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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링크 ※※프린세스남장하기
[07]
12시에 딱 맞춰 시내광장에 도착했다. 반아준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차은교-!"
뒤를 돌아보니,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 체 헥헥거리며 뛰어오는 반아준이 보였다.
어라라, 저 녀석 또 스크류바를 들고있네. 맨날 저거만 먹고사나?
"이거 받아."
"엉? 아이스크림 나 먹으라고?"
"응. 나 먹으려고 사다가 네 생각 나서 하나 사왔어."
"그래..하하, 고마워. 잘 먹을게."
아침밥도 안 먹고 온 터라, 빈 속에 차가운 걸 먹었다간 배탈날 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내가 조금 당황하며, 아이스크림을 받자 의아한 듯 묻는 반아준.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괜찮아. 다만 빈 속에 아이스크림을 먹기가 좀.."
"그랬구나. 하긴 12시까지 오라고 그랬으니까 아침 안 먹고 왔겠구나. 진작 말하지. 가자!"
"어딜?"
"배 채우러!"
반아준이 나를 이끌고 데려온 곳은 다름아닌 패스트푸드점.
햄버거를 무지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쁘긴 했지만, 열량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살찔까봐 걱정이 먼저 앞섰다.
반아준이 메뉴를 훑어보다가 나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뭐 먹을래?"
"음.. 넌?"
"나는 아침먹고 와서 간단하게 데리버거!"
"그럼 나도 같은걸로."
"그걸로 배 채워지겠어?"
"‥‥그거 무슨 뜻이야? 나쁜 뜻은 아니지?"
"하하, 그럼 당연하지! 그럼 주문하고 올게."
내가 사악한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녀석에게 묻자, 녀석은 흠칫하며 애써 웃어보였다.
그리곤 주문하러 간다면서 곧바로 자리를 떠버린다.
....풉. 저 녀석, 의외로 웃기다니까.
반아준과 친구사이로 지낸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
주머니에 있던 내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을 들여다보니, [다화뿅뿅].........
문다화가 이렇게 아침 일찍(?) 왠일이지?
평소같았으면 한 2시쯤에 일어나서 전화할텐데.
아무튼 나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은교야, 나 어떡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나....]
……뚝. 끊겨버렸다.
'뭐야, 무슨 일이 터진건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에도 다화에게서 전화가 왔다.
"응, 무슨일이야?!"
[아, 실수로 끊어버렸네. 미안!]
"그래그래, 무슨 일 났어??!?!"
[나.. 연예인 꿈꿨다. 심봤어.]
".............너 지금 맞고싶지? 어디서 잠꼬대 할 때가 없어서, 전화에다 잠꼬대하냐?! 끊어! 뚝."
허무해. 뭐, 이딴 기집애가 다 있어. 아무리 내 친구지만, 정말 이해가 안간다니까!
누가 연예인 꿈꿨다고, 아침부터 친구한테 자랑질하러 전화까지 하냐?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아마 문다화 너 뿐일거다.
마침 반아준이 데리버거 두 개와 음료수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맛있겠다."
내가 씩 웃으며 말하자, 그저 미소만 짓는 반아준.
아까 전까지만 해도 실실 웃고 있던 녀석이, 아무 말이 없다.
왜 그러지, 무슨 일이 있나?
내가 갸우뚱거리며 녀석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반아준이 입을 연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그냥…, 아무것도 아냐. 먹자!"
"잘 먹겠습니다!"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 뒤에, '잘 먹겠습니다!' 를 외치는 반아준을 보고 나도 모르게 픽 하고 웃어버렸다.
그러자, 동그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가 아무 일 아니라며 고개를 젓자, 그제서야 햄버거를 집어든다.
그때 또 내 핸드폰에 전화가 울렸고, 또 문다화일거라고, 분명하다고 생각한 나는 전화를 받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반아준 녀석이 날 쳐다보며 말했다.
"나 신경쓰지 말고 전화받아."
"아, 아니야. 내 친군데, 장난전화일거야."
"일부러 나 신경써서 그러는거지? 괜찮아, 받아."
"음.. 고마워, 그럼 잠시만."
나는 반아준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가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그리곤 순간 다화에게 화가 치밀어, 수화기에 입을 대고 큰 소리로 확 말해버렸다.
내 말에 하던 행동들을 멈추곤,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았지만.
아, 반아준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먹을 거에만 집중하고 있다.
아무튼 난 그런 거에 신경쓰지 않았다.
"야, 문다화 너 계속 장난칠래?! 연예인 꿈, 그거! 개꿈이야, 장난전화 하지말고 끊어!"
[……야.]
"…어..라? ……."
……다화의 목소리가 아니다! 분명히 다화일 거라고 확신까지 들었었는데!
다화가 아니였다는 건…….
그럼 지금 나한테 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란 말이야?!
#
[……야.]
"……."
쪽팔리다. 무척 쪽팔려서, 도무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지금 나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쪽팔린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전화를 건, 누군지 모를 이 상대방 때문에 쪽팔려죽겠다.
