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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여래바래총무
※이전 글은 추가한 부분이 덕지덕지 많아져서
한 번 정리한 추가버전으로 다시 올려요~ (주의. 정말 길어유)
(이 글은 디즈니의 인어공주가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해받고 또 오도된 사실들을 바로 잡고 싶은 마음에서 쓰였음)
※반대되는 의견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본문에서 밝힌 내용을 되묻지는 않아 줬으면 해.
인종과 외모 논란에서 한국의 인종차별까지
정말 논란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영화가
바로 디즈니에서 실사화 한 <인어공주> 일거야.
1. 그런데 애초에 인어공주에는 논란이 없었어.
논란이라고 한다면 <플래시>처럼 주연 배우가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처럼 비윤리적 글을 쓴 감독이 만들었다는 등
영화 자체의 논란 거리는 존재하지 않았어.
그럼 논란이라는 이미지는 누가 만든걸까?
바로 주인공인 에리얼을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사람들이 만든거지.
그들이 원작의 팬이건 아니건
공통점은 피부색을 포함한 새로운 에리얼의 외모를 싫어한다는거야.
외모 때문에 에리얼 역할의 캐스팅은 잘못되었다는 것이지.
물론 그 외모가 원작 캐릭터와 맞지 않는다는
나름 논리적으로 보이는 의견들도 있지만 알고보면 사실과 달라.
예를 들면 빨간머리의 경우,
영화 속 에리얼의 머리카락 색은 넓은 범위에서 빨간색, 진저가 맞아.
그리고 원작에서 에리얼의 외모는 스토리에 어떤 개연성도 주지 않고
심지어 언급조차 잘 되지 않아.
애니메이션의 가장 처음 에리얼의 언니들이
에리얼을 소개하는 문구는 “목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이야.
우르술라가 마법을 걸어줄 때
“넌 예쁘니까 목소리 없어도 될거야”
라는 식으로 말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 말 자체가 인어공주의 본질을 담고 있는거지.
중요한건 바로 “목소리” 라는것.
목소리가 없는 에리얼은 자신이 에릭을 구했다는 것을 말 할 수 없기에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육지에서의 삶을 포기해야할 위기를 겪게 돼.
더불어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고증이란건 애초에 있을 수 없어.
왜냐면 인어라는 것은 상상 속의 존재이기 때문에
새빨간 머리를 가진 전형적인 백인 미인이 될 이유도 필요도 없어.
원작과의 비교에 매달리고 싶다면 그냥 원작을 보면 해결돼.
인어 자체에 대한 고증까지는 아니고 (사실 백인인어도 없으니 고증이라고 할게 없지만)
디즈니 원작에 대한 고증을 기준으로 그르다고 말하는 거라면
<고스트 버스터즈>, <오션스 8> 등
기존 남자 배우들이 했던 역할이 여성 배우들로 대체되어
리부트 된 영화에 대한 반대 의견, 성차별적 선입견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원작이 나온 이후로 시간은 이미 많이 지났습니다...
즉 사실에 기초해 논리적인 척 하는 그들의 주장은
결국 그저 개인 기호에 관한 것일 뿐이야.
디즈니는 어린이들의 희망에 맞추고자 노력할 뿐
어른들의 비뚤어진 기호와 선입견에 맞춰야할 의무가 없어.
여기서 혹시 모를 오해를 미리 방지하자면
나는 인어공주 스토리상에서 차별주의자들이 말하는
외모적 개연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거지
모든 영화엔 외모가 아무 상관없다고 하는 말이 아니야.
인어공주에 대한 말을 다른 영화까지 확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영화와 외모문제 자체를 연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런 사고에 반박 할 뿐.
영화는 이윤을 추구하고자 다수의 미적 취향을 고려하기에
배우를 포함한 미장센 또한 영화에서 중요하지, 예술적인 면에서도
실사화 영화 <캣츠>가 왜 그렇게 망했겠어
비쥬얼적으로 대부분의 관객에게 호감을 주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인어공주는 영화에 대한 불호를 넘어서
개인을 모욕하고 비방하고 비난했고
그게 차별이라는 비판을 피하려고 굳이 다른 이유를 가져온
변명의 과정조차 논리적이지 못하잖아. (차별주의자 한정)
단지 에리얼 외모 때문이 아니라는 어떤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그냥 돌고 돌아 다시 에리얼 외모 문제로 원상복귀해.
