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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사양처(家貧思良妻)
집안이 가난해지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게 된다는 뜻으로, 집안이 궁해지거나 어려워지면 어진 아내의 내조의 필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다.
家 : 집 가(宀/7)
貧 : 가난할 빈(貝/4)
思 : 생각 사(心/5)
良 : 어질 량(艮/1)
妻 : 아내 처(女/5)
(유의어)
가빈사현처(家貧思賢妻)
가빈즉사양처(家貧則思良妻)
출전 : 사기(史記) 세가(世家) 권44 위세가(魏世家)
사람이 성장하여 부모로부터 독립하면 대부분 부부와 함께 평생을 지낸다. 중간에 헤어지는 소수를 제외할 경우 영원한 동반자, 반려자(伴侶者)로 위하며 살아간다.
특히 남편이 아내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가르치는 옛말이 많다. "어진 아내는 마음을 기쁘게 하고 예쁜 아내는 눈을 즐겁게 한다"는 말이 불경에 나오고, "효자가 악처만 못하다(孝子不如惡妻)"며 "아내는 청춘의 연인, 장년의 반려, 노년의 보모가 된다"고 했다.
물론 아름다운 아내는 지옥과 같다거나 소크라테스(Socrates)는 악처에 시달려 철학자가 됐다는 말도 있지만 반어로 해석한다.
몹시 가난할 때 함께 고생한 아내가 조강지처(糟糠之妻)다. 궁핍한 생활을 면했다가도 실패하여 다시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되면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부인이다. 아내의 조언을 무시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집이 가난해지면(家貧) 좋은 아내를 생각하게 된다(思良妻)는 말은 어려운 상황에 닥쳐서야 훌륭한 조언자가 절실해진다는 의미를 가졌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서 왕이나 제후들의 기록을 모는 세가(世家)에 처음 등장한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위(魏) 나라를 초기 강국으로 이끌었던 군주 문후(文侯)와 그를 도왔던 법가 이극(李克)의 일화에서다.
위문후가 재상 임명을 위해 이극에게 도움을 청했다. 선생이 일찍이 가르치길 "집안이 가난해지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훌륭한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家貧則思良妻 國亂則思良相)"고 했다면서 동생 위성자(魏成子)와 세력가 적황(翟璜) 중에서 누가 나은지 물었다.
이극은 적황이 자기를 추천한 은혜가 있지만 다른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재산을 쓰고, 현명한 신하를 얻게 해주었던 위성자가 낫다고 했다.
적황이 불만을 품자 이극이 말한다. "위성자는 소득의 10분의 9를 밖에서 쓰고, 추천한 인재는 모두 왕의 스승이 되었는데 어떻게 비교할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사람이 출세하고 행세깨나 하게 되면 오늘을 있게 한 은덕을 곧잘 잊는다. 태산 같은 부모의 은혜는 당연하고, 자신이 잘났기 때문에 재산과 지위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날의 미천하거나 어렵던 때의 일은 잊고, 처음부터 잘난 듯이 뽐내는 것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는 개구리와 닮았다.
지난 과거의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모아놓은 재산을 흥청망청 쓰다가 쪽박을 찬 뒤에야 후회를 한들 소용없다. 어려운 시절을 벗어나게 한 집안의 아내나, 나라의 위정자나 고맙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사기(史記) 세가(世家) 권44 위세가(魏世家)
위나라는 진(晉)나라에서 분리되어 시작되었으며, 위나라의 시조는 주 무왕(周 武王)의 동생인 필공고(畢公高)이다. 그의 자손 필만(畢萬)은 진(晉)나라의 헌공(獻公)으로부터 위(魏)에 봉해져 진(晉)나라의 대부(大夫)가 되었고, 위강(魏絳)은 경(卿)에 임명되어 진나라 6경의 한 사람으로서 정권을 쥐었다.
기원전 453년 위 환자(魏 桓子)가 한(韓)나라가 조(趙)와 더불어 진나라를 3분하고, 기원전 403년 주나라 위열왕(威烈王)으로부터 제후(諸侯)로서 독립이 공인되었다.
이 편에서는 위 문후(魏 文侯), 위 혜왕(魏 惠王)과 안리왕(安釐王; 안희왕)에 대해 주로 기술하였으며, 위 문후는 중앙집권체제 확립과 부국강병에 힘을 기울이고 농업생산력의 증진을 위해 관개(灌漑)사업을 크게 벌였다.
또한 중산(中山)과 대량(大梁)을 공략해서 멸망시켰으며, 초(楚)나라를 공격하는 등 전국시대 초기에는 최강국이었다.
