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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언소(不苟言笑)
남을 헐뜯거나 비웃지 않는다는 뜻으로, 경솔하게 지껄이거나 웃거나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不 : 아닐 불(一/3)
苟 : 진실로 구(艹/5)
言 : 말씀 언(言/0)
笑 : 웃음 소(竹/4)
(유의어)
노성지중(老成持重)
불구소어(不苟笑語)
불구자소(不苟訾笑)
정금위자(正襟危坐)
(반의어)
담소풍생(谈笑风生)
유강활조(油腔滑调)
출전 : 예기(禮記) 第1 곡례(曲禮) 上
중국 유가(儒家)의 경전이라면 보통 사서오경(四書五經)을 일컫는다. 사서는 상식으로도 논어(論語), 맹자(孟子), 대학(大學), 중용(中庸)으로 줄줄이 댈 수 있게 익숙한데 오경은 그렇지 않다.
처음 삼경이라 하여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이던 것이 예기(禮記)와 춘추(春秋)를 넣어 오경이 됐지만 아무래도 사서에 비해 일반에 덜 친숙하다.
이는 더 역사가 오랜 오경보다 성리학에서 공자(孔子)의 언행록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사서를 더 중시한데서 왔다고 본다. 민요와 법제를 다루고 길흉을 점친 삼경에서 뒤늦게 역사서인 춘추와 예의 이론을 다룬 예기를 포함시켰다고 홀대를 한 것은 아니다.
이중 예기는 의례의 해설뿐 아니라 정치, 음악, 학문 등 일상의 영역까지 언급한다. 다방면에 걸쳐 예의 근본정신에 대해 기술하고 도덕적인 면을 강조하여 실제 경서의 첫손에 꼽히기도 한다.
그래서 순자(荀子)는 자신의 책 권학(勸學)편에서 "학문은 시경, 서경 등 경을 암송하는 데서 시작하고, 예기를 읽는 데서 끝낸다(始乎誦經 終乎讀禮)"고 할 정도였다.
공자가 편찬에 참여했다고 하고, 성리학의 주희(朱熹)가 예기에서 대학 중용을 독립시켜 사서에 포함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솔하게 남을 헐뜯거나 비웃지 않는다는 뜻의 이 성어는 오례(五禮)를 다룬 이 책의 첫 부분 곡례(曲禮)편에 나온다.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하는 것이 예의 근본이고 나라를 위한 출세보다 부모를 잘 모시는 것이 앞서야 한다고 곳곳에서 강조한다. 부모가 말씀하기 전에 알아듣고 보여주기 전에 깨달아야 하는 것이 사람의 자녀로서 해야 할 일이라며 이어진다.
不登高 不臨深(부등고 불임심)
不茍訾 不茍笑(불구자 불구소)
높은 곳에 오르지 않으며 깊은 곳에 가지 않고, 섣불리 남을 헐뜯지 않고 남을 비웃지 않는다.
위험한 곳에 가지 않는 것이 부모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길이고, 남을 험담하는 것은 어버이를 욕되게 하는 것이 되므로 삼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불구소어(不苟笑語), 불구자소(不苟訾笑)로 줄여 써도 같다.
곡례편에 효자가 행하는 유명한 말이 더 있다. 추울 때는 따뜻하게 보호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해 드린다는 동온하정(冬溫夏凊), 아침저녁 잠자리와 안부를 살피는 혼정신성(昏定晨省), 그리고 나갈 때 아뢰고 들어와서 뵙는다는 출필곡 반필면(出必告 反必面) 등이다.
이러한 것은 요즘 부모도 성가실 일이고, 자녀도 바쁜 현대의 독립된 생활에서 모두 실현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말로써 말이 많은 세상에서 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남을 헐뜯어 시비를 자초하는 일은 자신뿐 아니라 부모도 욕되게 하니 꼭 실천해야 한다.
禮記 第一 曲禮 上
예기(禮記)
예기(禮記)는 총 49편이며 오경(五經)의 하나로 주례(周禮), 의례(儀禮)와 함께 삼례(三禮)라고 하는데 의례가 예(禮)의 경문(經文)이라면 예기는 그 설명서(說明書)에 해당한다.
성립(成立)에 관해서는 분명치 않으나 전한(前漢)의 대성(戴聖)이 공자(孔子)의 제자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의 손으로 된 예기 200편 중에서 편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禮의 이론(理論) 및 실제(實際)를 논술(論述)한 것이다.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大學)과 중용(中庸)도 이 중 한 편이며 예기정의(禮記正儀)는 후한(後漢) 정현(鄭玄)의 주(注)와 당(唐)나라 공영달(孔穎達)의 소(疏)로 된 예기의 주석서(註釋書)로 통용(通用)된다.
예기는 고대 유가(儒家)의 경전인 오경의 하나로 예법의 이론과 실제를 풀이한 책이다. 공자와 그 후학들이 지은 책들을 한(漢)나라 제후인 헌왕(獻王)이 131편으로 정리하여 엮은 것을 뒷날 유향(劉向)이 214편으로 엮었고 대덕(戴德)이 85편으로 엮었으며 대성(戴聖)이 49편으로 간추렸다.
오늘의 예기는 대성이 간추린 소대기(小戴記) 4949편 중국 24史의 하나로 왕조의 제도와 상복(喪服)과 동작(動作)의 규칙(規則)과 禮의 해설(解說) 및 예악(禮樂)의 이론 등을 담고 있다.
원저작자는 전국시대 중양자(重陽子)라고도 하며 禮란 인간의 외적인 법도의 총체적인 것으로 범위를 넓게 본다면 정치, 경제, 사회제도와 법률, 습속(習俗), 천문지리(天文地理)는 물론 의식범절(儀式凡節)과 일상생활 양식에 이르기 까지 모든 생활문화를 포함하고 있으며 사람의 심성(心性)에서부터 우주(宇宙)의 생성과 변화의 문제까지 어우러져있어 인간의 백과사전과 같은 교과서이다.
예기(禮記) 第1 곡례 상(曲禮 上)
곡례(曲禮)-1
曲禮曰 毋不敬하며 儼若思하고 安定辭하면 安民哉리라.
곡례편에 말하길, "공경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단정하고 엄숙하기를 무엇을 생각하는 것같이 하고 말을 안정하게 한다면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敖不可長하며 欲不可從하고 志不可滿하며 樂不可極이니라.
거만(倨慢)한 마음을 자라게 해서는 안 되며 욕심을 방종(放縱)하게 해서는 안 되고 뜻은 가득 차게 해서는 안 되며 즐거움을 극도(極度)로 누려서도 안 된다.
賢者狎而敬之하며 畏而愛之하며 愛而知其惡하고 憎而知其善하며 積而能散하고 安安而能遷이니라.
현명한 사람은 친압(親狎; 버릇 없이 너무 지나치게 친함)하나 공경하며 두려워하나 사랑하며 사랑하나 그의 악한 것을 알고 미워하나 그의 선한 것을 알며 재물을 축척하여서는 흩어 쓸 줄을 알고 편안한 곳을 편안하게 여기지만 옮겨야 할 때에는 능히 옮길 줄 알아야 한다.
臨財毋苟得하며 臨難毋苟免하라. 得毋求勝하고 分毋求多하라.
재물을 대하여 구차하게 얻으려고 하지 말며 어려움을 당하여 구차하게 모면하려고 하지 말라.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자기 몫을 많이 가지려고 하지 말라.
疑事毋質하고 直而勿有니라.
의심스러운 일을 자신이 바로잡아 결정을 내리려고 하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직하게 개선할 뿐이고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여서는 안 된다.
若夫坐如尸하고 立如齊하라.
무릇 앉는 것은 시동(尸童)처럼 하고 서는 것은 제계(齋戒)할 때처럼 한다.
禮從宜하고 使從俗하라.
禮는 때에 따라 마땅한 바에 좇고 남의 나라에 사자(使者)로 가면 그 나라의 풍속에 좇는다.
夫禮者는 所以定親疏하고 決嫌疑하며 別同異하고 明是非也니라.
禮라는 것은 친소(親疎)에 따라 정하고 혐의(嫌疑)스러운 것을 해결하며 같고 다른 것을 구별하고 옳고 그른 것을 밝히는 것이다.
禮不妄說人하며 不辭費하라.
禮는 망령(妄靈)되게 남을 즐겁게 하지 않으며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禮不踰節하며 不侵侮하고 不好狎하라.
禮는 절도를 넘지 않으며 남을 침노(侵擄)하여 업신여기지 않고 친압(親狎)함을 좋아하지 않는다.
修身踐言을 謂之善行이라하며 行修言道가 禮之質也니라.
몸을 닦고 말을 실천함을 선행이라고 하며 행동을 바르게 닦고 말을 道에 맞게 함이 禮의 근본이다.
禮聞取於人이지 不聞取人이니 禮聞來學이지 不聞往敎니라.
禮는 남에게 가서 가르침을 들음이지 남을 불러와 가르침을 받음이 아니니 禮는 제자가 선생을 찾아와서 배움을 들음이지 선생이 가서 가르침을 듣는 것이 아니다.
道德仁義도 非禮不成하고 敎訓正俗도 非禮不備니라.
도덕과 인의도 禮가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고 교화를 세워 백성을 가르쳐서 풍속을 바로잡는 일도 禮가 아니면 완비되지 않는다.
分爭班訟도 非禮不決하고 君臣上下父子兄弟도 非禮不定하며 宦學事師도 非禮不親이니라.
분쟁을 해결하고 소송을 판결하는 일도 禮가 아니면 결정될 수가 없고 임금과 신하 윗사람과 아랫사람 아버지와 아들 형과 아우의 분수도 禮가 아니면 정해질 수가 없으며 벼슬하고 배우는 데 있어서 스승을 섬기는 일도 禮가 아니면 친애할 수 없다.
班朝治軍하며 涖官行法도 非禮威嚴不行하고 禱祠祭祀하여 供給鬼神도 非禮不誠不莊하며 是以君子恭敬撙節하고 退讓以明禮니라.
조정에 반렬하여 군대를 다스리며 벼슬에 임하고 법을 시행하는 일도 禮가 아니면 위엄이 서지 않고 기도하고 제사하여 귀신에게 供給하는 일도 禮가 아니면 精誠스럽지 않고 端正하지 않으며 그런 까닭에 君子는 公正하고 節度를 알맞게 하고 辭讓하고 겸손하여 禮를 밝히는 것이다.
鸚鵡能言이지만 不離飛鳥며 猩猩能言이지만 不離禽獸이고 今人而無禮면 雖能言이지만 不亦禽獸之心乎아? 夫唯禽獸無禮니 故로 父子聚麀니라.