그냥 본인이 재미없고 마음에 들지 않아 안 본게 뭐가 문제가 되겠나요
개인의 선호와 기준을 일반화시키고
다른 이유까지 들어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게 문제지.
만약 관객의 외모 선호가 영화의 옳고 그름까지 평가할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게 외모지상주의 옳다는 주장이랑 뭐가 다른지 설명해줬으면 좋겠어.
아름답고 멋진 외모를 가진 배우를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이 옳은 것은 아니잖아.
선호 문제와 옳음 문제는 완전히 달라.
내가 좋아하는 것과 옳은 것,
내가 싫어하는 것과 틀린 것을 구분했으면 좋겠어.
이윽고 개봉을 한 인어공주는 새로 실망스러운 논란거리를 만들게 돼.
2. 외모지상주의와 인종차별을 완벽히 타파하지 않는 내용과 캐스팅 때문이지.
이러한 논란의 예로는
-바네사는 왜 전형적인 미인 배우인가
-언니들 인종을 굳이 다양하게 했으면서 왜 역할이 없는가
-왜 트리톤도 여성으로 바꾸지 않았는가
등등이야.
이들은 인종차별과 외모지상주의를 개혁하고자 하는 내용을
인어공주에서 찾을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해.
그리고 영화 개봉 전 인터넷에서 익명의 누군가가 예측했던
노예해방 운동과 관련된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더 나을것 같았다고 말하지.
그래서 새로운 인어공주가 잘못되었다고 말해.
하지만 애초에 인어공주는 왜 그런 거대한 진보적인 목표를 가져야만 하지?
주인공이 흑인에 (본인 기준에) 예쁘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대단한 주제를 가져야 하는건가?
오히려 그런 사고가 스스로가 인종과 외모에 대한 차별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바네사의 외모 논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자
바네사는 왜 에리얼과 함께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어야 하지?
에리얼이 전형적으로 예쁘지 않아 비교되니까?
자신이 에리얼의 외모를 통해 추측하는 주제인 외모지상주의에 반대되서?
그럼 에리얼이 전형적 백인 미인이었다면 괜찮아지는 걸까?
그러니까 결국 문제는 바네사가 아니라 에리얼인거지.
물론 바네사도 기존 틀과 다른 외형을 지닌
다양성을 가진 배우가 캐스팅 되었으면 더 좋았겠지.
그 부분은 디즈니가 좀 더 진일보해 주기를 바라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바람일거야.
하지만 “그랬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아니라
“아니니까 (주제와 안 맞아) 잘못”이라는건
너무 과도한 평가라고 생각해.
애초에 감독이나 작품이 가지지 않은 의도와 주제로
작품을 평가하는 거니까
위선일 이유도 없어.
인어공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서
에리얼 역의 배우를 캐스팅에 '특별한' 의도가 없다고 말했어.
목소리랑 배우 자체가 그냥 마음에 들었던게 다였기 때문에
이 모든 논란이 어리둥절하다고 했지.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오션스8>의 프로모션때
주연배우들이 모두 여성으로 바뀐것과 관련하여
도둑이라는 직업이 과연 여성의 롤모델적 요소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케이트 블란쳇은 이렇게 대답했어.
"여성캐릭터는 반드시 롤 모델로서의 역할을 해야하는건가요?"
같은 의미에서 주인공이 흑인에 이전과 다른 외모를 가졌다고 해서
기본 스토리 이외의 역할까지 해야되는 걸까?
인어공주는 “목소리”에 대한 영화야.
물론 실사화 영화 내에도 여성의 외모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나와.
물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코르셋 있는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인어공주가
“어떤 여자아이들은 이런 걸 선택하겠지. 하지만 내 꿈에는 어울릴까?”
라고 이야기 하기도 해.
그리고 그 드레스를 입은 에리얼의 사진이 올라왔을 땐...?
어떤 혐오적 내용의 악플들이 달렸는지는 굳이 쓰지 않을게.
