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2008. 7. 4
6월 7일, 지난 번 소식을 띄우고 꽤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뭘 하며 그 긴 시간을 보냈나 돌아보니 제법 손에 잡히는 일들이 생각납니다.
‘두 번째 후원의 밤’, ‘자양동 작은 도서관 개관’, ‘두 번의 도서관 친구들 월요모임’, ‘책 읽는 광진, 토요일 오후의 풍경전’ 기획과 첫 촬영........
그 중에서도 후원의 밤은 많은 분들게 고개 숙여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장소 빌리기가 쉽지 않아 월요일 밤에 해야 했는데도 참으로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카페에 그날의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또 멀리서 가까이서 전화로, 편지로 후원의 마음들도 듬뿍 씩 보내주셨고요.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아이들 기말 시험도 있고 해서 지난 30일 월요모임에서야 정산을 마쳤습니다. 짧은 홍보기간이었음에도 예상 밖의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모든 경비를 빼고 순수하게 후원금으로 2,723,350원이 적립되었네요. 이 후원금은 광진 도서관 행사 지원과 전시대 기증, 새로 문을 연 작은 도서관 독서대 기증에 쓸 예정입니다. 언제나 그래왔듯 한 푼도 운영비나 다른 용도로 쓰지 않고 전액 기증에 쓸 것입니다. 그리고 달마다 회계 내용을 카페 회원끼리 방에 공개하고 있답니다.
후원의 밤 행사를 마무리 하다 보니 준비하면서 우편으로 보낼 초대장을 썼던 그 긴 밤이 생각납니다.
전국에 계신 350여 분께 보낼 봉투에 우편 번호와 보내는 이의 이름을 쓰며 한 분 한 분 소리 내어 친구들 이름을 불러보았습니다. 따뜻하고 굳은 친구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면서. 또 언제까지나 잊지 않겠다는 다짐도 하면서요.
<도서관 친구들> 활동을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4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많은 후원친구들이 생겼고 다른 여러 도서관(동대문 정보화, 금산, 신묵초등학교, 부천 복사꽃 필 무렵, 대구 성서, 부천 동화기차) 에서 <도서관 친구들>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변함없이 마음을 모아 후원해 준 친구들과 월요일마다 또 시시때때로 일 있을 때마다 도서관에 나와 즐겁게 일해 준 운영진 덕분이라는 사실이 오늘따라 더 깊게 뜨겁게 다가옵니다. 어떤 표현으로도 다 전할 수 없는 이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인사에 더하여 소소한 일들 몇 가지 더 전하겠습니다.
1.
이번에 새로운 <도서관 친구들> 상징 물품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가볍게 메고 다닐 수 있는 바랑인데요. 튼튼한 천으로 꼼꼼히 바느질하여 만들어서 선물하기에도 좋을 듯합니다. 우선은 달마다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일반회원 친구들게 먼저 1개씩 우편으로 선물 하였습니다. ‘편지라도 한 통 쓸 것을’ 소포봉투에 풀칠하면서 후회하였습니다. 원하시는 분은 개인적으로 사실 수도 있습니다. 200개를 만들었는데 제작비가 개당 7500원이 들어서 도서관 친구들께는 8500원에, 일반에게는 9500원에 팔기로 하였습니다. 보신 분들이 꽤 예쁘다는 평을 해주시네요. 저는 요즘 날마다 메고 다닙니다.
2.
‘아침독서 신문 구독권 선물하기’에 함께 해주신 분들께도 인사드립니다. 세상에 선물이 넘쳐 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책 선물, 월간지 선물, 신문 구독권 선물.......잔잔한 나눔이 우리를 참 기쁘게 해 주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선물하고 싶은 선생님이 없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한 구석이 짠해지기도 했습니다.
3.
우리 도서관 친구들 원칙을 새로 하나 만들었습니다.
‘상 받지 않기’
‘상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무슨.........’이런 말을 나누며 우리끼리 웃긴 했습니다. 하지만 미리 알려 두면 좋을 것도 같아서 그리 정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치 미리 알고 그런 것처럼 며칠 전부터 여기저기서 수상자로 추천하겠다는 메일이 와서 혼자 웃었습니다. 운영진에서 정했는데 친구들께서는 어떠신지요? 우리 잘했지요? ^^
4.
7월 12일이면 드디어 부천 동화기차 도서관 친구들 발대식이 열립니다. 친구 명단을 보내왔는데 34분이 함께 하기로 하였네요. 저희들 약속대로 100만원 상당의 친구들 물품을 기증하여 축하하기로 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그날 가기로 하였고요.
5.
이 편지 쓰고 있는데 전국 도서관 친구들 연합모임 준비를 위한 2차 모임 연락이 왔습니다. 7월 15일 오후 3시, 이번에는 서강 마포도서관에서 합니다.
그 전날 14일은 우리 광진 도서관 친구들 여름방학식이 있습니다. 8월말 개학준비모임 때까지 쉬면서 또 다른 일들을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씩, 상 받기에 조금 부족한 정도로.
‘나는 책꽂이 속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수 백 권의 책을 올려다본다. 서로 몸을 기대야만 편안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책들, 나도 그런 책들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기대고, 누군가의 무게를 받쳐 주면서 살고 싶다.
나는 책을 한 권씩 뽑아서, 내 허물 같은 먼지들을 털어내고 책갈피를 넘긴다. 내게 새로운 생명을 준 책들. 비록 영어 수학은 지진아였어도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음속의 눈을 자라게 해준 위대한 마법사, 끝이 없는 세상! 책은 맨 처음 나를 받아들이던 그 모습 그대로 아무런 말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맙다. 책들이. 저 위대한 생명체들이 고맙다.‘
최근에 이 상권 선생님 쓰신 소설 중에 골랐습니다. ‘난 할 거다!’ 참 좋았습니다.
첫댓글 항상 열심히 일하시는 소식 간간히 듣고 있는데, 여럿이서 재미나게 하시네요... 여름에 시간 좀 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