앵무(鸚鵡)는 말을 할 줄 알지만 새에 지나지 않으며 성성(猩猩; 오랑우탄)이는 말을 할 줄 알지만 금수에 지나지 않고 이제 사람으로서 禮가 없다면 비록 말을 할 줄 알지만 또한 금수와 같은 마음이 아니겠는가? 저 금수에게는 禮가 없으니 그런 까닭에 아비와 아들이 암컷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是故聖人作하여 爲禮以敎人하여 使人以有禮하고 知自別於禽獸니라.
그런 까닭에 성인이 일어나서 禮를 만들어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쳐 사람으로 하여금 禮가 있게 하였고 그것이 사람이 짐승과 다르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 하였다.
太上貴德하고 其次務施報하니 禮尙往來니라. 往而不來는 非禮也며 來而不往도 亦非禮也니라.
가장 상고 때에는 덕만을 귀중하게 여겼고 그 다음 시대에는 베풀고 보답하는 것을 힘썼으니 禮는 오고가고 하는 것을 숭상한다. 가기만 하고 오지 않는 것은 禮가 아니며 오기만 하고 가지 않는 것도 또한 禮가 아니다.
人有禮則安하고 無禮則危하니 故曰 禮者不可不學也라 하며 夫禮者는 自卑而尊人이며 雖負販者라도 必有尊也한데 而況富貴乎랴?
사람이 禮가 있으면 편안하고 禮가 없으면 위태하니 그런 까닭에 이르길 禮라는 것은 배우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며 禮라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이며 비록 노동자나 상인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존경함이 있어야 하는데 하물며 부귀한 사람에게 있어서이겠는가?
富貴而知好禮면 則不驕不淫이며 貧賤而知好禮면 則志不懾이니라.
부하고 귀하여 禮를 좋아할 줄 알면 교만하지 않고 음탕하지 않을 것이며 가난하고 천하여도 禮를 좋아할 줄 알면 마음에 겁냄이 없을 것이다.
人生十年曰幼學하고 二十曰弱冠하며 三十曰壯有室하고 四十曰强而仕하며 五十曰艾服官政하고 六十曰耆指使하며 七十曰老而傳하니라. 八十九十曰耄라하고 七年曰悼라하며 悼與耄는 雖有罪라도 不加刑焉하고 百年曰期頣이니라.
사람이 나서 열 살이 되면 유(幼)라 하며 배우고, 20세가 되면 약(弱)이라 하며 관례를 치르며, 30세가 되면 장(壯)이라 하며 아내를 가지게 되고, 40세가 되면 강(强)이라 하며 처음 벼슬을 하며, 50세가 되면 애(艾)라 하며 관정(官政)에 복무하고, 60세가 되면 기(耆)라 하며 남에게 지시하여 시키며, 70세가 되면 노(老)라 하며 가사를 아들에게 전한다. 80세, 90세를 모(耄)라 하고 7세를 도(悼)라 하며 도(悼)와 모(耄)는 비록 죄가 있을지라도 형벌을 주지 않고 100세가 되면 기(期)라고 하고 부양한다.
大夫七十而致事한데 若不得謝면 則必賜之几杖하며 行役以婦人하고 適四方乘安車하며 自稱曰老夫라하고 於其國則稱名하며 越國而問焉이면 必告之以其制니라.
대부는 70세면 치사(致仕)하는데 만약 사직의 허락을 얻지 못하면 반드시 궤장(几杖)을 하사받으며 본국을 순행하며 일에 종사할 때는 부인을 수행하게 하고 사방을 다닐 때에는 안거(安車)를 타며 스스로 노주(老夫)라고 일컫고 그러나 자기 나라에서는 이름을 부르며 나라를 건너와서 일을 묻는 외국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선왕의 제도를 들어서 대답한다.
謀於長者엔 必操几杖以從之하며 長者問에 不辭讓而對면 非禮也니라.
장자에게 일을 모의하려고 할 때는 반드시 안석과 지팡이를 가지고 가야하며 장자가 무엇을 문의할 때에 사양하지 않고 대답하면 禮가 아니다.
凡爲人子之禮는 冬溫而夏凊하며 昏定而晨省하고 在醜夷不爭이니라.
무릇 남의 아들 된 者의 지켜야 할 禮로는 겨울에는 부모를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부모의 잠자리를 정해 드리며 새벽에는 아침 문안을 드리고 편히 주무셨는가를 살피고 동류와 평교간(平交間)에 있어서는 추하게 다투지 않는다.
夫爲人子者는 三賜不及車馬하며 故州閭鄕黨稱其孝也하고 兄弟親戚稱其慈也하며 僚友稱其弟也하고 執友稱其仁也하며 交遊稱其信也니라.
무릇 남의 아들 된 자는 세 번 명령을 받고도 거마(車馬)는 받지 않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주려향당(州閭鄕黨)이 그의 효함을 칭찬하고 형제와 친척이 그의 자애함을 칭찬하며 동료인 벗은 그의 공경함을 칭찬하고 뜻이 같은 벗은 그의 어짊을 칭찬하며 널리 교유하는 사람들은 그의 믿음성을 칭찬하게 된다.
見父之執에 不謂之進이면 不敢進하며 不謂之退면 不敢退하며 不問이면 不敢對가 此孝子之行也니라.
아버지의 집우(執友; 벗)를 뵈었을 때에 나아가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시면 감히 나아가지 않으며 물러가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시면 감히 물러가지 않으며 묻지 않으시면 감히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이것이 효자의 행동이다.
夫爲人子者는 出必告하고 反必面하며 所遊必有常하고 所習必有業하며 恒言不稱老니라.
남의 아들 된 자는 나갈 때에는 반드시 나간다고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에게 얼굴을 보이며 노는 데는 반드시 일정한 곳이 있고 익히는 것은 반드시 일정한 과업이 있으며 평상시의 언어에 자신을 늙은이라고 일컫지 않는다.
年長以倍는 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엔 則兄事之하며 五年以長엔 則肩隨之하고 羣居五人엔 則長者必異席이니라.
나이가 배나 더 많은 사람에게는 아버지를 섬기는 것처럼 섬기고 10년이 더 많은 자에게는 형을 섬기는 것처럼 섬기며 5년이 더 많은 사람과는 어깨를 나란히 해서 걷되 조금 뒤로 처져서 따라가야 하고 다섯 사람이 한군데 모여 있을 때에는 가장 나이 많은 자는 반드시 자리를 따로 한다.
爲人子者는 居不主奧하며 坐不中席하고 行不中道하며 立不中門이니라.
남의 아들 된 자는 실(室)의 아랫목에 거처하지 않으며 자리의 한가운데 앉지 않고 길의 한가운데로 다니지 않으며 문의 중간에 서지 않는다.
食饗不爲槩하며 祭祀不爲尸하고 聽於無聲하며 視於無形하고 不登高하며 不臨深하고 不苟訾하며 不苟笑하고 孝子不服闇하며 不登危는 懼辱親也니라.
빈객을 위한 음식의 양을 미리 정하지 않으며 제사에 시동이 되지 않고 말씀이 없더라도 들으며 나타내지 않더라도 보아야 하고 높은 곳에 오르지 않으며 깊은 곳에 임하지 않고 구차하게 헐뜯지 않으며 구차하게 웃지 않고 효자는 어두운 곳에서 일을 수행하지 않으며 위태한 곳에 오르지 않음은 어버이를 욕되게 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父母存이면 不許友以死하며 不有私財니라.
부모 생존이면 친구를 위해 죽음을 허락하지 않으며 사사로운 재물을 갖지 않는다.
爲人子者는 父母存이면 冠衣不純素하며 孤子當室은 冠衣不純采니라.
남의 아들 된 자는 부모가 생존하였으면 갓과 옷을 순소하게 하지 않으며 孤子로서 아버지의 뒤를 잇는 자는 갓과 옷을 순전한 채색으로 하지 않는다.
幼子常視母誑하고 童子不衣裘裳하며 立必正方하고 不傾聽이니라.
어린 아이에게는 항상 속이지 않음을 보여주어야 하고 동자는 갖옷과 치마를 입지 않으며 서는 것은 반드시 방향을 바르게 하고 머리를 기울게 하여 듣지 않는다.
長者與之提攜어든 則兩手奉長者之手하며 負劒辟咡詔之하고 則掩口而對니라.
어른이 어린이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시거든 두 손으로 어른의 손을 받들며 칼을 짊어진 것처럼 하고 입 가까이서 말씀하시면 반드시 입을 막고 대답한다.
從於先生엔 不越路而與人言하며 遭先生於道면 趨而進하여 正立拱手하고 先生與之言則對하며 不與之言則趨而退니라. 從長者而上丘陵엔 則必鄕長者所視하고 登城不指하며 城上不呼니라.
선생을 따라갈 때는 선생의 앞으로 길을 건너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말하지 않으며 길에서 우연히 선생을 만나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 바로 서서 공수하고 선생이 무슨 말씀을 하시면 곧 대답하며 말씀하시지 않으시면 곧 빠른 걸음으로 물러간다. 어른을 수행하여 구릉을 올라간 때에는 반드시 어른의 보는 쪽을 향하고 성 위에 올라가서는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으며 성 위에서는 큰 소리로 부르짖지 않는다.
將適舍엔 求毋固하고 將上堂엔 聲必揚하며 戶外有二屨엔 言聞則入하고 言不聞則不入하며 將入戶엔 視必下하고 入戶奉扃하며 視瞻毋回하고 戶開亦開하며 戶闔亦闔하고 有後入者면 闔而勿遂하며 毋踐屨하고 毋踖席하며 摳衣趨하고 必愼唯諾이니라.
숙사에 갈 때는 주인에게 무엇을 굳이 요구하지 말고 마루에 올라가려고 할 때는 반드시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높여야 하며 문 밖에 두 사람의 신이 놓였을 때는 말소리가 들리면 들어가고 말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들어가지 말며 문 안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아래를 보고 문빗장을 두 손으로 받들 듯 잡으며 방 안을 휘둘러보지 말고 문이 열려 있으면 또한 열어두며 문이 닫혀 있었으면 또한 닫고 뒤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닫되 다 닫지 말며 남의 신을 밟지 말고 남의 자리를 밟지 말며 옷을 치켜 자리의 모퉁이로 빠른 걸음으로 가서 착석하고 응대를 반드시 조심성 있게 해야 한다.
大夫士出入君門엔 由闑右하고 不踐閾하니라.
大夫와 士가 임금의 門에 出入에는 문기둥 오른쪽을 經由하고 문지방을 밟지 않는다.
凡與客入者는 每門讓於客하며 客至於寢門이면 則主人請入爲席하고 然後出迎客하며 客固辭면 主人肅客而入이니라.
무릇 손님을 인도해 들어가는 이는 문마다에서 손님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사양하며 손님이 침문에 이르면 주인이 손님에게 청하고 들어가 자리를 펴고 연후에 나와서 손님을 맞아들이며 손님이 주인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굳이 사양하면 주인이 앞서서 손님을 정중하게 인도하여 들어간다.
