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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들의 공동체 자율기관
빛의 나라 샤르별 신선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국가라는 제도가 없었다. 국가가 없기 때문에 정부도 없고, 그래서 권력이라는 말도 필요 없었다.
그렇다고 무법천지는 아니고 규율과 사회질서는 엄격했다. 그 규율과 질서는 강제로 집행되는 제도가 아니라, 신선들 스스로가 알아서 실천하는 자율적 자기책임 제도였다.
이 자율적 질서야말로 샤르별 사회에서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형성되어 내려온 삶의 규범이기도 했다.
빛의 나라 샤르별 사회에 국가와 정부는 없어도 신선사회의 전반적인 제도를 자발적으로 이끌어 가는 공동체 자율기관은 있었다. 그 자율기관을 츠러추쇼디라 불렀다.
츠러추쇼디 자율기관은 샤르별 사회에서 연륜과 도덕적으로 추앙 받는 츠러추라고 부르는 신선지도자들이 모여서 형성된 자율적 연합자치단체로써, 샤르별을 다스려 나가는 모든 법이 여기서 제정되고 운영되었다.
츠러추는 신선들의 스승된 자들이며 인격적 도덕적 지도자로서, 이들의 한마디 지시에 누구도 거역하는 법이 없었고, 이들의 한마디 가르침에 누구도 반발하는 일이 없었다.
곧 츠러추의 말이 법이요. 질서였다.
그렇다고 츠러들이 신선들의 지도자라고 하여 안하무인으로 제도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사랑과 자비를 베풀면서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곧 츠러추라고 하는 위치는 샤르별 세계의 모든 존재들을 자식처럼 보살피는 어버이의 자리며, 영적인 최고 멘토이기도 했던 것이다.
정말로 위에서는 아래를 사랑할 줄 알고, 아래서는 위를 존경할 줄 아는 화목한 사회의 분위기는 보기만 해도 정겹고 살맛 나는 세상이었다.
샤르별 존재들은 전통적으로 어른을 존경하고 스승을 잘 받드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특히 학식과 덕망이 뛰어난 어른들을 지도자로 추대하고, 그렇게 추대된 지도자를 츠러추라 불렀으며 츠러추의 집단기관을 츠러추쇼디라 불렀던 것이다.
츠러추쇼디 집단은 각 분야에서 추대된 츠러추 지도자들이 선경세상의 규율과 질서를 집행하기 위해 설립된 자율기관으로서, 지역공동체별로 설립된 지역단위 츠러추쇼디와 지역단위 츠러추쇼디의 연합체로 구성된 중앙단위 츠러추쇼디로 분류되어 있었다.
중앙 츠러추쇼디 회의는 지역 츠러추쇼디에서 선출된 대표들이 모여서 운영하며, 샤르별 사회의 전반적인 중요한 문제를 토의하고 집행할 때 소집하고 있었다. 지역 츠러추쇼디는 지역사회에서 추진할 사업이나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를 토의하고 집행할 때 소집하는데, 선경세상의 질서유지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분쟁이나 개별적 도움이 필요한 사항들을 해결하는 문제도 지역 츠러추쇼디에서 운영하며, 지역 공동체 생활의 살림도 그 지역의 츠러추쇼디에서 맡아 했다. 각종 지역 현안이나 교육에 관한 문제들도 지역 츠러추쇼디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역 츠러추쇼디는 결코 다른 지역 츠러추쇼디와 배타적 관계에 있는 법이 없었고, 샤르별의 모든 지역 츠러추쇼디는 공동운영체형식으로 서로 협력하면서 중앙회 단일체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말하자면 지역 츠러추쇼디는 단독으로 모든 사업을 집행할 수 있는 독립 운영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그 독립 운영권 행사는 중앙회의 단일체제 질서에 준해서 실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츠러추쇼디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신선질서 자율기관이었다.
특히 샤르별 신선들의 사회는 개별적 이윤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개인소유 체계의 사회가 아니라,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분배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의 사회이기 때문에, 지역 츠러추쇼디의 공동체 살림 관리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지역 츠러추쇼디는 마을단위, 도시단위, 직장단위로 구성되는데, 마을단위 츠러추쇼디와 직장단위 츠러추쇼디는 도시공동체 츠러추쇼디의 보조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샤르별의 공동체 삶은 지구에서 발생한 공산주의 사상과 비슷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함께 노력해서 부를 창조하고 누구나 공평하게 분배해서 나누어 가지며 신분과 계급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은 샤르별 사회의 이념과 지구의 공산주의 사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이념은 유사점도 있으리라.
하지만 지구의 공산주의 사상과 샤르별의 공동체 삶의 이념은 그 철학적 사상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전혀 다른 양상이란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구에서 생겨난 사상 중에 공산주의 사상보다 아름다운 이념도 드물 것이다. 반면에 지구에서 생겨난 정치적 제도 중에 공산주의 사회보다 악독한 체계는 또 없을 것이다. 공산주의는 본래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세력이었고 지주계급을 타파한다는 명분하에 약탈과 갈취를 자행하는 강도 독재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살고 있는 인류들이 공산주의 사회에서 온갖 독재와 강압에 시달리는 폐해는 이제까지 어떤 독재 군주 체계에서도 겪을 수 없는 아픔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샤르별의 공동체 삶은 공산주의와 명분은 비슷하면서도 영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과 만족을 누리고 있었으니 그 차이는 극명하리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즉 지구의 공산주의 사상은 영혼을 말살하는 이념이요, 샤르별의 공동체 삶은 영혼의 성숙을 도모한다는 이념이 극명한 차이라고 잘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샤르별은 계급과 신분을 타파한 완전한 공동체 삶 속에서 누구도 차별을 받거나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으면서 신선으로서의 천부적 권리를 누리며 행복한 영혼들로 살아가고 있었으니…….
샤르별의 선경세상에서 츠러추쇼디를 이해하지 못하면, 신선들이 살아가는 제도나 사회 전반적 체제를 이해하는데 애로가 있다. 츠러추쇼디를 이해하면 신선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지나친 주장이 아니었다.
