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세상의 치안제도
그런데 이렇게 완전무결에 가까운 선경세상의 사회제도 속에서 무엇한 가지 부러움이 없이 살아가는 샤르별에 범죄라는 현상은 나타나고 있었을까?
23년간의 집중적인 신선의 품성교육과, 자율성과 주인정신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길들여진 신선품격체들의 사회에서도,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행위는 발생하고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샤르별에도 완전한 신선품격체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불완전한 품격의 존재들이 살아가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샤르별에도 쉬지 않고 잡다한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범죄를 다스리기 위한 송사도 끝나지 않고 있었다.
아직 미완성의 존재들인 샤르별 신선들이 사회의 질서를 어기고 저지르는 범죄의 유형은 종류도 가지가지였는데, 지구처럼 절도, 폭력, 살상 등의 흉악범에 속하는 범죄는 발생하지 않지만, 사회의 질서와 규율을 위반하는 질서사범들의 범죄는 수시로 발생하고 있었다.
샤르별 존재들도 범죄의 유형을 경범죄와 중범죄로 구분하고 있었는데, 경범에 속하는 범죄는 주로 약속을 위반한 행위, 자율성을 위반한 행위,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들을 들 수 있었으며, 중범죄에 속한 범죄의 유형은 부모나 스승이나 어른들에게 공손하지 못한 불경죄, 친구나 이웃들과 말다툼을 벌인 난동죄, 생태계나 환경을 파손시킨 환경범 등이 이에 속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 사회로부터 가장 지탄을 면치 못하는 중죄가 스승이나 어른들께 불경을 저지른 행위가 되는데, 샤르별 사회는 특히 장유유서의 전통이 철저한 사회라서 윗사람께 공손하지 못한 행위를 철저한 벌로써 응징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샤르별 존재들은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범법자들에게 어떻게 벌을 내리고 그 죄에 대한 대가를 응징하고 있었을까?
샤르별에도 형무소가 있고 감옥이 있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가두어 두고 벌을 내리는 것이었을까?
샤르별 존재들은 죄는 철저히 다스리고 있었지만 결코 형무소나 감옥 같은 제도는 만들어 두고 있지 않았었다.
샤르별 존재들은 죄를 다스리는 방법이 아주 특이했는데, 그것이 바로 인조인간들을 이용한 품성 길들이기 제도였다. 말하자면 품성 길들이기 인조인간을 활용하여 범죄자의 나쁜 버릇과 습관을 고쳐주어 새사람으로 길들이는 제도였다.
일종의 품성개조 프로그램이었다.
샤르별 존재들이 일단 범죄를 저지르면 츠러추쇼디에서 운영하는 즉결심판에 회부되는데, 여기서 범죄의 잘잘못을 판단한 후 적절한 응징방법을 결정 내렸다.
응징방법이 결정되면 피교화자(彼敎化者)에 대한 교화역(役) 인조인간이 결정되고, 그 교화역 인조인간에게 품성개조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그 길들이기 프로그램에 의하여 피교화자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를 받도록 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교화역 인조인간이 피교화자를 따라다니며 잘못된 버릇과 습관을 고치도록 유도하는 형벌제도였는데, 그렇다고 피교화자의 어떤 행위도 자유가 억압되는 사례는 없었다. 단지 이전에 저질렀던 잘못만 되풀이하지 않으면 되었고, 상응하는 사회봉사와 개과천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족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화역 인조인간이 피교화자에게서 잠시도 떠나지 않으며 따라붙어 감시와 제재를 당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피교화자는 교화역 인조인간을 피할 수도 없었고 피해서도 안 되며, 교화역 인조인간의 힘을 일반 사람들이 당해 낼 수도 없었다.
