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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링크 ※※프린세스남장하기
[06]
반달고에 다 왔다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다화를 끌고 얼른 버스에서 내려버렸다.
후아후아, 다행이야. 다신, 보고싶지 않아 그 눈들을.
버스 안에서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여학생들의 눈들은 한마디로 정말 끔찍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횡단보도에 서자 이윽고, 빨간불의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바뀌는 동시에
다화와 나는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넜다.
반달고등학교의 교문 앞에서 기다릴까 생각하고 있는데, 다화가 입을 열었다.
"야, 누구 기다려?"
"응."
"누구?"
"단하루."
"하루?? 걔가 누구야?"
"몰라도 돼. 알면...."
"응?"
"큰 코 다쳐."
다른사람이 들으면 웃을법했지만 나는 꽤나 진지하게 대답해 준 것이였다.
다화는 조용히 내 말을 곱씹어보다가 갑자기 흥분하며 말했다.
"……야, 나 코 안크거든!"
"그게 작은 코냐? 정말 인간적으로, 양심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게 작은 코야? 풉-"
"놀리지마, 넌 작은 코인줄 아니?"
"너보단."
다화는 내 말을 듣더니, 코만 벌렁거릴 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역시, 찔리긴 찔렸나보군. 쯧쯔, 넌 내 상대가 못된다구.
그나저나, 단하루 이 놈은 언제 나오는 거야? 우리학교랑은 다르게 참 늦게 보내주는 구나.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애꿎은 발만 쳐다보고 있다.
"야, 은교야. 우리 여기에서 기다리다간 열사병으로 죽을지도 몰라."
"오버하긴. ……들어가서, 그늘에서 기다릴까?"
"찬성!"
"렛츠고!"
다화는 손을 번쩍 들더니, 먼저 운동장으로 뛰어들어가버렸다.
나도 천천히 반달고등학교에 발을 한걸음 들여놓았다.
"어! 저기 사람 나온다. 은교야, 저 사람 멋지게 생겼다아. 그치?"
"어디?"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에서 편하게 쉬면서 다화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정말 어떤 남학생이 나오고 있다.
……어라, 근데 왜 저녀석 한 명만 나오는 거람?
그 남학생은 MP3를 들으려 하는건지, 이어폰을 귀에 꽂으며 교문쪽으로 걸어오다가 나와 다화의 시선을 느꼈는지,
우리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다가오고있다, 우리에게.
저 놈......혹시 단하루녀석?!
#
……어라라, 녀석이 아니다! 놈은 단하루가 아닌 쌩판 다른 녀석이었다.
녀석은 나와 다화를 요리조리 훑어보더니 말했다.
"……우리학생이 아니네. 나는 또 우리학교 학생이 땡땡이 까려는 줄알고 와본건데."
"…어라, 너...."
"응? 나 알아?"
이 녀석, 초면이 아니였다. 전에 본 적 있는 녀석이다. 확실해, 기억하거든.
전에 마트에서 나한테 스크류바를 사먹으라고 했던 녀석이니까.
하지만 이 녀석은 나를 기억 못했나보다. 말해주면 기억나려나.
다화는 나를 슬쩍 보며, 물었다.
"뭐야, 은교야. 둘이 아는 사이?"
"알기보다는 그냥 우연히 마주친 사이라고나 할까."
"아."
다화는 혼자서 탄성을 내뱉었고, 녀석은 모르겠다는 듯 나에게 되물었다.
"너, 나 알아?"
"알기보다는 그냥 우연히 마주친 사이라고."
"그랬구나. ……근데 왜 난 기억이 안 나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하긴. 아무튼, 너희 우리학교 학생도 아닌데 여기엔 왜 들어왔어?"
"볼일이 있어서."
"볼일?"
"저기, 혹시.. 단하루라는 놈 알아?"
"……응. 같은 반이라서 알아."
"진짜? 그럼 그 녀석이 어디 있는 줄도 알겠네?"
"…없는데."
"..응? 뭐가?"
"그 녀석, 학교에 없어."
"……뭐?!"
"오늘 아침시간에 왔다가 2교시 끝나자마자 땡땡이 쳤는 걸."
뭐라고?! 그럼, 아까전에 나보고 반달고에 찾아오라고 한 건 뭐였어? 뭐, 그딴 개우라질 녀석이 다 있어!!
귀찮아서 안 올려다가 직접 찾아왔구만. 뭐? 땡땡이를 쳐?!
내가 허탈한 눈빛으로 녀석을 올려다보자, 녀석이 말했다.
"아무튼, 넌 나랑 구면일텐데 내가 몰라봐서 미안."
"응? 아냐."
"우리 친구하자! 나는 반달고 3학년 반아준."
"으응? ...나는 동화고 3학년 차은교."
뜬금없이 친구하자며 통성명을 해버리니까, 조금 황당하기도 했지만 이내 내 이름을 말하고 말았다.