主人入門而右하고 客入門而左하며 主人就東階하고 客就西階하며 客若降等이면 則就主人之階하고 主人固辭면 然後客復就西階하며 主人與客讓登타가 主人先登이면 客從之한데 拾級聚足하며 連步以上이니라.
주인은 문안에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가고 손님은 문안에 들어가 왼쪽으로 가며 주인은 동쪽 계단으로 가고 손님은 서쪽 계단으로 향하며 손님이 만약 주인보다 지위가 낮으면 주인이 오르내리는 계단인 동쪽 계단을 향하고 주인이 굳이 사양하면 손님이 다시 서쪽 계단으로 가며 주인과 손님이 서로 먼저 올라가길 사양타가 주인이 먼저 올라가면 손님이 뒤따라 오르는데 한 계단마다 두 발을 모아가지면서 걸음을 이어 올라간다.
上於東階엔 則先右足하고 上於西階엔 則先左足하며 帷薄之外不趨하고 堂上不趨하며 執玉不趨하고 堂上接武하며 堂下布武하고 室中不翔하며 並坐不橫肱하고 授立不跪하며 授坐不立이니라.
동쪽 계단으로 올라 갈 때에는 오른발을 먼저 내딛고 서쪽 계단으로 올라 갈 때에는 왼쪽 발을 먼저 내딛으며 장막과 주렴(珠簾)밖에서는 빠른 걸음으로 걷지 않고 마루 위에서 빠른 걸음으로 걷지 않으며 옥을 잡고서는 빠른 걸음으로 걷지 않고 마루 위에서는 발을 서로 붙이며 마루 아래에서는 발을 서로 떨어지게 걷고 방 안에서는 팔을 펴고 걷지 않으며 남과 나란히 앉을 때에는 팔을 옆으로 벌리지 않고 서 있는 이에게 무엇을 줄 때에는 꿇어앉지 않으며 앉은 이에게 줄 때에는 서서 주지 않는다.
凡爲長者糞之禮는 必加帚於箕上하며 以袂拘而退하여 其塵不及長者하고 以箕自鄕而扱之니라.
어른을 위하여 어른의 자리 앞을 소제하는 예절은 반드시 비를 쓰레받기 위에 얹어 두 손으로 들고 가며 먼지를 쓸 때에는 소매로 가리고 뒤로 물러가면서 쓸어나가 먼지가 어른에게 가지 않게 하고 쓰레받기로써 자신을 향하여 쓸어 담는다.
奉席如橋衡하며 請席何鄕하고 請衽何趾하며 席南鄕北鄕엔 以西方爲上하고 東鄕西鄕엔 以南方爲上이니라.
자리를 받들기를 다리처럼 높게 저울대처럼 평형하게 하며 앉을 자리를 펼 때에는 어느 쪽을 향하게 할까를 여쭙고 누울 자리를 마련할 때에는 발을 어느 쪽으로 두게 할까를 여쭈며 자리가 남향이나 북향인 때에는 서쪽을 상좌로 하고 동향이나 서향인 때에는 남쪽을 상좌로 한다.
若非飮食之客이면 則布席인데 席間函丈하고 主人跪正席하면 客跪撫席而辭하고 客徹重席이면 主人固辭하며 客踐席에 乃坐니라.
만약 음식대접을 할 손님이 아니면 자리를 펴는데 자리 사이를 일장의 간격을 두고 주인이 꿇어앉아서 자리를 바로잡으면 손님이 꿇어앉아서 자리를 어루만지며 사양하고 손님이 포개어 깔아 놓은 자리를 걷으려고 하면 주인이 굳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사양하며 손님이 자리에 앉은 뒤에 주인이 비로소 앉는다.
主人不問이면 客不先擧하고 將卽席엔 容毋怍하며 兩手摳衣로되 去齊尺하고 衣毋撥하며 足毋蹶하고 先生書策琴瑟在前이면 坐而遷之하며 戒勿越이니라.
주인이 묻지 않으면 손님이 먼저 말하지 않고 자리에 앉으려고 할 때에는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당황해 하는 태도를 하지 말며 두 손으로 하의를 그 꿰맨 곳을 치켜들되 한 자쯤 뜨게 하고 옷자락이 펄럭이는 일이 없어야 하며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고 선생의 책이나 지팡이나 거문고나 비파 같은 것이 통로에 놓여 있으면 꿇어앉아서 옮겨 놓을 것이며 조심하여 타넘는 일이 없어야 한다.
虛坐盡後하고 食坐盡前하며 坐必安하고 執爾顔하며 長者不及엔 毋儳言하고 正爾容하여 聽必恭하며 毋勦說하고 毋雷同하며 必則古昔하여 稱先王하라.
빈자리에 앉을 때는 뒤로 물러앉고 음식 먹는 자리에 앉을 때는 앞으로 다가 앉으며 앉음은 반드시 안정되게 하고 자신의 얼굴빛을 바르게 가지며 어른이 말을 마치지 않았을 때는 관계없는 딴 일로 말을 꺼내지 말고 강론할 때는 너의 얼굴빛을 바르게 하여 강의를 반드시 공손히 들어야 하며 남의 말을 가로채 자기의 말이라고 하지 말고 부화뇌동하지 말며 반드시 옛것을 법으로 하여 선왕의 가르침을 인용하여 논술하라.
侍坐於先生에 先生問焉이시면 終則對하며 請業則起하고 請益則起니라.
선생을 모시고 앉았을 때 선생이 무엇을 물으시면 묻는 말씀이 끝난 뒤에 대답하며 선생에게 수업을 청할 때는 기립하고 더욱 설명해 주기를 청할 때는 일어서서 말한다.
父召無諾하며 先生召無諾하고 唯而起하며 侍坐於所尊敬에 毋餘席이면 見同等不起하고 燭至起하며 食至起하고 上客起하며 燭不見跋이니라.
아버지가 부르시면 느린 대답을 하지 않으며 선생이 부르셔도 느린 대답을 하지 않고 빨리 대답하고 일어나며 존경하는 이를 모시고 앉았을 때 남은 자리가 없으면 자신과 동등한 지위의 사람이 나타나도 일어나 비켜 주지 않고 촛불이 들어오면 일어나며 밥이 들어오면 일어나고 상객이 오면 일어나며 촛불은 그 밑뿌리가 드러나지 않게 한다.
尊客之前不叱狗하며 讓食不唾하라.
존귀한 손님 앞에서 개를 꾸짖지 않으며 음식을 사양할 때에 침을 뱉지 말라.
侍坐於君子에 君子欠伸하고 撰杖屨하며 視日蚤莫이면 侍坐者請出矣니라.
군자를 모시고 앉았을 때에 군자가 하품하거나 기지개 켜고 지팡이와 신을 잡으며 날이 이르고 저문 것을 보거든 모시고 앉은 사람이 자리에서 물러나가기를 청해야 한다.
侍坐於君子에 君子問更端이면 則起而對니라.
군자를 모시고 앉았을 때에 군자가 다른 일을 고쳐 물으시면 일어서서 대답해야 한다.
侍坐於君子에 若有告者曰 少間이시면 願有復也라 하면 則左右屛而待니라.
군자를 모시고 앉았을 때에 만약 누가 선생에게 이르길 '잠깐 동안 틈이 있으시면 사뢸 말씀이 있습니다'고 하는 이가 있거든 모시고 있던 사람들은 곧 좌우 쪽으로 물러나가서 기다려야 한다.
毋側聽하며 毋噭應하고 毋淫視하며 毋怠荒하고 遊毋倨하며 立毋跛하고 坐毋箕하며 寢毋伏하고 斂髮毋髢하며 冠毋免하고 勞毋袒하며 暑毋褰裳이니라.
비밀을 엿들으려고 하지 말아야 하며 남에게 대답할 때는 높은 소리를 내지 말고 곁눈으로 흘려보지 말며 몸가짐과 동작은 게으르고 해이하게 하지 말고 걸어 다닐 때 거만하게 걷지 말며 설 때는 몸을 한쪽 다리에만 의지하여 기울게 서지 말고 앉을 때 두 다리를 쭉 뻗어 키처럼 앉지 말며 잠잘 때는 엎드려 눕지 말고 머리털은 거두어 싸매어 늘어뜨리지 말며 갓을 벗지 말고 피로하더라도 웃옷의 소매를 걷어 어깨를 드러내는 일이 없어야 하며 더워도 하의를 걷어 올리지 말아야 한다.
侍坐於長者엔 屨不上於堂하며 解屨不敢當階하고 就屨엔 跪而擧之하고 屛於側하며 鄕長者而屨엔 跪而遷屨하여 俯而納屨니라.
어른을 모시고 앉을 때는 신을 신고 마루에 오르지 않으며 신을 벗어서 감히 섬돌에 바로 놓아두지 못하고 신을 신을 때는 꿇어앉아서 신을 들고 섬돌 곁으로 물러나서 신으며 어른의 면전에서 신을 신을 때는 꿇어앉아서 신을 옮겨다가 엎드려서 신는다.
離坐하고 離立이어든 毋往參焉하며 離立者不出中間이니라.
둘씩 앉고 둘씩 섰거든 거기에 가서 셋이 되게 하지 말며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중간을 뚫고 나가지 말아야 한다.
男女不雜坐하고 不同椸枷하며 不同巾櫛하고 不親授하며 嫂叔不通問하고 諸母不漱裳이니라.
남녀가 섞여 앉지 않고 옷걸이를 같이하지 않으며 수건과 빗을 함께 쓰지 않고 친히 주고받지 않으며 수숙(嫂叔) 간에는 서로 통문하지 않고 서모(庶母)에게는 웃옷을 빨게 하지만 아래옷을 빨게 하지 않는다.
外言不入於梱하며 內言不出於梱하고 女子許嫁엔 纓非有大故면 不入其門하고 姑姊妹女子가 已嫁而反이면 兄弟弗與同席而坐하며 弗與同器而食이니라.
밖의 말이 문지방 안에 들어가지 않으며 안의 말이 문지방 밖에 나가지 않아야 하고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허락한 뒤에는 머리를 끈으로 묶게 하며 여아를 허혼한 뒤에는 큰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남자는 그 방에 들어가지 않고 고모나 자매나 딸이 이미 시집갔다가 돌아왔으면 형제가 한자리에 앉지 않으며 같은 그릇에서 먹게 하지 않는다.
父子不同席이니라.
아버지와 아들이 한자리에 같이 앉지 않는다.
男女非有行媒면 不相知名하며 非受幣不交不親하고 故로 日月以告君하며 齊戒以告鬼神하고 爲酒食以召鄕黨僚友한데 以厚其別也이고 取妻不取同姓이며 故로 買妾不知其姓이면 則卜之니라.
