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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2 09:43
올해 전남에서 4명의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6∼10월에 대체로 서남해 해안지방에서 발생한다. 비브리오 패혈증 때문에 매년 거르지 않고 10∼20여명의 사망자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다.
◆ 비브리오 패혈증, 치사율이 무려 40∼60%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의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남자로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특히 간 질환이나 매일 다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에서 잘 생긴다. 그 외 당뇨병, 악성종양, 면역저하자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으므로 이런 만성 질환자들은 어패류의 생식을 피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발생 건수는 점점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일단 한 번 발생하면 치사율이 40∼60%인 무서운 식중독이다. 바닷물에 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Vibrio. Vulnificus)’이 원인균으로 생선회, 굴, 낙지 등 날어패류를 먹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드물게는 피부에 상처가 난 상태에서 바닷물에 들어가도 감염되는 수가 있다”며 “예를 들면 원래 있던 상처 부위나 벌레 물린 곳이 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하거나, 어패류를 손질하다 다치거나, 낚시 도중 고기에 찔린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하여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 살이 썩어 들어가는 무서운 질병
증상은 우선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후 16∼20시간 후 갑자기 오한, 발열, 의식 혼탁 등 전신증상으로 시작되며, 발병 36시간 이내에 팔 다리에 출혈, 수포형성 및 궤양 등이 나타난다.
이렇게 생긴 붉은 반점이 점차 썩어 들어가므로 목숨에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심할 경우 피부를 이식하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피부 병변은 3단계(염증기, 수포기, 괴저기)로 나눌 수 있다. 초기(염증기)에는 갑자기 벌에 쏘인 것처럼 홍반성 국소 부종이(가장자리가 뚜렷하지 못함) 나타난다. 이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특징적인 증상 중의 하나로 병변부에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피부병변이 주로 하지에 발생하기 때문에 다리가 매우 아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홍반 부위가 확산되고 통증이 사라지면서 수포, 부종, 출혈이 시작된다(수포기). 병이 진행되면 혈성 수포도 나타나고 수포가 터져 궤양을 남기고 쇼크와 함께 여러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괴저기). 일단 쇼크에 빠지면 대부분이 사망한다.
◆ 단순한 장염 식중독인 경우
역시 날어패류에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이 원인이지만 단순한 장염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균이 있는 어패류를 먹은 뒤 10∼18시간 이내에 급성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상복부가 아프다. 대부분 2,3일 지나면 회복되지만 노인이나 영아, 유아에서는 설사가 심하면 탈수증상으로 인하여 급성신부전등에 의하여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는 곳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이런 장소에서 잡은 생선을 날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가 쉽다. 젓갈 내의 높은 염분 농도 내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기 때문에 젓갈을 먹고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설사가 심해 탈수증이 우려될 경우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주요 감염 경로가 손이므로 외출 후 또는 음식을 먹기 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 생선회 먹고 오한, 발열 증세 나타나면 즉시 병원 가야
무엇보다 어패류를 날로 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 생선회 등을 먹은 뒤 오한과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잠복기가 짧고 병의 진행이 빠르며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균이나 균독은 56℃이상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어패류를 끓여먹거나 구워 먹는다. 둘째,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6∼10월 사이에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지 말아야 하며 강 하구에서 낚시나 수영을 하지 않도록 한다. 셋째,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어패류를 생식한 이후에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는다.
비브리오 장염의 경우는 설사 등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을 주로 쓴다. 그러나 저항력이 약한 유아나 노인, 병약자들은 특별히 주의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현상이 심할 때는 물을 많이 마시거나 주사제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을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
① 간질환 환자(간경화, 만성 간염, 간암, 혈색소증)
② 알콜 중독, 매일 술을 마시는(폭음) 사람
③ 만성 질환 환자( 당뇨병, 폐결핵, 만성 신부전, 만성 골수염)
④ 재생 불량성 빈혈, 지중해 빈혈이 있는 사람
⑤ 악성 종양 환자, 백혈병 환자
⑥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
⑧ 장기간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투여 받은 사람
⑨ 항암제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중인 사람
⑩ 제산제나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복용중인 사람
⑪ 면역 결핍 환자(AIDS나 백혈구 감소증 환자)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02/201009020037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