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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력을 통한 성공적 구조조정 사례 Ⅰ. 들어가며 우리나라 경제가 IMF에서 긴급자금을 빌려올 정도로 위기에 몰리자 산업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구조조정과 고용조정을 동일한 단어로 해석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근로자들은 사업장내에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 해고에 대한 두려움부터 느낀다.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구조조정 사례를 보면, 인원정리가 약방의 감초처럼 항상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영자 단체들이 우리나라 전 사업장에 평균적으로 20%의 잉여인력이 잔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고에 대한 공포를 떨쳐버리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 펼치고 있는 ‘구조조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의 목표는 잉여인력의 정리가 아니라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즉, 타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으로, 품질, 가격, 생산성 측면에서 경쟁상대보다 앞서갈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구조조정’의 본래 목적인 것이다. 본 고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를 선택하였다. 한국전기초자(주)의 경우에는 고용조정 없이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이며, 대한페인트·잉크(주)는 고용조정이 동반된 사례이다. 그러나 두가지 사례 모두 노사간의 협력이야 말로 개별 사업장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묘약일 뿐만 아니라, 위기에 몰린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Ⅱ. 한국전기초자(주) 사례 한국전기초자(주)는 경북 구미지방에 위치한 TV 및 모니터 브라운관용 유리제조업체이다. 근로자수는 1천 6백여명이고 이중 1천 2백여명이 조합에 가입해 있다. 본 사례에서는 이들이 겪은 시련과 고난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으며, 노사간 협력이야 말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첩경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부채비율 1,114%, 매출액을 상회하는 차입금, 생산제품의 경쟁력 상실, 77일간의 장기파업으로 인한 매출손실 600여억원 등 누가 보아도 ‘회생 불가능’이란 판단을 하기에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1997년말 당시 한국전기초자(주) 노사 모두는 할 말을 잃고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IMF라는 사상초유의 경제난까지 이들의 앞날을 가로막았다. 노사간의 극한 대립, 주먹구구식 경영, 안이한 근무태도 등이 빚어낸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1998년말 현재, 한국전기초자(주)는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회사로 다시 태어나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97년도 598억원 적자에서 98년도에는 3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회사를 늘 퇴출대상으로 몰아왔던 1,114%라는 엄청난 부채비율도 174%로 낮아졌다. 3,500억원에 달하던 차입금이 2,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1년간 1,500억원을 현금으로 상환한 것이다. 한편, 생산량은 76%나 향상되었으며, 불량률은 1년사이에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이렇게 회사의 경영안정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되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주문이 밀려들었다. 97년도에는 550만불에 그쳤던 해외직수출이 5,320만불로 늘어났으며, 거래처도 3개국 5개사에서 10개국 13개회사로 확대되었다. 한국전기초자(주)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회사살리기’에 혼신의 힘을 쏟은 노사간의 협력이었다. 외부에서 자금지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장경기가 되살아난 것도 아니다. 노사간에 힘을 합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인 것이다. 한국전기초자(주)의 경영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전 세계 시장에서 제품공급 과잉상태가 발생하였던 96년부터이다. 당시 매출규모 세계 4위를 차지하던 업체였지만, 가격과 품질면에서 경쟁사에 뒤져있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브라운관 회사의 외국제품 선호로 말미암아 한국전기초자(주)의 창고에는 재고품이 쌓여만 갔다. 때마침 제2공장 증설과 제3공장 신설로 차입금이 대폭 증가하여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여건이 이렇게 되자 급기야 회사측에서는 용융로 6개중 1개를 가동중단하기에 이르렀고, 여기서 발생되는 여유인력을 재배치 하였다. 그러나, 고용불안을 느낀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은 회사측의 인사명령을 전면 거부하면서,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노사간의 대립은 결국 77일간이라는 장기간 파업을 야기하였으며, 이로인한 매출손실이 600억원에 달해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하루 24시간 가동해야하는 용융로를 가진 회사에서 전면파업을 한다는 것은 곧 회사의 문을 닫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그동안 한국전기초자(주)로부터 부품 공급을 받아오던 회사들이 구매처를 바꾸기 시작하였다. 또한 제품의 비탄력성 때문에 6개월 이상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야 했기 때문에 한국전기초자(주)로서는 당장의 공급손실 뿐만 아니라 장래의 시장마저 잃어버리는 꼴이되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기업인 한국유리그룹은 ‘브즈알렌 헤밀턴’이라는 컨설팅회사에 한국전기초자(주)에 대한 경영진단을 의뢰하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경영평가는 냉혹할 정도였다. ‘한굴전기초자(주)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도저히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국내시장의 물량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축적된 노하우가 부족하며, 생산제품도 저부가가치 제품에 치중되어 원가 및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고, 이로 인해 회사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한국전기초자(주)는 한국유리그룹에서 대우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근로자들은 극도의 고용불안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고용승계 보장’ 을 위한 투쟁 전개를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상황은 새로운 대표이사가 부임하면서부터 완전히 반전되기 시작하였다. 