남녀 사이에 중매하는 이가 없으면 서로 이름을 알지 못하며 예물을 받지 않으면 사귀지 않으며 친근하게 하지 않고 그런 까닭에 혼인하는 월일을 써서 임금에게 보고하며 재계하여 귀신에 고유하고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향당과 동료와 벗들을 불러 잔치를 여는데 그것은 부부유별의 禮를 중하게 하기 위함이고 아내를 맞이할 때는 동성을 취하지 않으며 그런 까닭에 첩을 살 때에 그의 성을 알지 못하면 점을 치는 것이다.
寡婦之子非有見焉이면 弗與爲友니라.
과부의 아들로서 탁월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는 벗으로 삼지 않는다.
賀取妻者曰 某子使某하니 聞子有客하고 使某羞라 하니라.
아내를 맞이하는 자를 하례하여 말하길 '아무개가 아무개에게 시키노니 그대에게 손님을 맞이함이 있다는 것을 듣고 아무개를 시켜서 부조를 보내노라'고 한다.
貧者不以貨財爲禮하고 老者不以筋力爲禮니라.
가난한 사람은 재물로 禮를 행하지 않고 늙은 사람은 근력으로써 禮를 행하지 않는다.
名子者不以國하고 不以日月하며 不以隱疾하고 不以山川이니라.
아들의 이름을 지을 때는 나라 이름으로써 이름 짓지 않고 해와 달로써 이름 짓지 않으며 은질(隱疾; 숨은 병)로써 이름 짓지 않고 산천의 이름으로써 이름 짓지 않는다.
男女異長하고 男子二十이면 冠而字하고 父前子名하고 君前臣名하며 女子許嫁엔 笄而字니라.
남자와 여자는 장유(長幼)를 달리하고 남자가 20세 되면 관례하고 자를 부르며 아버지의 앞에서는 아들은 이름을 일컫고 임금의 앞에서는 신하는 이름을 일컬으며 녀자가 허혼한 뒤에는 비녀를 지르고 자를 부른다.
곡례(曲禮)-2
凡進食之禮엔 左殽右胾하며 食居人之左하고 羹居人之右하며 膾炙處外하고 醯醬處內하며 蔥渫處末하고 酒漿處右하며 以脯脩置者는 左胊右末이니라.
무릇 음식을 올리는 禮에는 효(殽; 뼈를 바르지 않은 고기)를 왼쪽에 놓고 자(胾; 뼈를 바른 고기)를 오른쪽에 놓으며 밥은 왼쪽에 놓고 국은 오른쪽에 놓으며 회(膾)와 구은 고기는 바깥쪽에 놓고 식초와 장(醬)은 안쪽에 놓으며 찐 파는 식초와 간장의 왼쪽에 놓고 술과 미음은 오른쪽에 두며 말린 포수(脯脩; 생강과 계피로 양념한 육포는 수脩이고 소금에 절여 말린 육포는 포脯이다)는 모양이 굽은 것은 왼쪽에 놓고 곧은 것은 오른쪽에 놓는다.
客若降等이면 執食興辭하며 主人興하여 辭於客하고 然後客坐니라.
손님의 나이나 벼슬이 주인보다 낮으면 밥을 받고 일어나 사양하며 그때 주인이 일어나 손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권하고 그런 뒤에야 손이 자리에 앉는다.
主人延客祭엔 祭食을 祭所先進하고 殽之序로 徧祭之니라. 三飯에 主人延客食胾하고 然後辯殽하며 主人未辯이면 客不虛口니라.
주인이 손님을 선도하여 고수레 제를 지낼 때는 제 밥을 먼저 가져온 것부터 고수레하고 효(殽)의 차례대로 골고루 제사한다. 밥을 세 번 먹은 뒤에 주인이 손님을 인도하여 크게 자른 고기를 먹고 그 뒤에는 반찬을 골고루 먹으며 주인이 다 먹지 않았을 경우 손님은 다 먹었다는 뜻으로 술이나 물을 마셔서 입을 가시지 않는다.
侍食於長者에 主人親饋면 則拜而食하며 主人不親饋면 則不拜而食이니라.
어른을 모시고 음식을 먹을 때에 주인이 친히 대접하면 절하고 먹으며 주인이 친히 대접하지 않으면 절하지 않고 먹는다.
共食不飽하며 共飯不澤手하고 毋摶飯하며 毋放飯하고 毋流歠하며 毋咤食하고 毋齧骨하며 毋反魚肉하고 毋投與狗骨하며 毋固獲하고 毋揚飯하며 飯黍毋以箸하고 毋嚃羹하며 毋絮羹하고 毋刺齒하며 毋歠醢하고 客絮羹이면 主人辭不能亨하며 客歠醢면 主人辭以窶하고 濡肉齒決하며 乾肉不齒決하고 毋嘬炙니라.
남과 함께 음식을 먹을 때는 배부르게 먹지 말며 남과 함께 밥을 먹을 때는 손을 적시지 말고 밥을 뭉치지 말며 숟가락을 크게 뜨지 말고 물마시듯 마시지 말며 음식을 혀를 차지 말고 뼈를 깨물어 먹지 말며 먹던 고기를 도로 그릇에 놓지 말고 뼈를 개에게 던져주지 말며 어느 것을 굳이 먹으려고 하지 말고 빨리 먹으려고 밥을 식히기 위하여 헤젓지 말며 기장밥을 젓가락으로 먹지 말고 나물국을 국물만 훅 들이마시지 말며 국에 조미하지 말고 이를 쑤시지 말며 젓국을 마시지 말고 손님이 국에 간을 맞추면 주인은 맛이 알맞게 잘 끓이지 못하였다고 사과의 말을 하며 손님 젖국을 마시면 주인은 가난하여 맛있게 잘 만들지 못하였다고 사과하는 말을 하고 젖은 고기는 이로 끊으며 마른 고기는 이로 끊지 않고 불고기를 한입에 넣어 먹어버리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卒食이면 客自前跪하여 徹飯齊하여 以授相者하고 主人興하여 辭於客하고 然後客坐니라.
음식을 먹은 일을 마치면 손님은 앞으로부터 꿇어앉아서 밥과 반찬을 걷어서 돕는 자에게 주고 주인이 일어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손에게 사양하고 그렇게 한 뒤에 손이 자리에 앉는다.
侍飮於長者엔 酒進則起하여 拜受於尊所하고 長者辭시면 少者反席而飮이로되 長者擧未釂시면 少者不敢飮이니라.
어른을 모시고 술을 마실 때는 술이 나오면 일어나 준소(樽所; 술병이 있는 곳)에 가서 절하고 받고 만약 어른이 그렇게 하는 것을 말리시면 연소자는 제자리에 돌아와서 마시되 어른이 술잔을 들고 다 마시기 전에는 연소자는 감히 마시지 못한다.
長者賜시면 少者賤者不敢辭니라.
어른이 무엇을 내려 주시면 연소자와 천한 사람은 감히 사양하지 못한다.
賜果於君前엔 其有核者懷其核하고 御食於君에 君賜餘시면 器之漑者不寫하고 其餘皆寫니라.
임금 앞에서 과실을 하사 받았을 때는 과실에 씨가 있으면 그 씨를 품안에 간직하고 임금을 모시고 음식을 먹을 때에 임금이 남은 음식을 내려주시면 그 그릇이 씻을 수 있는 것은 딴 그릇에 옮기지 않고 그 밖의 것은 다 딴 그릇에 옮겨 담는다.
餕餘不祭하고 父不祭子하며 夫不祭妻니라.
제사 퇴물로 제사지내지 않고 아버지가 아들을 제사하지 않으며 남편이 아내를 제사하지 않는다.
御同於長者엔 雖貳不辭하며 偶坐不辭하고 羹之有菜者用梜하며 其無菜者不用梜이니라.
어른을 모시고 같이 음식을 먹을 때에는 비록 많은 성찬이라도 사양하지 않으며 손님 대접하는 자리에 배석(陪席)하였을 때에도 사양하지 않고 국에 나물이 있는 것은 젓가락을 사용하며 나물이 없는 것은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다.
爲天子削瓜者副之하여 巾以絺하고 爲國君者華之하여 巾以綌하며 爲大夫累之하고 士疐之하며 庶人齕之니라.
천자를 위하여 참외를 깎는 자는 껍질을 깎은 뒤에 넷으로 쪼개고 또 가로 끊어서 가는 갈포의 천으로 덮어서 올리고 국군을 위하여서는 반으로 쪼개고 또 가로 끊어서 거친 갈포 천을 덮어서 올리며 대부를 위하여서는 천으로 덮지 않고 그대로 올리고 사(士)는 참외의 껍질을 깎고 가로 끊은 뒤에 꼭지를 베어버릴 뿐이며 서인은 껍질을 깎은 뒤에 쪼개거나 가로 자르지 않고 이로 깨물어 먹는다.
父母有疾이면 冠者不櫛하고 行不翔하며 言不惰하고 琴瑟不御하며 食肉不至變味하고 飮酒不至變貌하며 笑不至矧하고 怒不至詈하고 疾止復故니라.
부모가 병들면 갓을 쓴 자는 머리를 빗지 않고 다닐 때에 나는 듯 걷지 않으며 바르지 않은 말을 하지 않고 거문고나 비파를 다루지 않으며 고기는 먹되 맛이 없어질 만큼 많이 먹지 않고 술을 마시되 얼굴빛이 변하는 데 이르지 않으며 잇몸이 드러나도록 크게 웃지 않으며 성내어도 남을 소리쳐 꾸짖는 데까지 이르지 않고 부모의 병이 나으면 도로 예전과 같이 한다.
有憂者側席而坐하고 有喪者專席而坐니라.
근심이 있는 자는 홀로 한 자리에 앉고 거상하는 자는 자리를 오로지하여 앉는다.
水潦降에 不獻魚鼈하고 獻鳥者佛其首하며 畜鳥者則勿佛也하고 獻車馬者執策緩하며 獻甲者執冑하고 獻杖者執末하며 獻民虜者操右袂하고 獻粟者執右契하며 獻米者操量鼓하고 獻孰食者操醬齊하며 獻田宅者操書致니라.
물이 줄었을 때 물고기나 자라는 귀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에게 바치지 않고 야생의 새를 남에게 드리는 자는 그 머리를 비틀어 놓으며 그러나 집에서 기르는 새를 드리는 자는 그 머리를 비틀어 놓지 않고 수레나 말을 남에게 바치는 이는 말채찍과 수레고삐를 가져다 올리며 갑옷을 바치는 자는 투구를 바치고 남에게 지팡이를 바치는 이는 지팡이의 끝이 자신을 향하게 잡고 올리며 포로로 잡아온 노비를 바칠 때는 그들의 오른편 소매를 잡고 서속(黍粟)을 남에게 바치는 자는 할부의 오른편 조각을 올리며 쌀을 바치는 사람은 양고(量鼓; 계량에 쓰는 용기)를 올리고 익은 음식을 올리는 자는 장제(醬齊; 간장의 종류)를 올리며 남에게 밭이나 집을 올리는 자는 그에 대한 문서를 가져가야 한다.
