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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 ... 수사 접습니다 ... 접어요 ... 최예린씨, 타살이라 해도 .. 명백한 증거가 없어요 ... 저희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 봤는데 .... 이게 기간이라는게 있거든여 .. 그 기간 동안 사건은 또 계 ~ 속 터지고 .. 해결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 의혹은 풀리
지 않고 ... 하아. 저희도 밤낮으로 애쓴다고 했습니다만 .... 이젠 .. 더 이상 수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 "
" .. "
최승현은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으르렁 대는 것 하나 없이. 이제는 수사의 결과를 받아 들이겠다는 걸까. 아니, 뭔가 심기는 계
속 불편해 보인다. 최승현의 부모님도 이제는 그 결과를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한 건지 크게 말씀이 없으셨다.
.. 최승현이 내 멱살을 잡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 놈은 아파하고 있다. 놈은. 아프다 .. 상처는 .. 결코 낫지 않는다. 좀처럼 .. 아
물줄을 몰랐다 .. 놈에게는 크나 큰 상처로 남아 .. 언제고 놈은 자신을 괴롭힐 지도 모른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신 .. 자신이 가
장 큰 적으로 남아 ..
허무하게 경찰서를 빠져 나오려는데 .. 김기수 형사가 나를 부른다.
" .. 그 동안 .. 수고 했다 ! .. 이 명찰 ... "
" ? ! "
" 너 거 가지고 가라고 .. 이제 다 끝났어. 정말 끝이야 ... 그러니까 가져 가라고. "
내 명찰 .. 거기 왜 있는 지 모를 내 명찰 .. 내 물건이 나한테로 다시 돌아왔는데 기쁘지 않았다 ... 이제 진짜 끝인가.
.. 밤 12시 10분이다. 수사는 12시가 지났으므로 땡 ! .. 끝났다 ...
* * *
수능 D-21 ... 학교에선 수능 보기 3주 전은 야자를 하지 않는다. 뭐 어차피 앉아 있는다 해도 집중이 제대로 될 일도 없다. 3주 전
은 최대한 마음을 다스려서 집중하라고- 한 대 모아놓고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은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각자 자기 리듬에
맞쳐 효율을 살려줄 필요가 있다는 거다.
.. 집에 보내준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 어차피 할 놈은 할거고. 안 할 놈은 어쨌든 안한다 ... 저녁 먹고 6시 .. 아직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 애들을 풀어주니- 노래방 가자는 애들, PC방 가자는 애들, 뭐 먹으러 가자는 애들 .. 진짜 살판 났다. 겉도는 게 천지다.
순간 쌤 생각이 났지만 .. ! ..
' 이젠 .. 26일 뒤에 보자 ! '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 가면 .. 돌려보낼 게 뻔했다. 아니 내가 궁금하지도 않나. 전화도 한 통 안 하지. 문자도 한 통 안 와 ..
뭐야 ~ 작정한 건가. 괜히 방해된다구 ? .. 다 생략 ? ! ! .. 너무해- .
학교 정문 근처엔 이제 막 나온 학생들로 붐볐다. 시끌시끌 했다. 놀 궁리에 이리저리 말들이 오갔다. 이대로 집으로 간다 해도
집중은 안 될듯 싶었다.
" 아 이럴 때는 머리 좀 시켜 줘야 된다니까 ! 가봤자 집중도 안되고, 잠깐 머리 좀 식힌 다음에 집중 딱 해서 할라고. "
구미가 당겼다. 그 애 말이 맞는 것 같다. 진짜 그러고 싶어졌다.
' 너 .. 집에 가다가 중간에 딴데로 세면 죽는다 진짜 ! '
쌤이 한 말이 떠올랐다. 걸리면 ... 진짜 죽는 거겠지 ... 아마도 .. 쌤이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닐까 괜히 주변을 돌아
보는 순간 .. 최승현이 이제야 나온 건지 가방을 한 쪽 어깨에만 멘 채 택시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걸어나갔다. 집으로 바로
안가고 어딜 가려나 보다. 표정이 별로다. 원래도 웃진 않지만 느낌이 뭔가 심상치 않다. 저 때 만났을 때도 그렇고 .. 뭔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다. 막 나한테 화를 내는 게. 막 감추려고 하는 것 같았어 ..