그러나 진(秦)나라의 세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기원전 361년 대량(大梁)으로 천도하고, 기원전 329년 상군(上郡) 15현(縣)을 진나라에 헌상하여 화의를 청하였으며, 결국 기원전 225년에 진나라 시황제(始皇帝)에 의해 멸망되었다.
1. 위 문후(魏 文侯)
文侯受子夏經藝, 客段干木, 過其閭, 未嘗不軾也.
위나라 문후가 자하(子夏)에게서 경서(經書)를 배우고, 단간목(段干木)을 손님의 예로 대하면서 그의 마을을 지날 때면 수레의 가로댄 나무를 잡고 목례를 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
秦嘗欲伐魏, 或曰: 魏君賢人是禮, 國人稱仁, 上下和合, 未可圖也.
진(秦)나라가 위(魏)나라를 정벌하려 하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위나라의 군주는 예의로 현자를 대하여 위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의 인덕을 칭찬하고 상하가 화목하여 도모할 수 없습니다."
文侯由此得譽於諸侯.
문후가 이로 인해 제후들 사이에서 명예를 얻었다.
◯ 子夏(자하) : 전국시대의 학자. 공자의 제자로 공문10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이다. 그의 학문은 시와 예에 통하였다. 또 주관적 내면성을 존중하는 증자(曾子) 등과 달리 예(禮)의 객관적 형식을 존중하는 것이 특색이다.
◯ 經藝(경예) : 경서(經書). 6경 또는 유예(六藝).
○ 段干木(단간목) : 段干生(단간생). 전국시대 초기 위(魏)나라의 학자이며 성은 단간(段干)이고 이름은 목(木)이다.。위(魏) 문후(文侯)가 벼슬을 주었으나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 閭(려) : 마을. 뒷골목.
◯ 軾(식) : 수레 앞턱에 가로 댄 나무. 수레 앞의 횡목에 의지하여 경의를 표하다
2. 서문표(西門豹)
任西門豹守鄴, 而河內稱治.
서문표(西門豹)를 업(鄴)의 태수로 임용하자 하내(河內)가 잘 다스려진다고 알려졌다.
◯ 西門豹(서문표) : 전국시대의 위(魏)나라 정치가. 12개의 수로를 파서 논으로 강물을 끌어들이는 관개사업을 하여, 농업생산 증대에 이바지하였다. 또 그 고장 사람들이 해마다 미녀를 골라 강물에 던지는 풍습의 폐습을 일소했다.
◯ 鄴(업) : 하북성(河北省) 임장현(臨漳縣) 서쪽.
◯ 河内(하내) : 춘추전국시대에 황하 이북지역을 하내(河內)라고 칭했다.
3. 이극(李克)
魏文侯謂李克曰: 先生嘗教寡人曰; 家貧則思良妻, 國亂則思良相. 今所置非成則璜, 二子何如.
위 문후가 이극(李克)에게 말했다. "선생께서 일찍이 과인에게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재상으로 삼을만한 사람으로는 위성(魏成)이 아니면 적황(翟璜)이니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李克對曰: 臣聞之, 卑不謀尊, 疏不謀戚. 臣在闕門之外, 不敢當命.
이극이 대답했다. "신이 듣기에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대하여 논하지 않고, 먼 사람은 친척에 대하여 논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신은 궁궐 바깥에 있는 사람이라 감히 명을 따를 수 없습니다."
文侯曰: 先生臨事勿讓.
문후가 말했다. "선생께서는 이 일에 사양을 하지 마십시오."
◯ 李克(이극) : 진(晉)나라의 대부. 전국 시대 초기 위(魏)나라 사람. 자하(子夏)의 제자다. 위문후(魏文侯)가 중산(中山)을 멸하고 태자 격(擊)을 중산군(中山君)에 임명했을 때 적황(翟璜)이 천거해 중산상(中山相)이 되었다.
◯ 成(성) : 위 성자(魏 成子). 위 문후의 동생.
◯ 璜(황) : 적황(翟璜). 전국시대 초기의 위나라의 재상으로 위문후를 보좌했다. 중산국을 멸하는데 앞장서서 상경에 올랐다.
◯ 闕門(궐문) : 궁전을 말한다. 궐문(闕門)의 밖에 있다는 것은 소원(疎遠)함을 말한다.
李克曰: 君不察故也. 居視其所親, 富視其所與, 達視其所舉, 窮視其所不為, 貧視其所不取, 五者足以定之矣, 何待克哉.