그래서 샤르비네는 나에게 신선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바르게 이해시켜 주기 위하여 오사미 도시의 츠러추쇼디 기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던 것이다.
오사미 선경도시는 샤르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츠러추쇼디 제도의 전통이 깊은 곳이었다. 신선의 세상을 다스리는 대부분의 윤리 도덕적 질서는 오사미 선경도시의 츠러추쇼디 중앙회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사미는 샤르별의 우주 최첨단 무한이론 문명을 일으킨 발상지일뿐만 아니라, 최고의 두뇌와 지성들이 모여서 무릉도원 선경세상의 이상향을 가꾸기 위해 불철주야 쉴 틈이 없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오사미 선경도시는 샤르별에서 가장 전통 깊은 문명의 발상지일 뿐만 아니라, 학문의 중심지이며, 정신세계의 지도자들이 군집해있는 심장부와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오사미 선경도시의 츠러추쇼디 최고회의 의장은 으추시란 신선이었는데 향년 우주나이는 330세였다.
으추시의 길게 자란 머리는 정갈하게 빗어서 뒤로 묶었으며, 맑고 예리한 눈에서는 불꽃같은 강한 빛이 발산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지성적 위엄과 신선의 고매함이 넘치는 존재였다. 샤르별 존재들은 어른의 상징으로서 길게 자란 머리를 뒤로 묶고 아름다운 장식물을 머리에 꽂는 것이 전통이었다.
머리를 묶을 수 있는 나이는 250세 이상의 어른에 한하고 있었다. 지구에서 남자가 어른이 된 상징으로 상투를 틀고 여자는 머리를 올린 전통이 있었듯, 샤르별의 신선들은 남녀 불문하고 어른이 된 상징으로 머리를 뒤로 묶어 아름답게 장식하고 다니는 전통이 있었다.
샤르별에서 어른으로 행세할 수 있는 나이는 우주나이 250세였고, 그래서 머리를 묶고 다니는 신선이나 선녀를 발견하면 즉시 그 앞으로 달려가 대례를 올려야 결례를 모면할 수 있었다.
샤르별에서는 어른에 대한 결례가 가장 큰 허물로 규정되어 상응한 징벌을 면할 수 없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누구나 머리를 자르는 법이 없이 생머리로 길게 가꾸고 기르면서 정갈하게 빗고 다니는 모습이 전통이었다. 길게 자란 머리에는 장식품으로 치장을 할 수도 있었다.
즉 머리를 길게 기르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신선과 선녀 젊은이와 늙은이 누구나 자유스러웠지만, 머리를 뒤로 묶는 전통은 250세 이상 어른들에게 주어진 특례(禮)였다.
긴 머리에 아름다운 머리장식을 한 신선과 선녀들이 신선복장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신비로움과 고상함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어른의 상징인 머리를 뒤로 묶고 외모로도 위엄과 신비스러움이 넘치는 으추시 신선은 우리를 친절하게 맞이해서 회의장으로 안내했다. 회의장 중앙에는 거대한 화면을 가진 상황판 포스머스 영상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상황판포스머스 화면은 오사미 선경도시 전역에서 발생의하고 있는 현안들이 생영상(像) 화면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상황판 포스머스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오사미 선경도시의 구석구석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을 세세하게 살필 수 있었다.
츠러추 위원들의 자리는 상황판 포스머스 화면을 중심으로 반원처럼 둥그렇게 설치되어 있었다. 중앙에 포스머스 영상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이유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현안의 현장 모습을 실물영상 화면으로 틀어 놓고 실질적인 토의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즉 어떤 지역의 현안이든지 눈으로 직접 현장을 확인하기 전에는 섣부른 토의나 심사를 삼가하는 것이 츠러추쇼디의 회의진행 방식이었다.
으추시가 샤르비네와 나를 츠러추 위원들의 자리에 앉게 한 후 포스머스 영상장치를 작동시키니, 거대한 화면 속에 오사미 도시에서 추진중인 각종 현안사업의 현장 내용을 담은 실물 영상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나왔다.
풀밭이나 공원을 새롭게 조성하는 내용이라든가, 공공건물을 새롭게 보수하는 내용이라든가, 학교교육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시 편성하는 내용 등등....
온갖 잡다하고 세세한 내용들까지 입체 생영상으로 담아서 설명과 함께 보여 주었다. 상황판 포스머스 화면의 생영상들 속에는 츠러추위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장면도 소개되고, 신선학생들이 공부하는 장면도 소개되었다.
각 직장에서는 무한이론 학문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의 활동사례라든가, 지역의 지도자들과 모여서 현안문제를 논의하는 장면들도 소개되었다.
심지어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여러 가지 불만과 문제점을 호소하며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민원의 목소리들까지 화면에 담고 있었다.
선경세상의 지역사회 구석구석에서 추진되는 모든 사업의 개요와 문제점들이 자세하고 체계 있게 소개되어, 상황판 포스머스 영상화면만보아도 현재 오사미 선경도시의 전체 돌아가는 모습을 훤히 내다볼 수 있었다.
이 생영상 자료들은 결코 우리의 방문을 위해 준비한 자료가 아니라, 츠러추쇼디 위원회에서 츠러추 위원들에게 수시로 보여 주면서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한 생영상 자료들이었다.
으추시는 우리를 양쪽에 앉혀 놓고 포스머스 생영상화면을 보여 주면서, 마치 귀여운 손주들이라도 대하듯, 우리의 등도 어루만져 주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곤 했다.
예리하고 강한 눈빛의 위엄 있는 인상과는 달리 소박하고 부담 없는 성격으로 우리를 대해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손님으로 방문하여 츠러추쇼디의 활동 상황을 소개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손자나 손녀가 할아버지를 찾아와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듯한 느낌을 얻을 정도였다.
상황판 포스머스 화면을 통해 오사미 도시의 소개를 받고 나서 샤르비네가 으추시를 향해 부탁했다.