' 그렇게 해서 만난 게 싫어요. 보시다시피 .. 이런 식의 만남이 싫다고요. '
'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단지 너하고 내가 그렇게 해서 만난 것 때문에 이러는 거면. '
' 당신한텐 인연일지 몰라도, 나한텐 상처고 ..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 하아 .. '
" ! ! "
' 내가 다 잊게 해줄게 ! 나 그런 거, 누구보다 더 잘 알잖아 ! ... 나한테 기대면 되잖아 ! 내가 다 받아준다고 너. 너 혼자 아파 하지
마. '
' .. 그만 가세요 ! '
' 나 니 여자로 있겠다는 거 아니야. 친구로도 안 돼 ? ! '
' 말이 되는 소릴 해요. 누나가 다 보고 있어요. 이제 그만 해 ! '
' 너야말로 제발 양심적인 척 그만 해 ! .. 그만하면 .. 됬잖아 ! '
.. ! .. 최승현이 택시를 타고 사라진다 ... 분명 뭔가 있다 ! .. 나도 서둘러서 택시에 올라탔다 ! .. 무언가 .. 보이진 않지만 .. 느낄
수 있어 ...
" 아저씨 ! 방금 간 택시, 따라가 주세요 ! "
나는 놈을 미행하기로 했다 ... 놈은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일까.
다행히 .. 그리 멀리는 가지 않았다. 놈이 내렸다. 주변이 삭막하다 .. 집들도 별로 없고 번화가가 아니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음
침한 기분까지 들기 시작했다 ... 대체 여긴 어딜 까. 최승현이 어디론가 성큼성큼 걸어간다. 눈치채지 못하도록 뒤에서 거리를 두
고 놈을 따라갔다.
놈이 도착한 곳은 .. 주변이 외부로 차단되어 있는, 쇠로 된 널판지 같은 것들로 둘러 쌓여 있는 곳이었다 .. 가장 안 쪽에 콘테이
너 박스가 하나 있고 .. 콘테이너 박스 앞 마당에서 꽃무늬 난방을 입은 아저씨들이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거기엔 그 누나도 있었
다 ! 고스톱에 관심이 없는지 연신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있었다. 나는 밖으로 주차된 차들 사이로 숨어들었다.
최승현은 고스톱 판을 벌리는 그 앞에 .. 좀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 ! ! .. 최승현 ! .. 너 .. ! .. "
그 누나는 말을 잊지 못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누나가 최승현을 데리고 나오는 바람에 주차된 차들 사이로 숨어든 게 탈로 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그 누나는 다행히 차들 사이로 .. 아니 그 근처도 오지 않았다. 급한대로 나오자 마자 코너로 꺾어 들어
가는 길목에 서 있었다.
차 창문 사이로 그들이 보였다. 불과 차 하나를 둔 사이의 거리와 차에서 좀 떨어진 거리였다 !
" .. 수사는 .. 잘 끝났어 .. "
" .. 잘했어 .. 괜찮아 ! .. 괜찮아 질거야. "
" .. 정말 완벽했지 .. 그 아무도 모를 만큼 .. "
" .. 승현아 ! .. 시간이 지나면 ...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 거야 .. "
" 과연 그럴까 ? ! ... 아무렇지도 않는 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진다는 게 ... 더 싫어 ! .. 그게 더 무서워 ! .. 나- ...나 그냥 ! .. "
" ! 안돼 ! .. 어쩔 수 없었잖아 ! .. 니 마음 나 모르는 거 아니야 ! .. 그러니까 ! .. 그러지 마 ! "
" ... 못견디겠어 ! ... 이럴 바엔 ..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아 .. "
" .. "
" 진짜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우리 ! ! ... 되돌리고 싶은데 ! 되돌릴 수가 없어 ! .. 어떡해 ! .. 하아 나 어떡하지 ! .. "
.. ! ! ! 그게 .. ! ! .. 지금 무슨 .. 말 .. 이야 ? ! ! 최승현 너가 .. 그러니까 ! 다른 사람도 아니고 최승현 니가 ! ! ... 그러니까 너가 !
.. 그런 .. 거야 ! ? ! ! !
" 하아 .. 하아 ~ 흐 .. 하으 ~ 허어 .. 흐 "
놈이 서럽게 울고 있었다. 놈의 어깨가 심하게 들썩 거렸다. 놈의 눈에서 눈물이 마를 줄을 몰랐다. 누나는 우는 최승현을 안아주
었다. 최승현은 계속해서 서럽게 울기만 하였다. 자신을 안아오던 누나를 밀치거나 감싸지도 않았다. 그냥 저는 저대로 울고 있었
다.