에리얼은 그냥 세상 밖이 너무너무 궁금한 인어일 뿐이고
에릭을 중심으로 그려진 인간세계에 가기 위해 목소리를 포기했지만
결국 자기 자신으로 꿈을 찾기 위해서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깨닫는것
그게 이 인어공주의 이야기 전부야.
영어로 목소리를 의미하는 voice 를 비롯해서 speak up 과 같이
말에 관련된 것들은 외부로부터 억압받았던 자아, 의견, 주장을 발산해서
스스로의 존재를 보여주는 의미로 자주 사용돼.
그래서 클래식 애니메이션에서부터 보존된
인어공주가 담아내는 목소리라는 가치가
시대착오적이거나 사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외의 가치나 서사는 개인의 해석에 따라 나뉘는거니
만족했던 불만족했던 절대적인건 없다고 생각하고
내 해석 또한 주입하며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
인종 다양성 등이 있겠지만 그건 사실 내용에 비해 부차적인 것 뿐이야.
영화 내 인종, 성별 비율이나 조연의 외모 등은 영화와 상관이 없어.
만약 모든 영화, 최소한 디즈니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실사화 영화가
인종이나 성별에 엄격한 기준을 두었다면 비판 가능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기준은 오직 인어공주에만 있어 보여.
이 파트가 이상적이라는 의견들이 좀 있었는데
“영화에서 일부 고정관념/차별만 해소해도 괜찮다”가
너무나 이상적인 말이라면
“영화에서 일부 차별해소 하고 싶으면 모든 부분에서 차별적인 요소 없어야 한다”
라고 하는건 비현실적인 것 아닐까 싶네.
3. 한국에서의 인어공주 흥행과 차별
잇따른 외신 보도가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지.
일단 나는 여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먼저 바로 잡고 싶어.
-한국 때문에 인어공주 흥행 실패했다. (X)
이 말은 기레기가 쓰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처럼 잘못 됐어.
실제로 이런 말은 한 적이 없어.
그냥 한국에서 인어공주가 흥행하지 못했다고 한 것 뿐이지.
-한국에서 인어공주 인종차별이 가장 심하다. (X)
이 또한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싶어하는 이들의 말이다.
한국에서 인어공주가 흥행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외신들이 파악하길)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것이지.
만약 다른 나라는 에리얼에 대한 인종, 외모 차별이 없는데 한국만 심하다!
혹은 한국 때문에 흥행 못했다 책임져라!
라고 했다면 당연히 나도 반박할거야.
서양인들의 논리를 무조건 따르자는 말이 전혀 아니야.
미국 만해도 혐오가 창궐한테 우리한테만 뒤집어 씌우는 건 말이 안 되지.
하지만 외신은 이와 같은 의도도, 제목도, 기사도 쓴 적이 없어.
하지만 에리얼에 대한 외모, 인종 비하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오히려 오도된 외신들에 대한 반박을 보며
우리나라에 인종이나 외모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어.
타인의 지적은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지.
하지만 한편으로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
이런 과정이 단순히 취약해지고 나약해 지는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볼 때 더 강해지는 거니까.
그런데 그러한 긍정적인 순환을 막는
굉장히 잘못된 주장들이 있었는데,
A. 한국보다 외국의 인종차별이 더 심하다! (그러니까 욕하지 말하라)
이 주장은 반성과 성찰을 완벽히 회피해.
그 이유는, 이 주장대로라면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를 제외하고는
어떤 나라도 비판할 수 없게 될테니까.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와 비교하면 언제나 괜찮은 편일테니까.
그리고 이 주장은 다른 주제를 예시로 들면 잘못되었다는걸 더 쉽게 알 수 있어.
어떤 아랍권 국가들은 여자들은 남자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고
교육받을 수도 없고 운전을 할 수도 없어.
그런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이 높은 건 확실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에 성차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여전히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야.
B. 조던 필 영화나 <알라딘> 흥행한 것만 봐도 우리는 인종 신경 안 쓴다!
이 주장은 어쩌다보니 인어공주 논란의 본질을 담고 있어.
