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같은 아비”가 될 수 있을까. 집단무의식은 왜 끝내 돌아갈 자리를 꿈꾸는가? 쌀쌀해서 나이키 재킷을 다시 꺼내 입고 아침 먹으러 나왔습니다. 나만 아침이지 부지런한 꿀벌들은 벌써 하루를 시작했더군요. 지정석에 앉아 누룽지를 긁어먹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놈은 한 번도 질리지도, 물리 지도 않을까? 가족도 밉고 싫어서 보기 싫을 때가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뭔가 어중간하고, 달래고 싶을 때 찾게 되는 것이 누룽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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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예공에게 그런 아비가 되고 싶습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속을 덥혀주는 사람 말입니다. 전리품이 있는 날은 아무래도 하루가 힘찹니다. 식당 마담이 누룽지를 싸주길래 “열심히 살겠습니다!” 했더니 “저는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하고 받아칩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이런 것이지요. “진심으로 글 잘 쓰시네요(재혁)” 아들뻘 재혁이는 제 잉글리시 티처입니다. 시크하고 드라이하고 킹카 범생이 같은 놈이 웬일로 특급 칭찬을 해주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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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진짜 그런 모양입니다. 손님 두 명 in shop 하고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얼마나 뿌듯한지 아는 사람만 압니다. 장사는 숫자 이전에 체온입니다. “오늘도 버텼다”는 감각 말입니다. 새벽 2시, 예주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막내 생일인데 그냥 넘어가자니 걸리고 그렇다고 문 닫고 갈 수도 없고, 어쩌라고. 희정이는 어머니 새끼니까 어머니가 챙기시라고 툴툴거리다가도 또 마음 한구석은 막내에게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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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 예주가 막내 고모를 닮았다고 했던가요? <국민 성장 펀드> 기대감으로 코스피 말고, 코스닥이 꿈틀거리고 있는 걸 공주는 어찌 바라볼까요? 물론 환율 1570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숫자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불안과 기대의 심리로 움직입니다. 예주야! 자고로 리더는 내가 빡빡 길 때도 훗날을 도모할 줄 알아야 해! 장사를 해보면 손님 몰려와 매상 오르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은 없습니다. 이번 달은 집세를 제날짜에 낼 것 같은 조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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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 Gustav Jung 은 인간 안에는 개인의 경험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원형(archetype)의 기억이 잠들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원형 중 가장 강력한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돌아갈 집”, “품어주는 존재”, “끝내 나를 버리지 않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미워 죽겠다가도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고, 혼자 있고 싶다가도 누군가의 카톡 한 줄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인간은 완전히 단절된 개체로는 못 살게 되어 있는 존재여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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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는 스테이크처럼 화려하지 않습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아요. 그런데 오래갑니다. 속을 데워주고 허기를 달래주고, 이상하게 사람을 살립니다. 젊을 땐 누구나 스테이크 같은 인생을 꿈꾸지만 나이 들어 보니 결국 사람은 누룽지 같은 사람을 찾습니다. 자극보다 안정, 화려함보다 지속, 이벤트보다 귀환 가능한 온기 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감각이 자본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더 새롭고, 더 강하고, 더 빠른 욕망”을 주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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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코스닥, 내일은 성장 펀드, 모레는 환율과 금값입니다. 욕망은 계속 이동하고 사람의 감정도 시세처럼 출렁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집단무의식은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인간 깊은 곳은 사실 “돌아갈 자리”를 원합니다. 그래서 새벽 2시에 공부하는 예주를 떠올리고, 막내 생일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손님 두 명 들어온 숍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에 괜히 울컥하는지 모릅니다. 이것은 어쩌면 “내가 아직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존재 확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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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박스 정용진(59, 삼성가 이명희 장남)이 5.18 폄훼로 일생일대의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멸공 패러디 마케팅을 합니까?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아직 몰랐을까요? 그렇다고 정치권에서 죽일 놈 살릴 놈 하는 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욕하는 격입니다. 소비자가 불매운동한다는 데 누가 막겠습니까만 정청래나 민주당 놈들은 사돈 남 말 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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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단순히 상품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상징과 분위기를 소비합니다. 과거에는 통했던 농담과 패러디가 지금은 거대한 역풍이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시대의 감각이 이미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융이라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식은 개인보다 시대를 더 먼저 안다.” 사람들은 논리보다 분위기로 먼저 움직이고, 이성보다 정서로 먼저 반응합니다. 불매운동도 결국 거대한 감정의 흐름입니다. "예주야 자니! 오늘도 공부하느라 수고했다 사랑해! ”
2026.5.25.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