더 이상 이곳에 있기가 싫어졌다 ! 차라리 따라오지나 말 걸 그랬다. 여전히 느낀는 거지만 모르는 게 나았다. 그게 뭐든. 진짜 어
이가 없었다 ! .. 나를 범인으로 몰았던 놈이 생각났다 ! .. 최예린 방에서 나왔다던 내 명찰 .. 머리카락 .. 놈이 일부러 미끼를 쳐
놓았겠다 싶었다 ! 겉으로는 누나 생각하는 척, 그 연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소름이 돋았다 ! 아니 대체 왜 ! ! 그런 만행을 저질렀
는지 ! ! ? 그러고선 왜 저렇게 괴로워 하는 지 ! ! ? 놈을 도대체 알 수가 없다 ! ! ..
아 ~ ! ! 상당히 꼬였다 ! 너무 꼬여서 .. 시작을 말았어야 했다 ! 이대로 수사는 끝이 났지만 .. 범인은 누구인지 알고 있다 ! .. 모
든 일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도망만 가더니, 포기를 하고 나니까 잡지 않으려고 해도 잡아지는
구나 .. 진실은 그렇게 ..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날 조롱하듯 ..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갈피를 못찾고 우왕좌왕하게 ...
집에 온 뒤로 쌤한테서 몇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전화를 하지 않았다. 놈 때문에 아무것도 집중할 수 가 없
었다. 머릿 속은 자꾸 대답없는 놈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왜 그랬을 까 왜 그랬을 까 왜 그랬을 까 .. 왜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일까. 분명 무슨 이유가 있었을 텐데. 놈을 그렇게 까지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만 늘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져 갔다 ... 서럽게 울어대던 놈의 모습
이 떠오른다.
' ... 못견디겠어 ! .. 이럴 바엔 ..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아 .. '
하아 .. 자꾸 불길한 생각만 든다 ... ! 놈이 위험하다 !
놈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는다. 그 누나를 만나고 놈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옷 갈아입을 새도 없었다. 마음이 급했다. 그냥 교복차림으로 .. 위에는 마이 대신에 남색 후드 가디건을 입고 있었다.
막상 나가려고 하니 비가 오고 있었다. 아, 왜 이런 날에 비까지 .. 하늘은 우중충 했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느낌이란 게 .
. 상당히 불길했다 !
* * *
나는 어느새 최승현 집 앞에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 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평상시 같으면
엄두도 못 낼 곳에 찾아왔다. 이대로 그냥 돌아갈 수 가 없다. 놈이 위험할 지도 모른다 ! 어서 놈을 찾아야 한다 !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나서 벨을 눌렀다 ! ..
" 누구세요 ? "
최승현의 엄마였다. 아마 인터폰 화면에서 나를 보았겠지만-
" 저 .. 승현이 친 .. 친구 .. 혹시 승현이 있나요 ? "
애써 모르는 척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친구라고 하기도 뭐한 사이지 않는가.
" 아직 승현이 안들어 왔는데, 오늘 좀 늦는다고 그랬는데. "
" ! .. "
역시 없어 ! 집엔 없어. 그럼 얘가 어딨다는 거야 ! ? 아직도 그 누나하고 같이 있는 건가. 또 어디서 술이나 퍼마시고 있으려나.
도대체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비까지 오는데 정말 ..
혹시나 하고 최근 통화 기록을 뒤적 거렸더니 그 누나 번호로 보이는 낯선 번호가 하나 있다. 하아 .. 최대한 오늘 내가 봤었다는
것은 숨겨야 한다. 눈치 못채게.
" [ 여보세요 ? ] "
" .. ! .. "
" [ . ? ] "
" 저 .. 권지용인데여 ... 거기 혹시 .. 승현이랑 같이 있나 해서여. "
" [ 승현이 여기 없는데. 왔다가 간지 꽤 됬는데. 왜 ? 무슨 일 있어 ? ] "
" ! ! 아, 아뇨 .. 아무것도 .. 그럼 안녕히 계세여 .. "
넌 진짜 어딨는 거냐 최승현 ! 너 진짜 어딨어 ! ! ..
