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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비디오아티스트초청전(상세정보 확인www.ifmib.org)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2005의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지역비디오아티스트초청전>이다. 부산지역을 근거로 꾸준히 멀티미디어작업에 주목하고 새로운 작가와 작업을 발굴하고 소개해온 대안공간 반디에서 프로그래밍한 이 초청전은 영화와 비디오아트라는 다른 장르간의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디오 아티스트 초청전에 부쳐’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최근,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영상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정책과 영화를 사랑하는 젊은 관객층의 확대 그리고 사회 문화적 여건과 맞물려 영상센터건립, 영상 관련 학과의 신설과 같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영화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번 독립영화제와 같은 다양한 실험과 시도들이 저변에 있어야 할 것이며, 다양한 관객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상업영화와는 또 다른 하나의 분야로서 자리매김하여 사랑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순 수미술 분야나 음악, 연극, 무용과 같은 예술분야는 물론이고 문학, 철학과 같은 인문학의 바탕도 매우 중요한 근원이라는 인식은 필수적이다.
1950년대 말부터 백남준으로 대변되고 있는 비디오아트 분야는, 오브제로서의 TV에 대한 실험으로부터 출발하여 1965년 휴대용 캠코더가 보급된 이래 단방향적인 매스미디어에 대한 반성과 대안적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다양한 형식적, 미학적 실험들은 타 장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80~90년대를 거치며 현대미술에 있어 비디오아트, 미디어 아트의 위치는 영상장비와 기술의 발달,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더욱 확장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순수예술이 그러하듯이 일반 다중들과의 간극을 좁히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최근 대규모 미술행사에 비디오아트가 적극적으로 소개되고 있고 과학(기술)과 미술의 접목으로 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관객 참여형(interactive)의 미디어 아트 작업들, 그리고 전광판, 유선방송을 이용한 상영 등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반관객들에게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될 단 채널 비디오작품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힘든 지역의 상황에서 작업하고 있는 부산지역작가들의 작품이라는 것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들의 작품은 어쩌면 상업영화나 뮤직비디오 혹은 광고등과 같은 이미지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고 의문을 자아내거나 그들의 시간을 괴롭힐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있어도(혹은 누워있어도) 모든 것을 알기 쉽고 자극적으로 스며들게 하는 영상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루하다면 사유의 시간을 유도하려는 작가의(짖궂은?)의도가 숨어있을 수도 있고, 아무내용을 모르겠다면 알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너무 수동적인 자세에만 익숙하지는 않은지를 의심해 볼 필요도 있다.
또한 작품 속에 숨어있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호기심, 주체적인 사고와 시간, 그리고 잠자고 있는 상상력을 발휘할 약간의 여유가 요구될 지도 모른다.
이번에 상영될 7편의 작품을 통해 비디오 아트의 모든 유형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비디오 아티스트 초청전’을 통해 미술관이 아닌 장소에서 새로운 관객층에게 비디오 아트를 소개하고 이해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대안공간반디
<유동체 fluid> 아르장틴 리 Argentin Lee 12분 컬러 2005
작품형태_single cahnnel video(6mm mini dv tape)
제작의도_
Fluid는 유동체란 말로써 단단함과 두께를 가지지 않는 유동적인 흐름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소한 힘의 영향으로 물체의 성질이 변환되며,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의 힘이나 영기, 신통력 등 일종의 정신적인 것과 관계가 있다. 이 작품을 통하여 영적이고 심리적인 인간의 만남을 하나의 우주 분화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무형체의 생물은 소우주적인 정신영역으로서, 새로운 무형체 소우주를 무한대의 공간(우주)에서 만나서 병합되고, 그 과정에서 물질성을 지닌 유형체(예 지구)가 탄생되며 유형체는 물이라는 자연요소로 변화되면서 새로운 소우주탄생의 근원이 된다.
개인의 소우주는 독보적인 우주가 아니라 만남을 통하여 분화되며 또 다른 생명과 세계를 열어주는 새로운 모태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음악_세바스티앙 쥐르크
오리지널 사운드 fluid는 프랑스 음악가 세바스티앙 쥐르크에 의해 특별 제작한 전위음악계열의 오리지널 사운드이며, 아르장틴 리의 영상물에 부합되게 만들어졌다. 정신감음 telepathy나 돌고래의 소음처럼 개체(소우주)와 개체간의 정신적인 어떤 교감을 나타내는 전자파적인 요소를 응용하여 작곡. 개체들 간의 교감이 일정한 정해진 환경(우주)속에서 이루어지고 또다시 개체는 또 다른 환경의 요소가 되고 하는 무한대로의 진출을 표현하고자하였다.
