동으로 가서 함께 짓다(李蒼沙夢瑞 獻慶 見訪携至明德洞同賦)'라는 제목의 시를 남겼다.
수련과 함련에서는 명덕동에 은거한 채제공의 모습을 고송에 비유하였다. 몸은 비록 수척하지만 쩌렁쩌렁한 웃음소리는 이내를 흔들 만큼 호탕하다.
함련의 옥순반(玉筍班)은 옥순반열(玉筍班列)로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조정을 가리키는 말이고, 금화석실(金華石室)은 적송자(赤松子)라는 신선이 금화산(金華山) 석실(石室) 속에서 신선이 되어 500년을 살았다는 이야기에서 가지고 왔다. 즉, 조정 관료로서 경건하고 엄숙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니, 은거하여 초탈하면서 소박한 모습이야말로 채제공의 본래 면목이라는 의미이다.
경련에서는 누각 맞은편 산을 바라보는 모습을 포착하였는데, 그 의취는 도연명의 '유연견남산(悠然見南山)'에서 가져온 듯하다. 같은 제목의 셋째 수를 보면, '얼굴 씻으려는데 마침 맑은 물이 있고 그대로 고개 들어 아스라한 산을 보노라'라고 하였는데, 이 또한 도연명의 의취를 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미련은 채제공의 '그대 머리 나의 수염 다 하얗게 세었으니, 그림 같은 이곳에서 둘이 함께 소요하세'라는 구절에 화답한 부분으로 두 사람 간의 교유를 잘 드러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당시 이헌경의 행적을 살펴보면 채제공과 비슷하게 벼슬에서 물러나 은거하던 시절이었다. '승정원일기'에 의하면, 1777년(정조1) 북청 부사에 제수되었다가 이듬해 12월 북청 부사 재직 시절의 일로 의금부에 잡혀 들어갔다는 기록만 보인다.
그리고 1780년 삼척 부사에 제수된다. 비슷한 시기 똑같이 벼슬에서 물러난 두 사람은 비슷한 경험을 토대로 동병상련의 감정을 깊이 공유하였던 것이다.
▶️ 竹(대 죽)은 ❶상형문자로 대나무 잎의 모양으로 대나무를 나타낸다. 竹(죽)의 옛 모양은 筍(순; 죽순) 따위의 글자에 붙어 있는 것에 의하여 알 수가 있다. ❷상형문자로 竹자는 ‘대나무’나 ‘죽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竹자는 두 개의 대나무 줄기와 잎사귀가 늘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竹자를 보면 잎사귀만 늘어져 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으나 금문에서부터는 대나무와 잎사귀가 함께 표현되었다. 竹자는 ‘대나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물건이나 ‘죽간(竹簡)’을 뜻하게 된다. 또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게 되어 단순히 잎사귀 만이 표현된다. 그래서 竹(죽)은 (1)곡식을 물에 풀리도록 흠씬 끓여 훌훌하게 만든 음식 (2)팔음(八音)의 한 가지 대로 만든 관악기(管樂器)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대, 대나무 ②대쪽(댓조각), 댓조각(대를 쪼갠 조각), 죽간(竹簡: 글자를 기록하던 대나무 조각) ③부챗살 ④피리(악기의 하나) ⑤죽(세는 단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대로 만든 창을 죽창(竹槍), 대로 만든 그릇을 죽기(竹器),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대나무 숲을 죽림(竹林), 대로 만든 칼을 죽도(竹刀), 대자리를 죽석(竹席), 대나무의 가지를 죽지(竹枝), 대나무의 잎을 죽엽(竹葉), 대의 땅속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을 죽순(竹筍), 우거져서 숲을 이룬 대나무의 떨기를 죽총(竹叢), 가는 대통에 불을 지르거나 또는 화약을 재어 터뜨려서 소리가 나게 하는 물건을 폭죽(爆竹), 소나무와 대나무를 송죽(松竹), 나무와 대나무를 목죽(木竹), 산에서 나는 대나무를 산죽(山竹), 푸른 대나무를 녹죽(綠竹), 먹으로 그린 대나무를 묵죽(墨竹), 단면이 네모가 난 대나무를 방죽(方竹), 껍질을 벗긴 대나무를 백죽(白竹),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라는 죽마고우(竹馬故友), 대지팡이와 짚신이라는 죽장망혜(竹杖芒鞋), 비가 온 뒤에 솟는 죽순이라는 우후죽순(雨後竹筍), 죽마을 타고 놀았던 오랜 벗이라는 죽마교우(竹馬交友), 대나무 조각과 나무 부스러기라는 죽두목설(竹頭木屑), 저지른 죄가 너무 많아 이루 다 적을 수 없다는 경죽난서(磬竹難書) 등에 쓰인다.