凡遺人弓者는 張弓尙筋하고 弛弓尙角하여 右手執簫하고 左手承弣하며 尊卑垂帨하고 若主人拜면 則客還辟辟拜하고 主人自受하되 由客之左에 接下承弣하고 鄕與客並하여 然後受니라.
무릇 남에게 활을 증여하는 자는 메운 활은 근(筋)을 위로 하고 늦추어 놓은 활은 각(角)을 위로 하여 오른손으로 활의 끝을 잡고 왼손으로 활의 중앙의 손잡이를 밑에서 받들어 가지고 주며 존비의 등급이 상등한 자는 서로 경쇠처럼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혀 패건(佩巾)을 드리우고 이때 만약 주인이 절을 하면 객이 얼른 자리를 비켜서 절을 피하고 주인 자신이 받되 손님의 왼편으로부터 손을 객의 손아래에 대고 활 중앙의 손잡이를 받들고 손을 향하여 나란히 서서 그렇게 한 뒤에 받는다.
進劒者左首하고 進戈者前其鐏하고 後其刃하며 進矛戟者前其鐓하고 進几杖者拂之하며 效馬效羊者右牽之하고 效犬者左牽之하며 執禽者左首하고 飾羔鴈者以繢하며 受珠玉者以掬하고 受弓劒者以袂하며 飮玉爵者弗揮하고 凡以弓劒苞苴簞笥問人者엔 操以受命이면 如使之容이니라.
남에게 칼을 올리는 자는 칼머리를 왼쪽으로 하여 올리고 창(槍)을 올리는 자는 준(鐏; 창고달. 창, 칼 따위의 몸이 자루에 박힌 부분)을 앞으로 하고 그 날을 뒤로 하여 주며 남에게 모극(矛戟; 창)을 올리는 자는 창고달을 앞으로 하여 주고 안석과 지팡이를 올리는 자는 먼지를 털어버리며 말이나 양을 바치는 자는 오른편 손으로 몰고 개를 바치는 자는 왼쪽 손으로 몰며 새를 바치는 자는 새의 머리를 왼쪽으로 하여 올리고 새끼 양과 기러기를 장식하는 자는 수놓은 천으로 덮으며 주옥을 받는 자는 두 손으로 움켜 받고 활이나 칼을 받는 자는 옷소매를 대고 받들어 받으며 옥 술잔을 마시는 자는 잔에 남은 찌꺼기를 뿌리지 않고 무릇 궁검(弓劒), 포저(苞苴; 풀로 만든 그릇), 단사(簞笥; 대나무 그릇)를 남에게 보내줄 때에는 가는 사람이 명령을 받으면 그 가지고 갈 물건들을 잡고 이미 그곳에 도착한 사자와 같은 의용을 짓는다.
凡爲君使者가 已受命하면 君言不宿於家하고 君言至면 則主人出拜君言之辱하고 使者歸면 則必拜送于門外하고 若使人於君所면 則必朝服而命之하고 使者反이면 則必下堂而受命이니라.
무릇 임금의 사자가 된 자가 이미 명령을 받으면 임금의 말씀을 하룻밤이라도 자기 집에서 묵히지 말고 임금의 명령을 전달 받게 되면 주인이 나가서 임금께서 자기에게 내리신 명령을 절하여 받고 사자가 돌아가면 반드시 문밖에 나와서 절하며 전송해야 하고 만일 신하가 임금에게 사자를 보내려면 반드시 조복을 입고 사자에게 명령하고 사자가 돌아오면 반드시 마루를 내려와 임금의 명령을 받아야 한다.
博聞强識而讓하고 敦善行而不怠면 謂之君子이고 君子不盡人之歡하며 不竭人之忠하고 以全交也니라.
견문이 넓고 기억이 강하면서도 겸허하게 양보하고 선행을 돈후하게 하여 게으름이 없으면 군자라고 말할 수 있고 군자는 남이 나에게 호의를 남김없이 다하기를 바라지 않으며 남이 나에게 충성을 남김없이 다 바치게 바라지 않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귐을 안전하게 유지한다.
禮曰 君子抱孫不抱子라 한데 此言孫可以爲王父尸지만 子不可以爲父尸며 爲君尸者를 大夫士見之면 則下之하고 君知所以爲尸者면 則自下之하며 尸必式하고 乘必以几니라.
옛날 예경(禮經)에 말하길 '군자는 손자는 안지만 아들은 안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손자는 할아버지의 시동이 될 수 있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시동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며 임금의 시동이 될 자를 대부나 사(士)가 길에서 보면 곧 수레에서 내리고 임금이 시동이 되었던 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곧 스스로 수레에서 내려서 경의를 표시하며 시동은 반드시 수레에 탄 채로 수레 앞의 가로나무를 짚고 머리를 숙여 답례하고 시동이 수레를 탈 때에는 반드시 안석에 의지한다.
齊者不樂不弔니라.
재계하는 자는 음악을 듣지 않으며 남의 조상(弔喪)도 하지 않는다.
居喪之禮는 毁瘠不形이며 視聽不衰하고 升降不由阼階하며 出入不當門隧니라.
거상하는 예절은 몸의 헐고 수척(瘦瘠)함이 뼈가 드러나게 하여서는 안 되며 시력과 청력이 쇠잔하여서는 안 되고 조계(阼階; 당의 동쪽계단으로서 집주인이 쓰는 계단)로 오르내리지 않으며 나가고 들어갈 때에 길의 한 가운데를 통행하지 않는다.
居喪之禮는 頭有創則沐하고 身有瘍則浴하며 有疾則飮酒食肉이지만 疾止復初하고 不勝喪은 乃比於不慈不孝니라.
거상하는 혜절은 상주의 머리에 부스럼이 있으면 머리를 감고 몸에 종기가 있으면 몸을 씻으며 병이 있으면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지만 병이 그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상(喪)을 이겨 내지 못하는 것은 곧 자손에게 자애하지 않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것에 견주게 되는 것이다.
五十不致毁하고 六十不毁하며 七十唯衰麻在身으로 飮酒食肉하며 處於內니라.
50세가 되면 몸을 극도로 훼손하지 않고 60세가 되면 몸을 훼손하지 않으며 70세가 되면 다만 몸에 쇠마복(衰麻服; 상옷)을 입고 있을 뿐으로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으며 집 안에서 거처한다.
生與來日하고 死與往日이니라.
산 사람의 일은 이튿날부터 기산하고 죽은 자의 일은 죽은 날부터 기산한다.
知生者弔하고 知死者傷하며 知生而不知死면 弔而不傷하고 知死而不知生이면 傷而不弔니라.
산 사람을 아는 자는 조문하고 죽은 이를 아는 자는 슬퍼하며 산 사람을 알고 죽은 이를 알지 못하면 조문할 뿐 슬퍼하지 않고 죽은 이를 알고 산 사람을 알지 못하면 슬퍼할 뿐 조문하지 않는다.
弔喪弗能賻면 不問其所費하며 問疾弗能遺면 不問其所欲하고 見人弗能館이면 不問其所舍니라.
남의 상(喪)을 조문한 때에 부의를 낼 수 없으면 그 비용을 묻지 말아야 하며 남의 병을 위문할 때에 위문품을 보내줄 수 없으면 그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를 묻지 말아야 하고 남을 만나서 여관을 제공할 수 없으면 그가 어디에 유숙하는가를 묻지 말아야 한다.
賜人者不曰來取하며 與人者不問其所欲이니라.
남에게 무엇을 내려주는 이는 와서 가져가라고 말하지 않으며 남에게 무엇을 주는 자는 그의 하고자 하는 바를 묻지 않는다.
適墓不登壟하고 助葬必執紼하며 臨喪不笑하고 揖人必違其位하며. 望柩不歌하고 入臨不翔하며 當食不歎하고 鄰有喪이면 舂不相하며 里有殯이면 不巷歌하고 適墓不歌하며 哭日不歌하고 送喪不由徑하며 送葬不辟塗潦하고 臨喪則必有哀色하며 執紼不笑하고 臨樂不歎하며 介冑則有不可犯之色하니 故君子戒愼하여 不失色於人이니라.
무덤에 가서는 봉분 위에 올라가지 않고 장송을 도울 때는 반드시 상여의 줄을 잡으며 상(喪)에 임하여 웃지 않고 남에게 읍할 때에 반드시 그 위치에서 비켜나서 해야 하며 영구를 바라보고 노래하지 않고 곡하는 곳에 들어갈 때에 나는 것 같은 걸음걸이를 하지 않으며 음식을 대하여 탄식하지 않고 이웃에 상사가 있으면 방아를 찧는데 노래로 장단을 맞추지 않으며 마을에 빈소가 있으면 거리에서 노래하지 않고 묘지에 가서 노래하지 않으며 곡일에는 노래하지 않고 상(喪)을 보내는 지름길을 경유하지 않으며 장렬(葬列)을 보내는데 진흙 길을 피하지 않고 남의 상(喪)에 임하여는 반드시 슬퍼하는 빛이 있어야 하며 상여의 줄을 잡고는 웃지 않고 음악을 대하여 탄식하지 않으며 갑옷과 투구의 차림을 하였을 때는 범할 수 없는 위엄의 빛이 있어야 하니 그러므로 군자는 경계하고 삼가 하여 사람들에게 얼굴빛을 잃지 않는다.
國君撫式이면 大夫下之하고 大夫撫式이면 士下之하며 禮不下庶人하고 刑不上大夫니라.
국군이 수레 앞의 가로나무를 어루만지며 머리를 숙여 禮를 표하면 대부는 수레에서 내려서 禮를 표시하고 대부가 가로나무를 만지며 禮를 표시하면 士는 수레에서 내려 禮를 표시해야 하며 禮는 서인(庶人)에게 내려가지 않고 형은 대부에게 올라가지 않는다.
刑人不在君側이니라.
형을 받아 몸이 불구로 된 사람을 임금의 측근에 두지 않는다.
兵車不式하며 武車綏旌하고 德車結旌이니라.
병거에서는 수레 앞의 가로나무를 짚고 머리를 굽히는 禮를 행하지 않으며 무거에서는 깃발을 드리우고 덕거(德車; 玉車, 金車, 象車, 木車)는 깃발을 말아서 깃대에 감는다.
