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앞두고 할 일이 많았습니다. 집을 비울 때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비웠다가 오더라도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집안에 치워야할 어두운 것들을 버리고 식탁의 유리를 비롯해서 마련 할 것들을 마련하고 기도원에 올라갔습니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올라간 기도원에서 올린 헌금 봉투 위의 기도제목을 보시고 기도하신 목사님이 설교 후에 통성기도를 마친 뒤 다시 제 기도제목과 뇌 종양으로 투병중이신 어떤 목사님을 위해 전체 통성으로 특별히 중보기도를 해주셨습니다. 기대 못했었는데 주님이 주시는 또 하나의 증거 같아 마음이 더욱 가벼웠습니다. 기도원에서 산 영양로션을 들고 간암 투병중인 704호 아줌마에게도 갔다 왔습니다. 몇 명의 수능보는 아이들 초코렛과 몇 사람에게 선물하려고 샀던 책도 건넸습니다. 철저한 회개와 감사 기도 10월과 11월에 드린 제 기도내용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주께 가까이 갈수록 드릴 수 있는 기도는 우주를 말하지만 우주를 알지 못하듯이 거룩을 말하지만 여호와 하나님의 거룩을 잘 알 수 없는 자로 거듭 거듭 회개를 통해 너무 너무 거룩한 분이시라는 것을 콩알 만큼 알게 되면서 더욱 철저히 회개 밖에 할 수 없게 되더군요. 제 인생의 후반 사역을 가르쳐주셨으니 의로운 옷을 입을 준비로 어떤 어떤 일을 해서 주님을 기쁘시게 하겠다 그런 것은 일어나지 않고 회개와 더불어 가까이 오게 하신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며 그분의 임재로 충만해지는 것 그러다보니 한 마디의 말이 기도 생각이 기도 행동이 기도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님의 보혈... 그 이름의 능력과 권세... 마치 우주에 대해 아는 것 같지만 알 수 없는 그 분 그 분의 사랑에 힘입어 내려와 토요일 입원할 준비 해두고 11월 11일 예배를 드린 후 집에 와서 아들과 함께 원자력병원으로 갔습니다. 별 마음의 동요도 없지만 제 가족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믿지 않는 부모님께는 더욱 말할 수 없었습니다. 걱정 하실까봐 그냥 기도원에 좀 다녀오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원주희 목사님과 김인애 권사님, 강애란 집사님이 다녀가시고 8시 쯤 조장로님과 이전도사님이 오셨는데 조금 일찍 퇴근해서 부랴부랴 병원으로 온 남편과 장로님 부부와 함께 수술동의서를 쓰기위해 주치의에게 갔습니다. 있을 수 있는 모든 경우를 주치의 선생님께 들으니 참 심각했습니다. 그 자리의 분위기로는 제가 별 생각이 없는 게 이상했지요. (암이란 것을 알 때 부터 지금까지 그렇지만..^^) 병실로 돌아와 장로님이 워낙 큰 일이 벌어져 놓으니 (다른 분) 이 갑상선 암도 암인데 아무 것도 아닌 줄 알았다면서 함께 무릎 꿇고 손잡고 기도드리자고 했습니다. 이전도사님이 울고 장로님께서 간절히 기도 드렸습니다. 남편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 아침 10시 30분 첫 수술이었습니다. 6시 좀 못 되어 하루 일정이 돌아가는 병원 혈압약을 하나 먹어두라고 해서 원래는 정상이거나 조금 저혈압 인데 아주 소량의 물로 혈압약 한 알 먹고 수술 준비 상태로 누워 마취에서 못 깨어 난다면 지금이 마지막인데 또 성대를 제거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인데 무슨 말을 남겨야하나..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8시 넘어서든가 어떤 특이한 복장을 한 분이 오셔서 "자 이제 수술 하러가죠.." 그런 가보다..하고 좀 지나니 간호사 분들이 한 분 두 분 왔다 가시는 겁니다. 갑자기 아까의 특이한 분 같은 복장은 볼 수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꿈인지 환상인지 주님이 천사를 보내어 주님께서 친히 수술에 함께 하고 계신 것을 알려주시고 평강을 주시는구나.. 