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만 보지 말라
그러니, 발끝도 보고 저 멀리도 보자.
나는 발끝을 보며 나아가자면서도 앞을 내다보고, 오늘을 넘어선
무언가를, 더 다정하고 덜 무서운
무언가를 믿자고 스스로 되뇐다.
우리는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서로를 향해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
- 게일 콜드웰의 《어느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중에서 -
* 멀리만 보고 걸으면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발끝만 보면 방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발끝도 보고 간간이 멀리도 봐야 합니다. 인간 관계도
그렇습니다. 나만 생각하면 옆사람이 안보입니다.
나도 돌아보고 옆사람도 함께 살펴야
서로 발을 맞출 수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후회없는 아름다운 삶
https://m.cafe.daum.net/dreamt/Snn0/8872
올 듯 올 듯 하더니
다시 햇빛 난다
마른 장마인가?
하늘이 잔뜩 웅크렸다
천둥과 소나기 예보있던데...
집사람이 비오기 전 나가서 서리태콩 모종 심어 버리잔다
지금 심어놓고 비 맞히면 잘 살거라고
어제 매어 놓은 들깨 모판에 서리태콩 모종을 심었다
어제 비가 오지 않아 서리태콩 모종판 흙이 바싹 말라 서리태 콩이 시들었다
그대로 놓아두면 오늘은 시들어 죽을 것같다
판에서 모종을 뽑아 심었다
땅은 축축하다
또 오늘 비온다고 했으니 물을 주지 않아도 될 것같다
잠깐 사이에 모종 한판을 다 심었다
올핸 서리태콩 모종 10여판을 심었으니 서리태콩을 좀 수확할 수 있을까?
고라니 피해만 없다면 우리 먹을 건 충분히 나올 텐데..
참깨밭에 가서 노린재를 잡았다
그제는 별로 없던데 꽤나 붙어 있다
한번 갔다가 되돌아 오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또 나온다
둘이서 번갈아 고랑을 서너번 왔다갔다 하면서 하나하나 살펴가며 잡았다
무려 한시간 넘게 잡으니 이젠 보이질 않는다
해질 무렵 다시 내려와 살펴 보아야겠다
집사람은 들깨잎과 가지를 따서 집으로 올라가고 난 동물 먹이 챙겨 주었다
큰 닭들은 별로 먹질 않는데 어린것들 먹성이 좋다
물과 모이를 충분히 주었다
마당가 오골계도 내놓지 않고 물과 싸래기만 더 주었다
뻥이는 데려다 마당에 묶어 놓았다
녀석이 웬지 힘없어 보인다
밤마다 족제비 지키느라 힘드나?
맛있는 걸 좀 챙겨 주어야할까 보다
집사람은 마당가 풀을 뽑는다
이왕 일한 김에 복숭아까지 종이로 싸주자고 하니 넘 힘들단다
벌써 아홉시가 되어간다며 아침이나 먹고 하자고
고등어 한 마리 굽고 아침 준비하는데 집사람이 갑자기 악하고 소리친다
깜짝 놀래 나가 보니 벌에 다리를 몇방 쏘였단다
옷을 걷어 올려 보니 무릎 부근으로 다섯방을 쏘였는데 벌겋게 부어 올랐다
마당가 그네위에 뜯어 온 들깨잎을 놔두었다가 가져 오려고 드는데 그네 밑에서 갑자기 벌이 나와 공격했단다
저번부터 그 자리에 벌이 한두마리 나왔단다
난 베란다 평상 밑에 벌집 있는 줄 알고 거기에 살충제를 뿌렸는데 그 자리가 아니었나 보다
쏘인 자릴 자세히 살펴보니 다행히 벌침은 박히지 않았다
파리모기약을 가져다 벌에 쏘인 자리에 뿌려 주었다
벌독은 산성이라 알카리성인 파리약을 뿌려주면 조금 효과가 있다
파리약을 가지고 마당가 그네 밑에 뿌리니 나나니 벌 10여마리가 나와 날 공격한다
마구 파리약을 뿌렸지만 그래도 얼굴과 팔목에 세방을 쏘였다
다행히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지들 집으로 들어간다
아이구 저기에 그대로 두어선 안되겠다
누가 모르고 그네에 앉았다가는 벌이 공격해 큰일 나게 생겼다
벌집을 없애 버리는게 가장 좋은 방법
비옷을 껴 입고 망달린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고무장갑을 껴 완전 무장
농약통에 살충제를 듬뿍 타서 짊어지고 의자 주변과 밑에 흠뻑 뿌렸다
벌 한 마리가 나와 도망가고 잠잠 하다
그네를 흔들어 보아도 벌의 움직임이 없다
살충제 맞고 모두 죽어 버렸나?