"으추시 신선님. 샤르앙이 우리 샤르별의 여러 가지 사회제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좀 더 세세히 알고 싶다고 하니 설명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샤르비네의 부탁을 받은 으추시는 허허 웃으며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았다.
"그거야 어려운 부탁은 아니다만... 그동안 우리 샤르별 땅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도 많이 했다고 하면서 아직도 모르는 것이 있더냐? 우리 신선들이 사는 것 별 것 아니다. 샤르앙 네가 다니면서 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텐데……. 우리 샤르별의 신선들은 개인이나 단체나 비밀이 존재하지 않고 완전 개방된 세상이라서 겉으로 드러난 그 이상의 숨겨진 사실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샤르앙 네가 그동안 듣고 보고 느낀 내용이 우리 샤르별의 현실이란 뜻이다. 그런데 무엇이 더 궁금하고 알고 싶더란 말이냐?"
정말로 친할아버지 같은 생각이 드는 신선이었다.
나는 그런 으추시 신선에게 다시 한 번 정중하게 부탁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제대로 이해 못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샤르별 선경세상의 구석구석 구경은 많이 했지만 제가 아직까지도 다 알고 있다고 자신하지는 못할 거예요. 그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희들의 부탁을 못 들어줄 것까지야 없지.. 우리 샤르별 선경세상의 법도와 질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율성이라고 하면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 될 것이다. 자율성이란 무엇이겠느냐? 스스로 알아서 실천하는 정신이 아니겠느냐? 샤르앙, 네가 우리 샤르별을 방문한 후 그동안 보아 왔듯이, 우리 샤르별 사회는 소나 말처럼 강제로 다스리는 제도가 없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 알아서 실천하는 자율적 법도만이 존재한다. 그 자율적 법도가 신선으로 살아가는 질서의 근본이다. 우리 샤르별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양심적 실천의 자유에 입각하여, 스스로 옳다고 판단되면 실천하고 스스로 그르다고 판단되면 그만둘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말이 되겠지. 다시 말해 각자 할 일을 누가 시킨다고 하고, 시키지 않는다고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할 일은 각자 알아서 행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 자율성에 의한 양심적 실천은 우리 신선들에게 부여한 신성한 권한으로서, 그 고유한 권한은 누구도 침범해서는 안 될 신성불가침의 권한이기도 하지. 신선들이 그 자율성에 의한 양심적 자유를 상실할 때, 그것은 신선된 자격의 상실이며, 신선된 권리의 상실이기도 하지. 왜냐? 신선은 미물이 아니며, 미물이 아닌 이상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해야 하니까…. 그 자율성에 의한 양심의 자유를 실천하지 않거나 또 실천하지 못하도록 할 때, 그때부터 신선사회는 인간들의 사회처럼 각종 분쟁과 다툼이 발생하고 비리와 부조리가 활개를 치게 되는 거야. 그러므로 우리 샤르별의 신선사회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지속적인 풍요와 번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율성과 양심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런 생각은 우리 샤르별 존재들의 가슴마다에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어 큰 무리 없이 전통적으로 이어져 가고 있는 자율질서의 신선법도란다. 이처럼 부단한 자율성과 양심의 실천에 의하여, 우리 샤르별 존재들은 상부상조하는 호혜원칙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무릉도원의 선경세상을 건설해 나가고 있는 것이지. 함께 노력하고 함께 이루어 낸 풍요는 서로 사이좋게 분배하면서, 서로가 부족함 없이 만족하게 살아가고 있는 제도가 우리들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해도 좋으니라. 우주가 하나이듯,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도 하나로 뭉쳐 그렇게 호혜원칙으로 상부상조하며,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며 살아가는 것은 또한, 우주 큰 정신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
“그렇다면, 샤르별에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들이 그토록 훌륭하게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양심적 실천으로 풍요한 샤르별을 잘 가꾸어나가고 있다면 츠러추쇼디의 역할은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요? 말하자면 스스로 알아서 잘 실천하고 있는 존재들에게 간섭하고 지시하고 지도해나갈 일들이 무엇이 있겠는지요? 아니라면 츠러추쇼디의 역할은 단지, 사회의 어른 집단으로서 상징적 역할만 하는지요?"
"물론 어른 집단으로서의 상징적 역할도 중요하단다. 츠러추들은 샤르별 사회의 최고 어른들로서, 평생동안 샤르별 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몸 바쳐 온 경륜과 지식만으로도 사회의 스승과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겠지.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츠러추쇼디의 역할은 샤르별 존재들이 살아가는 모든 행동의 구심점이 되어 주는 것이란다. 개개인이 아무리 자율적이고 양심적으로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행동들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면, 사회는 질서도 없어지고 사회를 풍요롭게 가꾸어 나갈 목표도 설정할 수 없게 된단다. 특히 우리 츠러추쇼디의 역할은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자신의 역할들을 부지런히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북돋아 주고, 함께 노력해서 얻은 풍요를 골고루 불만을 갖지 않도록 분배해 주며, 모든 존재들이 혼자만의 불행과 아픔을 겪지 않도록 세밀하게 정성을 기울여 주는데 있단다. 사회 제도의 집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다수의 행복논리가 아니라 소수의 불행을 방지하는 논리가 급선무란다. 다시 말해 다수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소수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이지. 개인들의 아픔은 공동체의 아픔으로 껴안아주고, 소수의 불행을 사회 전체의 불행으로 이해하여 나갈 때, 개인들은 공동체 사회를 신뢰하면서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강조할 수 있지 않겠느냐?"
"샤르별 사회가 그토록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분배해 가지는 공동체 사회로써, 필요한 것은 무엇이나 제공받을 수 있는 넉넉한 사회인데, 그래도 소수의 불행이 발생하고 있다는 말씀인지요?"