최승현이 갈만한 곳은 다 뒤졌는데도 없다 ! .. 혹여나 혼자 술이라도 마시려나 해서 웬만한 곳은 다 뒤져봤는데도 없었다 ... 비
는 계속 오는데 얜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
찾아가고 싶어도 이미 갈만한 데는 다 뒤져봐서 찾을 길이 없었다 .. 돌아서려는데 놀이터에 .. 비를 온몸으로 다 받아내고 있는,
셔츠 차림의 놈이 보였다 ..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혼자 .. 놈은 그네에 앉아 있었다. 이미 교복은 홀딱 젖어 있었다. 놈은 아무런
미동 조차 없었다 ...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 ... 비를 맞으면서 ...
내가 우산을 쓰고 놀이터 안으로 들어가자 놈은 나를 의식하고 그네에서 일어났다. 내가 서있던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 최승현 ! ... "
다급하게 놈을 불렀다. 내 목소리에 놈이 돌아봤다. 놈의 머리가 이미 너무 젖어 있었다. 빗물이 놈의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렸
다. 나는 얼른 우산을 씌어 주었다. 이미 소용없는 짓이지만. 손이 먼저 나갔다. 나 보다 키가 큰 놈을 위해 우산을 평소 보다 높이
들었다.
그러자 ... 놈은 .. 내 우산을 애써 한 손으로 팍 밀쳐내버렸다 ... 손에서 우산을 놓쳤지만 땅에 떨어진 우산을 잡지 않았다. 아무
런 준비 없이. 그냥 막 쏟아져 내리는 비를 맞았다.
놈은 그저 돌아섰다. 또 어디론가 가려했다. 이제 진짜 여기서 놓쳐 버리면. 이제 진짜 끝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이 막 엄습해 왔다. 안되겠다 싶어서 나를 등지고 걸어가는 놈을 돌려 세웠다.
" .. 너 !! .. 왜 그랬어 ! ? ... "
" 니가 상관할 바 아니야 ! "
" 진짜 왜 그랬어 ! ..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 "
" 니가 뭘 알아 ! .. 니가 나에 대해서 뭘 아는데 ! ! "
" .. 이제 다 끝난 일이잖아 ! .. 뭔진 모르겠는데 ! .. 예전의 최승현으로 돌아와 ! "
" 난 널 괴롭힐 때가 제일 재밌었는데 ! 과연 그때로 돌아가도 괜찮을까. "
" 내 말은 .. 그런 뜻이 아니야 ! .. 너가 ! .. 이렇게 괴로워 하는데 .. 분명 이유가 있었을 거야 .. 너가 진짜 나쁜 놈이라면 ..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 .. "
"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 ! 너 혹시 .. 내 뒤 캤니 ! ? 그래서 그 모든 사실 !! 니가 다 알고 .. 근데 왜 왔냐 ! ? .. 너가 여길 왜와 ..
니가 뭔데 와 .. "
" 너 .. 나한테 안 아픈척 하잖아 ! 아픈데 ! 안아프다고만 하잖아 ! 그렇다고 그게 안 아파 ? 아니잖아 ! 지금 너 아프잖아 ! 그래서
못견디잖아 ! .. 그래서 ! .. 그래서 너 ... 영영 끝내려고 하잖아 ! 그럼 나 너 못보잖아 ! 너가 나 괴롭힌 거 그거 다 갚아줘야 하는
데 ! 너 못보잖아 ! .. 내가 .. "
" 앞으로 너 괴롭히지도 않고 좋잖아 ! .. 김선이랑 알콩달콩 잘 살아 ! .. "
놈이 가려고 한다. 안돼 !
" 가지 마 ! ! "
잡은 팔을 .. 놓지 못했다. 아니 ! 놓으면 안된다 ! 더 이상 놈은. 내가 잡은 팔을 뿌리치지 못했다 ... 비를 맞고 있어도 맞는게 아
니었다. 놈은 말 없이, 한 동안 비를 맞고 서있었다.
* * *
' .. 얘기 좀 해 .. ' 라는 내 말에 최승현은 웬일인지 거부하지 않았다. 막 비웃거나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도 않았다. 잘 타일러
서 이대로 집으로 돌려 보낼까. 하다가 눈으로 확인 도장까지 찍어야 안심이 될 거 같았다.
" 아흐 .. "
" ... "
몸이 젖어서 몹시 추웠다. 다행인 건 어쨌든 놈의 마음이 좀 가라앉은듯 싶었다. 놈도 춥겠지만. 전혀 추운 티를 내지 않았다.