인어공주에서의 논란 이유는 단순히 인종이 아니라
여성 캐릭터의 인종과 외모거든.
일단 조던 필의 영화는 비교할 원작이 없기 때문에 전혀 다른 대상이야.
에리얼을 반대하는 이유가 원작에 비교해서 안 예쁘다이니까.
게다가 원래는 계급의 의미 뿐이었지만 어쩌다 아름다움의 대명사가 된
“공주”도 등장하지 않지.
그 다음 <알라딘>은 더더욱 골치아픈게
이것이 에리얼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정확히 원하는 영화거든.
그들은 백인이 아니어도 “예뻐야 한다” 는 것이 중요했어.
그래서 있지도 않은 예쁜 오디션 탈락자를 만들어냈지.
그리고 알라딘의 자스민은? 예뻐서 사람들이 좋아했지.
따라서 알라딘 또한 한국에 인종과 외모 차별이 없다는 근거로 사용할 수 없어.
C. 인어공주 개노잼 (개노잼이라 망한거다)
사실 이 부분은 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이 전혀 아니야.
취향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없지.
더불어 재미없다고 느낀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는 것도 절대아냐.
느끼는것도 표현하는 것도 모두 자유이지.
다만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은,
인어공주를 욕한 많은 사람들에게
인어공주는 반드시 망해야 하는 영화였어.
그래서 개봉 후 재미있다고 하는 평들은 모두 욕이 달렸고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싸불을 당해서 조용히 있어야 했지.
인어공주 관련 글이나 이벤트 글의 댓글만봐도
노잼인데 누가보냐, 누가 N차하냐 등
실제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남긴 악평들이 많아.
그래서 실관람평을 균형있게 듣고 전달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
그러다보니 실제 관람을 하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 조차
인어공주 재미 없다는 어떤 확정된 인식을 가진 것 같아.
나만해도 내가 재미있다고 SNS에 올리니까
주변 사람들 모두 놀라면서 재미없다던데 재밌냐고 되묻더라고
하지만 그 중에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다들 인터넷이나, 유투버가 하는 말을 듣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데.
괜한 걱정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느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냐.
다만 누군가는 자신이 실제로 보고 평을 가질 기회조차 없었다라는 거지
입소문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의미이긴 하지만
인어공주는 출발선에서부터
너무나 혐오가 가득했으니까.
영화를 노잼으로 느꼈다는 실관객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어공주 망한 이유는 그냥 영화가 재미 없어서다 라고
단순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을거야.
(내가 좋아한 영화 더 흥행했으면 내가 오래 볼 수 있어 좋긴하지만
영화 관계자도 아닌데 솔직히 흥행 수 나랑 무슨 상관이겠어.
반대 의견과 상관 없이 나는 여래바래단처럼 혼자 울고 혼자 좋아할텐데.
인어공주 흥행했어야 한다!! 모두 재밌게 느꼈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쓴 부분이 아닙니당)
4. 이 논란의 굴레 어떻게 봐야할까
나 스스로가 글에 수없이 많이 팩트체크를 했지만
사실 이 정도 되면 사실을 정리하는 건 이제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실제 흥행 순위가 어떠하던
무엇이 정말 흥행참패의 요인이었건 말이야.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꼴지의 흥행을 보인것도 아니고
현재 한국의 극장가가 침체기인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 사이트, 계정까지 찾아가서
혐오를 하는 스스로를 내보였다는 것은 바꿀 수 없어.
그리고 그것도 일부도 아니고 특정한 집단도 아니야.
한국 컨텐츠들이 외국에서 돋보이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관심을 가지는 것 처럼
우리 사회 내의 좋지 않은 면도 비판해야 더 성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해.
혹시나 다시 강조하지만
외신이 비판하니까
외국 사람들이 비판하니까
한국이 잘못된거다!
내 글을 이렇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타인의 지적과 상관없이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
그리고 앞서 말한 것 처럼, 이런 자기비판 과정이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게 아니야.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잖아.
이 글을 쓰는 나만해도 그렇고
다만 그것이 나쁘다고 인식하고 계속 바꿔가는 것이 중요한거지.
