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은 신의 뜻”이라는 유대인이 있다고
“일본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의 논란이 되는 과거 발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KBS와 좌파 언론들은 친일망언이라며 총리 자격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기독교인인 문씨는 교회에서 우리민족의 고난에 대하여 기독교적으로 해석하여 한 말이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이 이집트, 바빌로니아에서 노예생활하고, 나중에 로마의 식민지가 되는 등 고난을 겪는 것을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이 2천 년도 훨씬 전에 이민족의 지배를 당한 일을 두고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 의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파라오가 지배하던 이집트, 바빌로니아, 로마 제국 모두다 아주 오래 전에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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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스 강제수용소에서 가스실로 끌려가기만을 기다리는 유대인들 |
그런데 유대민족은 우리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우리 못지않은 고난을 당했습니다. 2차대전 때 나치스 독일에 6백만명이 학살당했습니다. 지금은 나치스는 사라졌지만 독일은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나치스 강제수용소에서 고초를 당하던 사람들이 아주 많이 살아 있습니다. 학살당한 유대인들의 자손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이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한번 던져 보았다고 생각해 봅시다.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은 신의 뜻이다!”
당장 이스라엘 정부가 항의를 하거나 비밀정보기관인 모사드 요원들이 소음 권총을 챙기러 무기고로 향하는 모습이 상상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별 정신 나간 나치주의자 하나 나셨네! 하는 비아냥을 듣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 가운데 이러한 말을 하는 성직자나 신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을 담은 책도 있습니다. 이들은 신이 유대민족을 부활시키기 위하여 대학살을 계획하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래도 이 사람들을 나치주의자라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유대신학자가 이그나즈 메이바움입니다. 메이바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유대인 학살은 신의 섭리에 따른 계획이었다. 나치스가 유럽의 유대인들을 절멸시켰기 때문에 중세적인 유대인들의 생활방식이 사라졌다. 그러므로 신은 20세기 유대인들의 재건을 위해 히틀러를 도구로 사용하셨다. 그러므로 유대인의 진보는 학살이라는 비극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다. 이러한 해석입니다. 참고로 메이바움은 가족들이 가스실에서 학살당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칸포라는 정통 유대신학자도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신은 죽음의 수용소 내부에도 임재하셨다. 나치스의 공포는 유대민족을 구원하기 위한 신의 성스러운 계획의 일환이었다. 대학살은 유대민족을 위하여 신이 신중하게 준비한 것이다. 이 고통 속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하였다. 유대민족은 절멸의 위기를 벗어나 부활하고 구원받았다.
뭐 이러한 주장을 하는 유대 학자들은 적지 않나 봅니다.
따지고 보면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비극을 겪은 후에 유대인들이 수천년만에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갖게 되었고, 외부로부터 잘 지켜낸 데 대한 자부심도 얼핏 느껴지는 해석입니다.
그래도...아무리 그래도 신이 어떻게 6백만명이나 죽도록 놔둘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불만은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제기되는 모양입니다.
특히 나치 수용소에 갇혀 있으면서 가스실로 끌려갈 순서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유대인들은 더욱 불만스럽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당시 유대인들은 수용소에 갇혀서도 열심히 예배보고 기도드리고 했다고 합니다. 기록과 증언으로 엄연히 전해지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계속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스실로 끌려들어가 잿더미로 화하기만 하니까 한번은 몇몇 유대 지식인, 법학자들이 신을 심판대에 올렸다고 합니다. 수용소 내부의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입니다. 살인죄나 살인방조죄 같은 걸로 기소하려 했나 봅니다. 그런데 판결은 더욱 기도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났다고 엘리 위젤이라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계획도 좋지만 6백만명이나 어떻게 학살되도록 신이 그냥 방치할 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은 지금도 많은 유대인들을 괴롭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또 일부 유대 신학자들은 신의 뜻을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답하기도 한답니다.
아무튼 메이바움 같은 유대 신학자들의 주장의 궁극의 목표는 어떤 경우든 신을 의심하지 말고 굳게 믿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도인 문창극 씨도 교회에서 간증할 때에 결국은 하나님을 굳게 믿자는 이야기를 하려던 것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메이바움이나 문씨 같은 사람이 그러한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각 민족이 고난과 온간 간난신산을 겪고도 번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각 민족의 보금자리로 잘 지켜야 한다는 객관적 사실이 엄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