▶️ 馬(말 마)는 ❶상형문자로 말의 모양으로 머리와 갈기와 꼬리와 네 다리를 본떴다. 개는 무는 것을, 소는 뿔을 강조한 자형(字形)이지만 말의 경우에는 갈기를 강조하고 있다. 부수로 쓰일 때 말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馬자는 ‘말’을 그린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馬자를 보면 말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머리와 갈기는 간략화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리가 점으로 표기되면서 지금의 馬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말은 고대부터 사냥과 전쟁에 이용되었지만 주로 먼 거리를 달리는 용도로 쓰였다. 그래서 馬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주로 ‘(말을)타다’나 ‘가다’, 말의 행위, 동작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馬(마)는 (1)성(姓)의 하나 (2)말 등의 뜻으로 ①말(말과의 포유류) ②벼슬의 이름 ③산가지(수효를 셈하는 데에 쓰던 막대기) ④큰 것의 비유 ⑤아지랑이 ⑥나라의 이름, 마한(馬韓) ⑦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구간을 마사(馬舍), 말의 똥을 마분(馬糞), 말을 타는 재주를 마술(馬術), 말이 끄는 수레를 마차(馬車), 말을 부리는 사람을 마부(馬夫), 말을 타고 떼를 지어 다니는 도둑을 마적(馬賊), 말의 몇 마리를 마필(馬匹), 말의 다리를 마각(馬脚), 말을 매어 두거나 놓아 기르는 곳을 마장(馬場), 경마할 때에 파는 투표권을 마권(馬券), 말을 타고 나감으로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자기가 사랑하는 말을 애마(愛馬), 타는 말이나 말을 탐을 기마(騎馬), 걸음이 느린 말이나 둔한 말을 노마(駑馬), 걸음이 썩 빠른 말 한마를 준마(駿馬),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말이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룸을 경마(競馬), 말을 탐으로 사람이 말을 타고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경기를 승마(乘馬), 대나무를 가랑이 사이에 끼워서 말로 삼은 것을 죽마(竹馬), 기차를 말에 비유한 일컬음을 철마(鐵馬),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의 마혁과시(馬革裹屍),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마우금거(馬牛襟裾),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뜻의 마부정제(馬不停蹄), 말도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예전 것도 좋기는 하지만 새것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즐겁다는 말의 마호체승(馬好替乘) 등에 쓰인다.
▶️ 故(연고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 오래 되다)로 이루어졌다. 옛날로부터의 습관에 따라 일을 함을 나타낸다. 古(고)와 마찬가지로 오래 되었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故자는 ‘옛날’이나 ‘옛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故자는 古(옛 고)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옛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攵자가 더해진 故자는 본래 어떠한 일의 ‘원인’이나 ‘이유’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게 된 ‘이유’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이라는 뜻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古자나 故자가 큰 구분 없이 쓰일 때가 많다. 하지만 古자는 주로 ‘오래되다’를 뜻하지만 故자는 ‘옛날’이나 ‘옛일’을 뜻할 때가 많다. 그래서 故(고)는 (1)옛날의 (2)죽은 사람의 성명(姓名)이나 별호 위에 쓰이어 이미 옛 사람이 된,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 된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연고(緣故), 사유(事由) ②까닭, 이유(理由) ③도리(道理), 사리(事理) ④친숙한 벗, 잘 아는 교우 ⑤관례(慣例), 관습(慣習), 선례(先例) ⑥사건(事件), 고의(故意)로 한 일, 일부러 한 일 ⑦예, 이미 지나간 때 ⑧옛날, 옛일 ⑨원래(原來), 본래(本來) ⑩죽은 사람 ⑪나이 많은 사람 ⑫거짓, 꾸민 계획(計劃) ⑬끝 ⑭훈고(訓詁), 주해(註解) ⑮고로, 까닭에 ⑯그러므로 ⑰일부러 ⑱반드시 ⑲참으로, 확실히 ⑳처음부터, 옛날부터 ㉑옛, 예전의, 옛날의 ㉒일부러, 짐짓, 고의로 ㉓써 ㉔오래되다 ㉕죽다 ㉖시키다, 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예로부터 전해 