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 은총 배미영 (수필)
초록 나무들에게 새들이 깃드는 모습을 보고, 연주처럼 새소리를 들으면서 경쾌한 하루를 시작하는 오늘은 오후 4시 만남의 약속 일정이 있었다. 여름 날씨는 덥지만 열매들이 자라고, 영글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최근에 아들은 며느리와 손녀와 함께 나를 포함 시켜서 저녁 식사로 베트남 쌀국수를 사주었다.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았다. 맛있게 식사를 한 나는 다음에 내가 밥을 사겠다고 했다. 그런 얼마가 지난 후에 아들은 일하러 가고, 며느리, 손녀 만나러 오후 4시에 아들 집에 가라고 했다.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는 시간을 앞두고, 손녀 리아 옷을 사러 매장을 들렀는데, 두 곳이나 다 문을 닫았고, 다른 곳을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하는 수없이 약속 시간을 지켜서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아들 집을 향했다. 날씨는 더우면서 하늘은 흐려져가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편의점이 보였다. 리아가 먹을 수 있는 우유 쌀과자를 샀다. 아들 집에 도착해서 딩동 벨을 누르고 집에 들어가니 리아는 TV를 보면서 유아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요를 몸으로 흔들흔들하면서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같이 외식하러 나가자고 해서 흐린 하늘이더니 비가 조금씩 와서 우산을 챙겨서
같이 나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같이 산책의 시간도 갖기 위해 16개월 아기 리아에게 신발을 신켰다. 리아도, 루리도, 나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서 우산을 들고 나섰는데, 가다가 비가 멈추어서 리아는 엄마의 손을 잡고 걷게 했다. 지나가는 길에 강아지도 보고, 꽃들과 나무들도 보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경쾌한 기분이었다. 같이 식사를 하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채선당 식당에 갔었다.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오후 5시에 입장을 했다. 리아를 아기 의자에 앉히고, 루리와 나는 서로를 마주 보며 앉았다. 소고기 샤부샤부 재료에 필요한 식자재들을 하얗고 둥근 접시에 담아 왔다. 아기 리아도 먹을 수 있게 가져왔다. 푸짐하게 차려놓은 음식을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맛있게 먹었다. 아기 때문에 신경 쓰는 며느리 루리에게 무엇을 좀 더 갖다 줄까 물어보니까 고구마떡 2개를 말했다. 아기 리아는 의자에 앉아서 컸다고 막 움직였다. 엄마가 밥을 먹게 주면 고개를 저으며 전혀 먹지를 않았다. 나는 리아에게 먹일 죽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의 품에 앉게 해서 먹게 하려고 숟가락을 들었다. 그런데 리아는 자기가 숟가락을 들고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렇게도 엄마가 떠주는 밥은 안 먹으려고 하더니 자기가 숟가락을 가지고서 떠먹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나도 놀라웠다. 이제 16개월 된 아기가 혼자서 스스로 숟가락을 떠서 먹는 모습은 처음 보았기 때문에 리아가 대단하다 싶었다. 먹는 양이 적고, 리아를 보니까 아주 예민한 아기였다. 올 때 리아의 옷을 못사왔기 때문에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리아 옷을 사러 갔다. 처음에 간 곳은 문을 닫았고, 바로 옆에 매장이 문을 열어서 같이 들어갔다. 리아에게 입힐 옷을 며느리한테 골라보라고 했다. 엄마가 골라야 마음에 드는 취향대로 아기에게 입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브랜드 매장에서 샀던 한 벌 값으로 3벌을 세일 덕분에 살 수가 있었다. 아들에게 도움이 되게 사업자 등록 번호도 입력하고, 현찰로 사는 판단을 했다. 며느리가 좋아했고, 리아도 신나는 모습을 보면서 파리바게뜨에 같이 갔다. 며느리는 청귤 에이드 음료를 선택했고, 고구마 카스텔라 1개를 골랐다. 음료수 냉장고에서 나는 검은콩 두유 1병을 고르고 있는데, 리아가 손을 뻗치면서 캐릭터를 말하면서 음료수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1개를 주니까 다른 캐릭터 음료수도 달라고 의지가 대단했다. 그래서 2개의 캐릭터 음료수를 양손에 들려주고는 자리에 모두가 앉았다. 16개월 된 아기가 스스로 숟가락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는데, 이 번에는 캐릭터 음료수를 보고, 열광하면서 가지려고 하는 모습에 또 한 번 경이로웠다. 식성도 까다로운 아기라서 내가 먹는 두유를 먹게 했더니 반 병을 먹었다. 그래서 며느리가 선택한 청귤 에이드를 주문해서 같이 했다. 집에 오면 아들이 먹을 수 있는 빵을 사가지고 나왔다. 아기 리아가 고집이 세다는 소리를 아들한테 들었었는데, 어쩌면 아기가 그럴 수가 있나 나는 놀랍기 그지없었다. 우리가 집을 향하여 갈 때는 비가 멈추어서 우산을 며느리가 들게 하고, 잠자는 아기를 안고 집을 향하여 걸어갔다. 리아가 좀 더 크면 내가 안고 걸어가기 힘들 테니까 무리가 되더라도 안고 가야겠다는 의지를 가졌다. 집에 와서 아기를 거실에 눕히고, 나는 찬물을 달라고 했다. 시원한 냉수 한 잔이 입안을 시원하게 했다. 아들이 오면 쉬어야 하니까 나는 가겠다고 말하고는 잠자는 아기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나왔다.
하늘이 비가 올 것 같지만 비가 오지 않는 오후 4시 약속이 있었던 날이었다. 며느리 루리와 16개월 된 아기 리아를 만나는 약속 시간이었다. 아기에게 옷 선물을 하려다가 못사서 아쉬웠다가 나중에는 살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16개월 아기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모습과 캐릭터가 있는 음료수를 선택하는 리아를 보고 놀랍기 그지없는 날이었다. 아기를 키우느라고 힘들 며느리를 격려하는 날이기도 했다. 가다가 넘어지기도 했지만 산책을 좋아하는 아기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날이었다. 중간에 비가 오고, 나중에는 멈추는 날이었다. 아기가 고집이 세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자기의 의지대로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고, 감정 표현이 나타나는 아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어느덧 나는 며느리도, 손녀도 있게 되어서 기쁨과 감동이 있었고, 이 모든 게 나에게는 선물처럼 느껴지는 감사의 날이었다. 꽃들과 새들과 나무들이 있는 산책길도 함께 하는 오후 4시 약속이 있었던 날을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2024년 8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