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길을 운전하다 보면 승용차에 편승하기 위해 손을 드는 사람을 만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마을 버스가 뜸한 곳일수록 이런 일은 더욱 빈번하지요.
히치 하이커의 본 뜻은 '자동차 편승 여행자' 이지만 이곳에서는 편리하게 이
말을 빌려와 사용해 봅니다.
예전 고향 근처에서 직장 생활 할 때는 면내의 왠만한 노인들은 모두 제 차를 타
본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렇게 차를 타는 날이면 이웃이나 자녀들에게 널리 자랑
하는 습관들이 있어 제가 꽤 주목을 받은 시절도 있답니다.
최근 회사를 칠곡 가산으로 이전하고 부터는 군청에 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유학산과 도개온천을 끼고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일품입니다. 오며가며
감상하는 바깥 풍경이 여간 아름답지가 않습니다.
며칠 전에는 베낭을 아무렇게나 울러 맨 연만하신 시골 할머니를 태웠습니다.
아마도 수없는 차들이 외면하고 지났을 일을 생각하며 태우긴 하였으나 여러
면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왜관의 병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제 말은 조금도 듣지않고 온갖 신세 타령들을 다 늘어
놓았습니다.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프니 자녀들도 잘 찾지않고 자꾸 서러워진다는
얘기서부터 사설은 끊임이 없었습니다. 몇해 전 돌아가신 제 어머니가 생각나
잠시 울컥해 지기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부대 앞에서 손을 드는 두 명의 병사를 태웠습니다.
그동안 네대의 차가 차가 그냥 지나쳤다고 하였습니다. 평소 부대와 면 사무소를
드나드는 경우가 많은 장병들이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승용차 편승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그나마 운이
좋은 날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떨 땐 네 번을 갈아타고 목적지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답변을 짐작할 수 있는 우문을 던졌습니다. 왜 그처럼 어려워 지느냐고?
물론 탑승의 부담도 있지만 사람이 자꾸 무서워져 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하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기도 하는 험악해져 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들은 열심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첫댓글 맞아요. 무서워서 못태워 주죠. 타는 사람도 그럴 껄~~요.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하루 만드세요.
고맙습니다. 하도 세상이 험악해져 가니 선행 베풀기도 가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