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 싱글들에겐 별로 반갑지 않은 날 이기도 합니다.
피할수 있으면 피하겠지만 그럴수도 없고 ..
그렇다고 할 일을 안할수도 없고 이래저래 거시기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제사에 관해서 좀 알아 보았답니다.
제사의 기원
제사는 천제와 기제로 구분할수 있는데
천제는 인류 기원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고
우리나라 조상의 기제사는 조선 초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초하루 또는 보름날 즉 명절날 지내는 제사를 천제(차례)라 하며
망일에 지내는 제사를 기제사 라 하는데
요즘은 명절날 지내는 차례도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로 변형 되었다.
사람들이 기제사를 우리나라 고유의 미풍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중국으로 부터 유입된 외래 문화이며
조선초기 무학대사가 제사상에 놓는 제수을 창안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공자 이전에 하 나라와 상 나라 때
처음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는데
당시 조상 제사는 지금처럼 망자에 대한 제사가 아니고
살아있는 부모를 공경하는 의미에서 높은 곳에 앉혀놓고
제사 형식의 예를 갖추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황제에게만 적용했는데
춘추전국 시대에 이르러 사회질서가 혼란해 지자
평민들도 제사 형식의 예를 갖추다가
죽은 조상까지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조상 제사는 주공이라는 사람에게서 시작됬는데
주공은 부모 생전에 대표적인 불효자였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사후 효자로 신분을 세탁하기 위해
1년동안 먹을 양식으로 죽은 부모의 제사를 지내며
효자 노릇을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조상 제사에 대한 유래를 보면
태조 이성계가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건국했지만
민심이 따라 주질않자 무학대사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민심은 무력으로도 어찌 할수가 없다며 ..
우리 민족은 효도가 극심한 민족이니
조상 제사를 지내게 하여 민심 이반을 막아야 한다며
제사상 차림법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棗栗枾梨(조율시이) 진설법 이다.
제수의 필수 품목중인 과일에서 조율시이 에는
조선 건국을 안정시키려는 무학대사의 큰 뜻이 담겨저 있는데
다음 제수의 의미를 보면 알수있다.
棗(대추)는 씨가 하나이니 임금을 상징하고
栗(밤)은 씨가 3톨이니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상징하고
枾(감)는 씨가 6개이니 육조판서(이조.호조.형조.병조.공조.예조)를 상징하고
梨(배)는 씨가 8개이니 전국 8도(경기.강원.충청.전라.경상.황해.평안.함경)
관찰사를 상징하게 하였다.
이상의 사식과는 제사의 필수 품목이며
제사상 진설시 맨 앞줄 좌측에 조율시이 순으로 배열하는데
이 과일들은 곧 국가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백성은 조상의 제사를 지낸다고 하지만
실상은 국가를 공경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명절 제사는 낮에 천제를 지내던 제사이며
차례라고 하여 약식으로 지냈으나
요즘은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는 제사가 되었다.
기제사를 망일 첫시간인 자시(23~01)에 지내는 것은
하루가 시작되는 청결한 시간에 공경하는 마음과
음식을 오래두면 혹여 부정이라도 있을까봐 염려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사회가 도시화 되고 시간에 쫒기다 보니
기제사를 망일 자시 이후에 지내지 않고
자시 전에 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망인이 오기도 전에 제사를 지내게 되는 것이니
조상은 기일에 맞춰왔으나 헛걸음을 하고 굶게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일 새벽 시간에 지낼 형편이 못된다면
조상님을 하루종일 기다리게 할 지언정
망일 저녁 자시전에 지내는 것이 조상을 굶기지 않는 방법이다.
제사상 진설법
거실 또는 방 북쪽에 병풍을 설치한 후 앞에 제사상을 놓고
신위를 상 중앙 병풍쪽에 모시면 좌측은 서쪽 우측은 동쪽이 되며
주택 구조상 여의치 못하면 신위를 모신 방향을 북쪽으로 본다.
반서갱동 : 신위 앞에 밥은 서쪽 . 국은 동쪽에 진설하고
적탕채과 : 반서갱동 앞 횡 1열(적류) 2열(탕류) 3열(채소류)
4열(과일. 유과. 당속. 전과류) 순으로 진설하는데 아래와 같다.