취임식에서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단 한사람도 퇴사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고용안정 약속과 함께 ‘가장 품질 좋은 제품을 가장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최선을 다해달라’는 부탁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모든 근로자들은 거듭난다는 각오로 맡은바 업무에 최선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98년을 ‘혁신의 해’, 99년을 ‘도약의 해’, 2000년을 ‘성공의 해’로 정해 놓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한국전기초자(주)의 근로자들은 여름휴가까지 반납하면서 회사에 나와 제품생산에 전념하였다. 이에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과장이상 관리자들은 공휴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날까지도 근무하여 지난 한해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365일간 근무하는 진기록을 연출하였다. 한편으로는 기존의 작업관행이나 조직형태를 과감히 개혁해 나갔다. 용융로와 제품 생산과정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1시간 일하고 30분간 휴식하던 것을 2시간 근무후 10분간 휴식으로 재편한 뒤 남는 인력은 가동을 중단해왔던 제2공장에 재배치 하였다. 사무직 근로자들도 이에 동참하여 서울사무소의 경우 인원을 50명에서 5명으로 대폭 줄여나갔다. 또한 대부분의 중요한 회의는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이전에 모두 마무리 졌다. 한편, 회사측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경영상황을 매일매일 공개하면서 근로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외국의 기술에 의존하는 바람에 신제품 생산에 항상 뒤쳐졌으며, 기술료 지급도 수십억원에 달하여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던 터여서 신기술 개발은 그 무엇보다도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절실한 부분이었다. 이에 연구진들은 밤을 새워 연구를 했으며, 그 결과 CDT용 벌브개발, 후면유리 성형기술 개발, 평면유리 생산 및 양산기술 개발 등을 비롯하여 세계 최첨단 기술을 잊달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에 따라 새로운 독자적 제품을 적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작년 한해동안 절약한 기술료만도 약 70억원에 이르렀다. 서두칠 대표이사는 아직도 기술연구소에서 야전침대를 구매하겠다는 품의서에 결재할때가 가장 흐믓했던 기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한국전기초자(주)가 오늘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기 까지는 노사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고 노사가 함께 뭉쳐 창립이래 최대의 경영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지난 일년동안 각고의 노력을 펼치면서 얻은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최선을 다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자신감이 바로 그것이다 Ⅲ. 대한페인트·잉크(주) 사례 대한페인트·잉크(주)는 경기도 안양에 본사를 둔 페인트와 잉크를 생산하는 회사이다. 본 사례에는 여러차례에 걸친 회사의 위기를 노사간 협력으로 극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출 격감으로 인해 발생된 잉여인력 정리과정, 경영정상화를 통한 재고용 달성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노루표’라는 상표로 우리에게 친숙한 대한페인트·잉크 주식회사가 세계의 유수 기업을 제치고 중국 최고의 문화유산인 자금성 보수도장에 쓰일 페인트 납품권을 획득하여 전 세계에 국산페인트의 명성을 드높힌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노조가 중심이 되어 잇달은 경영위기에서 회사를 구해낸 사실은 더더욱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 96년 7월 대한페인트·잉크(주)의 주력공장인 안양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제품과 원료가 가득찬 창고에 전기누전으로 발생된 화재로 말미암아 공장의 모든 제품과 원료가 일시에 소실되는 일대 경영위기에 봉착하였다. 피해가 워낙 크다보니 인근 회사들 뿐만 아니라 회사내 경영자들까지도 “이제 노루표는 끝났다”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이에 노동조합은 즉각 비상근무를 선포하였다. 내직장은 내가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각오아래, 화재가 완전복구 될 때까지 무보수 철야근무는 물론 휴일무급 근무를 선언하는 등 화재복구를 위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전 근로자가 하나로 뭉쳤다. 그 결과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복구작업을 2개월만에 끝내는 투혼을 발휘하여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회사가 정상화되었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97년들어 경기침체가 지속되어 페인트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외상매출금의 회수 부진으로 자금사정은 날로 악화되었다. 여기에 설상가상 격으로 대한페인트·잉크(주)의 최대 납품처인 기아자동차에서 부도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회사 매출액의 15%나 차지하던 기아자동차의 부도는 공장라인 가동 중단사태로까지 번졌다. 경영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7년말에 찾아온 IMF사태는 대한페인트·잉크(주)의 경영을 포기해야만 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97년 10월까지 월평균 1만3천여톤을 유지하던 생산량이 11월에는 8천여톤으로, 이듬해 1월에는 6천여톤으로 급감하여 공장가동률이 50%까지 떨어졌다. 또한 환율이 급등하여 원재료비가 70%나 상승하였다. 이렇게 되자 대한페인트·잉크(주)는 회사창립 52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보게 되었으며, 그 적자폭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져만 갔다. 이와 같은 기업존폐의 경영위기에 직면하자 회사와 노동조합은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였다. 우선 조직구조를 대폭 축소·통합하였으며, 원재료의 직접구매와 수출증진을 통해 이익 및 매출액 향상을 추진하였다. 한편, 부서별로 업무 특성을 고려하여 조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업일수를 축소 운영함으로써 설비가동에 따른 간접비용을 최소화 하였다. 노동조합에서는 자발적으로 ‘일 더하기 운동’을 펼쳤다. 정상 출근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하였고, 노조나 회사 창립기념일에도 무급으로 정상근무를 하는 등 회사내에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또한 간식반납, 통근버스 축소 운영, 장기근속자 해외여행 반납 등 회사측에서 제공하던 각종 복리후생제도를 과감하게 축소하였다. 