<언더그라운드 Underground> 김현명 4분 37초 컬러 2004
작품형태_single cahnnel video(6mm mini dv tape)
제작의도_
이 작품은 힙합음악을 배경으로 영상을 일종의 그래피티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것이다. 현대에는 각종 이미지와 소리들이 복합적으로 우리의 환경을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을 하나의 영상적인 낙서나 꼴라쥬로 표현한 것이다. 영상 안의 이미지들과 움직임은 샘플링 되어 서로 충돌하기도 연결되기도 하면서 음악적인 흐름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영상의 음악적인 흐름과 현대인들의 다소 관조적인 감성이 만나서 언더그라운드적인 힙합 사운드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한다. 늘 소비사회의 부산물로 부유하는 듯한 또 다른 자아의 언더그라운드 시선이 사운드, 비트와 함께 우리의 숨어있는 감성을 일깨운다. 사운드는 힙합그룹 가리온의 DJ였던 JU가 맡고 있다.
<trans-> 김성연 4분 21초 컬러 2005(re-edited)
작품형태_single cahnnel video(6mm mini dv tape)
제작의도_
<trans->는 새의 비행을 측면에서 찍은 것으로 새의 수평적 비행은 파도소리와 바람소리와 더불어 순식간에 다른 ‘것’이 되어 공중에 궤적을 남기며 운동의 선분들을 표현한다.
새는 맞바람을 뚫으며 이곳에서 저곳으로의 이행을 감행하며 바람과 파도가 거대한 소리로 꾸짖을 때마다 일정한 궤적을 남기지 않고 자신의 독특한 리듬을 형성하며 칠흑 속에서 쉼 없는 이행을 시도한다. 새의 이행은 들끓는 속도 속에서 솟구치거나 가라앉기도 하며 고정되어 있는 우리의 좌표체계를 의문에 붙이도록 촉구한다. (미술평론가 김만석의 글 중에서)
<인식_부제: 한국도로공사의 답변 Recognition> 이광기 3분 47초 컬러 2005
작품형태_single cahnnel video(6mm mini dv tape)
제작의도_
1. 사람의 인식은 찰나적이지만 항상 일어나고 있다. 짧든, 길든... 그 찰나적 인식을 영상에서 글(한글)로 대체 하였다. 두 프레임이든지 3초든지..
2. 고속도로에서 유리파손을 당했으나, 도로공사는 책임을 회피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인식을 동영상과 함께 한글로 각각 매김 하였다.
<촛불 candle-light> 김병권 6분 24초 컬러 2004
작품형태_single cahnnel video(6mm mini dv tape)
제작의도
하나의 촛불을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다양한 화면변화를 보여주는 작업으로, 촛불을 바라보며 빠져드는 심리적 상태-몰입과 해체-를 반복하는 몽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2.얼굴 2.face> 이세정 2분 12초 컬러 2002
작품형태_video performance single cahnnel video(6mm mini dv tape)
제작의도
최근의 개인전에서 자신의 이마에 lover, wife, victim라는 글자를 눌러 새기고 이 글들이 없어질 때까지를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는 작업과 같이 여성인 자신의 얼굴을 소재로 비디오 퍼포먼스작업과 설치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작가로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은 초기 대표작으로 봉지위에 그린 작가자신의 얼굴 형상을 먹어버리는 비디오 퍼포먼스 작업이다.
<네모난 기억 memory> 김재정 5분 34초 컬러 2004
작품형태_single cahnnel video (6mm mini dv tape)
제작의도
나의 시선에 의해 각인되는 이미지들은 온통 네모난 틀에 갇혀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사각캔버스와 씨름했고, 지금은 캠코더의 사각앵글을 빌어 사물을 관찰한다. 사방으로 뻗어 있어야 할 시각은 네모 속으로 모여들고 그로인해 사고마저 그 속에 갇혀버린다. 이러한 시각적 구속이 도시의 딱딱한 이미지와 결합되고 재편집되어 네모난 모니터를 통해 다시 내보내어 진다.
이 작업은 무엇인가에 구속되어져 살고 있는 도시인의 모습과, 이를 다시 사진기의 사각 프레임 속에 가두고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영상이다. 폴라로이드 카메라셔터를 누르는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리고 또 하나의 네모 속에 도시의 삶이 새겨진다. 그 사각필름 속의 형상들이 마치 기억이 되살아나듯 서서히 뚜렷해져 오면 현실도 움직이고 네모난 프레임 속의 모습들도 움직인다.
딱딱하게 각진 입방체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일상 속에서 그 어떤 서글픔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