" .. 내일 얘기 하자 .. 잘 들어가고 .. 너 절대 이상한 생각하면 안돼 ! .. "
" .. 몸 좀 녹이고 가 .. 감기 걸려. "
" 난 괜찮으니까. 나쁜 생각 하지 말고 .. 어서 들어가 .. "
" .. 너 입술 파래 ! 이러다 감기 걸리면 내 책임이잖아 ! 잠깐 들어왔다 가 ! "
" 최승 .. ! ! .. "
그냥 보내기가 미안했던지 내가 안 들어간다고 버티니까 내 손목을 꽉 잡은 채 초인종을 눌렀다.
- 띵동 띵동 .. 띵동 띵동 띵동 ..
... ... .
- 띵동 띵동 ..
....
" ! 뭐야 .. 안에 아무도 없어 ? ! "
제빨리 핸드폰을 꺼내서 확인하는 놈이었다. 문자를 막 읽고 있었다.
" .. 전화 3통이나 왔었네 ... "
" 어디 .. 가신 거야 ? "
" .. 회사 일 때문에 .. 누나 장례 일로 .. 잡은 약속이 있는데, 미룰 수 없어서 급하게 앞당기는 바람에 .. 중국이라 .. 내일이면 오겠
지 .. "
" .. "
놈이 현관문 근처에 있는 화분을 들어 옆에다 놓았다. 원래 그 화분이 있었던 자리엔 키가 있었다. 키를 한 손에 잡은 최승현은
화분을 원래 자리로 놓고 현관문을 열었다.
최승현 집에 온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거실도 넓고 .. 뭔가 되게 의리의리 했다. 최승현의 집은 잘 살았다. 보면 알 수 있지 않은
가 ..
엄마는 전화를 받지도 않는다. 아 맞다 .. 지금 쯤이면 일하러 나갔겠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야자를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 쯤
되었다.
.
.
.
.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좀 노곤해 졌다. 피곤하기도 하고 .. 옷이라곤 그나마 최승현이 주는 걸 받아 입었는데 .. 역
시나 컸다. 검은 색 셔츠랑 .. 체크 무늬가 들어간 반바지였다 ... 뭐 .. 그나마 작은 거라고 했다. 특히나 셔츠는 .. 자신한테 딱 맞
는 거라고 .. 그렇게 딱 맞는 셔츠는 검은색 이 셔츠 밖에는 없다고 했다 ... 최승현한텐 손목에서 딱 단추를 채우면 되는데- 내가
입으니까 손바닥 까지 내려왔다.
반바지도 허리가 좀 크긴 했지만. 그런대로 입었다. 그런데 문제는 .. 셔츠가 커서 반바지를 거의 절반을 덮었다 ... 참으로 이상
한 패션이다 ...
아마 이러고 집에 간다면 진짜 웃기겠지 ... 그래도 다행인 건 밤이라는 거 ...
최승현이 주는 코코아를 받아 들었다. 하얀 머그 잔에 진한 초콜릿 색 .. 코코아 .. 한 모금 마시니 따뜻한 달달함이 입 안을 감돌
았다 ... 하아 ...
최승현을 보고 있자니 .. 최승현은 남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느슨하게 단추도 세개쯤 풀었다. 소매 부분을 접어 입었다. 어두운
회색이랄까. 놈이 입은 면바지의 색이 그러했다 ... 최승현은 침대에 걸터 앉아 감은 머리를 하얀 수건으로 털고 있었다. 제법 머리
카락에서 물기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 내 머리카락도 .. 그럭저럭 말라가고 있었다.
최승현 방은 .. 참 넓었다 ... 동그란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침대에 걸터 앉아 있는 최승현과 거리가 좀 됬다 ... 방 안은 깔끔했다.
책상, 침대, 테이블, 장농 .. 깔끔하고 .. 심플했다 ... 근데 ... 이 큰 방에 나랑 최승현만 있으니까 이상하다. 뭔가 어색해 ... 놈은
그냥 평온한 건지 말을 아꼈다 ...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침대에 걸터 앉아 있었다. 순간 눈이 마주쳐서 괜히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것 같았다.
" 하 .. 방 참 좋다 .. 넓고 .. 하하 .. "
내가 생각해도 참 바보 같은 말이었다 ! ... 고작 꺼낸 말이 ' 하 .. 방 참 좋다 .. 넓고 .. 하하 .. ' 라니.
