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고 싶던 장백제비꽃
※긴 글 읽으시다 끼니 거러실 수 있으니 배고픔을 못 참는 분들은 패스 하시길요.
22년 5월에 설악산 장수대 코스를 갔을 때는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여 만나지 못했고 하산 후 며칠이 지난 후에 부근에 장백제비꽃 자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정보의 부재로 얼마나 아쉬움이 남던지 꼭 만나리라 설악산 장백제비꽃을 가슴 한편에다 지워지지 않도록 진하게 새겨두었었다.
꽃쟁이들 중 1%만 본다는 장백제비꽃을 보기위해 2년 만에 다시 그곳을 올랐다.
백두산을 가면 지천으로 피고 지는 장백제비꽃 군락을 만난다는데 국내에선 설악산에 단 3곳의 자생지만 발견이 되었는데 귀때기청봉의 그것은 엄두도 못낼 위험하고 힘든 곳이라 포기하고 두 곳에서 만났다.
1%의 꽃쟁이들 만이 볼 수 있는 귀한 야생화라는 이유는
첫째 야생화에 미쳐야 하고,
둘째 열정이 있어야 하며,
셋째 몸이 따라주어야 한다.
물론 돈과 시간을 들여 백두산으로 가면 지천으로 볼 수 있겠지만 우리 땅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우리 땅에서 본다는 그 감흥 때문에 설악을 찾는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야생화에 진심인 우리들 3인은 불어 터진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여명이 움트는 새벽 4시 10분 장수대 분소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젊은 시절을 제외하고서도 오색에서 대청봉도 몇 번을 올랐고 지겨운 장수대 남교리 코스도 걸어 보았기에 가뿐하게 오전 12시 이전에 마무리를 할 요량이었다.
대승폭포와 한계폭포를 발 아래에 두고 대승령을 지나자 본격적인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먼저 우리들을 반겨주는 야생화는 요강나물, 자주솜대, 삿갓나물 검은색 변이, 꿩의다리아재비, 산마늘, 붉은참반디, 두루미꽃, 참기생꽃, 산솜다리, 난쟁이붓꽃 등등의 야생화들과 물참대, 인가목, 청괴불나무, 홍괴불나무, 왕괴불나무, 털댕강나무, 털개회나무, 꽃개회나무, 아구장나무, 팥배나무, 소영도리나무 흰색 등등의 나무 꽃들이 우리들의 마음과 시선을 빼앗았다.
얼마간의 알바를 한 후에 장백제비꽃 자생지가 눈앞으로 다가올수록 대학시절 첫 미팅 때의 그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슴이 흥분되기 시작하였다. 동굴 앞에 터를 잡고 굽이굽이 설악의 고봉들을 내려다보며 호령하듯이 심장형의 예쁜 잎이 무성한 사이 사이에 노랑 꽃을 올려 귀티 나게 활짝 핀 절정의 장백제비꽃과 마주하였다.
그 순간 가슴이 심쿵하였는데 우연히 서면 어디쯤에서 첫사랑 그녀를 만난 들 이렇게 가슴이 콩닥 거리며 희열로 벅차오를까?
올해 초에 계획을 잡을 때는 여기까지였는데 바위솜나물과 멋진 산솜다리가 있다는 An, Mt로 발길을 잡는다.
참범꼬리 군락, 처음 대면하는 멍덕딸기, 큰앵초, 연영초를 뒤로하고 네발로 걷거나 바위틈으로 비집고 오르기를 한참만에 도착한 정상에는 조그맣게 설치한 초라한 정상석이 있고 아래는 내려다 보기도 무섭고 아찔한 천길 낭떨어지이고 사람이 몇명 서 있을 수 있는 두평 남짓의 공간만이 있었다.
두 번째 목적지인 도끼로 쪼갠 듯 90도의 직각 절벽으로 이루어진 정상 아래로 가는 길엔 만병초 군락을 지나 나도옥잠화를 뒤로하고 수직 절벽아래에 도착하자 띄엄띄엄 장백제비꽃이 우리를 반겼고 바위 틈새에는 손쉽게 카메라 앵글에 담을 수 있는 위치 여기저기에 산솜다리가 뽀얀 분칠을 하고 한껏 멋을 낸 모양으로 우리들 일행을 맞이했다.
꽃봉오리 상태의 바람꽃을 딱 한 촉 보고 두 번째 목표물이었던 바위솜나물은 아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설악을 찾으라는 An, Mt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원점 회귀 하산을 하는데 허기도 지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오며 무릎도 말썽을 부린다. 협착증으로 줄었던 키를 철봉 매달리기로 숨어 있던 1cm를 되찾았었는데 다시 키가 쪼그라든 느낌이다.
예상했던 결과이다. 광각에 쓰이지도 않을 망원렌즈까지 넣은 배낭의 무게가 10kg이었으니 어깨를 짓누르며 허리와 무릎으로 전달되니 통증이 시작된 것인데 욕심이 부른 후과를 톡톡히 보게 된 셈이다. 54년생이신 청년 꽃친은 날아서 내려가는데 뒤처질 수 없어서 안간힘을 쓰가며 버틴 끝에 장수대 분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10분이었으니 계획했던 시간을 4시간이나 초과한 장장 12시간에 걸친 탐사길이었다.
부산으로 향하는 길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휴게소에 들러 차에서 내리는데 허리 쪽 신경을 짓누르고 있는지 통증에 운전석 문턱을 내리기도 힘들고 허리를 꽂꽂이 펴기도 힘들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30분경 먼저 땀에 절은 옷을 벗어던지고 베란다로 나가 철봉에 매달리기를 두어 번 하여 줄어든 키를 되찾기 위해 용을 쓴 후 샤워 후에 가끔씩 애용하는 원적외선 찜질기로 허리 달래기에 들어가며 잠을 청했는데 눈을 뜨니 아침 6시였다.
