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여신을 만나러 간다
한 손엔 독립선언서, 한 손엔 횃불을 높이 들고 서 있는 자유의 여신말이다
여신님을 알현하려면 리버티 섬에서 내려 직접 만날 수도 있지만
우린 배터리 파크에서 배를 타고 리버티 섬 가까이 가서 여신을 만날 예정이다
배가 가까이 다가가 속도를 늦춰줬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법이다
항구가 있는 배터리파크에서 뱃시간을 기다리며 커피 한잔 사 들고
여유를 부렸다
이 공원엔 조깅을 하는 사람도 많고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뉴요커들이 많다
배가 리버티 섬 가까이 다가가자 뱃머리 포토존 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
한가하게 여신을 만나기는 틀렸다
사진을 찍고 나면 자리를 비켜주는 한국 관광객에 비해 중국인들은
도대체 자리를 내어줄 생각을 않고 요란하게 떠들며 여신을 차지하고 있다
익스큐즈미를 외쳐보지만 자신들의 모국어가 아니면 상대를 안한다
이 사진은 다른 사람들 사진찍기를 만족시킨 후 배를 돌려 돌아오는 길에 겨우 찍었다
가는 길엔 촬영을 거의 포기하고 그냥 여신만 찍었는데
오는 길에서야 우리를 함께 담을 수 있었다
여신님도 중요하지만 내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이 다리다
브루클린 브리지
얼마나 고풍스럽고 멋지던지 자꾸 눈길이 가며 감탄을 하게 된다
1883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고풍스러울 밖에.
140년이나 된 다리가 늠름하게 서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 다리를 걸어 건너보고 싶은 로망이 생겨날 수도 있겠다
언젠가 딸들이랑 갈 기회가 생기면 이 다리를 꼭 걸어서 건너봐야지
차량통행로와 보행로가 분리되어 있어 걷기에도 좋다고 한다
사람들이 관심도가 낮아졌을 즈음 우리도 좀 편안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이라도 들고 손을 올렸어야 했나
썰렁한 포즈에 웃음도 나오고...
카페글을 읽은 짠딸이 동영상을 만들어 보내준다
짠딸 어렸을 때 사진으로 큰딸이 만든 합성사진도 함께 보내주어 한참을 웃었다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에서 보내온 선물이라는데
이 거대한 작품은 수많은 조각을 내어 옮겨왔다고 한다
처음엔 시대에 뒤떨어진 옷차림이라며 냉대와 비아냥을 받았지만
파리의 에펠탑이 그러하듯
지금은 이곳 뉴욕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유람선 위에서 보이는 맨해튼의 마천루들이 아주 멋져 보인다
다시 유람선을 탔던 배터리 파크로 돌아와 이제 본격적인 맨해튼의 워킹투어가 시작된다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트리니티 교회 앞에 서서 한참을 바라봤다
현대적인 마천루들 사이에 너무나도 고풍스러운 건물이 주변을 압도하고 있다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 다빈치 코드의 배경지라고 하는데 뚜렷한 기억은 나질 않아 조만간 이 영화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300 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니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크겠다
맨해튼의 거리를 천천히 걸어 다니니 뉴요커가 된 듯한 착각이 일긴 하지만
진짜 뉴요커들이 보면 관광객 티가 팍팍 나는 동양의 키 작은 아줌마였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