오는 유서 깊은 일을 고사(故事), 오래도록 사귄 벗을 고우(故友),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옛 집을 고거(故居), 사고로 말미암아 잃음을 고실(故失), 일부러나 억지로 하려는 뜻을 고의(故意), 전에 살던 땅을 고지(故址), 옛날 모습을 고태(故態), 고토의 폐허를 고허(故墟), 인습에 젖은 늙은이를 고로(故老), 도둑이 훔쳐 낸 물건인 줄 알면서 사는 것을 고매(故買), 고의로 저지른 죄를 고범(故犯), 고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고살(故殺), 옛날부터 내려오는 습관을 고습(故習), 일부러 어김을 고위(故違), 일부러 시비를 걸어서 싸움을 고투(故鬪),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을 고향(故鄕), 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어떤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를 연고(緣故), 죽음의 높임말을 작고(作故), 사고가 있음을 유고(有故), 탈이 없이 잘 있음을 무고(無故), 옛 것을 익힘을 온고(溫故), 재변이나 사고를 변고(變故), 부모의 상사를 당함을 당고(當故), 병으로 말미암은 사고를 병고(病故), 아기를 낳는 일을 산고(産故), 옛날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어구를 고사성어(故事成語),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사물에 관한 유래나 역사라는 말을 고사내력(故事來歷), 일부러 말썽이 될 일을 일으킨다는 말을 고심사단(故尋事端), 미리 뜻을 가지고 마음을 쓴다는 말을 고의주의(故意注意), 사귄 지 오랜 친구의 자식이라는 말을 고인지자(故人之子),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말을 온고지신(溫故知新),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를 이르는 말을 죽마고우(竹馬故友), 오래 살던 타향을 고향에 견주어 이르는 말을 병주고향(竝州故鄕), 사귀는 대상은 오래된 사이일수록 좋다는 말을 인막약고(人莫若故), 아무 사고가 없이 나올 자리에 나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무고부진(無故不進) 등에 쓰인다.
▶️ 友(벗 우)는 ❶회의문자로 또 우(又; 오른손, 또, 다시)部가 겹쳐 쓰여 이루어졌다. 又(우)가 음(音)을 나타내기도 하며 친한 친구끼리 왼손(부수를 제외한 글자)과 오른손(又)을 서로 맞잡고 웃으며 친하게 지낸다 하여 벗을 뜻한다. 동족의 친구를 朋(붕)이라는데 대하여 관리(官吏) 친구를 友(우)라 하였으나 나중에 朋(붕)도 友(우)도 친구를 의미하며 사이좋게 하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友자는 ‘벗’이나 ‘사귀다’, ‘우애가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友자의 갑골문을 보면 又(또 우)자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친한 벗과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사이가 매우 가깝다는 뜻이다. 가까운 친구 간에 또는 이성 간에 손을 맞잡고 다니는 모습은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다. 友자는 그러한 의미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友(우)는 벗, 친구, 동무의 뜻으로 ①벗(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 ②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③뜻을 같이 하는 사람 ④벗하다, 사귀다 ⑤우애가 있다, 사랑하다 ⑥가까이하다 ⑦돕다 ⑧순종하다, 따르다 ⑨짝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벗 붕(朋)이다. 용례로는 친구와의 정을 우정(友情), 형제 사이의 정애 또는 벗 사이의 정분을 우애(友愛), 벗으로 사귐을 우호(友好), 가까이 사귀는 나라를 우방(友邦), 친구 사이의 정분을 우의(友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우생(友生), 자기편의 군대를 우군(友軍),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우(朋友), 친한 벗이나 가까운 친구를 친우(親友), 오래도록 사귄 벗을 고우(故友), 한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벗을 학우(學友), 벗을 사귐이나 친구와 교제함을 교우(交友), 같은 학급에서 배우는 벗을 급우(級友),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서로 마음을 아는 친한 벗을 지우(知友), 동기끼리 서로 사랑하는 정을 우애지정(友愛之情), 바람은 구름과 함께 움직이므로 구름의 벗이고 비는 구름으로 말미암아 생기므로 구름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구름을 일컬음을 우풍자우(友風子雨), 나라와 나라 사이의 우의를 위하여 맺는 조약을 우호조약(友好條約)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