접동잔서 : 접시는 동쪽 . 잔은 서쪽
좌포우혜 : 포는 좌측 . 식혜는 우측
어동육서 : 생선은 동쪽 . 육류는 서쪽
두동미서 : 머리는 동쪽 . 꼬리는 서쪽
숙서생동 : 익힌것은 서쪽 . 생것은 동쪽
면서변동 : 국수는 서쪽 . 떡은 동쪽
건좌습우 : 마른것은 좌측 . 젖은것은 우측
홍동백서 : 붉은것은 동쪽 . 힌것은 서쪽
조율시이 ; 맨앞줄 외쪽부터 대추.밤.감.배.과일.유과.당속류 순으로 진설한다.
큰 상차림에는 5적 5탕 5채 를 쓰는데 보통은 3적 3탕 3채 를 쓴다.
5적 : 육적. 소적. 어적. 봉적. 채적
5탕 : 육탕. 소탕. 어탕. 봉탕. 잡탕
5채 : 5가지 5색나물
3적 : 육적. 소적. 어적
3탕 : 육탕. 소탕. 어탕
3채 : 3가지 3색나물
이외에 유과류 .당속류 .전과류 및 제철 과일을 쓰며
금기하는 제수는
치자가 들어가는 삼치. 갈치. 꽁치 등의 생선류는
흔한 제수로 정성이 부족하다 하여 쓰지않는데
요즘은 참치같은 생선은 고급 어종이니 이 또한 모순이며
복숭아. 붉은팥. 소금 등은 혼령이 싫어한다 하여 쓰지 않는다.
사과가 필수 제수 품목에 들어가지 않는것은
제수 품목이 만들어진 시기에는 우리나라에 사과가 없었고
(1890년 대에 원산지방에 처음으로 재배되었음)
고추가루 김치를 쓰지않는 것도 그시기엔 고추가 없었기 때문이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서 고추가 들어옴)
붉은색을 귀신이 싫어해서 쓰지않는 다는 설이 있는데
제수의 필수 품목인 대추. 밤. 감 또는 사과가
붉은색 과일임에도 쓰는 것을 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한 자극성이 있는 음식을 쓰지않기도 하는데
이는 오신채라고 하여 불가 또는 도가에서 있는 일이며
불가 에서는 마늘. 달래. 무릇. 실파. 김장파 를
도가 에서는 마늘. 부추. 무릇. 평지(유채). 자총이(보라색파) 를
음욕과 분노를 일으키는 음식이라 하여 금기하는 음식이다.
제사가 천제 든 기제사 든 ..
제수의 종류와 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인을 추모하며 가족간에 화합하는 행사가 되는 것이 좋다.
대개 기제사 때는 축을 읽고 설이나 추석때는 생략하는데
이는 설 또는 추석 제사를 천제로 지내왔기 때문이나
이왕 제사나 차례를 지내려면 반드시 축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
축문은 누가 언제 누구에게 왜 제사를 지내는 가를 말하는 것이므로
지방과 축문이 없는 제사는 지내나 마나 이다.
요즘 세상에 축을 읽는다고 혼령이 알아 듣느냐고 한다면
불교나 기독교 등 종교행사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축문이란 망자 영 과의 정신 감응 이다.
그러므로 축문을 읽으며 제사를 지내면 읽는 사람은 물론
여러 제관들의 마음속에서 망자의 영과 감응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그런데 축문을 쓰고 읽을줄도 모르다가
중국의 주자가 만든 주자가례(朱子家禮)대로 써왔는데
세종 전 한글이 없을때는 어쩔수 없었다 치더라도
이제는 한글 축문이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고
한문축문을 고집하는가 하면 축문없는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제사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면
제수와 격식에 연연하지 말고
본 날자에 정갈한 제수을 실용적으로 진설하고
망자가 생전에 술을 먹지않았다면
제주도 술대신 감주나 음료수을 쓰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문 세대가 아닌데도 미풍양속 인양 한문을 쓰다보니
듣는 망자나 제사를 지내는 제관들이나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절만하니 안타까운 일이므로
한문으로 쓴 축문 대신 한글로 쓴 지방과 축문을 읽는것이 좋다.