우리 사회에서 ‘이 정도는 드러내도 괜찮겠다’
싶은 어떤 것들의 기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그런것들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사실 이 영화에 대한 논란 이제 지겹고 피곤해서 외면하고 싶기도 해.
오히려 말하면 할수록 영화는 사라지고 논란만 남는 느낌이야.
그리고 개봉 전부터 그냥 계속 논란을 부추기는 느낌이었고.
유일한 바람 같은게 있다면
그냥 외모 인종 PC함 다 제쳐두고
영화 자체만 봐줬으면 좋겠다는 것.
영화가 완벽하다는 것, 당연히 아니야.
당연히 아쉬운 요소는 충분히 있지.
영화는 비판 받으면서 개선되기 때문에
혐오와 비난 외의 부분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생각햐
끝으로 영화는 관객의 고정 관념을 바꿀 의무가 없다는
앞서 적은 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대표적인 페미니즘 영화 <밤쉘>을 떠올려 봅시다.
밤쉘은 미투 운동의 도화선이라고 할 수 있는 폭스 사의 성폭력과 성차별을 다루고 있어.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시점에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박씨가 자살하는 일이 있었어.
밤쉘에는 비판이 필요해 보이는 장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평을 받는 영화야.
하지만 영화가 당시 한국의 모든 관객들의 생각을 바꿨을까?
"피해자 아니고 꽃뱀." "여자가 먼저 꼬셨다."
이런 모든 편견을 해소했을까? 전혀 아니지.
어떤 이들은 영화를 보고 새로운 생각을 했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래 믿었던 걸 유지할거야.
그런데 모든 사람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밤쉘은 잘못 만들어진 실패작이라고 불리지 않아.
그저 영화가 담고싶은 주제를 보여줄 뿐, 받아들이고 해석하는건 관객의 몫이야.
이 부분에 관해서는 영화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해 책임감이 없는게 아니라
그런데 심지어 그 주제가 인종차별이나 외모지상주의 철폐가 아닌
그냥 노래 잘하는 인어 이야기인 인어공주는
더더욱 관객의 편견과 고정관념에 책임이 없지
좋은 노래를 들려줬다는 것 만으로 주제의식에 대한 맡은 바 책임은 다했다고 봐.
개인에 따라 영화에 부족함, 아쉬움, 실망감을 느낄 수 있으나
편견 해소하지 못한 영화가 잘못이라는 말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서사의 부분은, 나는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비해 에리얼의 꿈 자체를 엿볼 수 있어 좋았지만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굳이 말하지 않을게.)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내가 쓴 글도 목적 자체도
너무 많은 비난 속에 엉망이 되어버린 사실들을 바로 잡으면서
논란에 대해 다른 입장을 알려주고, 나와 같은 견해를 가진 여시들이 있다면 공감하고
나 또한 댓글로 차별적 요소 외의 다양한 의견을 보고자 하는것이지
개개인의 생각을 설득하고 바꾸려고 쓴게 아니야.
내 글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나야말로 고맙고 반가운 일이지만
내가 굳이 남의 주장이나 의견까지 바꾸어야 하는건지... 제가 뭐라고요 ㅠ
따라서 그런 부분에 있어 글을 읽었음에도 본인의 반대 의견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나에게 안타까움을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캐스팅 논란이 있는 영화들은 인어공주 전에도 많아.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역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캐스팅되었을 때
영국의 영화 팬들은 난리가 났었어.
각자 생각하는 "어울리는" 외형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유명한 캐릭터를 맡는 배우들은 이런 말들을 피하지 못할거야.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런 일이 다반사라고 해서 논란이 옳다고 할 수 없어.
아무리 관례라고 해도 영화 개봉 전 후 몇 년동안 지독하게 괴롭히고
차별적인 말을 서슴없이 하며 유행하는 놀이처럼 혐오를 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을거야.
인어공주를 비난해야만 할 이유를 떠올려 보기전에
왜 이 영화에 대한 말들이 특별히 논란이 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건 어떨까.
아무튼 결론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취향으로 남겨두자.
