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발랄 20대, 조로의 중년
수마와 사랑하려 침대에 기어 들어가다가
"20대 윤여정, 빨간색 핫팬츠 사이로 꿀벅지" 라는 매우 요상한 제목을 보았다.
'꿀벅지, 윤여정'? 저 '꿀벅지'가 무슨 뜻이지? 여자 기자도 저런 제목 쓰나?
그건 모르겠고...무엇보다도 나는 '윤여정의 20대'라기에 눈길을 돌렸다. 거기서 나는 재미있는 사진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드는 몇가지 상념이 있어 아주 짧게 적어 보려 한다.
한마디로 오늘 보는 사진 속의 윤여정은 이쁘다, 귀엽다, 섹시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성미가 물씬 난다. 여자들이 윤여정 좋아하는 줄은 알지만, 저 사진을 보건데 남자들도 충분히 여자로서 그녀를 좋아할 만하게 발랄하다.
윤여정이 저렇게 이뻤던 시절이 있었나 싶어, 나 김세린은 우선 놀랐다. 저토록 발랄하고 깜찍한 시절이 윤씨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그녀의 저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오란씨' 광고용이었단다. 그 톡 쏘는 상큼한, 청량한 오란씨! 내가 '콜라'와 함께 여름이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수인데, 그걸 광고한 1세대가 윤여정이라니! 지금 그녀에게서는 어디에도 그 옛날의 발람함이 엿보이지 않는데...격세지감을 절실히 느낀다.
얼마전 김세린도 사진을 좀 찍었는데, 사진 속의 나를 보고 어안이 벙벙하였다.
내 얼굴이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고매하신 교수님들이, 이웃들이,
'매력적인 숙녀분이십니다'고 했던 말들은 모두 아부였었나, 내 얼굴은 진짜 엉멍진창이었던 것이다. 나 좀 놀랍다. 세월 따라 여자 얼굴이란 그렇게도 변할까.
요새는 윤여정 세상 같다.
그녀가 올해 영화 '하녀'로 6개의 국내 영화상 여우조연상을 휩쓴 '조연의 지존'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아들들은 괜찮은 대학을 나와서, 저마다 일을 한다고 한다. 여기서 내가 그녀 세상인 것 같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즈음 그녀에 대한 평판이 엄청 좋기 때문이다. 세상평판 좋게 받기 어디 쉬운가. 근데 윤여정이 4000만 이구동성으로 한마디로 '멋진 여자'라는 것이다. 게다가 '똑똑한 여자'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녀의 세상같이만 느껴진다.
그녀의 이혼 후 고생담도 '장하다'고 회자된다,
그녀는 13년 만에 생계형 여배우로 돌아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것. 더욱이 두 아들의 양육을 맡았기에 그녀는 슬픔에 젖어 주저앉아있을 시간이 없었고 세상에 알려진 만큼 넉넉한 위자료를 받지 못한 그녀는 아파트 전세값의 일부로 친정 엄마에게 손벌려야 했을 정도였다는 것. 영화 '여배우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그녀는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은 매스컴을 통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솔직히 내가 차였는데 이혼 사유가 성격 차이니 내가 '결벽증'이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며 기존에 알려졌던 '성격 차이'에 대한 이혼이 아니었음을 드러냈다는 것. 윤여정은 조영남 서방이 바람피어서 '차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녀는 '연약한' '피해자'인 것이다 (사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그뿐이랴, 이제는 옛 서방까지 합세하여 윤여정이 엄청 '멋진여자'라고 소문을 낸다는 것이다. 조영남이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고의 잡놈'이라고 칭하던 시절이 있었다(필자의 '여배우들' 참조). 그렇게 여자를 껌 씹듯 했던 한국판 돈 조반니가
'그 수많은 여자들 중에서 윤씨가 가장 멋진여자'라고 말했다면서 이경실이 전한다는 것이다. 하~ 바람둥이의 여자논평이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조영남은 지난 29일 방송된 SBS TV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해 전 부인 윤여정에 대한 미안함 마음을 고백했다. 평소 직설적인 말로 늘 화제를 몰고 다녔던 그가 과거 윤여정에 대해 언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마음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그는 다시 태어나면 윤여정과 결혼하겠냐는 질문에 "나는 자격이 없다. 오래전부터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고맙고 또 잘 살아줘서 고맙다. 못 살고 있으면 이런데 나와 어떻게 내가 낄낄대겠냐. 그 친구 한 마디에 내 모든 것이 달려있는데 지금까지 긴 세월을 지나오면서 모든 것을 다 덮어줬다"고 말했다.조영남은 "내가 정말 훌륭한 여자와 13년을 살았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며 그녀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미안해하는 듯했다. 그의 절친한 사이인 이경실은 "조영남이 지금까지 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최고 멋있는 사람이 윤여정이라고 말한다"며 그의 진심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티브이데일리=조의지 기자].