"집단이 형성된 사회에는 그곳이 설령 천국이라 할지라도 소수의 불만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단다. 우주의 대상과 존재불문하고, 하늘과 땅의 모든 공동체 사회란 원래 족하면 족한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나름대로의 불만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유토피아 사상은 하나의 이상이지 현실적으로 영원히 불가능한 숙제일 뿐이란다. 바꾸어 말하면 여러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물질만 풍요하다고 하여 만사가 행복한 것만은 아니란다. 살다보면 병도 생기고 불구도 되고 때로는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는 수도 있지. 이런 개인의 아픔을 개인의 불행으로만 치부해서 사회가 외면해 버리면 개인의 불행은 더욱 커지게 되는 법이란다. 주변에는 모두 행복한 모습들뿐인데 개인 혼자서만 불행을 겪어야 할 때 그 슬픔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지. 즉 모두 함께 당하는 불행은 견딜 수 있지만 소수나 개인만 당하는 불행은 참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단다. 그러한 불행은 실제적인 불행이 아니라도 상대적 비교심리에 의한 불행일 수도 있단다. 상대적 비교심리에 의한 불행이든 실제적 불행이든 막론하고, 이런 개인과 사회의 불행을 사회가 보듬어서 해결해 주는 것이 평화롭고 풍요한 사회를 건설하는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된단다. 같은 맥락에서 나이 든 경륜자들을 공동체의 어른으로 받들면서 존경을 표하는 것도 개인의 불행을 방지하는 제도이지. 우리 사회의 고령자들은 누구나 평생을 봉사하고 희생하며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 온 주인공들이며, 그들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높은 경륜을 존경받으며 살아가는 전통도 당연한 우주 규범이기도 하단다. 젊어서는 열심히 사회를 위해서 일하고 나이가 들고 경륜이 높아지면 사회로부터 존경과 감사를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은 가장 천부적인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라고도 자평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사회를 다스리는 으뜸 제도의 표본은 시작보다 끝을 잘 맺게 해주는 풍토가 신뢰감을 쌓아 가는 첫걸음이란다. 사회 구성원들에게 신뢰감을 형성할 수 없는 제도는 존재할 가치가 없으니까.... 우리 츠러추쇼디의 역할은 바로 이러한 공동체 사회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도록 형평성 있게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가장 큰 의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어떤 사회이든, 아무리 자율성에 의한 양심적 실천이 잘 이루어지는 사회라 하더라도, 구심점의 역할은 중요하겠군요.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어른들이 모여서 지도자 단체를 형성하여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구에서도 나이 들면 대접받고 이제까지 살아온 경륜이 세상의 행복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그 궁금증이 무엇이냐?"
“샤르별의 선경세상은 필요한 것은 무엇이나 공동체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사회로써, 굳이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나요?"
“뭐 그럴 수도 있지. 우리들 세상은 크게 노력하든 작게 노력하든 따지지 않고 무엇이나 필요한 것을 공평하게 제공 받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건 우리 지구 인류들의 습성을 비유해서 말씀 드리는 건데요. 샤르별의 존재들이 그렇게 노력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공평한 행복과 풍요를 누리며 살아간다면, 나태하고 게으른 근성이 발생하지 않을런지 그런 점이 염려되는데요? 말하자면 힘들게 노력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삶의 풍요와 여유를 누리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에서, 조금만 마음을 잘못 가져도 열심히 살아가는 공동체 대열에서 탈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너무 어리석은 질문을 드 "렸나요?"
"지구 인류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서 정의하면 네 생각이 틀리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샤르별 존재들이 공동체 사회를 구성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최종 목표는 삶의 풍요가 아니라 신선다운 삶이란 점을 네가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신선이란 낮은 차원의 의식으로 살아갈 수 없고 우주처럼 넓고 높은 이상을 겸비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단다. 다시 말해 우리 샤르별 존재들은 먹고 입는 것을 욕심내거나, 개인의 재산을 늘리려고 애를 쓰지 않는 단다. 가장 큰 이상은 우주의 자유자인 신선다운 삶을 향유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끝내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한 빛의 존재로 화신하여 불로불사의 영원한 자유자로서 완벽한 신선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최고의 바람이기도 하단다. 우리 샤르별 존재들이 최고로 추구하는 목표는 가장 풍요한 삶이 아니라 가장 신선다운 삶의 모습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신선다운 삶의 초점이 무엇이겠느냐? 바로 자신이 소유한 생명의 가치를 보석처럼 갈고 다듬는 심정으로 높게 승화시켜 나가는 일이 아니겠느냐? 그러므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나가는 일이요,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나가는 일은 자신의 생명가치를 승화시켜 나가는 일이므로 나태하거나 게으름을 피우려는 의식을 가질 수 없단다. 다시 말해 우리 샤르별 존재들이 부지런히 자신의 삶을 열심히 불태우며 노력하는 의미는 신선으로서 자아완성이요, 창조적 자아개발이란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자신들이 적성에 맞는 일들을 찾아 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도 하면서, 그 일들을 통해 신선으로서의 높은 가치 창조와 자아완성을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현상이 바로, 우리 샤르별 존재들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네가 염려하는 것처럼 우리들 세상의 어떤 구성원이라도 개인 혼자만 편하게 살려는 목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공동체 대열에서 탈락할 염려는 없다고 강조해두고 싶구나. 우리들 세상에서 게으름과 나태는 퇴화의 덫으로 상징하며, 신선으로서의 신성한 삶으로부터 스스로를 도태시킬 퇴화의 덫을 자초할 어리석음은 아무도 실천하지 않는단다."
“게으름과 나태는 삶을 도태시키는 퇴화의 덫이라구요?"
“그렇단다. 게으름과 나태는 창조적 의식을 정지케 하여 스스로 우주의 질서로부터 탈락시키게 만든단다."
"말하자면 샤르별 존재들에게는 일 자체가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하고 창조하는 자아완성의 과정이며, 그러한 노력으로써 신선이라고 하는 신성한 생명의 가치를 빛내고 다듬는다는 말씀이군요. 그래서 샤르별 존재들은 보배로운 생명의 가치를 더욱 갈고 닦으며, 만고불후(萬古不朽)의 빛나는 가치를 창조할 목적으로 촌음을 아껴서 삶을 불태운다는 말씀이군요? 으추시 신선님...."