이극이 말했다. "군주께서 살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어떤 사람과 친한가를 살피고, 부귀할 때 어떤 자와 어울리는가를 살피고, 잘 나갈 때 어떤 사람을 추천하는가를 살피고, 궁핍할 때에는 어떤 일을 하지 않는가를 살피고, 가난할 때는 어떤 것을 취하지 않는지를 살펴야 하니, 이 다섯 가지로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데 이 이극을 무엇 때문에 기다리십니까!"
文侯曰: 先生就舍, 寡人之相定矣.
문후가 말했다. "선생께서는 관사로 돌아가십시오, 과인의 재상을 결정했습니다."
◯ 居(거) : 평소. 보통 때.
◯ 與(여) : 교제하다. 왕래하다.
◯ 達(달) : 지위가 높고 귀하다.
李克趨而出, 過翟璜之家. 翟璜曰: 今者聞君召先生而卜相, 果誰為之.
이극이 종종걸음으로 나와 적황(翟璜)의 집에 들렀다. 적황이 말했다. "지금 듣자하니 군주께서 선생을 불러 재상을 선택하게 하였다고 들었는데 과연 누가 되었습니까?"
李克曰: 魏成子為相矣.
이극이 말했다. "위성자(魏成子)가 재상이 되었습니다."
翟璜忿然作色曰: 以耳目之所睹記, 臣何負於魏成子. 西河之守, 臣之所進也. 君內以鄴為憂, 臣進西門豹. 君謀欲伐中山, 臣進樂羊. 中山以拔, 無使守之, 臣進先生. 君之子無傅, 臣進屈侯鮒. 臣何以負於魏成子.
적황이 분노하여 안색을 바꾸며 말했다. "귀와 눈이 보고 기억하는 바로 보아서 신이 어찌 위성자만 못합니까? 서하(西河)의 군수 오기(吳起)를 제가 추천했습니다. 군주께서 마음속으로 업현을 걱정하셔서 제가 서문표를 추천했습니다. 군주께서 중산을 정벌하려고 하셨으므로 제가 악양(樂羊)을 추천했습니다. 중산을 함락시키고 그곳을 지킬 사람이 없어 제가 선생을 추천했습니다. 군주의 아들에게 사부가 없어 제가 굴후부(屈侯鮒)를 추천했습니다. 신이 어찌 위성자만 못합니까!"
◯ 趨(추) : 종종걸음치다. 존경과 예의의 표시로 잔걸음으로 빨리 걷는 것을 말한다.
◯ 卜(복) : 선택하다.
◯ 西河(서하) : 황하의 서쪽 지역. 위(魏)나라가 처음에 오기(吳起)로 하여금 그곳을 지키게 하였다.
◯ 吳起(오기) : 오자(吳子)로 불리우며, 전국시대 군사 지도자이며 정치가였다. 위나라 사람으로 노나라, 위나라, 초나라를 섬겼다. 위나라에서 그는 많은 큰 전투를 지휘하여 많은 공을 세웠으며, 후에 초(楚)나라로 도주하여 도왕(悼王)에 의해 재상으로 임명되었다.
李克曰: 且子之言克於子之君者, 豈將比周以求大官哉. 君問而置相; 非成則璜, 二子何如. 克對曰; 君不察故也. 居視其所親, 富視其所與, 達視其所舉, 窮視其所不為, 貧視其所不取, 五者足以定之矣, 何待克哉. 是以知魏成子之為相也. 且子安得與魏成子比乎. 魏成子以食祿千鐘, 什九在外, 什一在內, 是以東得卜子夏田子方段干木. 此三人者, 君皆師之. 子之所進五人者, 君皆臣之. 子惡得與魏成子比也.
이극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가 이 이극을 군주께 천거한 것이 어찌 장차 한 패가 되어 큰 벼슬을 구하기 위해서였단 말입니까? 군주께서 재상을 두는 일에 대해 물으시면서 '위성 아니면 적황인데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합니까?'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이 이극이 '군주께서 살피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어떤 사람과 친한가를 살피고, 부귀할 때 어떤 자와 어울리는가를 살피고, 잘 나갈 때 어떤 사람을 추천하는가를 살피고, 궁핍할 때에는 어떤 일을 하지 않는가를 살피고, 가난할 때 어떤 것을 취하지 않는지를 살펴야하니, 이 다섯 가지로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데 이 이극을 무엇 때문에 기다리십니까!' 라고 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위성자가 재상이 될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대가 어찌 위성자와 비교될 수 있습니까? 위성자는 녹봉 1천 종(鍾) 중에서 9/10는 밖에다 나누어 주고 1/10만 안에서 썼으며, 이 때문에 동쪽으로 복자하(卜子夏), 전자방(田子方), 단간목(段干木)을 얻었습니다. 이 세 사람은 군주가 모두 스승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대가 추천한 다섯 사람은 군주께서 모두 신하로 삼았습니다. 그대가 어찌 위성자와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
翟璜逡巡再拜曰: 璜, 鄙人也, 失對, 願卒為弟子.