의자 밑을 살펴보니 나나니 벌집이 제법 크게 달려 있다
벌집을 떼어 내어 발로 밟아보니 안에 애벌레가 가득
애벌레를 지키느라 벌이 사납게 달려들었었나보다
시골살면 벌이나 뱀을 주의 해야한다
쏘이거나 물리면 자칫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난 쏘인 자리가 약간 따끔하기만 할 뿐 별 이상 없는데 집사람은 갈수록 부어간다
다리가 아파 움직이기 어렵다고
퉁퉁 부었으니 아프게 생겼다
그래도 참을만하다하여 응급실로 가지 않았다
버무린과 물파스만 더 발라 보라고
남은 살충제를 집안 곳곳에 뿌렸다
닭장과 개장 잔디밭에도
잔디밭에도 진디기등이 산다
가끔씩 살충제를 뿌려 주는게 좋다
그제 사 온 닭모이도 닭장에 정리해 두었다
후기 사료를 주니 병아리들이 잘 먹질 않는다
오히려 싸래기를 더 잘먹는다
빨리 크려면 후기 사료를 먹어야하는데...
일단 서로 섞어서 주어야겠다
아침에 벌잡느라 소동 벌이며 땀꽤나 흘렸다
샤워하고 고등어 구이에 식은밥 데워 아침 한술
몸이 노곤하다
침대에 누워 잠깐 쉬고 있는데
아산형님이 기러기 잡았다며 가슴살에 막걸리 한잔 하잔다
형님네 자녀들 오면 같이 드시라니 내가 가슴살을 좋아하니 애들 오기전에 한잔만 하란다
자꾸 권하니 아침에 땀 많이 흘러 막걸리 생각도 솔곳
그래 점심때도 안되었건만 한잔 마셔야겠다
새끼기러기 두 마리를 잡아가지고 내려갔다
큰 기러기를 없애버리면 새끼기러기 두 마리를 주겠다고 했었다
새끼들이 곧 날개가 나오려고 하니 충분히 키울 수 있을 것같다
아산형님이 무엇하러 가지고 왔냐고
있는 것 서로 나누며 사는게 시골 정 아니겠냐고
내가 부화해서 키운거니까 하나씩 분양해 주어도 좋은 일이다
가슴살 안주로 둘이서 막걸리 한병을 냠냠
아직 점심때도 안되었는데 많이 마셨다
한잔 더 마시라는 것을 이것으로 됐다고 올라왔다
뒤 대밭에 들어가 보았다
올라 온 죽순이 몇 개 밖에
이미 커버린 죽순도 많다
이제 죽순이 끝난 것같다
점심때가 다 되어간다
막걸리를 마셔서인지 밥 생각 별로여서 복숭아 열매나 종이봉지로 싸주러 가자고
막 나가려는데 아산형님 큰 사위가 올라왔다
어제 마늘을 까 오면 꿀마늘 만들어 준다고 집사람이 말했더니 마늘을 까서 가져왔다
미안하다며 초벌구이 장어도 한 마리 사왔다
잘 했다며 이걸로 꿀마늘 만들어 주만다
집사람은 아침에 뜯어 놓은 깻잎과 가지를 준다
죽순도 몇 개 안되지만 해먹으라고
시골에서 나는 것이니 함께 나누어 먹으면 좋겠지
우리집 오는 사람에겐 뭐라도 한가지 주고 싶단다
집사람과 같이 내려가 복숭아를 종이봉지로 쌌다
나뭇가지에 달린 복숭아를 종이봉지 안에 넣고 봉지 위를 잡고 뺑 돌리면 자동 봉해진다
봉지 한쪽에 가는 은박심이 있어 그게 봉지를 풀리지 않게 하는 것같다
누가 아이디어 냈는지 참 편리하다
복숭아를 싸주면서 한자리에 여러개 달린 복숭아는 실한 것 하나만 남겨 따주었다
복숭아를 따 산 뒤 가지치기도 해주었다
위로 자라고 있는 가지는 잘라주고
열매 달려 축처진 가지는 땅에 닿지 않게 위로 조금 올려 주었다
봉지에 싼 복숭아가 30여개 넘는다
올핸 복숭아 몇 개 따 먹을 수 있을까?
집사람은 꿀마늘 만들어 준다고 집으로
난 칡덩굴을 걷어 토끼주고 매화나무 전정
저번에 두그루 해주고 다섯그루가 남았다
위로 뻗은 가지들을 과감하게 잘라 버렸다
위로만 자라는 가지엔 열매도 별로 열리지 않는다
위로 자라니 밑에 가진 엔 그늘만 진다
이번에 많이 잘라 버렸으니 내년에 보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겠지
비가 온다더니 내리지 않는다
마른 장마인가?
