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량산을 찾았다
두 시대 16mm 소나기 소식이 있었지만 도착하니 안개만 자욱해서 시야가 제로다
원래 입석에서 시작할때 입석을 찍기 위함인데 새로 세운 이정표가 일찍암치 자소봉과 김생굴을 가르키니 회님들은 그리로 다 올라 가시고 ~~
청량사로 가던 발길을 급히 쫓아 김생굴에 이르니 김생굴샘은 매말라 물 한방울 보이지 않고 굴 앞은 누군가 정갈하게 다듬어 놓았다.
자소봉 오르는 쇠계단들의 경사도는 언제나 무시무시하고 ㅎㅎ
인증석이 사라진 대신 바위에 명찰을 새기시고 우리를 맞이하시고 ㅎㅎ
그 옆의 원래 자소봉은 우리가 오르는 걸 싫어하는 듯이 엄히 내려다 보시고 ㅎㅎ
앞서 오른 회님들은 이리저리 바쁘시지만 ~~
어디를 둘러봐도 시야가 먹통이라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
외롭게 홀로 선 봉우리 탁필봉을 자나쳐서
역시 몇 미터 앞의 탁필봉도 분명치 않은 연적봉에 올라서지만
주위를 둘러 보기에는 곰탕이 맘에 안들어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하늘다리에 ~~
짙은 안개로 끝자락도 보이질 않지만
운치는 있어 뵌다 ㅎㅎ
정말로 하늘로 가는 다리처럼 ㅎㅎ
두 분이 그런 하늘로 가 버리셨다 ㅎㅎ
그래서 나만 홀로 정상 장을봉에 ~~
금강굴은 여기를 돌아 아래로 급한 경사를 내려 가야 하지만
오늘 같은 곰탕엔 시야가 없어 전망대에 가 보아야 볼게 없을 것같아 함산한 지인들이 청량사를 가겠다기에 다시 되돌아서
돌아다 본 청량산의 험준한 비위들이다
중간 바위에 나홀로 선 소나무 한그루가 너무 늠름하시고 ~~
하긴 봉우리마다 소나무들이 가득하다
참 생명력이 강하다
그 좁은 공간에 뿌리를 내리고 저렇게 시원하게 가지들을 뻗으며 사는 것을 보면 ..
그렇지 못한 내가 부끄럽다
인간보다 강하기에 저기서 추운 겨울도 견디며 살겠지만 우리는 약해서 바람을 막아주는 비탈진 곳에 자리한 청량사로 향한다 ㅎㅎ
어떤 스님이 해 오라는 나무는 안해오고 꽃만 가득 담아 오셨나보다
낭만이 가득한 동자승이겠지? ㅋ
역시 그 동자승이 담그라는 된장은 안 담그고 장독대에 채송화만 가득 담아 놓고는
여기서 참회 예불이나 하고 사라지신건지 ? ㅎㅎ
내려다 보는 경내가 깔끔하니 정갈하다
에구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고무신에 모래나 털고 신으셔야지 ㅎㅎ
암튼 어디로 사라지셨는지 동자승들은 아니 보이고
언제나 처럼 5층 석탑은 건너편 축융봉을 뒤로하고 경건하게 예불에 집념하고 계시디
글쎄 보통은 스님들이나 방문객으로 번잡할 시간인데 오늘따라 경내가 무척 조용하니 한가롭다
우리는 그런 조용한 경내를 떠나 일주문을 벗어 나면서 주차장까지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들어올 때 커다란 청랑교 다리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봐서 여기도 도로가 확장되어 오늘 처럼 조용한 산사는 이제 다시 찾아 보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