적황이 주저하다가 두 번 절을 올리면서 말했다. "이 적황이 천박한 놈입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평생 제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 比周(비주) : 한 패가 되다. 파당을 짓다. 周는 친밀하다.
◯ 千鐘(천종) : 봉록이 많음을 말한다. 鐘(종)은 고대 용량의 단위로 10부(釜)를 1종이라 하며, 1부는 6말 4되이다.
◯ 惡(오) : 어찌.
◯ 逡巡(준순) : 머뭇거리다. 주저주저하다.
4. 위 문후(魏 文侯)
二十六年, 虢山崩, 壅河.
위 문후 26년(기원전 420년)에 괵산(虢山)이 무너져 황하를 막았다.
◯ 壅(옹) : 막다.
5. 위 문후(魏 文侯)
三十二年, 伐鄭. 城酸棗. 敗秦于注. 三十五年, 齊伐取我襄陵. 三十六年, 秦侵我陰晉.
위 문후 32년(기원전 414년)에 정나라를 정벌했다. 산조(酸棗)에 성을 쌓았다. 주성(注城)에서 진나라를 물리쳤다. 위 문후 35년(기원전 411년)에 제나라가 조나라의 양릉(襄陵)을 정벌하여 점령했다. 위 문후 36년(기원전 410년)에 진나라가 조나라의 음진(陰晉)을 침공했다.
6. 무후(武侯)
三十八年, 伐秦, 敗我武下, 得其將識. 是歲, 文侯卒, 子擊立, 是為武侯.
위 문후 38년(기원전 408년)에 진나라를 정벌하여 무하성(武下城)에서 패배했으나 그 장수 식(識)을 생포했다. 이해에 위나라 문후가 죽고, 아들 자격(子擊)이 즉위하니 그가 무후(武侯)이다.
◯ 子擊立(자격) : 위 무후(魏 武侯). 전국시대 위나라(魏)의 제2대 후작이다. 성은 희(姬). 씨는 위(魏). 이름은 격(撃)이다. 위 문후(魏文侯)의 아들이다.
인재 등용의 기준
'중국 고대사를 담은 역사서 '십팔사략(十八史略)'에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 신하 이극(李克)의 인재를 선발하는 다섯 가지 관찰법이 있다. 일명 '오시법(五視法)'이라고도 한다.
위나라 문후(文侯)는 이극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에 선생은 집안이 가난해지면 어진 부인이 필요하고(家貧則思良妻), 나라가 혼란해지면 유능한 재상이 필요하다(國亂則思良相)고 하였소. 지금 나라에 재상을 선발하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을 재상으로 등용했으면 좋겠소?"
문후의 물음에 이극은 아래 '오시법'을 제시하여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간언(諫言) 했다고 한다.
첫째, 거시기소친(居視其所親)
평소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지를 본다. 그 사람과 친분을 맺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둘째, 부시기소여(富視其所與)
부자인 경우 어떤 사람에게 베푸는지 본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돈을 쓰는지, 아니면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쓰는지 보라는 것이다.
셋째, 원시기소거(遠視其所擧)
지위가 높을 때 어떤 사람을 채용하여 쓰고 있는지를 본다. 그 사람이 등용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인재를 보는 안목을 알 수 있다.
넷째, 궁시기소불위(窮視其所不爲)
곤궁한 경우 나쁜 짓을 하는지 본다. 사람이 궁(窮)해지면 해서는 안 될 일도 서슴지 않고 하게 마련이다.
다섯째, 빈시기소불취(貧視其所不取)
가난할 때 부정한 방법으로 물건을 취하는지 본다.
이극의 '인재 판별 기준'은 주변 사람과의 인간관계, 부의 나눔, 인재의 등용, 소신과 지조(志操), 재물 따위를 탐하지 않는 청렴 등이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 평가를 '신언서판(身言書判)'에 두었다. 즉 몸(體), 말씨(言), 글씨(筆), 판단력(判)의 네 가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신(身)이란 사람의 건강과 풍채(風采)와 용모(容貌)를 뜻한다. 이는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첫째 평가기준이 되는 것으로, 아무리 신분이 높고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첫눈에 건강과 풍채와 용모가 뛰어나지 못했을 경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언(言)이란 사람의 언변으로,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역시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아무리 뜻이 깊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도 말에 조리가 없고, 말이 분명하지 못했을 경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되기 쉽다.