근데 반아준 이녀석, 내가 지금 남자인 줄 알고 있을텐데. 내가 여자라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
친구관계를 싹둑 잘라버리려나? 아니면 착하게도 알고 지내기로 하려나...
"이게 뭐냐고. 단하루란 녀석, 날 골탕먹이다니."
"그래도 한 건 했잖아."
"뭘?"
"반아준이라는 멋진 친구를 두게 됐잖니."
"글쎄."
"복에 겨운 소리하네."
다화는 나를 힐끔 흘겨보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
#
집에 돌아와서 한숨 자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귀찮아서 안 받을까 하다가 계속 시끄럽게 울려대는 통에 결국 받았다.
"여보세요?"
[차은교, 너 일부러 안 찾아온거냐, 아니면 반달고가 어딨는 줄 몰라서 못 온거냐?]
"……단하루?"
[너 때문에 학교에서 계속 기다렸잖아!! 씨발, 얼른 불어. 안온거냐, 못온거냐-?]
"웃기는 소리하네! 나한테 개구라쳐놓고. 뭐어-? 반달고로 찾아오라고 그래서 찾아갔거든!!!"
[뭐? ……나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데 뭔 소리야. 지랄떨지말지?]
"진짜 갔어!!! 학교 끝나자마자 갔는데 너 없다고 그랬다고!!!!"
[썅할, 누가 그래.!]
"그런건 알 필요 없고, 너 땡땡이 깠다고 그랬다고!"
[누군지 잡히기만…….]
"그건 그렇고 너 뭣땜에 전화했는데. 아참,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유나 말해줘. 아까 아침에 왜 우리학교에 찾아왔었는지."
[됐어.]
"뭐?"
[까먹었어, 그러니까 됐다고. 끊어. 뚝.]
뭐야, 이 녀석?! 진짜 사람 속을 박박 긁어놓고, 개매너새끼.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진짜로 이 새끼는 한마디로 엿같다고!
나는 괜히 핸드폰만 째려보다가 어느 새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있는데 핸드폰 진동이 다리에서 울린다.
'아, 뭐야.' 라는 한마디를 내뱉어주곤 다리쪽에 손을 갖다대었는데.
……아차, 내가 언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거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폴더를 열고난 뒤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적거리며 액정을 보았다.
[안녕,친구!나기억하지?반아준!!오늘일요일이라심심한데나랑놀친구가없어]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서 읽기도 참 뭐하네.
그러니까 띄어쓰기를 고려해보면 [안녕, 친구! 나 기억하지? 반아준!! 오늘 일요일이라 심심한데 나랑 놀 친구가 없어] 라는 말이겠지?
나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주었다.
[응, 안녕. 나 지금 자는 중인데. 그리고 띄어쓰기 좀 부탁]
그러자, 조금 뒤 또 문자가 날라왔다.
[평소에 띄어쓰기 안하는데 은교가 부탁하니까 해줄래. 나 심심해]
[띄어쓰기 땡큐, 나 지금 잔다니까]
[착한 어린이는 일찍 일어나야돼]
[나 안 착해, 됐지?]
[나랑 놀자]
……이런. 그렇게 안봤는데, 이젠 대놓고 놀자고 그러네. 어이구야, 얘도 끈질긴 왕고집이였어.
나 졸리단 말이야, 제발 잠 좀 자자-!
[나중에 놀면 안될까?]
[제발, 플리즈]
[.....알았어.]
........졌다. ……뭐, 이래.
알았다고 답장을 보내주자 잽싸게 벨소리가 울린다. 전화를 받자, 기분이 한껏 들떠보이는 목소리다.
"여보세요?"
[어디서 놀까?]
"음....음 아무데나. 생각해 놓은 곳 있어?"
[응!]
"그래, 그럼 어디서 만날까."
[지금이 11시 35분이니까 12시까지 시내 광장으로 컴온요! 뚝.]
……뭐야,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다 전화예절이 개매너구나. 으으..
무튼 나는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세수와 양치질을 했다. 그리곤 방으로 들어와서 옷장 문을 열었다.
..뭐, 이래. 입을 옷이 없잖아. 휴휴휴…….
나는 옷걸이에 걸린 옷들을 뒤적이다가, 그나마 봐줄만한 하얀색에 하늘색 체크무늬 셔츠와 브라운갈색의 면바지를 골랐다.
그리고,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지갑은 손에 들었다.
손목시계를 보니, 벌써 40분이다.
나는 얼른 집에서 나와, 시내광장으로 향했다.
ㅡ
안녕하세요!^.^ 6편가지고 왔어요~ 지금 도서관인데 에어컨을 틀어주고 있어요. 처음엔 막 시원해서 좋았는데, 지금은 너무 추워죽을 거 같아용T_T[후덜덜덜]
*5편에 코멘 남겨주신분들
코넬리아디란지
제목클릭하신분들! 일부러 찾아와주신 분들! 읽어주신분들! 코멘까지 남겨주신 분들!