史載筆하고 士載言하며 前有水면 則載靑旌하고 前有塵埃면 則載鳴鳶하며 前有車騎면 則載飛鴻하고 前有士師면 則載虎皮며 前有摯獸면 則載貔貅니라. 行前朱鳥而後玄武며 左靑龍而右白虎하고 招搖在上하여 急繕其怒하며 進退有度하고 左右有局하여 各司其局이니라.
사(史)는 기록하고 사(士)는 말하며 앞길에 물이 있으면 물새를 그린 깃발을 내걸고 앞에 흙먼지가 있으면 울음 우는 솔개를 그린 기를 내걸며 앞에 정렬한 전차가 있으면 기러기 날아가는 그림을 그린 기를 내걸고 앞에 군대가 있으면 호피를 그린 기를 내걸며 앞에 맹수가 있으면 비휴(貔貅; 사납게 공격적인 짐승이름)의 그림을 그린 기를 내건다. 군의 행진에는 앞에는 주작기(朱雀旗)가 있고 뒤에는 현무기(玄武旗)가 있으며 왼편에는 청룡기가 있고 오른편에는 백호기가 있고 초요(招搖; 天帝를 뜻하는 북두칠성)기는 위에 있어서 긴장한 사졸들의 성냄을 굳세게 만들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이 절도가 있고 좌우의 부국이 있어서 각기 자기의 부서의 일을 분담한다.
父之讎는 弗與共戴天이며 兄弟之讎는 不反兵하며 交遊之讎는 不同國이니라.
아버지의 원수는 함께 하늘을 이고 살지 않으며 형제의 원수는 무기가 없으면 도로 가서 항상 갖고 있어야 하며 친우의 원수는 나라를 같이하여 살지 않는다.
四郊多壨는 此卿大夫之辱也요 地廣大한데 荒而不治는 此亦士之辱也니라.
왕성 밖의 사교에 뢰(壨; 군대가 주둔하는 방어시설인 누보)가 많은 것은 경대부의 치욕이요 땅은 광대한데 황폐하여 다스리지 않은 것은 또한 士의 치욕이다.
臨祭不惰하며 祭服敝則焚之하고 祭器敝則埋之하며 龜筴敝則埋之하고 牲死則埋之하며 凡祭於公者必自徹其俎니라.
제사에 임하여 태만하게 하지 말며 제복이 떨어지면 불태우고 제기가 낡으면 묻으며 거북껍질과 점대가 낡으면 묻고 희생으로 쓸 짐승이 죽으면 묻고 무릇 임금의 제사를 돕는 士는 스스로 제기를 거둔다.
卒哭乃諱하고 禮不諱嫌名하며 二名不偏諱하고 逮事父母면 則諱王父母지만 不逮事父母면 則不諱王父母하고 君所無私諱하며 大夫之所有公諱하고 詩書不諱하며 臨文不諱하고 廟中不諱하며 夫人之諱는 雖質君之前이라도 臣不諱也며 婦諱不出門하고 大功小功不諱하며 入竟而問禁하고 入國而問俗하며 入門而問諱니라.
졸곡을 지낸 뒤라야 비로소 그 이름을 휘(諱)하고 禮에 글자가 다르고 음만이 같은 것은 휘하지 않으며 두 글자로 된 이름의 한 글자만은 휘하지 않고 부모가 그 조부모를 섬길 때에 있었으면 조부모의 이름을 휘하지만 부모가 일찍 죽어서 부모가 조부로 섬기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면 조부모의 이름은 휘하지 않고 임금의 곳에서는 신하의 사사로운 휘는 하지 않으며 대부의 곳에서는 공연히 휘하는 예절이 있고 시경과 서경에 나오는 문자는 기휘하지 않으며 글을 지을 때에도 휘하지 않고 사당 안에서는 휘하지 않으며 부인의 휘자는 비록 임금의 앞에서 응대할 때라도 신하가 휘하지 않으며 부녀의 휘자는 문 밖에 나오지 않고 대공친(大功親; 상옷의 구분으로 가까운 정도를 나타냄)과 소공친(小功親)에 대하여는 휘하지 않으며 국경 안에 들어가면 그 나라의 금령을 묻고 남의 나라에 들어가면 그 풍속을 물으며 남의 집 문안에 들어가면 그 집의 휘하는 바를 묻는다.
外事以剛日하고 內事以柔日하며 凡卜筮日에 旬之外를 曰遠某日이라 하고 旬之內를 曰近某日이라하며 喪事先遠日하고 吉事先近日하며 曰爲日에 假爾泰龜有常이라하고 假爾泰筮有常이라하며 卜筮不過三하고 卜筮不相襲하며 龜爲卜이라하고 筴爲筮라 하니 卜筮者는 先聖王之所以使民信時日하고 敬鬼神하며 畏法令也하고 所以使民決嫌疑定하며 猶與也니 故曰 疑而筮之면 則弗非也며 日而行事면 則必踐之니라.
외사엔 강일(剛日; 일진이 甲丙戊庚壬일)을 택하고 내사엔 유일(柔日; 乙丁己辛癸일)을 택하며 무릇 남을 점칠 때 순(旬; 열흘)의 밖을 먼 어느 날이라 하고 순의 안을 가까운 어느 날이라 하며 상사엔 먼 날을 먼저 점치고 길사엔 가까운 날을 먼저 점치며 왈 좋은 날을 가리기 위하여 태구(太龜; 큰 거북)의 길흉을 알림이 항상 믿음성 있음을 빌리노라고 하고 태서(太筮)의 길흉을 알림이 항상 믿음성 있음을 빌리노니라 하며 거북점이나 시초점이나 세 번을 넘지 않고 복(卜)과 서(筮)를 서로 잇달아 하지 않으며 거북점을 복(卜), 시초 점을 서(筮)라 하니 거북점과 시초 점을 침은 선대 성왕이 백성으로 하여금 때와 날을 믿게 하고 귀신을 공경하며 법령을 두려워 위하게 하려함이고 백성으로 하여금 피차를 혐의함을 결정하며 망설임을 決定하게 하려함이니 왈 의심날 때에 점을 치면 부정하지 않으며 날을 가려서 일을 행하면 반드시 실천하게 되는 것이다.
君車將駕면 則僕執策立於馬前하고 已駕면 僕展軨效駕하며 奮衣由右上하여 取貳綏하고 跪乘하며 執策分轡驅之하여 五步而立하고 君出就車하면 則僕幷轡授綏하며 左右攘辟하고 車驅而騶하여 至于大門이면 君撫僕之手하고 而顧命車右就車하며 門閭溝渠必步니라.
임금의 수레에 멍에를 메우려고 하면 어자가 말채찍을 잡고 말 앞에 서고 멍에를 메우고 나면 어자가 헌함(軒檻; 난간 사이에 끼운 창살)을 살피고 임금에게 수레에 말의 멍에를 마쳤다고 아뢰며 어자가 옷을 먼지를 털어버리고 수레의 오른쪽으로부터 올라 제 2의 고삐를 잡고 꿇어앉아 타며 채찍을 잡고 고삐를 나눠 쥔 뒤에 말을 몰아 5보를 가서 서고 임금이 나와 수레에 나가면 어자가 여러 고삐와 채찍을 아울러 한 손에 잡고 한 손으로 정수를 잡아 임금께 주어서 잡고 수레에 오르게 하며 좌우에 모시고 섰던 臣下들이 물러나 길을 비키고 수레를 몰고 달려 대문에 이르면 임금이 어자의 손을 눌러 제지하고 돌아보며 수레의 오른편에 탈 용사들을 수레에 오르라고 명령하며 이문이나 도랑이 있는 곳에서 참승한 자는 반드시 내려서 걸어야 한다.
凡僕人之禮는 必授人綏한데 若僕者降等이면 則受며 不然이면 則否하고 若僕者降等이면 則撫僕之手하며 不然이면 則自下拘之하고 客車不入大門이며 婦人不立乘하고 犬馬不上於堂하니 故君子式黃髮하고 下卿位하며 入國不馳하고 入里必式이니라.
무릇 남의 수레를 모시는 자의 禮는 반드시 정수를 남에게 주어야 하는데 만약 어자가 타는 사람보다 신분이 낮으면 정수를 곧 받들며 그렇지 않으면 정수를 사양하고 받지 않고 만약 어자의 신분이 낮으면 주인은 곧 어자의 손을 제지하면서 받으며 그렇지 않으면 주인은 어자의 손 아래로 자신의 손을 내밀어 스스로 정수를 잡고 손님의 수레는 대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며 부인은 수레를 서서 타지 않고 개나 말을 마루 위에 가지고 올라가지 않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황발의 노인을 보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고 경의 자리에서는 수레에서 내리며 나라의 도성에 들어가면 말을 달리지 않고 마을에 들어가면 반드시 몸을 굽혀 읍한다.
君命召면 雖賤人이라도 大夫士必自御之하고 介者不拜인데 爲其拜而蓌拜이며 祥車曠左하고 乘君之乘車不敢曠左면 左必式하며 僕御婦人엔 則進左手하고 後右手하며 御國君엔 則進右手하고 後左手而俯니라.
임금의 명령으로 부르면 비록 천한 사람일지라도 대부나 士가 반드시 자신이 맞이하고 갑옷을 입은 자는 절하지 않는데 그것은 절하면 좌배(蓌拜)가 되기 때문이며 상거(祥車)에는 왼쪽 자리를 비워 두고 임금의 승거(乘車)를 수행자가 탈 때에는 감히 왼쪽 자리를 비워 놓지 못하면 왼쪽에 타고는 반드시 禮를 행하며 부인을 태우고 어자가 되었을 때에는 왼손을 먼저 내어 고삐를 잡고 오른손을 뒤에 내며 국군의 수레에 어자가 되었을 때에는 오른 손을 먼저 대어 고삐를 잡고 뒤에 왼손을 내고 머리를 굽힌다.
國君不乘奇車하고 車上不廣欬하며 不妄指하고 立視五雟하며 式視馬尾하고 顧不過轂하며 國中以策彗卹勿驅하여 塵不出軌하니라.
국군은 기거(奇車)를 타지 않고 수레 위에서 크게 부르지 않으며 망령되게 손가락질 하지 않고 서서 오휴(五雟; 수레바퀴 1회전의 거리가 1휴로 약 16보)를 보며 몸을 굽혀서 말꼬리를 보고 돌아봄은 바퀴통 있는 곳을 넘지 않으며 나라의 도성 안에서는 잎이 붙은 대나무 가지를 채찍으로 하여 말 등을 약간 긁어 먼지가 수레의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한다.
國君下宗廟하며 式齊牛하고 大夫士下公門하며 式路馬하고 乘路馬엔 必朝服하고 載鞭策하며 不敢授綏하고 左必式하며 步路馬엔 必中道하며 以足蹙路馬芻有誅하고 齒路馬有誅니라.