순간 '그냥 끊어버릴까.' 도 생각했지만, 곧 다시 전화가 올 것 같았기에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야, 차은교.]
"……누, 누구세요.."
[내 목소리 아직도 기억 못하고 있냐?]
"……누구시냐고, 지금 묻잖아요...."
[반달고 3학년 단하루.]
"……."
나는 단하루라는 그 세글자가 내 귀에 들어오자 마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하필! 하필, 이 녀석한테 쪽팔림을 당할 게 뭐람!!!!!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 얼굴이 새빨게져버렸고, 반아준은 그런 나를 보더니 하는 말.
"은교야, 지금 너 얼굴 스크류바 아이스크림 색깔이다."
※※프린세스남장하기
[08]
[……스크류바?]
"…아냐, 아무것도. 근데 왜 전화했어?"
[…그냥 심심해서. 다른사람이랑 같이 있는 거 같은데 괜히 시간 뺏어서 미안. 뚝.]
"여보세요? ……끊겨버렸네."
나는 조금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곤 햄버거를 먹다가,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하루, 이 녀석.
내 핸드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지? 그리고 왜 자꾸만 나한테 전화를 하는 거냐고.
"무슨 생각해?"
"……어, 어? 뭐라고?"
"무슨 생각하냐고. 지금 너 미묘한 표정으로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잖아."
"내가 그랬어? …미안."
"아냐, 괜찮아. 사과하라고 그런 말 꺼낸 거 아니니까."
"아, 응."
"다 먹었으면 이제 나가자."
"아직 다 못 먹었는데. …들고 가야겠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패스트푸드점 안에는 시원했는데, 밖으로 나오니까 미칠듯이 덥다.
마치 사이다의 김이 턱- 하고 빠진 느낌이 든다.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반아준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제 뭐할거야?"
"글쎄. 뭐부터 할까나-"
"……."
"우리 오락실 갈래?"
#
중학교 때 다화와 매일 들락날락하던 오락실. 정말 오랜만이다.
반아준과 나는 지폐를 동전으로 바꾼 뒤에 오락실을 천천히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반아준녀석이 멈칫하고 시선을 돌린 것은 ....바로 너구리잡기 게임이었다.
"설마 너 이거 하려고?"
"응, 나 맨날 오락실 들릴 때마다 이거 하는데. 다섯마리 이상을 한번도 못 잡아봤어."
"정말?! 못 믿겠어."
"보여줄까?"
녀석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동전을 넣고 방망이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너구리들이 한 마리씩 튀어올라온다.
반아준녀석은 너구리의 머리를 재빠르게 때리기 시작했지만 거의 빗나가거나 벌써 너구리들이 기계 안으로
들어가버린지 오래였다.
……어떻게 나보다 더 못할 수가 있는거지?
나는 고개를 저어보이며, 방망이를 집었다.
"내가 한번 해볼게."
"이거 무지무지 어려워!"
나는 동전을 넣고 너구리들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목이 빠져라, 기다려도
너구리들이 올라오지 않았다.
설마…… 내 돈 먹은거??!
"이거 고장난 거 같아."
"……헐. 하필이면 내가 할 때 고장나냐-? 으이씨, 열받아! 내 돈 먹었어, 이 새끼!"
내가 화났다는 식으로, 기계를 발로 뻥- 하고 차버리려 하자, 반아준녀석이 나를 달래며 말했다.
"그러지말고, 아저씨한테 돈 달라고 그러면 되잖아."
"아저씨가 과연 줄까?"
"안 주면 그때라도 기계를 발로 차버리면 되지."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인아저씨께 거의 달려가듯 걸어갔다.
다행히 아저씨는 친절하신 분이여서 나에게 돈을 주셨고, 나는 기분좋은 마음으로 다시 오락실을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반아준과 단하루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뭐야, 왜 단하루가 여기에 있는거지?
나의 인기척을 느낀건지, 내가 서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단하루와 반아준.
내가 멀뚱멀뚱, 둘을 쳐다보고있자 단하루는 나를 한번 스윽 쳐다보더니 오락실 밖으로 나가버렸고
반아준은 그런 단하루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나에게로 걸어왔다.
"뭐야, 단하루가 왜 여기있어?"
"그냥 우연히 만난거야."
"아, 그랬구나. 난 또……."
"은교야, 미안한데 나 일이 생겼어."
"응? 무슨 일?"
"아주 급한 일. 그래서 나 먼저 가봐야할 것 같은데."
"할 수없지 뭐. 나는 이만 집에 가서 잠이나 마저 자야겠다-"
"미안해, 나중에 내가 진짜 재밌게 놀아줄게!"
"그래. ……뭐?"
어라라, 언제부터 저 녀석이 나랑 놀아주게 된거야??
내가 저 녀석이랑 놀아준 거 아니였어? 어이없는 자식.
나는 반아준을 장난스런 표정으로 째려봐주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으으.. 택시 타느라 용돈 다 썼다. 내 피같은 돈.. 흑흑.