이렇게 온 한국 대중들이 윤여정의 일은 賞을 주어서 인정하고, 또 그 인생을 칭송하고, 옛 서방까지 합세하여, 강호동까지, 이경실까지, 가십 언론까지 그녀를 싸고 돌며, 호평하니, 윤씨는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느꼈을 것 같다. 삶이 허무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김세린 또한 윤씨의 굳센 인생을 칭송하는 바이다.
이렇게 윤여정이 뜨면서 요즘은 조영남이가 욕을 많이 먹는 모양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하여 몇 개 기사를 읽었는데, 댓글들을 보니, 조영남을 욕바가지로 하고, 윤여정을 추키고...대개가 그랬다. 조영남이 윤여정과 26년전에 이혼한 것을 두고 대개는 그녀와 같이 '멋진 여자'를 버리고 바람피운 것에, 대중들이 분노하고, 조씨를 나무랜다. 인간성이 되었니 안되었니 하면서. 한마디로 '남아男兒가 인생 그렇데 살아서는 안돼' 하며 훈계한다. 조씨의 인간성은 턱 없이 평가절하 된다.
조영남이 벌써 65살이라고 한다, 전 부인인 윤여정은 63이란다. 인생 선배들의 일을 두고 김세린이 할 말은 없지만, 재잘거리는 한국대중들이 너무 단세포적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마음이 결여되어 있으며, 동시에 위선과 무지를 드러내는 짹짹거림이다. 세상 철부지 김세린이 보아도 남녀관계라는 것은 자고로 '복잡미묘'한 것이다. 그 복잡한 '남녀관계'를 세상이 단순 잣대, 단세포, 위선, 무지의 시각으로 재면서, 조영남의 사생활을 된통 나무라는 모양을 보니 어이가 없기도 하였지만, 나 바빠서 암 말 안하려다가, 오늘 결국 한마디 하게 되었다. 김세린은 말하겠다.
'조영남의 사생활을 존중하라'고.
오늘 대하는 윤여정의 20대 사진은 그녀에게도 꽃다운 시절이 있었음을 나에게 처음으로 알려 주었다. 그녀도 충분히 여자로서 매력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김세린이 기억하기로, 윤여정은-이혼 전은 모르겠고-이혼 후에, 거의 '여자'로 안보이고 '중성'으로 보였다. 아무런 '여성적' 매력이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그녀의 절친 김수현이라는 통속극 작가도 '여성미'로는 제로이다. 이 둘은 천생연분인 듯 함께 하며, 그들은 이혼 후 할 수 없이 그냥저냥 간신히 '사랑없이' 살아가는 여인네들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정말로 그들은 '여자'가 아니라 '중성neutral'으로서 생명만 유지했던 여인들이다. 스스로 여자의 생기를 가꾸려 하지 않아 보였다. 세상사 모두 겪은 듯, 모두 아는 듯.. 두 여자분은 지리멸렬하였다.
만일 윤여정이 저 사진 속의 20대 발랄함처럼, 이혼 후, 생활이 안정된 후, 다시 '여성성'을 가꾸었다면, 그녀는 첫서방보다 더 나은 남자와 재혼했을지도 모른다. 김세린의 견해로는 여자가 나이가 50대 60대가 되어도 여자적인 '매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살다 보면, 사람들은 이혼도 하지만, 이후 다가오는 인생의 파도는 개개인의 몫이다. 그 파도를 타고 살든가, 그 파도에 휩쓸리든가.
그러니 이제와서는 '무르팍도사'같은 고백 프로에서, 윤여정씨 또한 옛서방이 그런 것처럼, 그 옛날의 조영남을 칭송하면 어떨까.물론 어렵겠지만. 하지만 그녀는 '죽어도 용서못한다'고 비슷하게 말한 모양이다. 그건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김세린에게는 피곤 할 것 같다. 남을 오래 미워하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가.
윤여정이 오늘날 독신으로 아들들 잘 키우고 연기 잘하고 사는 것은 물론 훌륭하다. 그렇다고 26년전에 헤어진 서방 조영남을 그녀에 빗대어 대중들이 이것저것 나무라는 것은 단세포적이며 외눈박이 시각이며 무식한 처사이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는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해 못하는 옹졸함과 위선, 무식함이 있다.
조영남의 사생활은 그대로 의미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이다. 조영남은 이 시대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좋아하는 노래 잘하는 가수이다.
그것만으로도 그의 존재는 우리에게 충분히 행복하였다.
그이에게서 더 무슨 고상한 '인간성'이니 '도덕'을 자꾸 요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김세린은 윤여정의 연기와 조영남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것만으로도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