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으로
국가에 충성 하고 부모님께 효도한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으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군인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한다.
방위병 생활신조다.
방위도 군인이냐
비웃으시는 분 있네요
군번 97058498
정확한 군번 있는
대한민국 육군 방위 확실합니다.
해군 방위도 있구요.
공군 방위도 있구요
유디티 방위도 있다는
있었다는 말만 들어봤습니다.
우얀둥
똥방위, 면방위, 조또방위 만 있는게
아니라는 말씀입죠.
3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가자
선임병이 수첩을 하나 주며 암기하라고 했다.
외워야 할 항목은 104 가지
군인의 길, 조준선 정열,
정조준, 은폐, 엄폐 등등
초반부는 훈련소에서
외운 거라 별 어려움이 없는데
후반부로 가자
적 항공기 식별 및 격추 요령
전투기 조종 방법
지대공 미사일 발사 순서 등이 나왔다.
다행인 것은
항공모함이나 핵 잠수함
운전 방법은 없었다.
마지막 104번째는
7개 리 40여 자연 부락(마을) 아가씨 명단이다.
60명 정도 되는데
이걸 달달달 외워야 했다.
사실 이명단은
선임병들이 제작 한 관계로
이미 시집을 갔거나
도시로 떠난 아가씨가
많아 사실과 많은 차이가 났다.
방위병 생활은
나에게는 화양연화(장만옥 주연의 영화 제목
내 생의 최고 아름다운 시절로 번역함)였다.
국방부 소속 방위병인 나의 근무지는
내무부 소관인 지서(파출소),
순경 보조 임무였다.
말이 순경 보조지 청소
잡초 제거 등 허드렛일 하는 거였다.
천번 집
전화가 흔치 않던 시절
전화번호가 1000번 이어서
점빵 상호가 천번 집이다.
천번 집에는 딸 둘이 있다.
둘째 딸 이름이 선이
고3이다.
천번 집은 방위병 들의 아지트다.
점빵 한편에 의자와 탁자가 있는데
거기서
통일 국가를 꿈꾸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 하며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다.
방위병들이 천번 집을
들락 거리는 것은
사이다 콜라 자시는 것도 있지만
딴 목적이 하나 더 있다
딸내미
특히
둘째 딸내미 선이는 임예진이다.
선이는 하교 시 내가 근무하는 지서
앞 버스 정거장에서 내린다
하얀 블라우스 까만 치마의 선이가
자주색 책가방을 들고
버스에서 내리면
내 가슴은 홍당무가 된다.
즐거운 방위 생활은
선이로 인해 더 즐거운 방위 생활이 되었다.
중고참이 되자
선이와 옵빠 동생 하는 사이로 발전 했다.
어느날
선이가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
걱정이 되었다.
다음 버스도 그 다음 버스도
선이를 싫고 오지 않았다.
이제 남은건 막차 하나 밖에 없다.
막차는 9시에 온다
방위가 5시 칼 퇴근 안 하냐구요
저는 특수 방위라
오후 5시 부터
다음날 새벽 5시 까지가 근무 시간 입니다.
저만큼 막차 불빛이 보인다.
저차에서도 선이가 안내리면 어쩌지.
내렸다
막차에서 선이가 내렸다.
"늦었네"
"응 친구 하고 놀다 오느라고"
"엄마 걱정 하시것다"
(사실은 내가 임마 엄청 걱정 했단다)
"엄마한테 전화 했어"
"가방 들어다 주까"
"응"
지서에서 선이네 집까진 약 500미터
우리는 직선 경로를 벗어나
2킬로 미터 이상 우회 하는
강뚝길을 따라 걸었다.
대한민국 군인이
근무지 이탈 해도 되냐구요
예 됩니다
나는 특수 방위 니까요.
강뚝길 중간 후미진 곳에 빈집이 있다.
소나기가 왔으면
빈집이 참 고마웠을텐데
소나기는 오지 않았다.
소나기와 관계없이
그 빈집으로 들어갔다.
"대학 준비는 잘 하고 있어."
"대학 못가"
"왜"
"우리집 형편 알잖아."
"그래도 대학은 가얀디."
"옵빤 방위 끝나면 뭐해"
"학교 다니다 만거 다녀야겠지."
"그렇구나."
"선이야 우리 뽑뽀나 한번 하까."
"안데에."
"왜 ."
"뽑뽀 하면 임신 한데."
"누가 그래"
"친구가."
"이런 바부,, 임신은
손 잡고 자야 하는 거야."
"그래도 안데."
"왜에"
"엄마 알면 혼나."
