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보쌈과 수육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나무위키에 따르면, "원래 '보쌈'이라는 것은 절인 배추로 속을 감싸서 만드는 김치의 종류를 말한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깐 우리가 곁다리라고 생각하는 일명 보쌈김치가 사실은 메인인 음식이라는거죠. 보쌈에서 김치를 빼면? 그냥 수육입니다. 그건 그냥 다른 음식이라고 봐야겠죠.
자 그럼 조금 더 파고들어가서 수육과 보쌈을 구분하는 보쌈김치는 무엇인가, 또 왜 그게 보쌈이 비싼 이유인지를 잠깐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요리를 전혀 못 + 안하는 사람이라서 자세한 레시피 같은건 모르고, 그냥 이것저것 줏어먹으면서 혹은 줏어들은 이야기를 하는거라서 전문적인 뭔가를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사진도 싹 다 네이버에서 줏어온거고요.
보쌈의 원형이라면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절인 배추 + 무로 만든 김치소 + 수육. 그런데 사실 저도 이런 형태의 보쌈은 좀 생소합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형태가 아래 사진 일것 같습니다.
이 정도 오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보쌈김치랑 꽤 가까워졌죠. 소를 좀 특별하게 만들긴 하지만 양념이 배추에 전체 묻혀있는 보쌈김치의 형태. 하지만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보쌈은
이런 형태에 가까울듯 합니다. 보쌈(배추)김치 + 보쌈(무)김치 + 수육 이게 현재 시점에서 보쌈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원형의 보쌈김치에서 김치소로 쓰이던 부분을 무김치 형태로 나오고, 배추김치는 별도로 제공된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 아닐까 싶습니다.
레시피는 제가 전혀 모르지만, 일단 일반 김치보다는 확연히 달죠. 그리고 겉절이랑은 다른게 보통 겉절이는 배추를 절이는 과정을 아예 생략하거나 상당히 간략화 합니다. 하지만 보쌈김치는 어디까지나 김치이기 때문에 절인 배추를 씁니다. 또 보쌈무김치의 경우에는 일반 무채를 쓰는게 아니라 보통 무말랭이를 다시 물에 불려서 사용할겁니다. 거기서 그 특유의 오독거리는 식감이 나오는거고, 무말랭이 무침이랑은 상당히 다릅니다.
또 이 두가지 김치가 모두 아삭한 식감도 나와야 되기 때문에 일반 김치처럼 담아놓고 몇달씩 쓸수가 없고 며칠, 길어봤자 몇주 내에 소모가 되어야 할겁니다. 식재료 회전이 잘 안되는곳은 보면 무김치의 무 색깔이 훨씬 짙어지고 식감도 달라지기 때문에 구분이 되죠. 아무튼 만드는 방식도 손이 상당히 가는 형태인데다가 길게 보관도 안되기 때문에 보쌈이 비싸지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수육은 업장 레벨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기 어렵고, 사실 기본만 알면 집에서 막 삶아내서 따뜻한 상태로 먹는 수육이 어지간한 업장 수육보다 나은 경우가 많다는걸 생각하면 보쌈집의 차별화는 보쌈김치에 있다고 봐야할겁니다.
뭐 이렇게 복잡하게 까지 알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개념을 잡고 생각해보면, 일반 족발집에서 말로만 보쌈이라면서 보쌈김치는 겉절이로 보쌈무김치는 무말랭이로 대처하면서 돈은 그대로 다 받는 행태가 얼마나 잘못된 건지 알수가 있죠.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된 보쌈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보쌈이라고 우기는 집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쌈이라면 보쌈김치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지경입니다.
제대로 된 보쌈(김치)을 제대로 못먹어보신 분들도 있을것 같은데, 그런 분들은 정석적으로 보쌈김치 제공되는 집에서 꼭 한번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족발-보쌈이 워낙에 프렌차이즈 보다는 동네 가게들이 많은 곳이라 딱 어디가 좋다라고 추천하기는 좀 어려운데, 놀부보쌈, 원할머니 보쌈 정도의 프렌차이즈라면 적어도 기본 틀(수육 + 보쌈김치)은 지키는 편이니 그쪽에서 시켜먹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김치 판매하는 곳들을 보면 보쌈김치를 별도로 판매하는 곳들도 꽤 있습니다. 수육 삶을줄 아시는 분들은 보쌈김치 시키고 수육 삶아서 먹는게 가장 가성비가 좋을순 있겠네요.
늘 동네 족발집의 보쌈 같지도 않은 보쌈 판매 행태에 분노하다가, 며칠전 비스게에 올라온 족발 vs 보쌈 글 + 댓글을 보니 보쌈과 수육의 차이도 구분이 잘 안되는 분들이 많다 싶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족발 vs 수육이라면 무조건 족발이지만, 제대로된 보쌈이라면 족발과 충분히 비빌만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3줄요약
1. 보쌈은 수육 + 보쌈김치
2. 보쌈김치(겉절이X), 보쌈무김치(무말랭이X)가 없는건 수육
3. 제대로 된 보쌈은 족발과 비빌만 하다.
첫댓글 어제까지 술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이 글에 사진 보니까 군침이 싸악 도네요....
보쌈논문 ㄷㄷㄷ 보쌈무는 무를 도톰하게 채치고 설탕,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쪼옥 짜주고 양념하믄 됩니다. 절인 알배기랑 보쌈속(무), 수육 요로케 나오는게 저도 가장 이상적인 보쌈 같네요ㅎ
보쌈무김치는 만드는 방법이 두가지 있더라고요. 말씀하신 방법이 정석인거 같고 제가 말한 무말랭이를 불리는 방식이 일종의 편법 같은데 좀 더 편한거 같더라고요ㅋ
오늘 저녁은 보쌈이다
그냥 디폴트로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여...?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역시나 술술 잘 읽힙니다요. 원할머니 보쌈의 그 김치 같은 것이 정석인거겠죠?
네 맞는데, 원할머니만 하더라도 메뉴가 여러개로 나뉘어 있어서 어떤건 무김치가 안나오고 이런게 있더라고요. 지금 찾아보니 모둠보쌈이라는 메뉴가 보쌈김치, 무김치 다 나오는거 같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