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국보급 산책로, 창선 별해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남해지형은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이다. 그 지형에 ‘바래길’이라는 멋진 걷기 길이 놓여 있다.
‘바래’는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말한다. 그래서 길은 어머니처럼 따뜻하면서도 살갑다. 바래길은 16개 코스, 240km를 자랑한다. 제주 올래길에 대한 도전이다. 다랭이논과 죽방렴을 스쳐가면서 억척스런 남해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바래길 중에 가장 멋진 길을 뽑으라면 4코스 고사리 밭 코스다. 창선면에서 적량마을까지 15.4km 6시간 30분이나 걸린다. 바래길 안내지도에도 감탄에 감탄을 얹어도 모자란 국보급 경관이라고 극찬할 정도다.
그러나 고혈압, 성인병을 달고 사는 나에게 6시간은 무리. 나같은 환자들을 위해 가장 짧은 시간에 고사리길을 만끽하는 산책길인 별해로가 최근에 열렸다. 유치원 아이들 소풍코스로 적당할 정도로 1.5km 1시간이면 국보급 길을 마주하게 된다.
3월에서 6월까지는 고사리 채취기간. 이때는 출입을 막는다. 그 외에는 사계절 초록 고사리밭을 만나게 된다.
별해길은 ‘고사리언덕에서 즐기는 바다 길’로 보면 된다.
고사리 ‘별’이라고 해서 한자를 찾아봤더니 鼈(별), 별주부전의 자라 ‘별’이 고사리의 뜻도 가지고 있다.
최근에 개장했는지 주차장과 화장실도 깨끗하다. 데크길을 따라 크게 휘감아 도니 울 마미의 치마 크기의 고사리가 천지. 삼천포대교와 저 멀리 사량도 그리고 검푸른 바다가 절묘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거기다 진한 고사리 향기는 마치 내가 경동시장 한약시장에 들어간 기분이다. 밭에는 나무가 없어서 그런지 먼발치에서 보면 초원처럼 보인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가수 남진은 이런 풍경을 보면서 노래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저 아랫마을이 공룡발자국이 있다는 창선면 가인리...고생식물 고사리 밭까지 더하니 내가 주라기 공원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
타박타박 고사리밭 데크길을 큼지막하게 걷다보면 바래 즉 어머님의 품안에 든 것처럼 편안하다. 이내 팔각정이 나오고 반대편에 내려가면 엄청난 고사리 밭을 품에 안게 된다. 임도가 있어 아무 생각없이 오르락 내리락. 그냥 걷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민트색 안내판도 세련된 고사리 모양
푯말에는 ‘고사리 바람이 불면 수업시작’ 이곳이 자연을 가르치는 학교구나
최고 하이라이트를 뽑으라면 별해랑 전망대다.
기하학적인 철구조물 전망대가 놓여 있는데 벤치, 누울 수 있는 의자 등 모양이 넘 맘에 든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의자를 배열했다. 따끈한 커피 한잔 마시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고사리밭과 바다가 서로 예쁘다고 뽐내는 장면에 마냥 신이 난다.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서울 집에 가야 하는데 아내가 넘 편했는지 해가 넘어가면 집에 가잖다.
건너편 산에 해가 넘어가자 노을에 바통을 넘긴다. 바다는 오렌지색으로 물들고 고사리는 바람결에 흩날린다.
이렇게 난 남해 최고의 노을 뷰 맛집에 취하고 있다.
가는 길
네이버 네비게이션에서 ‘별해로’를 검색하면 갈 수 있다. 현재 다른 네비에서는 나오지 않음
#남해 #남해여행 #독일마을맥주축제 #남해관광문화재단 #한국여행작가협회 #여행작가협회팸투어 #남해가볼만한곳
첫댓글 히야~
여기는 더 멋지네요.
저 하얀 벤치에 딱 30분만 누워서
노을 감상.
좋네요.
노을이 드니
더욱 멋집니다.
멍때리기 좋은
View 맛집이군요~
멋진곳이네요!
대장님도 좋아보이세요^^
남해답사때가 생각나네요
고사리 채취 시기인 4~6월까지 한시적으로 고사리밭길 탐방 예약제를 실시하고 예약시 미리 1만원을 송금하면 별해로에서 돌미역비빔밥(점심)을 먹을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