“그렇다. 우리들은 우주의 영원한 자유자 신선으로서 살아갈 빛의 화신이요. 만고불후의 신성한 삶을 창조할 목적으로 촌음을 아끼며 삶의 열정을 불태운다."
“샤르별의 존재들이 살아가는 전체적 사회의 분위기는 신선들 각자에게 맡겨진 일이 자아성취와 삶의 목표달성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의 분위기라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렇단다. 일을 단순히 일로서만 생각하면 힘들고 고통스럽겠지. 하지만 일을 통해 쉬지 않고 새로운 가치창조를 달성해 나간다고 생각했을 때, 그것은 일이라기 보다 환희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일이 아닌 환희!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지 않느냐? 말하자면 일 속에서 삶의 환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우리들 세상의 신선들에게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 것이 또한 우리 츠러추들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하단다."
"으추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샤르별의 존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못 판단한 건가요?"
"무엇을 말이냐?"
"샤르별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보아 온 건 지구 인류들의 삶과 비교할 수 없는 삶의 여유며 한가함이었어요. 하루 잠시 직장에 나가 봉사를 마친 후 돌아와서 남은 시간 동안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들은 지구인류들의 삶과 비교할 수 없는 한가함이었어요. 지구 인류들은 속된 표현으로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뼈가 빠지도록 일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살아가거든요.”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이 주어진 봉사시간을 마친 후 삶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그 여유로움 속에서 자아성취와 창조적 가치를 발휘하기 위한 노력이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태와 게으름의 시간들이 아니란다."
"샤르별의 존재들이 그렇게 삶의 열정을 불태우며 달성하려는 최고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은 마지막 삶의 목표가 빛의 화신이란다. 즉 육신의 몸을 입고 살아가는 존재들이 빛으로 화신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영원히 해방되는 불로불사의 삶이란다.”
"육신의 몸에서 빛의 몸으로 환골탈퇴하여 화신하는 것이 샤르별 존재들이 살아가는 최고의 목표라구요?"
"그렇단다.”
“빛의 화신은 아무나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가 아닌가요?"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목표가 아니란다. 우리들 세상에는 육신의 몸을 탈바꿈한 빛의 화신자들이 많이 태어나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여 빛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저도 샤르별에 도착해서 몇 분의 빛의 화신자들을 뵙기는 했어요. 그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는 육신의 신선들이 살아가는 곳보다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아름다운 경치의 세상이었어요. 빛의 화신자들은 본래부터 그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좋아하시나요?"
“빛의 화신들은 신비로운 기운 속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신비로운 기운은 아름다운 풍광과 절경이 어우러진 곳에서 발생하지. 물고기는 물이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하듯, 빛의 화신자들은 신비한 기운이 감도는 곳을 찾아간단다. 그래서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육신의 신선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차원이 다르단다.”
“그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빛의 화신들은 시공을 초월해서 움직이며, 초물질적이면서 초자연적인 법칙 속에서 살아가는 점이 육신의 신선들과 다르단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마음먹은 곳에 도달하며,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사물을 움직이게 하며, 순간이동과 구름을 타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일들이 가능한 존재들이 빛의 화신자들이란다.”
"저도 루디 신선을 만나러 갔을 때 그분이 구름을 타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어요. 빛의 화신을 지구적 표현으로 설명하면 도사라고 부를 수 있나요? 도사들은 도술을 부려서 초자연적 힘을 발휘한다고 하던데..."
“빛의 화신을 도사라고 표현하기엔 그렇다만... 지구의 표현으로는 적당한 방법이 없으니, 글쎄다...."
"아무튼 빛의 화신이 불로불사의 존재들이지요?"
"그렇고말고.... 육신의 몸을 벗어버린 빛의 화신자들은 불로불사의 삶을 살아가고말고...."
“으추시 신선님도 장차 빛의 몸으로 화신할 확신을 가지시나요?”
"확신한다."
"증거를 보여줄 수 있나요?"
“생명의 시계를 확인하면 가능하다.”
으추시가 이렇게 말하며 우리들을 시스며 4차원 의료장치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으추시가 4차원 의료장치인 시스며 속에 들어가 생명의 시간을 검진하니 우주시간 100년 이상의 숫자를 보여주고 있었다.
으추시가 현재 우주나이 330 세라면 앞으로 400세가 넘도록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 결과를 보고 으추시가 말했다.
"우리들 세상에서 우주나이 450세가 넘도록 생명을 유지하면 빛의 몸으로 화신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즉 우주나이 450세를 무사히 넘기면 불로불사의 몸으로 화신할 수 있는 생명의 프로그램이 열리기 시작하지."
"샤르별의 신선들에게는 누구나 불로불사의 프로그램을 소유하고 있나요?"
“그 프로그램은 누구나 소유하고 있지만 우주나이 450년의 시간을 채우기 전에는 열리지 않는 프로그램이란다.”
“지구 인류들의 몸 속에도 불로불사의 프로그램이 숨겨져 있을까요?"
“지구의 생명체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설명에 의하면 지구 인류들의 몸 속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숨겨 있다고 한다."
“그 프로그램의 내용이 무엇인데요?"
“지구 인류들의 몸 속에는 지구나이 150년의 시간이 지나면 불로장생의 프로그램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300년의 시간이 지나면 불로불사의 프로그램이 작동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지구 인류들도 300세의 나이만 무사히 채우면 불로불사의 삶을 맞이할 수 있다는 의민가요?"
"그런 셈이지. 그래서 지구에서도 루디 신선처럼 불로불사의 화신이 태어나지 않았느냐?"
“저희 조상이신 단 신선을 말씀하시는군요?"
"그렇다."