이렇게 정해진 교화기간 동안 인조인간의 감시를 받으며 교화를 당한 범죄자는, 개과천선의 의지가 확실해졌다고 평가를 받은 후 교화원에 입소하게 되며, 교화원의 품성개조교육을 마치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샤르별의 형벌제도는 범죄자의 죄를 죄로 다스리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선다운 신선의 품격으로 부활시키는데 있었으며, 그렇다고 범죄의 경력 때문에 전과자가 되어 사회로부터 냉대를 받거나 소외를 당하는 풍토는 전혀 없었다.
그 사회나 직장에서 범죄자가 발생했을 경우는 범죄자를 따돌리고 소외시키기 보다는, 그러한 잘못이 그 공동체의 모두에게 있는 것으로 알고 함께 책임지려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었다.
자식이 저지른 잘못을 그 부모가 책임지려 하고 형제가 저지른 잘못을 그 형제들이 책임지려고 하듯, 샤르별 존재들은 사회 구성원 중 하나가 잘못되면 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려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범죄의 경력에 대한 전과니 뭐니 하는 따위는 샤르별 존재들에게는 무의미한 뜻이었고, 누구든지 잘못을 저지르면 떳떳하게 용서를 받으려 하고, 그렇게 용서를 받고 개과천선하면서 더욱 완성된 신선의 품격체로 거듭 태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사실은 샤르별 존재들이 전체 전과자들이었으며, 일생에 한두 번 정도가 아니라 수시로 반복해서 교화의 대상이 되면서 더욱 완벽한 신선품격체로 성장하고 있을 뿐이었다.
샤르별 존재들은 특수한 대상만 범죄와 사회의 말썽을 일으킨 후 문제아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선들 전체가 문제아의 경력을 가지면서 범죄의 심판대에 올라 수시로 교화의 대상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었으며, 일생동안 그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들의 삶은 나날이 향상되어 간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결국 샤르별 존재들은 범죄와 교화를 반복하며 신선으로서의 삶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었고, 범죄 없는 사회에서 완벽한 신선훈련은 불가능하다는 전통이 조성되어 있었다.
역설적인 표현으로 샤르별은 범죄가 있는 곳에 교화가 있었으며, 교화가 있는 곳에 새로운 품격체들의 탄생이 있었던 것이다.
범죄 있는 사회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범죄 있는 사회가 아름다운 땅 샤르별은 정말 신선이 신선답게 살아갈 방법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는 좋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었다.
샤르비네도 이미 수차례나 교화의 대상이 되어 교화역 인조인간의 감시와 교화원에 입소한 경력이 화려했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품격체로 거듭나는 경험을 많이 해왔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범죄인이 되어 교화의 대상자가 되기로 자처하기로 했는데, 샤르비네도 그 계획을 찬성하며 함께 동참하기로 했다.
내가 자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는 어른들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인 불경죄였다. 샤르별에서 불경죄는 중죄에 속했다. 불경죄로 인해서 나는 지체 없이 츠러추쇼디에서 집행하는 즉결심판소에 불려 나가게 되었다.
즉결심판의 내용은 이러하였다.
"우리 아들 이름이 샤르앙이라고 했는가?"
“네, 제 이름이 샤르앙입니다.”
“지구에서 찾아온 방문객이라고 했느냐?"
"...."
"우리 아들이 샤르별을 찾아온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샤르별에 살고 있는 성자를 상봉할 목적과 우주 큰 정신세계의 사상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우리 아들이 빛의 땅 샤르별에서의 법도와 예의범절에 대한 상식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겠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은 알고 있었어요."
"어른과 스승께 공손하고 예를 다해야 하는 기본 법도는 인식하고 있었느냐?"
“그 정도는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지구에서도 나이든 노인과 어른들께는 효도와 공경을 다하여 모시도록 교육시키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풍습은 하늘과 땅 어떤 세상에서도 공통된 법도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너는 지나가는 어른께 예를 올리지 않고 불경죄를 범한 이유가 무엇이었느냐?"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다가 그 어른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나가던 행인이 너의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예를 갖추고 가라고 타일렀는데도 왜 그대로 지나쳐 버렸느냐?"
