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13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2.26
국민의힘이 당세가 약한 서울 일부 지역의 공천 방식을 정하지 않은 채 더불어민주당 현역 에 맞설 만한 인물을 내세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 기준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중랑갑·강서을·영등포갑·노원 갑을병·강남 갑을병·서초을 등 10곳을 단수·우선 추천, 경선 등을 정하지 않고 보류 지역으로 남겨뒀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곳은 민주당 친명 핵심 서영교의 지역구 중랑갑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중랑갑에 예비후보 3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아직 경선 등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총선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서영교에 대적할 만한 후보를 내세워 최소한 ‘선방’을 해야 하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어 공천 발표에 거듭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랑갑은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보수정당이 이긴 적 없는 험지다.
공천을 신청했던 후보가 모두 빠진 강서을 지역에 누구를 우선 추천(전략 공천)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강서을에서 18·19·20대 내리 3선을 한 김성태 전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데 이어 박대수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21대 총선 당시 진성준은 13.82%포인트(p) 차로 이겼다. 어려운 판세인 만큼 국민의힘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물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마루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 전략 공천설도 거론된다. 박 이사장의 공천이 확정되면 민주당 진성준과 맞붙을 전망이다.
영등포갑도 보류 지역이다. 최근 공천에 반발해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의 입당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등포갑은 김 부의장이 19·20·21대 3번 연속 당선된 곳이다.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부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다. 사실상의 러브콜인 셈이다. 이에 내부적으로는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 부의장 국민의힘 입당설에 반발한 영등포갑 공천 신청자들이 이날 서울시·영등포구 의원 서명을 갖고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모두 차지하고 있는 노원 갑·을·병 역시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다. 노원구는 3개 지역구가 2개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은데, 선거구가 정해진 후 김준호 전 선임 비서관을 우선 추천(전략 공천)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원갑은 18·19대, 노원을·병은 18대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있어 ‘해볼 만한 험지’로 꼽힌다.
당 지도부 인사는 “전략 공천과 단수 추천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기존 공천 신청자들에 추가로 투입할 분들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뇌관이 될 수 있는 텃밭 강남 3구에선 강남 갑·을·병과 서초을 등이 보류로 남아 있다.
이 지역에는 국민추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낙하산 인사가 아닌, 국민이 추천한 후보를 당의 상징적인 지역에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 중 서초을은 야당 홍익표가 전략적으로 지역구를 옮겨서 도전하는 만큼 단순한 텃밭이라는 인식은 위험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민추천 방식이 아닌 지역 내 경쟁력 있는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 보류지 10곳 중 합구가 유력한 노원 갑·을·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후보가 확정됐다. 중랑갑과 강서을에는 현역인 서영교·진성준이 각각 공천을 받았다. 영등포갑에는 채현일이, 야당 험지 강남권에서도 서초을엔 홍익표가, 강남갑엔 김태형, 강남을엔 강청희가 공천을 확정하고 뛰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도 최대한 빠르게 공천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론을 못 낸 지역은 (우선·단수 추천 경선 등)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며 “(2차 경선 결과가 나오는) 29일날 다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테고 그로부터 늦지 않은 시간에 결론을 내고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