참고로 샤르별의 존재들은 평균수명 3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감하고 있었다. 즉 450세 이상 장수하면 빛의 몸으로 화신하고, 그렇지 못하고 3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감하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샤르별에서 살아가는 신선들의 운명이었다.
으추시의 생명의 시간을 확인한 후 질문을 던졌다.
"샤르별의 존재들은 누구나 자신이 장차 빛의 몸으로 화신할지 못할지 확인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군요?"
"그렇단다. 그래서 우리 샤르별 존재들의 최고 삶의 목표는 빛의 화신이며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잠시도 삶을 소홀하게 여기며 살아가지 않는단다."
“지구 인류들도 가끔씩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인들이 나오긴 하지만 주장대로 이루어지는 현상은 확인하지 못했어요. 과연 숨겨진 생명의 프로그램 내용대로 지구의 인류들도 빛의 몸으로 화신하여 불로불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지구 인류들에게도 샤르별의 신선들과 똑같은 이치는 열려 있단다.""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우선 네 몸 속에 숨겨진 유전적 프로그램을 점검해 보자.”
으추시는 나를 4차원 의료장치 시스며 캡슐 속에 들어가 눕게 했다. 시스며 캡슐 속에 눕자 몸 속의 장기와 생리적 대사가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입체적 생영상으로 나타나 가상공간의 화면처럼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때 내 몸 속에 숨겨진 생명의 시간과 유전적 프로그램 내용의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시스며 분석의 결과를 보고 으추시가 이렇게 말했다.
"조금전 설명한대로 지구 인류들은 지구수명 150세가 불로장생의 분수령이다. 즉 지구 인류들은 기본적인 수명인자가 150세이며 150세를 무사히 넘기면 300세부터 불로불사의 몸으로 탈바꿈이 가능하다."
“지구의 인류들이 어떻게든 150세를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면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을 확신하시는군요?"
“지구 인류들은 기본적인 수명이 150세를 살도록 유전적 프로그램이 완성되어 있고, 150세를 넘기면 300세부터 불로불사 프로그램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1,000세 이상 불로장생을 누린 후 완전한 불로불사의 몸으로 화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지."
“지구에서는 지금까지 불로불사의 신선이 몇이나 태어났을까요?"
"지구에서 태어난 불로불사의 신선은 700명이 넘는다."
“그들은 어디서 살고 계시나요?"
"우주를 찾아가 살기도 하고 지구의 명산에서 산신령처럼 살기도 하지. 그중에 우리 샤르별에서 살고 있는 루디 신선이 유명하지 않느냐?“
“루디 신선에 대해 샤르별의 세계에도 많이 소개되어 있나요?"
"그렇고말고....”
“이유가 무엇일까요?"
“루디 신선의 본래 핏줄이 샤르별에 있으니까..."
“그러면 일부이긴 하겠지만…. 샤르별과 지구의 핏줄은 섞여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섞여있고말고....”
“말씀은 그렇게 하시는데 믿어지지는 않아요. 추상적으로만 들려져요."
“네가 믿든지 믿지 않든지 진실은 진실로서 존재한단다
."
으추시와의 이런저런 대화는 길게 이어지고 있었고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 으추시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었고, 으추시가 무언가를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 내용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휴식 시간을 틈타서 샤르비네와 나는 츠러추쇼디 회의소 내부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견학을 즐겼다.
츠러추쇼디 회의소 사령실에서는 무한이론의 우주문명이 펼쳐지고 있는 오사미 선경도시의 모습들이 한눈에 파악되고 전체의 질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입체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었다.
무엇 하나 빈틈없이 넓고 넓은 선경세상의 질서가 츠러추쇼디 사령실의 통제하에 제어되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츠러추쇼디 휴게실에 들렀더니 애교쟁이 인조인간들이 여럿이 근무하고 있었다.
애교쟁이 인조인간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서 신선들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것이 본연의 의무였다.
애교쟁이 인조인간들은 상냥한 모습의 선녀들이었다.
인조인간 선녀들이라고는 하지만 호수 같은 눈빛과 고아한 웃음 그리고 백옥 같은 손이며 풋풋한 피부는 신선보다 신선다운 용모를 자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녀 인조인간들은 말을 알아듣지 않고 마음에 반응했다.
내가 속으로 '예쁘구나!' 하고 생각했더니 7명의 인조 선녀들이 일제히 환한 미소를 띠면서 기쁜 표정을 지었다. '안아 보고 싶네....' 하고 생각하니 인조 선녀들이 다가와 품에 안기면서 손과 입에 뽀뽀도해주고 다양한 애교를 부리며 즐겁게 했다.
품에 안긴 인조 선녀들의 살결은 너무 부드럽고 풋풋했으며 마음을 황홀하게 만드는 체향들이 물씬거렸다.
'너희들과 춤을 추고 싶어....' 라고 생각하자마자 실내 어디선가 경쾌한 음악이 들리며 인조 선녀들의 춤판이 벌어지고 그녀들이 샤르비네와 나의 손을 이끌어서 사랑의 연무를 즐기게 만들었다.
또 '얄미워!' 라든가 '귀찮아!' 라는 생각을 가지면 어느새 인조 선녀들의 표정이 굳어지고 투정을 부리거나 삐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조 선녀들은 삐진 모습도 아름답고 투정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애교쟁이 인조 선녀들의 서비스는 말 그대로 애교 만점이었고 몸 속에서 엔돌핀이 샘솟게 하는 감동 만점이기도 했다.
휴식 시간을 마치고 으추시와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으추시님, 아까 중단했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도 되나요?"
"그러자꾸나. 오늘은 어차피 너희들을 위해 비워 둔 시간이니까...."“불로불사 빛의 화신을 목표로 하는 이곳 세상의 신선들이... 자신의 삶과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고, 가슴 벅차도록 미쳐서 매달릴 수 있는 일이라면 일이 아니라 환희로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은 듭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선경세상의 일이라 해도 신선들이 반드시 미치고 싶어 견딜 수 없는 일들만 존재하리란 법은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반드시 땀 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만 자아를 성취하거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여유와 한가함 속에서도 자아 성취를 달성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지기도 하구요. 선경세상 샤르별에도 신선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고 싫어하는 일도 있지 않을까요?"