-선호가 옳고 그름으로 넘어간다면 차별의식이 개입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너무너무 긴 글 읽어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럼 20000
문제시 인어공주 3번 더 보겠음
주제에 대해 나름 정리한 글인데 쩌리에 안 맞으면 알려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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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시 글 다 맞는말 대잔치임
내가 느끼는 바를 걍 적어보자면..
관객들은 전형적이고 보편적으로 아름답다 생각하는 미의 기준을 이미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지고 있어
근데 영화에서 인어공주 에리얼은 그 인어공주들 중에서도 가장 ’예쁘고‘ 왕자가 한눈에 뿅갈만큼 ’예쁜 여자‘로 설정이 되어있어
그 선입견과 편견을 타파할 어떠한 영화적 장치도 없이 그냥 예뻐 얜 하는데 관객들은 밥값보다 비싼 티켓값 내고 공감은 안돼
또 별로라 하면 자길 인종차별자, 외모지상주의로 몰아가니까 불편한거겠지…
애초에 미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 자체가 문제지…
근데 그런 보편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은 바네사로 출연하니까 어린아이 관객도 실제로 마녀가 왜 더 예뻐 어리둥절하는거같음
어쨌거나 상업영화인데 좀 디즈니가 안일한건같아…
그냥 사촌들이랑 보고 온 내 소감이야…
이런 심도있는 글 써줘서 고마워
댓글 고마웡
근데 영화 자체에 에리얼이 제일 예쁜 공주나 예쁜 여자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데… 본문에서 썼듯이 외모 언급이나 설정이 전혀 없어… 제일 노래 잘하는 인어지 제일 예쁘다는 설정이 아예없어서 바네사가 더 예쁘다고 해도 설정상 문제가 없어. 그 부분은 여시가 잘못 알고 있어.
에릭이 좋아하게 된것도 영화상에서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부분을 추가해 두어서 일부러 첫눈에 반한 느낌을 좀 낮추었고. 좋아한 이유가 외모일 것이다 추측할 순 있지만 공식 사실은 아닌데.
원작 애니에도 제일 예쁘다 이런 말 전혀 나오지 않아. 제일 예쁘게 느끼는 관객은 있어도.
와 긴 글인데도 술술 잘 읽었어!! 중간에 케이트 블란챗이 한 말 정말 너무너무 공감돼... 좋은 글 고마워!
나도 실사화 직접 봤지만 인어공주 논란(논란도 아니고 그야말로 억까들…)보고 있으면 이렇게까지 까일 영화는 아니고 실제로 다른 영화들은 걍 아쉽다~ 이러고 지나가면서 인어공주에만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조차 저의가 수상하게 느껴질 정도였어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남할 것 없이 한국인들의 여성의 외모에 대한 외모정병과 의식수준이 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슈였다고 생각해 글 잘 읽었어 여시야
난 솔직히 오 흑인이라니 새롭군 이러고 봤는데
에리얼이 까인 이유는 다만 흑인이라서가 아님
에리얼을 호기심맑고 해맑고 소녀같은 이미지이고 실제 작중나이도 14인가 16아님?
근데시종일관 rnb에 소울 덕지덕지 묻어있는 음악적 기교와 캐릭터 해석이 하나도 되지 않은 약간 정적이고 무거운 에리얼의 이미지를 보고 실망이 진짜 큼
통통 튀고 뭐든지 새롭고 재미있는 바이브가 없음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오면 호기심 가득할 뻔한데 그런거 하나도 없고
물론 소녀 이미지 프레임 ㅈㄴ 씌우네 라고 할 수 있음
근데 오페라 마술피리만 봐도 그래 웬만하면 눈의여왕 역할은 그 이미지에 맞게 캐스팅한단말임???? 목소리가 굵건 얇건 어쩌구건 항상 그 캐릭터 특징은 가져가려고 노력함
근데인어공주는 그걸 싸그리 무시함
난 백인인어공주를 보고 싶은게 아니라
뭍에 나와서 이거저거 보고 신나고 신기해하는 해맑은 인어공주가 보고싶은거라고 30대 소울 묻어있는 알앤비로 점칠어진 ost 가아니라
그리고 에리얼이 얼마나 많고 다양한 스타일링과 옷을 입고 나오는데...하...실사화영화는 뭔 단벌신사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