택시 타지 말 걸 그랬어.
ㅡ
안녕하세요! 2편 들고 온다고 그랬었죠?! 하마터면 약속을 지키지 못할 뻔 했어요T_T. 하지만 약속 지켰으니까 돌 던지지는 마시구요;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편에 코멘 남겨주신 분들
메루시보끄
정말정말 감사합니다T_T!!!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T_T
계속 소설이 재밌을 지는 모르겠지만요ㅜ.ㅜ
제목클릭해주신분들, 읽어주신분들, 코멘남겨주신분들, 응원해주신분들,
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답니다. 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다♡♡♡
+배경은 [포샵·하린]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인물표는 [포샵·몽니]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
첫댓글 잼있어요!!담편 기대할께요!
★ 눈물나는날님알럽♥ 읽어주시고 코멘까지 남겨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T_T!
너무 재밋어요^^ 담편 기대할께요.. 6편 댓글을 모르고 안썻어요..눈팅해서 죄송해요ㅜ_ㅜ 이제부턴 꼬박꼬박 적을께요~
★ 당당한게좋아님알럽♥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눈팅한 것만도 좋아요! 뭐 코멘까지 달리면 정말 기분이 좋지만요! 헤에, 꼬박꼬박 적어주신다니 힘드시지 않겠어요? 감사합니다!^^
너무재미있어여 많이 올려주세욧 기대기대할게여 ㅋㅋ
★ 사랑해볼래여님알럽♥ 감사합니다^.^ 많이 올려보도록 할게요!
아-흑흑..이제서야 봐써요!!!!!!!/ㅁ/아놔-!!정말 ..너무 재미있어요!!<...<</ㅁ/다음편 기대할게요!!/ㅁ/
★ [自由悲夜]님알럽♥ 어머, 혹시[自由悲]님 아니세요?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T_T!!
너무 재밌어요!!ㅎㅎ 담편 기대할께요!!!
★ wjdekq님알럽♥ 네네! 감사합니다! 다음편에서 뵈요~
ㅋㅋㅋㅋ재밌어요.아준이는진짜내타입//ㅂ/
★ 기린♪님알럽♥ 아준이 멋있죠? ;ㅅ;헤에, 감사드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 똘아#님알럽♥ 읽어주시고 코멘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하루와아준이가 친구인건가,,
★ 메루시보끄님알럽♥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또 와주셨군요, 암튼 정말 감사합니다!
가상보고 1회부터 봤는데 짱짱재미있어요!!!!!!!!!!!ㅠ_ㅠ!!!!!!!!!! 아준이도멋있고 하루도멋있고!!!!!짱짱!!!!!!
★ A_HA님알럽♥ 가상보고 와주셨군요!! 감사합니다T_T!!! 다음편도 꼭 봐주셔야 해요!
언니넘웃겨ㅋㅋㅋ아준이귀엽다^*^하루와아준이사이에왠지모를긴장감이..나진짜강등되서답답해죽겠다ㅠㅠㅠ
★ 별내님알럽♥ 내가 쫌 웃기지.;ㅅ; 암튼 읽어줘서 고마워! 강등됀거T_T,아까어떤분이 가족방에 글 올려줘서 알았어T_T..... 얼른 정회원되길 바래!<<바래(무한도전)특집;ㅅ;ㅋㅋㅋㅋ
와~여태껏준회원은댓글못쓰는줄알구읽기만하다가되는줄처음알았네요<<.....ㅋㅋㅋㅋ 너무재밌어요^....^ 진짜완전되게독특한것??같아요 히히 저두얼른정회원되고싶어요ㅜ_ㅜ등업이아직안되고있따는....흑흑 맨날들어와요확인하러ㅋㅋㅋ어째뜬너무너무재밌구염!!다음편두기대할께요♡♡
★ ●엔젤님알럽♥ 그러셨군요T_T; 재밌게 봐주시니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ㅅ; 독특하다니, 식상한 소재인데T_T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써용히히담편두기대만히만히할께용히히늦게와서 댓글이늦었어요
★ 혁구♥님알럽♥ 헤헤헤,괜찮아요! ^.^
이야~재밌어요~~ 큰일이라는거 궁금하네요 으히
★ 우울한미녀님알럽♥ 그런가요? 으히히,감사합니다!
와~ 이거 은근 재밌다!!끌려끌려!!!!!ㅋㅋㅋㅋ그럼...담편을기대하며..ㅋㅋ
★ 효온주야님알럽♥ 은근재밌다는말,T_T정말기분좋아요!
재밌다.
★ tough girl 님알럽♥ 재밌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너무 재밌어요 >.< 빠니빠니 올려주세효ㅋㅋㅋㅋㅋㅋㅋ
★ 양ol님알럽♥ 감사합니다~!!
음...ㅋㅋㅋㅋㅋ
으아 이건 긴줄 알았는데, 댓글땜에 길어보인거였어.. 흑.
늦게 읽어서 죄송해요ㅠ_ㅠ. 아주 오랜만이죠?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