"네가 뭔가 잘못 생각하는구나. 지구적인 생각과 샤르별의 환경을 서로 착각하며 생각이 오락가락 하니까 그런 헷갈린 판단을 할 수도 있겠다만... 한가함의 여유와 게으름의 나태함은 다른 의미다. 한가함의 여유 속에서는 얼마든지 자아성찰과 자아완성의 시간을 만들 수 있지만 게으름의 나태함 속에서는 자기 퇴화와 질서 탈락의 불행을 자초하게 만든단다. 우리 샤르별의 선경세상은 지구의 사회구조와 비교했을 때 지상낙원이 따로 없는 세상일 것이다. 그래서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얼마든지 일하지 않고 땀 흘리지 않아도 먹고 입고 살아가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빛의 화신을 이루지 못한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이 고뇌하고 힘쓰며 땀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무언가요?"
"육신의 몸을 입은 존재들이라면 적당한 고뇌와 적당한 인내와 적당한 수고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는 어떤 가치창조도 불가능하도록 조물주가 창조해 놓았단다. 또한 수고와 자기고뇌의 단련을 통해 자아완성의 성취도를 높여가는 것도 육신의 몸을 입고 사는 존재들의 특권이며 우주의 축복일 수 있단다."
"육신의 고뇌와 수고가 특권이며 축복이라고까지 평가할 수 있나요?"
"자아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육신을 벗은 영혼들은 이미 고착화된 에너지로서 더 이상 자아완성과 성취의 길이 차단되고 만단다. 오로지 육신의 몸을 입었을 때만 자아완성을 위한 노력의 길이 열려 있는 것이 하늘과 땅의 법칙이란다. 그래서 육신의 몸이 고달파도 우주의 특권이며 축복이라고 표현한단다."
"지구의 속담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라는 말이 있는데 비슷한 의미일까요?"
“그 속담의 속뜻은 다를 수 있지만 표현은 같을 것이다. 아무튼 육신의 몸을 입은 자들은 인간이든 신선이든 노력한 만큼만 결실을 거둔다. 우주의 어떤 존재들도 그 이상이나 이하의 결과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다만 그 법칙은 육신의 몸을 입었을 때만 가능하다. 육신을 벗어버리면 노력해서 더 이상의 삶을 추구하고 싶어도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육신의 짐이 버거워도 입고 있을 때 부지런히 노력해서 최고의 삶과 가치창조를 이루는 것이 현명한 지혜일 것이다. 아무런 수고 없이도 편하게 앉아서 자아완성과 자아성취를 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렇게 하려고 하겠지. 하지만 그것은 나약한 영성들의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단다. 바꾸어 말하면 육신의 존재들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요 미완성의 상징으로써, 지나친 나태와 게으름의 근성으로 하여금 진보가 아닌 퇴보의 길을 걷게 만든단다. 육신의 존재들이 세상에 나타난 목적은 퇴화와 퇴보가 아니요 진화와 진보란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라. 물론 적당한 한가함과 여유도 향유하면서 삶을 즐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 한가함과 여유로움 속에서도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야 되고, 목표의 성취감으로 자아완성의 결실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 육신을 가진 자의 본능 속에는 누구나 쉬운 일을 마쳐 놓고 삶의 희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일을 성공시켜 놓고 더 깊은 희열을 느끼는 버릇이 있거든. 그것이 바로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한 도전정신이기도 하단다. 말하자면 육신의 존재들이라고 하는 지극히 미완성적 존재를 만물의 영장이랍시고 세상에 태어나게 하여, 삼라만상의 관리권을 부여했다는 것은 무모한 발상이라고 밖에는 판단할 수 없단다. 조물주는 그런 무모한 발상을 통해서 과감히 미완성의 존재들을 활용하여 후천세상의 새로운 창조와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무모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구상을 조물주가 왜 했겠느냐? 조물주도 역시 불가능을 가능으로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재적 가치를 확인하고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거든. 이런 조물주의 속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육신의 존재들도 역시 반드시 쉬운 일들만을 찾아 자신의 삶을 가치 없이 낭비하려 하지 않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높은 삶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육신을 가진 자들은 누구나 조물주의 분신들이니까..."
“말하자면 육신의 존재들이 본능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도전 정신과 모험 정신을 적당히 자극시켜 어렵고 힘든 일에도 과감히 삶을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조물주의 전략이란 뜻인가요?"
"그렇다. 육신을 가진 자들의 도전 정신은 조물주의 선물이요, 후천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기 위한 하늘의 전략이다. 그러한 하늘의 전략을 우리들 세상에서 간과하지 않고 샤르별 존재들을 독려하며 새로운 가치 창조의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츠러추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도 무한이론의 우주학문을 바탕으로 샤르별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분야의 잡다한 일들도 산적해 있을 법한데, 그런 잡다한 일들마저 모든 존재들이 흥미를 느끼며 삶을 투자하거나 도전 정신을 발휘하려고 할지 의문이군요. 그리고 모든 존재들마다 각각의 취향에 따라서 어려운 일이라도 선호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쉬운 일이라도 외면하는 일이 있지 않겠는지요."
"신선들의 각자 취향에 따라 일의 선호도는 구분되는 것은 사실이지.... 낙원이라도 찾아가기 싫은 취향이 있고 지옥 같은 험곡이라도 찾아가 보고 싶은 취향이 있을 테니까...."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샤르별의 존재들이 아무리 신선이라고 해도 보편적으로 싫어하는 일들까지 억지로 맡겨서 시킬 수는 없는 일이 아닐지요. 제 경험으로도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할 때처럼 괴롭고 힘든 순간은 없었던 같아요."
"우리들 세상에서는 누구에게도 싫어하는 일을 부탁하거나 권유하지도 않는다. 신선들은 우주의 신성한 존재들이요, 그 신성한 존재들은 항상 자신의 삶에 행복을 누려야 할 천부적 권리가 있으니까..."