" .. 피곤하면 .. 여기서 자고 가든 가. 낼 놀토잖아. "
" ! ! .. 어 ? ! .. 에이 ~ 농담 하지마 .. "
"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농담 처럼 들려 ! ? "
" ! ! ... 말은 .. 참 고마운데 .. "
" 고마우면 자고 가든가. "
" 아니 난 .. "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 최승현이 뭔가 좀 이상하다. 나는 어느 새 놈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눈빛에서 뭔가 장난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 그게 딱 느껴지는 순간, 최승현의 시선을 피했다 ! ..
" 자고 가 ! "
" ! ! .. "
" 오늘 너무 늦었어 ! 내일 학교도 안 가잖아. 고민할 거 뭐 있어. "
최승현의 눈빛이 .. 나는 자꾸만 이상하게 느껴진다. 쌤을 봐서라도 그냥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일어났다.
" ... 아니야 ... 그냥 집에 갈래 .. "
그래 권지용. 지금 일어나는 게 맞아. 그게 쌤 보기에도 떳떳하고 .. 나도 편하고 ..
내가 일어서자, 놈이 걸터 앉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왔다. 놈은 오자마자 내 팔을 꽉 잡았다.
" 지금 어딜 가겠다는 거야 ! ? "
" ! ! .. 집에 갈거야 .. 놔줘. "
" 여기까지 들어온 거면, 다 각오하고 온 거 아닌가 .. 먼저 가지 말라고 붙잡은 게 누구야 ! "
" 왜이래 진짜 ! .. 너까지 .. 죽는 거 상상해 본 적 없어. 그런데 .. 이게 진짜 자칫 잘못하면 ..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 그래서 나는 너 살려야 겠구나 어떻게든 ! .. 그냥 니 맘 돌려야 한단 생각 뿐이였어 ! .. "
" 내 맘 돌리고 싶다매 ... 나 살리고 싶어 ? ! "
" .. 도대체 나한테 뭘 원해 ? "
" 다 알고 있잖아 ! "
" ! ! .. 몰라 ! .. 나 갈래 ! 이것 좀 놔 ! "
놈은 대체 나한테서 뭘 보고 있는 걸까. 뭘 원하는 거야 .. 어떻게든 여길 벗어나야 해 ! 안그럼 무슨 일이 생길 거 같아 ! .. 집에
가고 싶어 ! .. 근데 갈 수가 없어. 놈이 팔을 꽉 잡고 있잖아 ! .. 놓으라구 비트는데 내 팔만 아파온다.
" 너가 착각하고 있는 걸거야 ! .. 니가 원하는 거 나 아니야 ! .. "
" ... 너 맞아 ! "
놈은 나를 침대로 끌고 갔다. 침대로 안넘어지려고 하는데 놈의 막강한 힘에 침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
( 소설 규칙 상 - 올리지 못합니다. 다들 아시져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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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 정말 혹시 ... 짤린 부분이 보고 싶으시다면 .. 저는 충분히 .. 메일로 보내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아 그건 그렇고 .. ^ ^ 19금까지 합치면. 14편이 생각 보다 깁니다. 하핫 !
15편에서 만나용 ♥"
첫댓글 잘보고있어요^^ㅋ더궁금해지ㅗ네요 승현이가어케나왔을지 ㅋ므훗 짤린부분오무진장궁금해요
잘 보고 계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당! ^ ^ 짤린 부분이 보고 싶으시다면 메일 적어주시면 보내드립니당! 댓글 감사드려용!
우와~chang1min-a1@hanmail.netㅎㅎ 감사감사
보내드렸어용! ^^ 제 글을 봐주시는 님께 더 감사감사 ㅎ"
점점재밌어지네요 꾸준히챙겨보고있습니다! 뒷내용 너무궁금합니다ㅜㅡㅜ 메일말고쪽지로보내주심어떨런지...^ ^
하핫! 너무 감사합니당! ^ ^ 쪽지로 보내기엔 좀 그렇구요ㅠ 죄송하구요ㅠ 메일 적어주셔야ㅠ 재밌다고 해주셔서 기분 좋습니당!
쪽지로는안돼는군요ㅜㅜ rlatjsdk0105@daum.net 뒷내용보내주심감사하겠습니다!
보내드렸습니다! ^ ^ 감사하다니요.. 제 글을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한걸요 ^^
저도멜보내주세요.승현이가미움받짓안앗음조켓어요.ㅋpqlhe8829@hanmail.net뒷내용부탁드려요^^
네넹! 보내드렸습니당! ^^ 승현이는 이미 미움 받을대로 다 받아서ㅠ 그래도 승현이 미워할 수 없다능;;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