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학교(총장 허희영 48회)가 지난 3월 15일(수) ‘항공우주 최고위 과정(Aerospace Advanced Business Program)’ 1기 입학식을 열었다.
‘항공우주 최고위 과정’은 항공우주산업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맞춰 올해 새롭게 만든 교육과정으로,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을 이끌어갈 정계, 재계, 법조계, 언론계 리더가 한자리에 모여 항공우주산업이 당면한 현안과 정책 방향 등을 심도 있게 학습하고 산업 발전방안을 찾는 소통과 토론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우주 최고위 과정 1기는 국회, 정부기관, 공항, 관광공사, 항공사, 항공우주 관련 산업체의 최고경영자와 담당자, 항공우주 관련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30명으로 구성됐다. 교육 기간은 3월부터 8월까지 총 6개월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한국항공대 교내 및 외부에서 강의가 진행된다.
항공우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장
허희영 항공대 총장은 이날 입학식 환영사에서 “드론과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의 등장으로 하늘의 경계가 사라지고 정부의 ‘우주경제 발전 로드맵’ 발표와 우주항공청 설치로 본격적인 우주산업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업계의 리더들을 모신 항공우주 최고위 과정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산·관·학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정부와 업계에 소통 채널을 제공하고 항공우주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축사를 통해 홍남기(51회) 석좌교수(전 경제부총리)는 “본 과정을 통해 산업계 전문가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항공우주 관련 최신정보를 공유하고,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항공우주 업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소중한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책임교수를 맡은 여형구 석좌교수는 “항공우주 최고위과정에 참여한 업계 최고 리더인 여러분들이 매주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며 지식을 쌓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2040년 우주산업 시장 규모 1442조원
이어진 시간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황진영 책임연구원이 ‘우리나라 우주경제 발전 로드맵’이라는 주제로 세계 우주경제 산업의 동향과 우리나라 우주정책의 현황과 로드맵을 소개하는 특강을 펼쳐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황진영 연구원은 최근 민간에서 우주 참여가 늘고 있고 위성 데이터 활용시장이 커지고 국방 우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하며 “우주 경제란 우주제조업과 우주 활용산업, 정부의 우주탐사와 과학 그리고 우주 국방을 모두 포괄하는 정부와 민간의 모든 우주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설명하면서 “모건스탠리가 2020년 503조원이었던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2040년이 되면 1442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측한 것처럼 앞으로 우주의 경제적 가치는 급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 자본의 우주경제 참여 급증
미국은 민간공공 부문의 우주프로그램에서 세계 전체 지출의 57%, 국방우주 분야에서는 7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투자는 절대액으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 프로그램이 아닌 스페이스 X와 같은 민간 자본에 의해 ‘더 쉽고, 더 싸고, 더 빠른’ 돈이 되는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기술혁신으로 우주 수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재사용 발사체가 일반화돼 가고 있고, 위성의 대량 생산화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전 세계가 시간 지연 없는 실시간 모바일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의 달 탐사 재개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에서 보는 것처럼 기존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새로운 탐사 임무가 가능해졌고, 우주군을 창설하고 우주 방어와 우주무기를 개발하는 우주의 군사화도 진행되고 있다.
우주탐사 비전과 우주경제 로드맵 중요
이러한 세계적 트렌드의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왔고, 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1992년 우리별 1호 발사와 1993년 과학로켓 발사를 시작으로 한 우리의 우주개발사업도 최초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과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위성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최근 세계적 트렌드를 반영해 우리도 초소형 군집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소형위성발사체인 나로호(2013년)에 이어 실용위성급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2022년) 발사 성공에서 보는 것처럼 우주발사체 부문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고,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도 약 4조원의 예산을 들여 2035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라고 황 연구원은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전체적인 동향에 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진영(51회) 연구원은 “우주항공 기술은 단순히 R&D를 넘어 안보, 미래 성장동력, 통상·외교 등 국제 관계에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이며 한 나라의 생존과 직결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우주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기에 우리는 장기적 우주탐사 비전과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만들어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 참여 포럼 개최
이날 개강을 시작으로 8월까지 진행되는 항공대 항공우주 최고위과정 1기 정규 강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 국방과학연구소 박종승 소장, 한국교통연구원 오재학 원장, 항공안전기술원 이대성 원장,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 한국공항공사 윤형중 사장,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후안 카를로스(Juan Carlos) 사무총장 등 항공우주 각 분야를 대표하는 권위 있는 강사진과 윤종록 KAIST 초빙교수, 김경일 아주대 교수, 임홍택 작가 등이 △정책 △현안 △기술 △디지털전환 △리더십의 5개 주제로 22개 강좌가 진행된다.
여형구 석좌교수(전 국토교통부 차관)가 책임교수를, 김광옥 교수가 주임교수를 맡아 진행하는 교육 기간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I),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으로 현장견학과 국내·외 워크샵도 계획하고 있다.
정책 모듈로 진행되는 22일 강의는 저녁 7시에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제1회 ‘항공 미래전략 포럼’ 형식으로 개최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UAM 정책의 추진방향’ 주제 특강에 이어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박정우 KE 항공우주산업 본부장, 오현웅 항공대 교수 등 전문가들이 관련 인프라 구축 방안에 관해 토론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