국군은 종묘 앞에서는 수레에서 내리며 희생으로 쓸 소를 보면 禮를 행하고 대부와 士는 공문에서 수레를 내리며 노마(路馬; 임금이 타는 수레의 말)를 보면 禮를 행하고 노마(路馬)를 탈 때에는 반드시 조복 차림을 해야 하고 채찍을 가지며 감히 정수를 주지 못하고 왼편에 탄 때에는 반드시 禮를 하며 노마를 걸릴 때에는 반드시 길 한가운데로 해야 하며 발로 노마의 마초(馬草)를 차면 주책(誅責)이 있고 노마의 이를 세면 주책이 있다.
겸손과 행복
1. 겸손의 의미
자신이 겸손(humility)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이상 겸손한 사람이 아니고 오만한 사람이다. 이 세상에 자신이 겸손하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겸손은 끝없이 자신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겸손하면 할수록 더욱 낮아져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오만(pride)을 감추고 남을 헐뜯거나 비하하기 위해 자신이 아니라 남이 오만하다고 말한다. 이같이 남이 오만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속성을 보면 자신의 약점이나 잘 못된 점을 감추려 하거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겸손만이 오만을 물리칠 수 있으나 오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따라서 진정으로 겸손하기는 그만큼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겸손은 인간이 지켜야 할 모든 덕행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덕행에 속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자아를 내려놓아야 한다. 자아를 내려놓으면 자신은 작은 벌레와 같고 아주 보잘 것 없는 티끌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죽음도 두렵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서 진정한 환희(joy)를 느껴 행복해진다. 진정한 사랑도 겸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나친 자신감에 넘치고 자신만을 내 세우고 자기 자랑만 하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하지만 겸손하게 사는 사람은 만인으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겸손은 될 수 있는 한 자신을 낮추는데 있다. 이와 관련해 고대 폐르시아(이란)의 속담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물은 산의 정상에 머물지 않는 것 같이 겸손도 오만한 자에 머물지 않는다. 물과 겸손은 똑 같이 높은 자리가 아니라 낮은 자리를 필요로 한다.
겸손은 자신의 결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받아드리고 인정하는 것, 인내하는 것, 친절한 것과 관련이 있다. 겸손은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배려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데 헌신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을 들어내지 않고 자랑하지 않는다. 겸손한 사람은 명예를 자신보다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겸손한 사람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오만은 사람들 사이에 벽을 쌓지만 겸손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다는 말과 같이 겸손은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원활히 한다. 겸손한 태도는 친구들 사이에 우정이나 친목을 돈독히 한다.
겸손은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이기 때문에 모든 종교는 겸손을 강조한다. 세족식은 겸손의 대명사와 같다. 예수는 최후의 만찬에 앞서 제자들의 발을 씻김으로 겸손과 사랑을 실천해 보였다. 남의 발을 씻긴다는 것은 자신을 발끝까지 낮추고 만인의 종(servant of all)됨을 의미한다.
예수는 또한 남을 돕거나 자선을 할 때에도 자신의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떠벌리지 말고 조용하게 하라고 가르쳤다. 도교를 창시한 노자는 겸손에 대해 이렇게 가르쳤다. "첫 번째 승진을 하면 머리를 굽히고, 2번째 승진을 하면 허리를 굽히고, 3번째 승진을 하면 아예 납작 엎드리라"고 가르쳤다.
2. 겸손의 위대성
겸손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위대해 질수 없다. 자만은 동물의 속성이고 겸손은 인간의 속성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인간다운 삶을 살고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겸손의 미덕을 잃지 말아야 한다. 세계사에서 역사가 가장 짧은 미국이 위대해 질수 있었던 것도 초기 정치지도자들 뿐 아니라 현재 지도자들까지도 겸손하고 슬기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을 받는다. 워싱턴은 1775년 5월 영국과의 전쟁에 앞서 미국군의 사령관에 임명됐다. 미국의회는 1776년 6월7일 영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워싱턴은 영국과의 전쟁에서 9번 싸워 3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거듭되는 좌절과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다. 이 결과 그는 1781년 마지막 요크타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했다.
워싱턴은 초대 대통령이 되어 재임을 마치고 은퇴하려 하자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고 겸손하게도 재임 8년이면 충분하다고 하면서 3선을 거절한 것으로 유명하다.
존 애덤스는 미국의 2대 대통령을 지냈고 토마스 제퍼슨은 3대 대통령을 지냈다. 2대인 애덤스는 1735년 10월30일에 태어나 1826년 7월4일 91세에 서거했고 제퍼슨은 1743년 4월13일에 태어났으나 애덤스와 같이 같은 해 같은 날자 인 1826년 7월4일 83세로 서거했다.
제퍼슨이 독립선언문을 작성해 위대해 질수 있었던 것은 애덤스의 겸손 때문이었다. 애덤스는 자신도 독립선언문의 작성을 위한 위원회의 위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제퍼슨은 나보다 10배는 더 잘 쓸 수 있는 문장력이 있다"고 하면서 겸손함을 보였기 때문에 제퍼슨이 전적으로 독립선언문을 작성해 위대해 질수 있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겸손 때문이었다. 링컨은 가난 때문에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독학으로 성공을 했지만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도 정부와 시민에 대해 항상 겸손한 태도로 정치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에도 백아관의 장관과 보좌관들 모두가 자신 인 대통령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으나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항상 슬기롭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 위대해 질수 있었다.
미국의 44대 대통령 바락 오바마는 대통령 자격으로 2008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겸손의 표시로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했다. 특히 일본 천황을 만날 때는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이를 두고 미국 내 정적들은 굴종의 제스처이며 대통령으로 체통을 잃은 외교적 처사라고 공격했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오바마는 다른 사람들은 나의 행동을 약함의 표시라고 비하하지만 나는 나의 행동을 강함의 표시로 믿는다고 했다.
오바마는 또한 아시아 방문의 순방길에 오르면서 자신이 행한 한 인터뷰에서 "나는 하와이에서 출생한 미국 대통령이고 유년기를 인도네시아에서 보냈고(이복 아버지의 나라), 나의 누이동생(이복)은 자카르타에서 출생했고 후에 중국계 캐나다인과 결혼했다"고 솔직하고 겸손하게 신상을 털어 놓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위대해 질수 있는 것도 그의 겸손한 태도 때문이었다. 이는 그가 주창하는 행복의 10계명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는 행복에 관한 세 번째 계명에서 행복의 비결은 겸손하고 느릿한 삶을 사는데 있다고 했다. 그가 266대 교황이 되면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한 것도 프린치스코라는 칭호가 가난한 자에 대한 사랑(love for the poor)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프란치스코는 교황으로 취임한 첫해인 2013년 타임이 선정한 그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종들의 종 즉, 교종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죄수들의 발을 씻기기 까지 했다.
김용이 한국인뿐 아니라 동양인 최초로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다트머스 대학교 총장을 거쳐 세계은행총재가 된 것도 봉사와 헌신에 삶의 가치를 둔 인성교육과 겸손 때문이었다. 그는 겸손에 대해 힘이 없어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권위를 가지고 있어도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는 것이 바로 겸손의 리더십이라고 했다. 실패한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만 성공한 리더는 아랫사람의 능력을 존중하고 아낀다고 했다. 그는 권위의 리더십이 아니라 겸손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우리보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 자신은 살고 있고 그렇게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말한다.
겸손하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완전해 질 수 없다. 세상에 모든 유혹은 오만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오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된다. 겸손하면 자아(ego)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울어 나오는 환희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누구든지 겸손하지 않고는 친절할 수 없다. 숨길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는 것 같이 사는 사람도 겸손한 사람이다.
겸손만이 만인의 평화를 위해 장애가 되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더 약하게 되고 겸손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더 강하고 굳건하게 설수 있다. 모든 유혹은 오만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겸손할 필요가 있다. 겸손만이 이런 이기적이고 오만한 유혹을 물리치고 환희와 행복을 느끼게 한다.
겸손하지 않고는 사업도 성공할 수 없다. 여기서 성공은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을 말한다. 일본의 음식업계에서 판매 1위는 맥도널드이지만 매력도 1위는 모스버거이다. 매력도란 돈도 많이 벌지만 고객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기업을 말한다.
모스버거가 이같이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은 창업자가 물려준 겸허함과 솔직함 때문에 가능했다. 창업자는 겸허함을 몸으로 실천하도록 가르쳤다. 사람이 위로 올라가면 고객들에게 의자를 뒤로 젖혀 허세를 부리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오히려 의자를 앞으로 숙여서 몸을 작게 웅크리라고 가르쳤다.
스타박스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도 단순히 고객에 봉사하는 커피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봉사하는 고객위주의 고객에 우선하는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이다. 스타박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적으로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우선으로 한다. 진정한 교육은 독창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데 있다.
타이거 마더의 창의교육으로 유명해진 예일대학의 중국계 에미 추아 교수는 중국의 우월주의가 교육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망친다고 했다. 자녀들은 부모가 원하는 전공을 선택한데다 교수 말이 무조건 옳다는 믿음 때문에 나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나만의 독창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비판하는 능력과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유태계 남편은 어릴 때 저녁식사 자리에서 부모와 정치, 경제, 환경 등에 관한 폭넓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우리는 밥을 빨리 먹고 숙제하러 가기에 바빴다. 6,7세라도 어른 대접을 하면서 토론에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고의 타이거 맘은 무조건 암기식 교육을 통해 성적을 높이는데 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있다고 했다.
유태인이 위대한 것은 겸손에 근거한 탈무드 교육 때문이다.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가정교육에 근거한 토라(영성)교육, 인성교육(대가족) 그리고 탈무드(지혜)교육이다. 유대인은 대화하는 가정에서 태어난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현각스님은 유대계 한국 스님이다. 그는 9형제 중 7번째로 태어났다. 이들 형제들은 매일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매일 저녁 2시간 정도는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유대인의 최대목표는 노벨상과 같은 가변적 지식이 아니라 토라와 탈무드라고 불리는 지혜교육이다. 탈무드 교리는 당신을 칭찬하는 사람을 될 수 있는 한 멀리하고 당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될 수 있는 한 가까이 하도록 힘쓰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언제나 겸손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자신을 자랑하면 할수록 자신은 더 약해지고 자신이 겸손하면 할수록 자신은 더 강해지고 보다 더 굳건히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다른 사람에 전가하면 할수록 그 어떤 것도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안다면 다른 사람이게 이것을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은 자신의 과오나 잘못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과오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이 그만큼 용이해 진다.
최근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 이후 갑질이 사회문제로 시끄러운 일이 있었다. 갑질은 돈 좀 있다고 권력 있다고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교만하게 굴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이는 한국의 부자 중 대부분이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부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오는 폐단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10대 부자 중 7명이 자수성가한 1세대이지만 한국은 10대 부자 중 7명이 부모로 부터 부를 물려받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들은 겸손을 배우고 실천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4. 겸손과 행복
우리는 성공으로부터 배우는 것 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실패를 통해 겸손도 배우는데 겸손은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다.