앞으로 사 나흘은 허리 때문에 고생을 하겠지만 아직까지 열정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고 수 많은 야생화들과의 잊지 못할 눈맞춤과 함께한 꽃친들과의 추억이 행복했던 시간으로 고스란히 기억될 것이기에 후회 없이 즐겁고 행복한 야생화 탐하기였다.
아고아고 허리야 설악산아 내 허리 돌리도~~~!!!
첫댓글 ㅋ 수고 많으셨습니다
장백제비꽃을 만나기 위해 애쓰셨군요.ㅋ
저는 이상하게 NO SAN과는 인연이 없군요
허리와 다리가 튼튼해야 오래도록 꽃을 볼 수 있으니 관리 잘하시고요
체력은 남들 못지 않다 생각했는데 점점 힘이 부칩니다ㅎ
저는 장백제비꽃을 4곳에서 만났군요
설악산 서북능선 & 백두산 서파 & TMB 스위스 트리앙에서 발므고개 오르는 길 & 일본 대설산 구로다케 오르는길
그렇게 국 ㆍ내외로 다니시는데 안 쫓겨 나는게 이상합니다ㅎㅎㅎ
ㅋ 그러게요
장백제비꽃 첫 만남과 스토리 멋지게 봅니다
수고많으셨어요~~
함께한 덕분에 즐겁게 보고 왔지요
여기는 정말 십여년도 넘게 오래전 다녀 왔네요
장백제비꽃 산솜다리 정말 이뻤어요
지금은 갈수 있을까? 갸우뚱 해 봅니다
저는 이제사 첫 만남이라 엄청 좋았습니다
도전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고산의 귀한 장백제비꽃을 수고로 곱게 담아오셨네요. 아름다워요.
감사합니다
한 번쯤은 도전해 볼만 했습니다
멀고 힘든길 수고많으셨습니다.
저도 작년에 다녀왔는데 열거하신 대부분의 꽃들은 못 보고왔네요. ^^
이꽃 저꽃들 참견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배고파서 컵라면 먹으며 끝까지 오기로 다~~~봤습니다..
먼길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오색 케이블카 완공되면 가겠습니다..ㅎㅎ
ㅎㅎ 감사합니다
이쪽은 오색케이블카 완공 되어도 많이 걸어야 할걸요
덧붙이신 글 잼나게 읽었습니다,올려주신 사진을 보는순간 마치 전우를 만난것처럼 반갑더군요,우린 2일 오후 1시 30분경
그 곳에서 점심을 드시는 몇 분을 만났는데 혹시 그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듬니다.
인사라도 드릴걸 ,,,
열정으로 담아오신 땀내 풀풀나는 작품 감사히 봅니다
헉~
안산 정상 너머까지 갔다 장백제비꽃 있는곳으로 돌아왔어요
그곳에서 점심 허겁지겁 먹었는데
그때 지나 가신분중 한분이셨나 봅니다
점심 세명이서 먹었거든요~ㅋ
아 포천에서 오신분요?
제가 친근감이 있어서 어디셔 오셨냐고 물었지요
수고 하셨고 포스팅도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신 덕분에 아름답고 귀한꽃 잘 감상합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날 되시구요
설악산 서북능선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 꼭꼭 숨어 사는군요.
귀한 장백제비꽃 즐감합니다.
설명을 어렵게 해서 알바를 조금 했지만 아주 찾기 쉽습니다
근데 동행한 꽃친이 작년에 다녀왔는데도 못찾아서 식겁을 했답니다ㅋㅋ
장백제비꽃.
어쩌면 귀한 야생화를
보려고 이렇게도
험하고 어려운 코스를
다녀오셨군요.
참 아름다운
장면이며 그 내면의
세계를 상상하며 바라봅니다.
저. 또한 21년도
장수대 남교리코스를
내려오며 너무도 좋았기에
2주후에
저의 옆지기를 모시고? 두번이나
다녀온 기억이 생생하네요.
발바닥이 뜨거워서
계곡물에 식힌 기억이...
어찌하였던
결과는 너무도 좋았지만
몸을 특히 허리
아끼며서 쉬엄쉬엄 하세요.
장백제비꽃.
두번이나 찾아보았지만
아우님의
작품으로 대신합니다.
즐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리는 철봉 매달리기 신공으로 거의 제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장시간 등산을 할때는 등산 양말을 자주 갈아 신거나 바세린을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 앞 부분에 발라 주시면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감상 합니다
사실 백두 에서도 배부를 정도는 못 보고 왔습니다
7월에 가는데 엄청 보고 올거라 기대를 잔뜩했습니다ㅋ
@부산아저씨 그렇진 않을건데요....
서파에서 산행료옆에서 아주 일부만 보고왔고요
산행로 안으로 들어가면 호르라기 불고 난리가 나서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어요....
백두산지역외 다른곳에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올라온 사진을 못봐서요
@몽블랑 아
실망 입니다ㅠ
@부산아저씨 장백제비꽃 보다 더 귀하고 예쁜꽃 참 많습니다
그리고 북파에서 보는 바위구절초등을 일출배경으로 담을땐 환상입니다
2018/07/18에 백두산 북파에서 담았군요
https://cafe.daum.net/youflowerslove/2RWd/5272
@몽블랑 예 기대가 됩니다ㅎ
장백제비꽃이 설악에도 사는군요.
노란 황금색의 꽃이 너무 멋지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청마의 해에 태어난 54년생 청년은
내요~ㅎ
장백제비꽃을 만나러 가는 꽃이야기 실화소설
너무 흥미진진하여 어느새 극성팬이
되었습니다.
야생화가 전해주는 에너지가 있었기에
안산즐산할 수 있었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