“그러면 사회 구성원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기피하는 일들은 누구에게 맡겨서 처리한다는 말씀인지요? 사회 구성원들이 흥미를 느끼고 선호하는 일들은 얼마든지 진척이 잘될 것인데, 그렇지 않은 일들은 지지부진해져서 진척도 되지 않고, 사회 전반적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룩하는데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도 틀린 생각일 수는 없다만, 네가 샤르별을 여기저기 구경 다니는 동안에 우리들 세상의 어느 구석에서 궂은 일들이라고 밀려 있고. 흥미로운 일들이라고 그 일들만 빠르게 진척되어지는 현상을 발견한 적이 있느냐? 만약에 네 생각처럼 사회 구성원들이 저마다 선호하는 일만 쫓아 다니고 흥미 없는 일들은 외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 그러한 허물의 잘못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도를 잘못한 우리 츠러추 지도자들에게 있다고 잘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츠러추 지도자들은 사회의 어버이요, 스승으로서, 자녀보다 소중한 사회 구성원들이 누구는 더 소중하고 누구는 덜 소중해서 불공평하게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 우리 츠러추의 소임이 다름 아닌 공평한 선경세상을 건설하는데 최고의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서로 나누어서 해결해 나가도록 조절하고 있단다. 그것이 바로 우리 샤르별을 화목하고 평화롭게 가꾸어 가는 지혜며 비결이기도 하단다."
"누구나 각자의 자질과 능력대로 흥미 있는 일은 열심히 추진하면서. 힘들고 어려워하는 일은 너나없이 공평하게 분담하여 처리하도록 조절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런 공평한 분담역할로 누구도 서로를 원망하거나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이 상부상조하며 화목한 사회를 가꾸어간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단다. 사회의 불만을 사전에 차단할 수 없는 츠러추쇼디의 역할이라면 존재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 누구는 불만을 가지고 누구는 만족을 가진다면 그 공동체 사회의 운명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 츠러추쇼디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단다."
“그렇게 샤르별의 존재들이 호혜원칙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 가며 열심히 노력하여 풍요한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정신적 밑바탕은 무엇일까요?"
"철저한 도덕성을 기본으로 한 주인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샤르별에 살아가는 존재들은 샤르별 땅의 주인이며 손님일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벗어날 순 없지. 주인이 주인의 자리에 서있지 않고 손님의 자리에서 행동한다면 매사를 방관자적 사고방식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사회에서 발생하는 어떤 어렵고 힘든 문제라 할지라도, 손님처럼 방관만 하고 앉아 있으면 누가 그 일을 처리해 주겠느냐. 집에 불이 나면 집주인이 먼저 나서서 끄는 것이 도리이지, 주인이 가만히 앉아서 손님처럼 구경만 하고 있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느냐? 철저한 도덕 정신은 나로 인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아니하고 남의 아픔을 모른 체하지 않는 정신일진데, 이런 철저한 도덕정신과 주인정신이 우리 샤르별의 발전을 지속시키는 근원적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샤르별 존재들은 사회의 모든 질서를 자율성에 바탕을 둔 양심적 실천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기본적 밑바탕의 정신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주인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지. 주인 정신이 없는 실천은 아무리 자율성이 뛰어나고 양심적인 행동이 우월하다고 하여도 큰 의미가 없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투철한 주인정신의 발로로 인하여 우리 샤르별에는 국가니 권력이니 따위의 강제적 힘이 아니어도 사회가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잘 가꾸어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츠러추쇼디는 샤르별 공동체 사회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이끌어 가는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츠러추쇼디 위원회를 구성하는 츠러추 위원들은 어떻게 선발되고 있는지요?"
“츠러추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런 자리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 자리는 희생과 봉사의 자리이며 권위와 권력의 자리는 아니란다. 그러므로 그 자리는 경쟁해서 빼앗는 자리가 아니고 사회의 스승과 어른된 자들이 의무적으로 참가해서 마지막으로 사회와 사회의 구성원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스승이라면 학식과 덕망을 갖추고 사회를 선도해 온 지도자를 일컬으며, 어른이라면 나이와 경륜을 갖추고 신망과 도덕적 측면에서 타의 모범이 되는 표상이 되는 자를 일컫는단다. 그런 스승과 어른의 자리는 자신이 그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인정하여 자연스럽게 추대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이렇게 사회로부터 추대된 어른과 스승된 자들이 자연스럽게 츠러추쇼디에 진출하여 츠러추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단다."
“츠러추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나이의 제약이 있는지요?"
"우리 샤르별 존재들의 평균 수명은 우주나이 350세지만, 250세가 되기 전에는 사회의 어른으로 행세하지 않는단다. 우리 샤르별 존재들은 250세가 되면 머리를 뒤로 묶는 전통이 이어져 오는데, 그 의미는 어른이 되었다는 상징이기도 하단다. 그러므로 마땅히 250세가 넘어서 머리를 묶은 어른들에 한하여 츠러추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고, 각자 맡은 분야에서 200년 이상 봉사한 실적이 있어야 사회의 스승이나 어른의 자격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단다. 그러므로 고도의 학식과 경륜과 도덕성을 겸비한 집단이 츠러추쇼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츠러추쇼디 총책인 으추시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샤르별 선경 세상의 전모를 대충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으추시와 면담을 끝내고 사령실을 나와서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사회제도의 이모저모를 더 파악하고
싶어서였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샤르별의 자연, 문명과 신선 인류들> - 박천수著
첫댓글 나태 . 게으름
^^
죄송합니다 실수로 같은 내용 두번 올렸습니다..^^
@니디기오스 죄송하게 생각할 필요 없으세요.
두번 읽으면 더 좋죠
특히 나태하고 게으른 저에겐 더 더욱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릿 아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긴글 다 읽으시는데 게으르시지는 않으시는거 같습니다..^^
지구와 샤르별의 지도자의 차이점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