에디슨은 발명의 왕으로 불린다. 하지만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는데 1천 번의 실패 끝에 성공을 해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 그가 만일 999번의 실패 끝에 좌절하고 포기했다면 그는 결코 위대해 질수 없었을 것이다.
영국의 작가인 제이 케이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출판을 위해 12번의 실패 끝에 13번째 가서 빛을 보게 됐다. 그가 만일 11번의 실패를 하고 좌절했다면 해리포터 시리즈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세계 출판사상 유례가 없는 4억 5천만 부나 팔려 세상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기쁨과 호기심 그리고 상상력을 심어주는 기여를 했다.
월트 디즈니도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목표아래 애니메이션 사를 설립하기 위해 7번째나 은행 문을 두드렸으나 실패를 하고 8번째 가서야 투자은행을 찾을 수 있었다. 그가 만일 7번의 실패를 하고 좌절했다면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디즈니사는 결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과 같이 기업도 경기가 좋을 때 보다 경기가 나쁠 때 더 성공하고 더 위대해 질수 있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해 지구촌 모든 가정에 컴퓨터를 보급해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불경기로 모두가 어려울 때인 1970년대였다.
나 역시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겸손도 배웠다. 그리고 겸손을 통해 나름대로 성공도 했고 행복해 질수도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진학 때 1차 전형에서 실패하고 2차 전형으로 다른 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은 첫해에 실패해 1년 재수를 해 다음 해에 대학에 진학했다.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말콤 글레드웰은 대학에 진학할 때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 신세가 되는 대신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는 것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어 성공의 가능성도 높고 행복해 질수 있다고 했다. 큰 연못인 하버드 대학에 가면 영리한 학생들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학생들은 작은 물고기 신세가 된다. 작은 물고기들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좌절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려 성공하기도 어렵고 불행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내가 만일 고등학교와 대학 입시에서 실패를 하지 많고 바로 진학했다면 나는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 신세가 됐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 보다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된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 일인지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였다면 나는 결코 현재의 내가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였기 때문에 나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고 나에게 좋은 기회도 주어졌다고 믿는다.
이와 관련해 나는 자비가 아닌 장학금으로 외국유학도 하고 귀국해 내가 바라고 좋아하는 직장에서 마음껏 연구도 하고 학생도 가르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나의 생애에서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음을 확신한다.
나는 실패를 통해 실패에서 오는 일시적인 고통과 인내도 배웠고 끈기도 배웠다. 나는 실패를 통해 실패가 없이는 겸손할 수 없다는 것도 배웠다. 나는 실패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며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도 배웠다.
얀테의 법칙(Jante Law)
북유럽 문화에는 얀테의 법칙(Jante Law)이란 게 있다. 이 얀테의 법칙이 북유럽 사람들의 신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북유럽 국가들은 UN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류 행복 지수에서 세계 200여개 국가 중 해마다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이상적인 복지와 교육 시스템도 그 이유로 들 수 있겠지만 국민 행복의 토대에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것이 절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얀테의 법칙'은 덴마크 출신의 노르웨이의 작가가 쓴 소설에 나오는 10개조의 규칙이다. 사람의 법칙이라고도 항다. 이 10개의 법칙의 핵심은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평등과 공존을 중요시하고 늘 겸손 하라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얀테의 법칙(10개조 규칙)
①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②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③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④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자만하지 말라.
⑤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⑥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⑦ 내가 무엇을 하든지 다 잘 할 것이라고 장담하지 말라.
⑧ 다른 사람들을 비웃지 말라.
⑨ 다른 사람이 나에게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⑩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
이 10개의 법칙의 핵심은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평등과 공존을 중요시하고 늘 '겸손하라'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그래서 북유럽 사람들은 '난 누구보다 낫지 않다.' 쉽게 말하면 '너는 평균보다 낮은 사람이다'는 생각이 그들의 정서로 굳어져 있다고 한다.
스웨덴 아이들은 축구 경기를 해도 승부를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몇 대 몇인지 점수를 가리지 않고 골을 넣으면 '와~'하고 축하만 하는 스웨덴식 어린이 축구 경기 문화가 생소하게 들린다.
얀테의 법칙은 잘난 척 하며 남을 비웃거나 가르치려고 들지 말라는 것이다. 나만큼 타인들도 잘난 점이 있으며 내 말, 내 가치만 옳다고 강조하기에 앞서 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는 태도는 배워야 할 것이다.
스웨덴의 라곰(lagom) 라이프(life)라는 사고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데 '라곰'은 스웨덴어로 '적당히', '알맞은' 등의 뜻이다. 그러니까 이 '라곰 라이프'는 '이 정도면 적당한 삶'이라고 위안하면서 살기 때문에 턱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고 있는 그들 나름대로 삶을 가꾸는 방식이다.
'내 스스로 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나를 남과 비교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다가 이것이 결핍되면 불행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항상 자기 수준에 만족하면서 살기에 그들의 행복지수가 높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苟(진실로 구/구차할 구)는 ❶형성문자로 茍(구)는 통자(通字), 芶(구)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句(구)로 이루어졌다. 본디 풀 이름으로 음(音)을 빌어 적어도 결코의 뜻의 부사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苟자는 '진실로'나 '참으로', '구차하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苟자는 艹(풀 초)자와 句(글귀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苟자를 보면 양쪽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개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개가 주변을 '경계'를 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개가 귀를 세우고 있는 모습을 句자와 艹자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글자의 구성만으로 뜻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 苟자는 개가 주변을 철저히 경계한다는 의미에서 '진실로'나 '참으로'라는 뜻을 가지게 된 글자이지만 지금은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구차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苟(구)는 ①진실로, 참으로 ②다만, 단지(但只) ③겨우, 간신히 ④만약(萬若) ⑤구차(苟且)하게 ⑥바라건대 ⑦잠시(暫時) ⑧구차하다, 구차하게 굴다 ⑨미봉(彌縫)하다(일의 빈 구석이나 잘못된 것을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주선하여 꾸며 대다) ⑩낮다 ⑪탐(貪)하다, 탐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또 차(且)이다. 용례로는 몹시 가난하고 궁색함을 구차(苟且), 한때 겨우 편안함을 구안(苟安), 구차하게 겨우 살아감을 구생(苟生), 겨우 합치함이나 아부함을 구합(苟合), 겨우 채움을 구충(苟充), 간신히 액을 벗어남을 구면(苟免), 구차한 목숨을 구명(苟命), 구차스럽게 삶을 구존(苟存), 구차하고 과람함을 구람(苟濫), 구차하게 참아 견딤을 구모(苟冒), 진실로 사양함을 구사(苟辭), 구차하게 좇음을 구순(苟循), 구차스러운 말을 구언(苟言), 비굴하게 남의 비위를 맞춤을 구용(苟容), 일시적으로 구차하게 따름을 구종(苟從), 구차하고 가난함을 간구(苟艱), 눈앞의 안일을 탐냄을 구투(苟偸), 가난하고 구차함을 간구(艱苟), 구차스럽게 겨우 목숨만을 보전하며 부질없이 살아감을 이르는 말을 구명도생(苟命圖生), 구차하게 생명을 보전함을 일컫는 말을 구전성명(苟全性命), 아부하여 남의 환심을 사려고 힘씀을 일컫는 말을 구합취용(苟合取容), 남에게 잘 보이려고 구차스럽게 아첨함을 일컫는 말을 아유구용(阿諛苟容), 구차하게 세월을 보냄을 일컫는 말을 구연세월(苟延歲月), 질은 돌보지 않고 그 수효만을 채움을 일컫는 말을 구충기수(苟充其數) 등에 쓰인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笑(웃을 소)는 ❶형성문자로 关(소)와 동자(同字), 咲(소)는 고자(古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夭(요; 요염하게 앉아 있는 여자의 모양, 소)와 대나무(竹)의 흔들리는 소리가 웃음 소리 같다는 뜻이 합(合)하여 '웃다'를 뜻한다. 옛날엔 자형(字形)의 기원(起源)을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이 몸을 꼬면서 웃는 모습이라 하고, ㉯竹(죽)과 犬(견)을 써서 개가 대바구니를 쓰고 거북해하는 모양이 우스운 데서 웃다로 되었다 하고, ㉰사람을 따르는 개가 낑낑거리는 소리와 사람의 웃음소리가 닮았기 때문이라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笑자는 '웃음'이나 '웃다', '조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笑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夭(어릴 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夭자는 팔을 휘저으며 장난치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笑자는 이렇게 장난치는 놀고 있는 아이의 머리 위에 竹자를 결합한 것으로 竹자는 눈웃음 짓는 모습으로 응용되었다. 그래서 笑(소)는 ①웃음 ②웃다 ③비웃다 ④조소(嘲笑)하다 ⑤꽃이 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우스운 이야기를 소담(笑談), 웃으면서 하는 말을 소언(笑言), 상스럽지 않은 우스운 이야기를 소화(笑話), 웃는 얼굴을 소안(笑顔), 익살과 웃음거리를 주로 하여 관중을 웃기는 것을 목적하는 연극을 소극(笑劇), 소리를 내지 않고 빙긋이 웃는 것 또는 그 웃음을 미소(微笑), 크게 웃는 웃음을 대소(大笑), 웃으면서 이야기 함을 담소(談笑), 조롱하여 비웃는 웃음을 조소(嘲笑), 쌀쌀한 태도로 비웃음을 냉소(冷笑), 어처구니 없다는 웃음을 가소(可笑), 거짓 웃음을 가소(假笑), 여럿이 폭발하듯 갑자기 웃는 웃음을 폭소(爆笑), 기뻐서 웃는 웃음 또는 기쁜 웃음을 희소(熙笑), 알지 못하는 사이 웃음이 툭 터져 나옴 또는 참아야 할 자리에 툭 터져 나온 웃음을 실소(失笑), 어이가 없거나 하찮아서 웃는 웃음을 고소(苦笑), 콧소리를 내거나 코끝으로 가볍게 웃는 비난조의 웃음을 비소(鼻笑), 소리 없이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을 목소(目笑),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딴 마음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소면호(笑面虎), 웃음 속에 칼을 감춘다는 뜻으로 말은 좋게 하나 마음속으로는 해칠 뜻을 가진 것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내심으로는 해치려 함을 이르는 말을 소중유도(笑中有刀), 근엄하여 좀처럼 웃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소비하청(笑比河淸),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른다는 말을 소제양난(笑啼兩難), 가난을 면하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귀소소(爲鬼所笑), 천금을 주고 웃음을 산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곳에 돈을 낭비함을 비유하는 말을 천금매소(千金買笑),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하다는 말을 여읍여소(如泣如笑),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