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모터싸이클을 운행하려면 우선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됩니다.
이를 합격하면 임시 허가증(permit)을 주는데, 세 가지 금지사항(야간 운행, 동승자 태우기, 고속도로 운행 금지)만 지키면 됩니다.
이후 실기시험 시간을 잡아 시험을 보아 합격하면 정식 면허증이 나옵니다.(21세 미만은 6개월 이후에나 가능). 이 실기시험도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까다롭다 합니다.
대신 공인된 기관의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실시기험을 면제해 줍니다.
제대로 한번은 배워보자는 마음에 CHP(California Highway Patrol : 고속도로 순찰대)가 공인한 CMSP(California Motorcyclist Safety Program)에 거액(?)을 투자하여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할리데이비슨 지점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더군요.. 조금 더 비쌈)
이번 참석자는 모두 12명인데, 4명이 여자였습니다. 모두 20대의 젊은이들이고 저는 유일한 동양인이자 노인(?)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 바이크 올릴 목적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 했죠. 바이클 사려면 아내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애절한 사연도 소개하고...
금요일 저녁 6시 ~ 9시: 프로그램 소개, 자기 소개, 이론 교육, 안전 교육, 사고 통계, 사고 사례와 예방 방법 등등...
토요일 아침 7:30 ~ 12:00 : 타기/내리기, 시동, 클러치 사용법, 브레이크 사용법, 제자리에서 클러치 느끼면서 앞뒤로 움직이기, 5미터 정도 걸어 나가기, 30미터 정도 발 올리고 가서 정지하기, 천천히 회전하기, 2단 변속하기, 천천히 트랙 돌기(시계방향, 반대 방향)....
여성 한 분이 넘어지면서 수강을 포기... 다음번에 다시 받기로 하고 떠났습니다.
토요일 오후 1:00 ~ 3:30 : 교실에 모여 이론수업. 코너링 이론(SPAT = Speed, Position, Aim, Turn), 위험 대처방법(SIPDE = Scan, Identify, Predict, Decide, Execute), Counter-steering 이론과 실제. 필기시험
일요일 아침 7:30 ~ 12:00 (남자 한분이 일광시간절약제 실시 첫날인줄 모르고 한시간 늦게 나와서 그냥 허무하게 돌아갔습니다. ㅎㅎ)
전날 오후에 배운 코너링 이론과 위험대처법에 대한 실습을 합니다. 다양한 환경을 가정하고 코너링, 장애물 피하기, 지그재그 주행, 급정거, ... 카운터스티어링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합니다. 거의 30 개 실습 항목을 하나씩 설명하고 순서대로 실습 합니다.
마지막에 전체 실기 시험을 봅니다. 코너링할 때 차체를 잘 눕히나, 시선 처리 잘 하나, 급정거 잘하나, 장애물 잘 피하나 정도의 종합 점검...
그리고 보너스 실기로 전체 트랙과 가운데 십자가 직선을 일반 도로로, 안쪽의 교차점은 모두 STOP 사인을 세워 일시정지의 도로 환경을 가정하고, 모든 라이더들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랜덤하게 가게 합니다. 실제 거리 환경을 모사한 것인데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잘 해서 모두 합격하고...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 후에 저의 애절한 사연과 요청에 젊은이들이 저를 위하여 동영상을 촬영해 주었습니다.... (합창: "Dear AAA (아내 이름), forgive BBB (제이름), no divorce !!! ")
전체적인 소감은, 이 프로그램이 일반인을 대상한다기 보다는 프로 라이더 양성 기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철저하게 가르친다는 거죠... 특히 코너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코너링할 때 앞쪽을 보지말고 출구쪽을 보라는 요구를 항상 외칩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몸을 기울이라고 하고요. 사실 코너링할 때 안쪽으로 시선을 고정한다는게 쉬운 것이 아닌데 자꾸하니 적응은 되더군요...
(나중에 다른 사람들 하는 거 보니 거의 프로 라이더처럼 몸 기울이면서 시선을 출구쪽으로... 여자분들도 잘 하더군요...) 방향전환을 위한 카운터스티어링 계속 강조합니다.
그리고, 브레이킹할 때 빼고는 레버/페달에 손/발 두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브레이킹할 때는 오른 손/발이 항상 본능적으로 함께 동작하도록 연습하라 강조합니다. "그래도 준비차원에서 미리 손/발을 대고 있으면 어떠냐?" 하니, 절대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며칠 후에 교육 이수증이 우편으로 왔습니다. 오늘 DMV에 가서 제출하여 실기시험 면제를 받아 정식으로 모터싸이클 면허를 획득하였으며, 실제 갱신된 면허증은 우편으로 며칠 후에 집으로 배달됩니다.
현장 분위기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 토요일 아침 7:30... (뒤에 있는 같은 시간의 일요일 사진과 비교해 보세요)
아래는 일요일 7:30 사진. 전날과 시간은 같은 데 훨씬 어둡습니다.... (사족: 미국에서 대부분 실시하는 일광시간절약제도... 캘리포니아에서는 매번 이를 반대하는 법안이 상정되늗네 번번히 통과가 안된다하는데 그래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합니다... 불편하긴 하죠... 실제 효과도 미미하다고 하고...)
첫댓글 요즘은 면허증이 며칠만에 오나 봅니다. 캘리포니아 많이 좋아졌네요. ㅎㅎ 2012년도에 DMV 에서 면허시험 통과 후 집에서 면허증 받는데 3개월정도 걸렸었습니다.
와...
면허증 발급이 3개월입니까?
우리 나라 사람은 속터져서 못기다리겠군요.
우리나라도 이런식으로 체계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면허제도는 말그대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면허를 따도 모터싸이클을 제대로 조정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제발 좀 현실과 제도가 일치되도록 행정관청에서 노력좀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반클러치만 잡고 면허 따서 바로 할리 구입 후 기어를 넣는 방법도 몰랐었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