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참 난감한 나날이다
늦은 봄에 통율무를 볶아놓고 오늘에야 맷돌믹서에 갈아
다락골식 첫 율무차를 마신다
거의 매해 지난해 떨어져 제절로 자란 싹들을 모아 밭을 만들어 심으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율무차를 만들지 못했다
(우엉도 상토모종을 하지않고 같은 방식으로 밭을 만든다)
11년 만에 내손으로 만든 율무차를 처음 만들어 마셔본다
율무는 도정하기가 어렵다
웬만한 방앗간에선 해주질않아
홍성에서도 이곳 정미소를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선 양이 얼마 안되니 집에서 절구에 찧어 도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수수는 그럭저럭 현미처럼 껄끄러운 맛을 즐기며 밥에 섞어 먹을 수 있지만
율무껍질은 원두커피보다 더 딱딱하다
원래 율무차는 껍질째 볶아 보리차처럼 마시는 한방차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두꺼운 독일제 후라이팬에 볶아놓고는 여름내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것을
비때문에 밭에 못나가는 날 사랑방에서 찾아냈다
맷돌 믹서에 갈아 루이보스티 끓이듯 약한 불에 끓여 마셔보니,
대박이다
커피향을 좋아하지만 아주 옅게 마시는 터라
외출 할 때는 커피에 루이보스티에 심지어는 어성초 옥수수수염차까지 섞어 들고다니는데
율무차와 커피를 섞어도 맛으로는 궁합이 잘맞는다
옥수수차맛도 나고 보리차맛도 나고 아주 구수하다
기름진 것 먹거나 보통식사 후에 마셔보니 누룽지차처럼 속도 편안하다
민들레뿌리를 잘 말려서 볶은 차맛이 일품이라고 해서
애써 캐어 말린 것을 장마통에 깜빡 잊고 다 썩혀서 속이 상했었는데
닭대신 꿩이다~
매일 비오는 나날
사랑방에 갇혀
즐기는 새로운 차 맛..
율무차 정말 구수합니다
약성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첫댓글 그 구수한 내가 풍겨옵니다. 율무차에 커피는 어떤 맛일까? 담에 가면 한잔 주시겠죠? ^*^
율무 껍질은 이곳에 없구요, 걍 율무 사서 씻어 볶아서 차 만들면 안될까요?
커피에 율무차를 섞어드시는 것은 참 기발하십니다. 커피도 좋아하지만 율무차를 섞은 것은 좀.ㅎㅎ
자판기에서 뽑아먹는 율무차와는 달라서 가능하겠죠. 선생님의 율무차는 맛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