아무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평안했습니다. 진정제를 맞고 이동해서 수술실로 들어가 코에 기구를 대는 순간 필름이 완전 끊겼습니다. 3시간 30분 가깝게 수술하는 동안 보호자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불안.. 초조.. 수술실에서 의사가 나와 보호자들에게 무슨 말인가 하면 어떤 보호자들은 안도의 얼굴 빛, 어떤 사람들은 잿빛, 수술중이란 전광판이 중환자실이라고 바뀌는 것도 있고 길고 긴 시간 혼자 있는데 어려웠겠죠. 혼자 있는 사람은 남편 밖에 없더랍니다. 그러고 있는데 대기실로 전화가 왔대요. "보호자 수술실로 들어오라"고 남편은 이제 마지막이구나.. 지옥이 따로 없더랍니다. 자기만 들어오라니 필시 큰일이 난거라고 생각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떼어낸 쇠고기 조각 같은, 노란 팥알 같은 것이 박힌 둘째 손가락과 세깨 손가락의 두 마디 크기 만한 빨간 조직을 보여주면서 이것(노란) 때문에 왼 쪽 갑상선을 떼어냈다고 오른 쪽 갑상선은 깨끗했고 임파나 다른 곳의 전이는 없는 것 같다며 수술이 잘 됐다고 하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한 마디.. 천국으로 바뀌어 밖으로 나왔답니다. 병실에 와서 의식이 들 무렵 약간의 구토.. 글구 신민자 전도사님이 받아낸 소변.. *^^*; 의식이 가물거리는데도 창피했습니다. 아들 목소리 얼굴을 닦아주는 아들.. 다시 정신 없이..몇 시간 보내고 오후 늦게 깨어났습니다. 회진 오신 이용식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는데 성대에 이상 유무를 체크하기 위해 좀 더 크게 말하라고 해서 다시 좀 크게 말씀 드리는데 목소리 이상없고.^^ 9시가 넘어 나온 죽을 먹어야 회복이 빠를 것 같아 아주 아주 조금씩 분량의 반 정도 먹고(다행히 구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수술 한 주 전 부터 마련해와 직접 물에 타서 주던 정관장 홍삼 엑기스 1그램 물에 탄 것 먹고 진통제 덕분에 아픔은 느끼지 않았지만 혈관에 꽂은 주사 때문에 뻐근한 손과 팔 그리고 목에 붙인 손바닥만한 밴드 또 그 밑의 상처로 불편함은 약간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열심히 다녀야 했습니다. 정성미 집사님으로 부터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최동일 집사님과 함께 기도원 올라갔던 날 조금 앞 쪽으로 앉아 있던 제 목에서 뭔가가 튀어나가는 것을 봤다고 전하라고 했지만 남편 집사님 믿음이 별로 인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며.. ^^ 최집사님은 갑상선이 목에 있다는 것 몰랐다고 덧붙여서 감사의 회신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부터 별 불편함 없이 밥을 먹고 커피도 더러 마시고 문병오는 지인들 때문에 계속 얘기 하느라 그런지 (정말 사랑 받았습니다.^^) 목에서 피와 분비물이 많이 나왔고 감기 기운인지 말을 많이 해서 인지 가래랑 기침 때문에 더운 물을 마호병에 담아두고 계속 마셨습니다. 회복이 빠른 부위라 같은 날 저보다 늦게 수술한 옆의 아주머니는 14일 퇴원했는데 (갑상선 기능저하증인 이 분은 저보다 큰 2.2 센티미터의 갑상선 혹이지만 전이된 것 같이 보여 20일 조직 검사의 결과가 암으로 나온다면 다시 수술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어요.) 저는 이틀 후인 16일 퇴원했습니다. (이용식 선생님이 병원비용 줄여주느라 15일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개운치 않아서.) 가퇴원병원비 180만원 2인실을 계속 사용했기 때문에 많이 나왔습니다. (원자력 병원 8층은 거의 갑상선 환자이고 끝에 소아병실이지만 항암치료 받는 분들도 많아서 다인실 사용하면 서로 불편할 것 같다며 남편이 2인실 사용을 하도록 했거든요) 오늘 아침엔 정복주 권사님이 문자를 보냈습니다. 아침의 꿈에서 저를 만났는데 목에 흉터도 없더라며 할렐루야...