나아가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연월차 사용하기 운동을 벌였으며, 반기별로 지급되던 성과급을 반납하는가 하면, 회사측의 임금인상 제의에도 불구하고 98년말까지 임금인상 동결을 선언하기도 하였다. 또한 ‘낭비발굴 작전’을 전개해 비용절감에 앞장섰다. 불필요한 설비 및 도구 제거운동, 회의시간 줄이기 운동, 절전운동, 사적인 전화사용 안하기 운동, 사무용품 아껴쓰기 운동, 심지어는 헌옷 모으기 운동으로 현장에서 필요한 걸레 구입비용을 아끼는 등 원가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야말로 노동조합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절반이하로 떨어진 가동률과 극심한 판매부진 현상하에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 하였다. 해고의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퇴직위로금 지급을 비롯해 판매대리점 개설권을 부여하는 등 회사를 떠나는 동료에게 최선을 다했다. 또한 회사 경영이 호전되면 최우선적으로 이들을 다시 고용한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직장을 떠나던 동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대한페인트·잉크(주)의 노사는 회사정상화에 최선을 다한 결과, 지난 1월에 6천여톤까지 떨어졌던 생산량이 11월말 현재 1만 1천여톤으로 급증되었다. 이를 1인당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IMF 이전의 시기의 1.3톤보다 무려 70% 가량이 증가된 2.2톤에 이르는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이익도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0억여원으로 향상되었으며, 연말까지는 4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년초에 정리해고 되었던 근로자중 90여명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이 회사가 위기에 처할때마다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이 기꺼이 희생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회사에 대한 이들의 굳은 신뢰와 남다른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로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회사측에 대한 화답이었던 것이다. 평소 대한페인트·잉크(주)는 사장에서 사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회사의 경영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윈도우 경영’을 추진하였다. 매월초 전직원들이 참석하는 월례조회시 최고경영자가 현재의 경영상황, 사업실적, 전월의 손익상태 등을 직접 보고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함으로써 회사 경영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대한페인트·잉크(주)의 모든 근로자들은 회사의 이익이 증대되면, 반드시 자신들에게도 보다 많은 이익이 돌아 올 것이라고 확신을 하게된 것이다. 또한 맘에드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원가족부터 만족해야 한다는 취지하에서 전 가족이 함께하는 기회를 수시로 마련하였으며, 각종 복지 시설 및 제도를 통해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것이다. 한편 근로자 개인의 자질 향상을 위해 직능교육, 전사원 통신교육 등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노사합동 해외 견학 및 연수제도를 운영하여 직원들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의식을 갖도록 지원하였다. 오늘날까지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없이 회사내 노사간 화합분위기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데에는 회사발전과 근로자 삶의 질 개선을 동시에 추구해온 노동조합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96년 9월에 출범한 5대 집행부는 회사측에 일방적으로 요구만하는 노동조합보다는 우리의 복지는 우리가 창출한다는 기치아래 생산성 향상운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대한페인트·잉크(주) 노동조합은 영업, 기술, 관리, 생산 등 회사내 전 부문의 사원들이 함께 가입해 있어, 생산직을 중심으로 조직된 다른 노동조합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전 직종이 함께 모여 노조를 운영하다 보니 회사 경영에 대한 각종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었고, 경영위기시에는 전 직종의 사원들이 노조를 중심으로 보다 일치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상과 같이 대한페인트·잉크(주)는 투명경영, 참여경영, 근로자 만족 경영을 내세운 회사측과 회사발전과 근로조건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노동조합간의 절묘한 조화로 오늘날의 경영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Ⅳ. 마치며 요즈음 기업경영 관련 컨설팅 회사들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외국인이 운영하는 컨설팅회사는 주문량이 밀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회사의 경쟁력을 제고해 보겠다는 사용자들의 애타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노사간 갈등 속에서 추진되는 각종 구조조정 시책들이 경쟁력 강화라는 소귀의 목적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인가?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행된 정리해고와 조직개편, 새로운 인사·노무관리 제도 도입 등이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또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한 두번 하고 말 것이 아님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근로자들이 다음번 구조조정에서도 순순히 사용자측의 의견을 따를 것인가? 1976년에 IMF에서 돈을 꾸어와야 했던 영국의 경우를 보면,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급한마음에 행해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나라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자칫 노사관계의 판 자체를 깨버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업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라져 가고 있는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그들의 정성이 손 끝에 묻어나오도록 해야 한다. 일방적이고 논리위주의 구조조정 보다는 근로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 우리나라 산업사회의 경쟁력 강화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본 고에 소개된 사례들이 보여주는 귀중한 경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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