서(書)는 필적(筆跡)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글씨는 마음을 나타내는 표현이며 그 사람의 인품을 말해 주는 것이라 하여 매우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인물을 평가하는데 글씨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판(判)이란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이 아무리 體貌(체모)가 뛰어나고, 말을 잘하고 글씨에 능해도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능력이 없으면 그 인물됨이 출중(出衆)할 수 없다.
이상 네 가지 조건을 '신언서판'이라 하여 당나라에서는 이를 모두 갖춘 사람을 으뜸으로 덕행, 재능, 노효(勞效; 어떤 목적을 이루는데 들인 노력이나 수고)의 실적을 감안한 연후에 인재를 등용하였다고 한다.
위나라의 상인이자 진나라의 재상까지 올랐던 여불위(呂不韋)가 인재를 뽑을 때에 기준으로 삼았다는 여섯 가지 육험론(六驗論)이 여불위가 편찬한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온다.
첫째, 낙지이험기벽(樂之以驗其僻)이다. 즉 즐거움을 조절할 수 있느냐? 즐겁게 해주고서 그가 즐거움에 얼마나 빠져드는지를 살핀다.
둘째, 희지이험기수(喜之以驗其守)이다. 즉 기쁨을 자제할 수 있느냐? 사람을 기쁘게 하고서 그가 기쁨을 얼마나 자제하는가를 살핀다. 크게 기쁘더라도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그 기쁜 마음을 억제할 줄 아는지 살핀다.
셋째, 고지이험기지(苦之以驗其志)이다. 즉 괴로움을 잘 참아 낼 수 있느냐? 사람을 괴롭게 하고서 그가 괴로움을 얼마나 참는지를 살핀다.
넷째, 구지이험기특(懼之以驗其特)이다. 즉 두려움 앞에 담대할 수 있느냐? 사람을 두렵게 하고서 얼마나 두려움을 나타내는지를 살핀다.
다섯째, 애지이험기인(哀之以驗其人)이다. 즉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사람을 슬프게 하고서 얼마나 슬픔을 삭이는지를 살핀다.
여섯째, 노지이험기절(怒之以驗其節)이다. 즉 노여움을 자제할 수 있는가? 사람을 성나게 해놓고서 얼마나 감정을 다스리는지를 살핀다.
'육험론'은 인간이 극한상황에 처했을 때 평상심을 견지하고 감정 조절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는 방법이다.
'안목이 없으면 사기꾼도 하늘 같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인재등용에서 소인을 군자(君子)라고 천거하고 군자를 소인으로 내치는 우(愚)를 범해서야 되겠는가?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집마다 또는 모든 집을 일컫는 말을 가가호호(家家戶戶),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석은 한 항아리고 담은 두 항아리의 뜻으로 집에 조금도 없다는 말로 집에 재물의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가무담석(家無擔石), 한 집안에 주인이 둘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군신의 다름을 이르는 말을 가무이주(家無二主),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가서만금(家書萬金), 집집마다 알려주어 알아듣게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유호효(家喩戶曉),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꿩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아내를 소박하고 첩을 좋아함 또는 흔한 것을 멀리하고 언제나 새롭고 진귀한 것을 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가계야치(家鷄野雉), 집집마다 살림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해 살기 좋음을 이르는 말을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안이 가난하여 혼백이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가빈낙탁(家貧落魄), 집이 가난하고 부모가 늙었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벼슬자리라도 얻어서 어버이를 봉양해야 한다는 말을 가빈친로(家貧親老) 등에 쓰인다.