그렇게.. 저도 감사의 회신의 보내드리고. 11월 26일 샤워하면서 목에 붙인 파스 같은 밴드를 떼고 속에 있는 테프는 물에 충분히 불려서 떼고(안그러면 곪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 뒤에는 퇴원하며 사왔던 3M의 스테리-스트립 촘촘히 붙이고 지내다 뒤엔 흉터 남지 않는 뭔 테이프를 사서 붙이라는 군요. (연고와 이 테이프는 아는 집사님이 좀 싸게 살 수 있나 알아봐주겠다고 해서 아직 사지 않았어요.) 12월 3일 혹은 4일 아무 때나 병원에 가서 피검사하고 (호르몬 수치를 체크하느라) 12월 7일 이비인후과 외래로 들어오라고 했어요. 이용식 선생님은 전이가 되지 않았으면 동위원소 치료하지 않겠다고 하셨었어요. 암세포를 죽이는 동위원소 치료가 정상세포에 좋을 리가 있겠냐면서.. 저도 그 선생님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고 12월 병원에 가서 진단서 끊고 중증 환자 (암환자) 등록하면 암보험은 들지않았지만 수술비 보험에서 얼마를 받게 될 거고 암환자 등록하면 환급 조금 받을 거고.. 만일 앞으로 병원에 가면 암환자 등록 때문에 치료비가 많이 쌀 겁니다. 그것보다는 주님을 의지하고 신뢰합니다. 11월과 12월 아주 특별한 은혜로 금년을 마감하고 내년은 새로운 인생으로 출범하게 되길.. 한량없는 하나님의 은혜 감사드리고 남편과 아들에게도 감사, 사랑으로 기도해주며 문자로 전화로 격려하고 위로해준 선교사님, 사모님, 목사님 멀리서 기도해준 사랑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이용식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일찍 수술하게 된 것은 이 카페에서 여러 정보를 보고 정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었어요. 아님 아산병원에서 내년 2~4월이나 되어 수술 할 뻔 했거든요. 불안해 하며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정말 더 좋았습니다. 이 카페에서 구체적인 정보와 위로를 함께 나눠주신 님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건강을 잘 관리하여 행복한 생활하기 바랍니다.
님은 참으로 복많은 분이신가 봅니다.주위에서 기도해주시는분이 그렇게도 많으니.. 앞으로도 주님의 은총으로 행복한 일들만 있으실거에요..
전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믿는 분들 옆에는 항상 많은 분들이 아픔과 기쁨을 함께 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보기 좋더군요,,diva님은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많은 분들의 중보기도가 있어서 분명 완쾌하시고 더욱 더 참된 삶 이루실거란 생각이 드네요~~
네 감사해요 긴 글 올려 죄송하구.. 여기서 좋은 분들 만나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님들 우리 모두 화이팅!!! 즐겁고 복되게 삽시다~~~~
첫댓글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건강을 잘 관리하여 행복한 생활하기 바랍니다.
님은 참으로 복많은 분이신가 봅니다.주위에서 기도해주시는분이 그렇게도 많으니.. 앞으로도 주님의 은총으로 행복한 일들만 있으실거에요..
전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믿는 분들 옆에는 항상 많은 분들이 아픔과 기쁨을 함께 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보기 좋더군요,,diva님은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많은 분들의 중보기도가 있어서 분명 완쾌하시고 더욱 더 참된 삶 이루실거란 생각이 드네요~~
네 감사해요 긴 글 올려 죄송하구.. 여기서 좋은 분들 만나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님들 우리 모두 화이팅!!! 즐겁고 복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