날씨만 무척 더워 땀 꽤나 흘렸다
어지럼증이 일어날 것같아 샤워하고 소금 알약을 먹었다
땀을 많이 흘리면 꼭 소금을 챙겨 먹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천일염만 잘 먹어도 병이 낫는다고 하지 않던가
집사람이 꿀마늘을 다 해 놓았다
마늘 한접을 까면 꿀마늘 두병이 나오는데 겨우 한병 나왔다고
꿀은 거의 2/3병이 들어갔단다
그래 이렇게 한병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가져다 주라고 하니 전화해서 가지러 오라고
다리가 아파 못내려가겠단다
큰사위와 막내 아들이 왔다
막내는 kbs 피디
광주에서 근무하고 있어 tv에서 자주 본다
착하고 성실하다
부모에게 아주 잘한다
이번에 아짐이 수술했을 때도 막내가 말없이 부담해 버렸단다
형님네도 자식들이 서로 화합해 즐겁게 살고 있어 보기 좋다
높은데에 자리해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넘 좋단다
밖은 덥다며 거실로 들어오라 해서 냉커피 한잔 타주며 꿀마늘 먹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꿀마늘은 피로회복에 좋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감사히 잘 먹겠다고
집사람은 목욕다녀 온다고
오늘이 사거리 목욕장 전반기 마지막 문여는 날이란다
7-8월은 쉬고 9월 1일에 개장한단다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싶단다
벌을 쏘여 부었으니 차라리 찬물에 많이 담그는게 낫겠다 했다
바람은 살랑거리지만 넘 덥다
여름이라 이리 더워야 맛이겠지
땀을 두 번이나 흘렸으니 오늘 일은 그만
선풍기 바람쐬고 뒹굴 거렸다
집사람 전화
목욕다녀와 아산아짐집에 있다며 아짐이 저녁 먹자고 했단다
아짐 힘드니까 올라오라 하니 알았다고
뒹구는 것도 힘들다
나가서 닭들 잠자리를 둘러 보았다
족제비가 밤에 닭을 물어가니 별 수 없이 매일 해질 무렵이면 동물을 돌보아야한다
혹 늦어 밤이 되어도 닭장을 둘러 보고 뻥이를 데려다 닭장속에 묶어 놓는다
닭장에 내려가니 물과 모이를 거의다 먹어 치웠다
다시 물을 떠다 물그릇에 채워주고 후기사료를 준 뒤 각자 집으로 몰아 넣었다
큰 닭들은 토끼장 지붕위에 자기 때문에 족제비 위험은 없다
그러나 병아리들은 뻥이가 있어도 혹 물어 갈 수 있으니 각자 자기 집에 몰아 넣어야한다
다행히 뻥이 목줄이 병아리들 집 입구까지 가기에 혹 족제비가 들어 와도 안심
요즘은 산짐승이 영리해 개들 목줄이 닿지 않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 버린다
그래서 개들 코앞까지 와서 먹이를 낚아 채가기도 한다
지들도 계속 학습되겠지
모두들 단속한 한 뒤 뻥이를 데려다 묶어 놓았다
아래 참깨밭에 내려가 노린재를 잡았다
이른 아침에 30여마리 넘게 잡았는데 노린재가 또 나왔다
고랑을 두어번 왔다갔다 하면서 열댓마리 잡았다
이 녀석들이 잡으려면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어떤 녀석은 교묘히 숨기도 하고
이 녀석들이 죽은 동료로부터 학습하나?
매일 아침 저녁으로 노린재를 잡아야겠다
노린재를 잡고 나니 땀으로 범벅
오늘 몇 번째 땀이야?
집사람이 올라와 아짐집에 가서 저녁 먹잔다
오늘 끓인 기러기탕이 많이 남아 있고 우릴 위해 따로 떠 놓았단다
고맙기도 하지
샤워하고 바로 아산아짐집으로
무릎이 불편하시면서도 우리 온다니까 탕을 데우고 계신다
형님이 안계셔 전화했더니 땅콩밭에서 풀을 뽑고 계셨다며 바로 왔다
기러기탕에 막걸리 한잔
막걸리가 부족하여 더덕주에 맥주 타 한잔 더 마셨다
집사람은 그만 마시라지만 나누는 정이 좋아 한잔 두잔
매일 매순간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
모두 함께 정 나누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갔음 좋겠다
집사람 무릎이 더 붓는다
걷기도 힘들다고
내일은 병원에 가서 주사라도 맞아야겠다
문사장 전화
자두를 땄는데 드실려냐고
아이구 주면 좋지
문사장이 자두를 가져왔다
약을 안했더니 벌레가 많이 먹었단다
생각고 자두를 따서 가져다준게 고맙다
안주는 없지만 막걸리나 한잔하고 가라고
문사장과 이런 저린 이야기하며 또 막걸리 한잔
누구든 한번 왔다가는 인생
모두 다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었음 좋겠다고
왜 우린 힘있는 사람들의 편에만 서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공평하고 동등한 삶이란 글 속에서나 나오는 삶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어떻게 사는게 참 삶인지 모르는 것이 날 우울케 한다
술에 취헤 헛생각만 하는걸까?
대강 하루 정리한 뒤 김만수 프로의 바둑 유트브 한편 본 뒤
난 바둑을 왜 넓게 보지 못하는 걸까를 생각하며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하늘 가득 먹구름
이슬비 내린다
님이여!
장마철 건강관리 잘하시고
유월 마지막 주
좋은 추억들 갈무리 잘해가시며
이 주내내 많이 웃고 무탈한 일상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