▶️ 貧(가난할 빈)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分(분; 나누는 일)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貧자는 '가난하다'나 '모자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貧자는 分(나눌 분)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貧자를 보면 宀(집 면)자 안에 分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안에 아무것도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집안에 쌀 한 톨조차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貝자와 分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면서 나누어 주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貧자가 되었다. 그래서 貧(빈)은 재산이 나누어져서 적어지다, 가난함 등의 뜻으로 ①가난하다 ②모자라다 ③부족(不足)하다 ④빈궁(貧窮)하다 ⑤결핍(缺乏)되다 ⑥구차(苟且)하다 ⑦천(賤)하다 ⑧품위가 없다 ⑨인색(吝嗇)하다 ⑩말이 많다 ⑪수다스럽다 ⑫가난 ⑬빈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궁(窮), 다할 갈(竭),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유할 부(富)이다. 용례로는 가난하고 궁색하여 살기 어려움을 빈곤(貧困), 가난함과 넉넉함을 빈부(貧富), 피 속의 적혈구나 혈색소의 수가 적어지는 현상을 빈혈(貧血), 가난하고 천함을 빈천(貧賤), 가난하고 힘이 없음을 빈약(貧弱), 가난하여 궁함을 빈궁(貧窮),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가난한 나라를 빈국(貧國), 가난한 사람을 빈자(貧者), 가난한 집을 빈가(貧家), 가난한 사회를 빈국(貧局), 가난한 농가나 농민을 빈농(貧農), 야구에서 안타를 잘 치지 못하는 것을 빈타(貧打), 가난하고 쓸쓸함을 빈한(貧寒), 가난하고 고생스러움을 빈고(貧苦),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고을을 빈촌(貧村), 음식이 넉넉하지 못한 부엌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을 이르는 말을 빈주(貧廚), 성품이 깨끗하여 가난함을 청빈(淸貧), 천하고 가난함을 천빈(賤貧), 몹시 가난함을 극빈(極貧), 아주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음을 적빈(赤貧), 집이 가난함을 가빈(家貧), 더할 수 없는 가난을 철빈(鐵貧),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가난하지 아니함을 불빈(不貧), 가난할수록 더욱 가난해 짐을 빈익빈(貧益貧),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이룬 거리를 빈민가(貧民街), 살림이 가난한 백성으로 된 사회의 계층을 빈민층(貧民層), 지극히 가난한 사람을 극빈자(極貧者), 넉넉한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다가 어려운 사람을 구원하여 주는 도둑의 무리를 활빈당(活貧黨),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빈천지교(貧賤之交), 가난한 몸이지만 하늘의 뜻으로 알고 도를 즐김을 일컫는 말을 빈이낙도(貧而樂道), 가난함과 부유함이나 귀함과 천함을 일컫는 말을 빈부귀천(貧富貴賤), 가난한 사람은 굽죄이는 일이 많아서 뻣뻣하지 못한 까닭에 저절로 낮은 사람처럼 된다는 말을 빈자소인(貧者小人),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자기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망상으로 자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빈곤망상(貧困妄想), 가난해도 세상에 대한 원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빈이무원(貧而無怨),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등에 쓰인다.
▶️ 思(생각 사, 수염이 많을 새)는 ❶회의문자로 田(전; 뇌)와 心(심; 마음)의 합자(合字)이다. 思(사)는 '생각하다'의 뜻이다. 옛날 사람은 머리나 가슴으로 사물을 생각한다고 여겼다. ❷회의문자로 思자는 '생각'이나 '심정', '정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思자는 田(밭 전)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소전에서는 囟(정수리 신)자가 들어간 恖(생각할 사)자가 '생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囟자는 사람의 '정수리'를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은 사람의 정수리에는 기가 통하는 숨구멍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囟자는 그러한 모습으로 그려졌었다. 그러니 恖자는 머리(囟)와 마음(心)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깊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囟자가 田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思(사, 새)는 성(姓)의 하나로 ①생각, 심정(心情), 정서(情緖) ②의사(意思), 의지(意志), 사상(思想) ③뜻 ④마음 ⑤시호(諡號) ⑥성(姓)의 하나 ⑦어조사(語助辭) ⑧생각하다, 사색하다 ⑨그리워하다 ⑩슬퍼하다, 시름 겨워하다 그리고 ⓐ수염이 많다(새) ⓑ수염이 많은 모양(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侖)이다. 용례로는 돌이키어 생각함을 사고(思顧), 생각하고 궁리함을 사고(思考), 사유를 통하여 생겨나는 생각을 사상(思想), 정을 들이고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함을 사모(思慕), 마음으로 생각함을 사유(思惟), 여러 가지 일에 관한 깊은 생각과 근심을 사려(思慮), 생각하여 헤아림을 사료(思料), 생각하여 그리워함을 사련(思戀), 늘 생각하여 잊지 아니하고 마음속에 간직함을 사복(思服), 생각하고 바람을 사망(思望),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어 깊이 생각함을 사색(思索), 서로 엉킨 많은 생각이나 생각의 실마리를 사서(思緖), 정의의 길을 그려 생각함을 사의(思義), 한 시대의 사상의 일반적인 경향을 사조(思潮), 마음 먹은 생각을 의사(意思), 생각하는 바를 소사(所思),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을 묵사(默思), 고통스러운 생각을 고사(苦思),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심사(深思), 묘한 생각을 묘사(妙思), 객지에서 갖는 생각을 객사(客思), 지나간 뒤에 그 사람을 사모함을 거사(去思), 