"야 아무도 없는데
엄마가 어떻게 알어."
"그래도 안데에
학교에 소문 난단말야."
"참나 보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학교에 소문이 나냐구."
우얀둥
그 뒤로 난 일주일간 양치를 안했다.
방위 제대를
아니 방위 졸업을
아니 방위 해제를 앞두고
일주일 휴가가 주어졌다.
친구와 후지산을 등반 했다.
돌아오는길
요꼬하마 항에서
배 시간이 널널해
뒷 골목을 배회 하다
노점에서 시계를 샀다.
선이에게 어울리는 시계였다.
아
이 즐거운 방위 생활 영원 했으면
그란디 휴가 끝나면 방위 졸업이다.
선이가 보이지 않았다.
서울로 취직 시험 보러 갔다고 했다.
시계를 전해 주지 못하고
어떨결에 방위를 졸업 했다.
장모 될 뻔한
선이 엄마가 알려 주는
선이의 최근 정보는
서울 방이동에 살고 집 근처
제일은행에 다닌다고 했다.
전화 번호를 알려 주면 땡큐 인데
그건 알려 주지 않았다.
시간 날때 마다
방이동 주변
잠실 송파 천호동 등
제일 은행을 찾아 봤지만 선이는 없었다.
선이를 찾아 도는 것는
시계를 건네 주기 위해서다.
살때 주인이 선이 였으니까.
선이 찾는 일은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 되었다.
그렇게 칠 팔년이 지난 어느해 추석
성묘 하러 고향에 갔다
아이 밥 먹이는 선이를 만났다.
"조카"
"아니 내 새끼"
"방이동 산다며 "
"방화동인데"
내 귀에 살이 쪘던지
장모 될뻔한 선이 엄마
발음에 문제가 있었던지
방화동이 방이동으로 들렸으니
우린
애초
애당초
애시당초
맺어질 운명이 아니였나 보다.
결혼 후
아내가 시계에 대해 물었다.
결혼 전 일이니
문제 없을 것 같아
불리한건 빼고
살좀 붙혀서 설명해 줬다.
그리고나서
"자네 가지소"
"예끼 여보쇼,
내가 쓰레기 수집상 인줄 아슈 "
선이 시계
빠떼루가 없어 멈췄지만
40년 넘도록 보관 하고있다.
선이야
잘 살고 있지...
날씨 차암 조으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방위병과 여고생
차라리
추천 3
조회 111
23.04.24 09:48
댓글 15
다음검색
첫댓글 대한민국 남자라면 거의 겪는 군대시절 이야기인데 특수한 근무를 하며 남긴 추억이 눈에 선하네요~
차암 재밌게 웃으며 잘 읽었습니다~ ^^
아
그때가 진짜 봄 날 이였어요.
그 시절이 한번 더 왔으면
좋겠어요
글 재미있게 훔쳐보고 갑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군대이야기 감사합니다
아이고
지기님
영양가 없는 글에 늘 댓글주시기
제가 감사하죠
군대 있을때 휴양소 매점 아가씨가 예뻤는데~~
방위는 "동방불패"다(동네방위는 불쌍해서 안때린다).~~ㅎㅎ
저희는 꽃 방위라고 했습니다요.
군대 안가려
별짓거리 한 놈도 있었으니까요.
동네 방위가 아니고
동사무소 방위 입니다요. ㅎ ㅎ
저는 지서 특수 방위
@차라리 저는 26사단 훈련소 조교 출신,하사
선이씨도
밤하늘에
별과
달보며
가끔씩
차라리님 생각 할거에요 ㅎㅎ^^
ㅠㅠㅠ
임예진이 뺨치게 귀여웠는데
지금은
정수리 머리가 송송 빠진
할마이 되었것지요.
에효
신기하네요
잊고 있던 군번이 급 떠올랐다는
98038906
신기하네요
제 군번이 쪼메 느리네요
충성!
ㅋ
주민번호 학번 군번은
안 잊어 버리더라구요.
지금도 다 외고 있습니다
거기가
처음 만든 국민은행 통장 번호도
ㅋㅋ
1302로 나가는데 내 군번은
아
특수부대라 했지유
지금같었음 미성년자
추행범으로 몰렸을수도
있었겄네유
양치질 며칠씩이나 안했다는건
입술박치기 했다는
증거이니~ㅎㅎ
그냥
이가 아파서
양치 안 했다고 할랍니다요.
너무 달달 해서 기억도 안나도
뽑뽀 했는지 안했는지..
한거 같기도 하고
안한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