정 말 정 말 감 사 합 니 다, 잊 지 못 할 거 에 요 ♥♥♥
아참, 내일은 저 못들어와요T_T!! 대신 2편 들고올테니<<지키지 못할약속;ㅅ;은 하지마시게. 기다려주세요~
+배경은 [포샵·하린]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인물표는 캉폼마빠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
첫댓글 ㅋㅋ 아준이 귀여운자식! 단하루 먼가 있어~내가 낱낱이 파헤쳐줄테다!! 다음편 기다릴꼐요 ^^
★ 메루시보끄님알럽♥ 앗앗, 또 와주시고T_T!!!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어요~~ 담편 기대 ~~ ㅋㅋ
★ 지구별곰탱이님알럽♥ 처음뵙는 분이시네요! 헤에, 다음편도 꼭 읽어주셔요!
ㅋㅋㅋ아재밌어요
★ 기린♪님알럽♥ 기린님T_T 기다리고 있었어요! 또 와주셔서 감사해요!
누구랑 은교랑 될까나~/ㅁ/<탕탕-!!<<다음편 기대요![질질끌고가는 사람]
★ [自由悲]님알럽♥ 글쎄요~ 누가 은교랑 이어질까아요~~<<귀여운척...뷁!!! ㄷㄷㄷ...감사합니다!
어머, 제 닉네임이 있어요!![너무 기뻐하고 있음-_-]그나저나, 아준이가 은교에게 거짓말 한 건가요..ㅇ_ㅇ? 아니면, 하루가 거짓말 하는 건가요...ㅇ_ㅇ? 이히히, 궁금하네요!
★ 월화미님알럽♥ 누가 거짓말하는걸까요~ㅋㅋㅋ아무튼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재밌어요~
★ 코넬리아디란지님알럽♥ 또 와주셨군요,T_T!!! 감사합니다!
후하하ㅋㅋ다들 넘흐 귀여워요ㅜ아나 다음편 언넝 원츄!!
★ 캐발랄님알럽♥ 그런가요? 호호, 감사합니다!!<<
아준이랑 하루랑 라이벌인가? 왠지 아준이가 거짓말한거 같은데... ㅡ▲ㅡ 음..
★ 적묘님알럽♥ 읽어주시고 코멘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T_T!!
꺄꺄 역시 재미있어욤//ㅋㅋ
★ 흰여울ㅛ님알럽♥ 감사합니다아!
ㅋㅋㅋㅋ 재밋어요 다음편도 기대요 !
★ 모시을리님알럽♥ 네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야옹이#님알럽♥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니소설책오다ㅠ^ㅠ나두이제시작할려는데이거이거비교되자남!! 푸헬헬근데왜미팸엔안올려써ㅠㅠ 찾느라구고생했음(어리석게님넥치는걸생각못하고있었걸랑) 암튼너무재밌잖아ㅠ^ㅠ췟췟비교되게ㅋㅋ 난딴게시판에쓰겟섬 푸헬헬 암튼소설너무너무재밌담 아근데나이거요렇게열쉬미썼느데언니가못읽을까봐걱정이담ㅠㅠ 후 암튼소설너무재밌구 꼭성실연재해서 완결내! 캐릭터너무귀여워들ㅋㅋ
★ 맹덩님알럽♥ 소설읽어줘서 고마워, 소설 시작?!ㅋㅋㅋ완전기대해야지~~ 비교되지, 내 소설이 더 후접T_T... 딴 게시판에 쓰겠다구T_T?? 그럼 내가 더 다행인가, ㅠㅠ네 소설은 완전 대박날테니까 내건 더 묻힐테구.ㅋㅋㅋ;ㅅ; 암튼 코멘까지 남겨주구 완전고맙숨,ㅋㅋ완결 함 내볼게여!ㅋㅋㅋ캐릭터가 귀엽다고?;ㅋㅋㅋ감사함돠~~ㅋ
아너무재밌어><방금다읽고왔음!!!!
★ 별내님알럽♥ 어억, 완전고마워T_T;
방금전에 다 읽구 왔어!! 언니 소설 넘흐 잘쓰는거 아니야~~ ?? 남장소설 재미없는것도 있는데 이건 진짜 재밌어!! 그리구 아준이 너무너무 귀여워~ 나한테 분양할 생각은...<탕!!
★ Abel님알럽♥ 아벨까지T_T날 너무 감동시킨다 흑흑, 고마워! 아준이를 ..? ㅋㅋㅋ잘 생각해볼게! 읽어줘서 고마워~~!
아항재밌어요담편두기대
★ 혁구♥님알럽 감사합니다~^^
ㅋㅋㅋ역시 재밌어요~다음편 고고싱~^___^
★ 우울한미녀님알럽♥ 계속 봐주시니,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 좋습니다~
흐흐 재밌는 소설..
★ tough girl 님알럽♥ 흐흐,감사합니다~~~
반아준은 뭐야?차은교한테 관심이 있는거네..그럼 단하루는??복도 많은 년
그래~ 나 잊지마~ 내가 누구게?
잼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