곰곰이 잘 생각함을 숙사(熟思), 생각이나 느낌이 많음을 다사(多思), 저녁 때의 슬픈 생각을 모사(暮思),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무사(思無邪), 어떠한 문제를 생각하여 해석이나 구명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을 사고방식(思考方式), 사모해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사모불망(思慕不忘), 여러 가지 일에 대한 생각과 사물을 제 분수대로 각각 나누어서 가름을 일컫는 말을 사려분별(思慮分別),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말고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한 때일수록 위험이 닥칠 때를 생각하여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안거위사(安居危思),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생각을 너무 깊게 함 또는 애쓰면서 속을 태움을 일컫는 말을 노심초사(勞心焦思), 깊이 생각하고 깊이 고찰함 또는 신중을 기하여 곰곰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심사숙고(深思熟考),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보통의 이치로는 추측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 또는 눈앞의 즐거움에 겨워 근본을 잊게 될 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몹시 뒤섞이고 착잡하여 어수선하게 생각함 또는 그 생각을 일컫는 말을 호사난상(胡思亂想),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보통 사람으로서는 헤아리지 못할 생각이나 평범하지 않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비이소사(匪夷所思), 낮에 생각하고 밤에 헤아린다는 뜻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깊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주사야탁(晝思夜度),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수사원(飮水思源), 일을 하면 좋은 생각을 지니고 안일한 생활을 하면 방탕해 진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노사일음(勞思逸淫) 등에 쓰인다.
▶️ 良(어질 량/양)은 ❶상형문자로 곡류 중에서 특히 좋은 것만을 골라 내기 위한 기구의 상형으로 좋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良자는 '어질다'나 '좋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良자는 艮(그칠 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아무 관계가 없다. 良자의 갑골문을 보면 지붕이 있는 복도인 회랑(回廊)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회랑은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를 말한다. 갑골문에는 이렇게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와 중심부가 표현되어 있었다. 그래서 良자의 본래 의미는 '회랑'이었다. 그러나 후에 良자가 '좋다'나 '아름답다', '어질다'와 같은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廊(복도 랑)자가 '회랑'이나 '복도'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良(량/양)은 ①어질다 ②좋다 ③훌륭하다 ④아름답다 ⑤착하다 ⑥곧다 ⑦길(吉)하다 ⑧잠깐 ⑨잠시(暫時) ⑩진실(眞實)로 ⑪참으로 ⑫남편(男便)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질 인(仁)이다. 용례로는 선악을 판단하는 뛰어난 식견과 훌륭한 판단력을 양식(良識),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바르고 착한 마음을 양심(良心), 내용이 좋고 유익한 책을 양서(良書), 성적이나 성질이나 품질 따위가 주로 질적인 면에서 대단히 좋음을 양호(良好), 사람으로서의 좋은 바탕 또는 물품 따위의 좋은 질을 양질(良質), 어질고 착한 성질로 어떤 병이 낫기 쉬운 상태 또는 그 성질을 양성(良性), 좋은 약을 양약(良藥), 어진 재상을 양상(良相), 어질고 충성스러운 신하를 양신(良臣), 좋은 버릇을 양습(良習), 질이 좋은 화폐로 실제의 값이나 조건이 법정 값이나 조건과 차이가 적은 화폐를 양화(良貨), 사람이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지능이나 타고난 지혜를 양지(良知), 선량한 백성을 양민(良民), 착한 사람이나 선량한 백성을 양인(良人), 좋은 때라는 뜻의 양시(良時), 나쁜 점을 고쳐 좋게 함을 개량(改良), 행실이나 성질 따위가 나쁨을 불량(不良), 뛰어나게 좋음을 우량(優良), 착하고 어짐을 선량(善良), 아름답고 착함을 가량(佳良), 뛰어난 인물을 뽑음 또는 선출된 인물을 선량(選良), 순진하고 선량함을 순량(純良), 어진 이와 착한 이 또는 어질고 착함을 현량(賢良),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을 양약고구(良藥苦口),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은 훌륭한 임금을 가려 섬김을 이르는 말을 양금택목(良禽擇木), 지아비에게는 좋은 아내이면서 자녀에게는 현명한 어머니를 두고 이르는 말을 양처현모(良妻賢母), 훌륭한 장인은 애쓴다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난 사람의 가슴 속에는 고심이 많다는 말을 양공고심(良工苦心), 좋은 옥과 아름다운 금이라는 뜻으로 아주 좋은 문장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양옥미금(良玉美金),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도 알고 배우지 않고도 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경험이나 교육에 의하지 않고 선천적으로 사물을 알고 행할 수 있는 마음의 작용을 이르는 말을 양지양능(良知良能), 좋은 시절과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으로 봄 경치를 이르는 말을 양신미경(良辰美景), 아름답고 좋은 풍속을 일컫는 말을 미풍양속(美風良俗), 어진 어머니이면서 또한 착한 아내를 일컫는 말을 현모양처(賢母良妻), 순수한 금과 좋은 옥이라는 뜻으로 인격이나 문장이 아름답고 깨끗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정금양옥(精金良玉), 악한 일을 한 사람에게도 아직 양심은 남아 있음 곧 바르게 인도할 여지가 있음을 뜻하는 말을 상유양심(尙有良心), 남자는 재능을 닦고 어진 것을 본받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남효재량(男效才良) 등에 쓰인다.