“이미 그 어른은 먼 거리까지 길을 지나치고 계셨고 일부러 다시 찾아가 예를 올리기가 쑥스러워 그랬습니다."
“쑥스러워서 중요한 예를 거절했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느냐? 스스로 잘못을 알면서도 핑계로써 지나치려 한다면 다시는 그 잘못을 개선할 기회를 잃고 만다. 특히 어른들에 대한 불경죄는 신선세상에서 가장 큰 허물에 해당된다. 어른과 스승들은 이 사회의 번영과 풍요를 일으킨 주인공들이요. 그러한 삶의 터전을 지켜온 은혜인들이다. 그렇게 소중한 주인과 은혜인을 함부로 대하면 정의로운 신선사회의 기강이 무너지고 뿌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므로 소중한 우리 아들의 큰 허물을 고쳐주기 위하여 교화가 필요하니 주어진 응징을 달게 받도록 하여라. 이에 대해 따로 변명할 말이 있느냐?”
"어떤 변명할 말이 없으니 제 허물에 대한 교화를 달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품격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제게 품격재생의 길을 열어주신 스승들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면 네가 응징 받을 교화를 내리도록 하겠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나는 츠러추쇼디의 즉결심판소에서 피교화의 대상자가 되어 징벌 응징을 받게 되었는데, 교화 징벌 내용은 애완동물 목욕시중이었다.
선경마을의 공원에서 살아가며 신선들에게 기쁨을 주고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애완동물들을 데리고 가까운 야외온천을 찾아가 깨끗이 목욕을 시키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교화 내용이었다.
내가 목욕시킨 애완동물은 토끼나 강아지처럼 생긴 작은 동물도 있었고 사슴이나 말처럼 생긴 큰 동물도 있었다. 사자나 호랑이처럼 생긴 맹수들도 있었고 이러한 동물들은 목욕시키러 갈 때 고분고분 말을 잘 들었다.
애완동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목욕시간이기도 했다.
애완동물 목욕의 담당은 주로 인조인간들이지만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게 징벌적 대가로 부여하는 교화과정이기도 했다.
나의 교화봉사 활동은 교화담당 인조인간이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며 기록했는데, 일일이 츠러추쇼디 심판소에 보고되고 있었다. 나의 교화봉사활동 기간은 4일이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주어진 교화징벌을 감당했으며, 그 결과 츠러추쇼디 심판 위원회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
애완동물 목욕 교화봉사 활동이 끝난 후 교화원에 입소하여 3일 동안 교화를 들었는데, 주로 신선의 올바른 본분을 찾게 하는 품성 개조교육이었다.
품성개조교육은 정신세계 지도자들이 맡고 있었는데 고차원적인 사상과 철학적인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이렇듯 샤르별 존재들은 잘못을 저지른 대가로 그에 응징하기 위한 사회봉사 활동과 교화를 통해 새로운 신선으로 거듭 태어나도록 유도하고 있었는데, 죄와 허물을 미워하기보다는 사랑의 채찍을 가해주는 풍토가 아름답다 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샤르별 존재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올바른 신선이 될 수 없다는 속담을 실감케 하는 경험이었으며, 범죄자에 대한 응징과 교화내용이 아주 실속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샤르별의 자연, 문명과 신선 인류들>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인조인간이 요렇게도 활동하네요.
나도 품성개조 교육을 받고싶다.인조인간이 옆에서 어긋날때마다 바로잡을수 있도록 도움을 주니/난 아니라고 하면서도 살짝살짝 꽃게 마냥 옆으로 가고 있으니까는
인조인간 도움없어도 품성 좋으신거 같습니다..^^
@니디기오스 조금전 에도 이기적이였던 제 지난과거를 돌아보고 참 안타까웠답니다
겉으로는 ~척 하면서 포장하고 내면에는 다듬어야 할 일들이 넘 많아요
@도고마성 인지하고 계시다는것도 자아를 들여다보고 계시는듯 합니다
빠른 각성과 빠른 변화가 있으실거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