살아 생전에 먹지않은 술을 망자에게 올리는 것이나
혼령이 되어 갑자기 한문을 배우는 것도 아닐텐데
알아 들을수 없는 축문을 읽는 것도 이치에 맞지않다는 생각이다.
남의 제사에 밤놔라 대추놔라 하지 말라는 설이 있는데
이는 지역의 풍습과 또는 집안의 전통이 다르다 보니
타인들은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 이다.
그래도 축문만은 한글로 읽는것이 좋을 듯 싶어
주자 가례에 가깝게 번역한 한글 지방과 축문을 소개하며
부모님 사후에 제사를 지내는 것 보다는
살아생전에 자주 찾아뵙고 공경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싶다.
한글 지방과 축문쓰는 법
** 한글지방 **
증조부모님
높은신 증조부님 신위
높은신 증조모님 나주임씨 신위
조부모
높은신 할아버님 신위
높으신 할머님 인동장씨 신위
부모
높으신 아버님 신위
높으신 어머님 경주김씨 신위
남펀
훌륭하신 부군 갑돌이님 신위
부인
훌륭하신 부인 갑순이님 신위
** 한글축문 **
명절 합사 한글축문
때는 어느덧 2013 계사년 정월초하루(8월명절) 설날이 되었습니다
이에 효손 갑돌이는 감히 조상의 영전에 아뢰나이다
높으신 증조할아버님
높으신 증조할머님
높으신 할아버님
높으신 할머님
높으신 아버님
높으신 어머님
해가 바뀌고 새해가 (8월명절)되니
높으신 조상님들을 영원토록 사모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전을 드리오니
두루 흠향 하시옵소서 ..
조부모 기제사 한글축문
2013 계사년 o월 o일 효손 갑돌이는 감히 고하나이다
높으신 할아버님
높으신 할머님 김해김씨
해가 바뀌어서 할아버님(할머님)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영원토록 사모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전을 드리오니
두루 흠향 하시옵소서 ..
부모 기제사 한글축문
2013 계사년 o월 o일 행효 갑돌이는 감히 고하나이다
높으신 아버님
높으신 어머님 경주김씨
해가 바뀌어서 아버님(어머님)의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영원토록 사모하는 마음과 하늘같이 크고 넓은 은혜를 잊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전을 드리오니
두루 흠향 하시옵소서..
남편 한글축문
2013 계사년 o월 o일 미망인 갑순이는 감히 고하나이다
훌륭하신 옛 남편 충청갑씨 돌이 님
해가 바뀌어서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영원토록 사모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전을 드리오니
두루 흠향 하시옵소서 ..
부인 한글축문
2013 계사년 o월 o일 남편 갑돌이는 감히 고하나이다
훌륭하신 옛 부인 서울갑씨 순이 님
해가 바뀌어서 부인 남양홍씨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영원토록 사모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전을 드리오니
두루 흠향 하시옵소서 ..
한글 축문은 이 내용 외에 하고싶은 말을 간략하게 써도 무방하다.
첫댓글 한글축문은 저렇게 작성하고 사용가능 하군요 ~~~
우린 아직도 (유~세~차) 로 시작하여 (강신)합니다 ㅎ 큰제사에서는 축 유사만해도
벼슬하는건데~ 새벽에 청아한 목소리로 축문을 낭송하면 새벽에 담너머로 낭낭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정갈하여 분위기가 이내 숙연해 지기도 하지요 ~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저희도 축관이 아직 한문축문을 고집합니다 만
실은 축문 내용을 정확히 아는 사람들 흔지 않습니다.
그저 전통인냥 .. 한글 보다는 한문이 좀 유식해 보이니까 버리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제사의 이미도 모르는 자식들에게 한마디 할수잇겠습니다... 자시전에 지내지 말아야함을 알았네요....글 잘 봤어요~^*^
도움이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두 이번 추석땐 함 시도 해볼께요~^^
한글 축문~^^
한글은 누구나 쉽게 쓸수있고 알아 들을수 있지요 ..
즐겁고 행복한 명절 되시길 .. 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