▶️ 妻(아내 처)는 ❶회의문자로 삼가 달려가서 일을 하는 사람의 뜻이다. 따라서 사람의 아내를 일컫고, 전(轉)하여 시집 보낸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妻자는 '아내'를 뜻하는 글자이다. 妻자는 회의문자이지만 갑골문을 봐야 이해가 쉽다. 妻자의 갑골문을 보면 女(여자 여)자 위로 휘날리는 머리칼과 又(또 우)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여자의 머리칼을 만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자의 머리칼을 만지는 것과 '아내'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중국이 부권사회로 전환된 이후 여성의 정조가 강조되면서 외간남자에게 신체를 접촉하게 하는 것은 극도로 금기시되었다. 여자의 머리를 만진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 妻자는 그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로 '머리칼을 만져도 되는 여자' 즉 '아내'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 妻(처)는 (1)아내 (2)혼인(婚姻) 관계에 있는 여자의 신분 상 호칭이다. 혼인으로 신분을 취득하며, 혼인의 해소, 취소에 의하여 신분을 잃음. 법률 상의 처만을 가리키며, 내연의 처는 법률 상의 처가 아님. 종래 처는 무능력자로 취급 하였으나, 신민법에 의하여 능력자로 됨. 부(婦) 등의 뜻으로 ①아내 ②시집보내다 ③아내로 삼다 ④간음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며느리 부(婦),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지아비 부(夫)이다. 용례로는 아내와 자식을 처자(妻子), 아내의 본집을 처가(妻家), 아내의 남자 형제 또는 아내의 오빠나 남동생을 처남(妻男), 아내와 첩을 처첩(妻妾), 아내의 여동생을 처제(妻弟), 아내의 언니를 처형(妻兄), 아내의 덕행이나 은덕을 처덕(妻德), 아내를 잘 얻은 복을 처복(妻福), 아내의 뫼를 처산(妻山), 아내의 숙부를 처숙(妻叔), 아내의 겨레붙이를 처족(妻族), 아내의 친정 아버지를 처부(妻父), 아내와 자식을 처식(妻息), 아내를 여읨을 상처(喪妻), 어진 아내를 양처(良妻), 사랑하는 아내를 애처(愛妻), 성질이나 행실이 사나운 아내를 악처(惡妻), 남에게 자기의 아내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과처(寡妻), 첩에 상대하여 아내를 일컫는 말을 본처(本妻), 남편이 아내에게 눌리어 지냄을 공처(恐妻), 한 남자가 둘 이상의 아내를 가짐을 다처(多妻), 다시 장가들기 전의 아내를 전처(前妻), 아내에게 몹시 인정없이 굶을 박처(薄妻),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아들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처매자학(妻梅子鶴), 아내라는 성과 자식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는 뜻으로 처자가 있는 사람은 집안 일에 얽매여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처성자옥(妻城子獄), 승려의 몸으로서 아내를 두고 고기를 먹고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대처육식(帶妻肉食), 아내 행실은 다홍치마 적부터 그루를 앉힌다는 뜻으로 아내를 순종하게 하려면 시집오자 마자 버릇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홍상교처(紅裳敎妻),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선비의 풍류 생활을 두고 이르는 말을 매처학자(梅妻鶴子),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을 같이 해온 아내란 뜻으로 곤궁할 때부터 간고를 함께 겪은 본처를 흔히 일컫는 말을 조강지처(糟糠之妻), 귀밑머리를 풀어 쪽을 찌고 상투를 튼 부부라는 뜻으로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를 이르는 말을 결발부처(結髮夫妻), 어진 어머니이면서 또한 착한 아내를 일컫는 말을 현모양처(賢母良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