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저녁에 갑자기 단전되는 바람에 컴컴한 휴양림의 숙소에서 한바탕 소란이 발생하고, 한전에 단전 신고후에 2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전기가 단전되자 우리를 포함해서 두집만 제외하고 숙소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리소로 몰려가서 환불소동후에 숙소를 연립동으로 옮겼다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우리도 그곳으로 옮겨 달라고 전화가 왔었다.
이른 아침에 밖에 나가 보았더니 산중 계곡이라서 그런지 차량위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서 엊저녁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추워서 밤잠을 자지 못했을것 같았다.
아침은 라면을 끓인 국물에 엊저녁에 먹고 남은 밥을 말아 먹고 휴양림 둘레길이나 계곡이라도 산책하러 나와서 계곡 옆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어제 저녁에 숙소를 한번에 찾지 못하고 지나쳐서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서 아니다 싶어 다시 되돌려 내려왔던 곳에서 사찰이 있다는 팻말을 따라 갔더니 최근에 산중턱을 깎아서 신설한 도로였는데 말은 군청에서 사방댐 작업이라고 표지판을 세웠지만 굳이 말하면 특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찰이 있는 중턱까지 올라갔더니 초입에 큰 석재를 이용하여 사찰이라고 새긴것에 비하면 깊은 산중에 초라한 시골집 두채가 있었는데 시골집 입구에 도로를 개설하면서 뽑아낸 큰 나무를 토막내어 장작을 패기 위함인지 나무를 찍은채로 있는 날카로운 도끼와 옆에 큰 망치가 세워진것을 보는순간 섬뜩해서 더이상 올라가지 않고 내려왔다.
사찰 도로를 빠져나와서 다시 임도를 따라서 거의 능선까지 올라가는동안 흐르는 물소리도 껐지만 용추계곡이 얼마나 크고 웅장한지 실감했다.
단지 아쉽다면 아직 단풍이 전혀 물들지 않은 상태라서 단풍이 들면 아름다운 풍광을 볼것 같아서 다시 가보고 싶은곳이기도 했다.
거의 능선 꼭대기까지 올나갔더니 된서리가 내려서 단풍이 들지 않은 상태로 나뭇잎이 그대로 시들어 버렸다.
엊저녁에 휴양림으로 가면서 입실시간이 오후 다섯시까지라고 한 이유를 알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