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창업으로 불황기 창업성공 시대를....
경기불황엔 뭐니 뭐니 해도 큰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미니창업’이 창업 1순위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분식점이 인기를 끄는 것은
창업자도 힘들지만 고객도 주머니 사정이 퍽퍽해서 큰 돈 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5천원에 점심을 해결하던 직장인도
요즘 같아서는 3~4천원짜리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는 점은 분식점이 왜 불경기에 잘 되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분식(粉食)점의 사전적 의미는 밀가루음식을 파는 간이음식점을 말하는데, 1960년대 쌀이 귀했던 시절에 정부의 분식장려 운동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주로 팔던 것이 시초가 되어 빠르게 확산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1980년대에는 청소년층과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참새방앗간’, ‘명화당’, ‘장터국수’, ‘다전국수’, ‘다림방’, ‘찡구짱구’ 등 전국 체인
망을 구축한 토종 국산 분식체인들이 생겨났으며 ‘롯데리아’와 ‘케이에프씨’를 비롯한 서구형 패스트푸드에 필적할 정도로 호황을
맞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신바람야유회',‘김가네김밥’, ‘종로김밥’ 등 김밥전문점에 주연을 빼앗기더니 생활이 낳아지고 웰빙 바람이 불면서
분식이 어느새 찬밥 신세가 되어 버리더니 분식의 3총사인 김밥, 만두, 떡볶이가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분식집은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창업열기가 한창이던 2000년대에는 ‘틈새라면’, ‘명인만두’와 ‘신떡’ 등 업그레이드된 분식점이 생겨나서 나름대로 입지를 펼치기
도 했지만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고, 그 틈새를 타 토스트전문점이 초미니 자본이라는 영업이슈를 통해서 빠르게 전국화
에 성공하기도 했다.
창업자, 왜 분식점 꺼리나?
한마디로 분식점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음식점 경험을 쌓기에는 안성맞춤인데, 왜 분식점을 꺼리는 것일까? 한마디로 단가도 낮은
데다 남는 게 별로 없고 메뉴가 많아서 자칫 하다가는 앞으로 팔고 뒤로 밑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의 분식점들의 경우에는 김밥을 비롯해서 덮밥류, 탕류, 면류는 물론이고 레토르트 죽까지 80~100여 가지에 달하는
메뉴를 파는 곳이 있는데, 때문에 10평 남짓 하는 매장에 무려 5~6명의 인력은 기본일 정도로 인건비 부담이 크고 주방일도 많아
서 인력이 자주 교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한 힘든 만큼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아 수익성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리고 일하는 사람 신경 쓰기 싫어서 장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빈번한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불경기 특수를 기
대하더라도 선뜻 뛰어들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제는 이 손님 저 손님 다 받자고 메뉴를 늘리기 보다는 아무리 분식이라도 맛과
차림새의 가치를 올려서 메뉴를 전문화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지난해부터는 떡볶이와 순대, 튀김 , 꼬치, 어묵 등 10가지 이내의 메뉴로 전문화시킨 신세대 분식점이 급성장
했다. 여름에는 빙수와 주스, 겨울에는 어묵과 면류를 보강해서 노점 분식점에 비해서 메뉴의 폭을 넓히고 기존 분식집 보다는 메
뉴의 가치를 올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일반 분식집 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실내 분위기도 그렇고 맛도 퓨전화 시켜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끈 한해였다.
하지만 이 역시 트렌디한 경향이 강해서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본사에서 공급한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즉석으로 만
든 음식보다는 맛의 깊이가 덜하고 우리가 경험해 왔던 분식집의 정겨움이 덜해서 부담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초기에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서 매장을 내 주었지만 최근에는 10평 정도의 가게를 내려면 거의 4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다보니 부부 내외가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장점이 거의 사라진 형국이다. 결정적인 문제는 아무리 분식이라 할지라도 고객은
맛을 따라 다니기 때문에 맛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얼마가지 못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장사, 이렇게 해야…분식점의 성공
떡볶이와 순대 그 외 한 두 가지 메뉴로 맛의 차별화와 가격경쟁력(수익성을 감안한 판매가격)을 갖추어 성공하는 일반 분식점들
이 곳곳에 산재해 있음을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사소한 서비스의 차별화로 음료수를 재로마진에 가까
울 정도로 고객에게 제공한다든지 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쳐 나간다면 힘들이지 않고 성공적인 창업을 이루어 내고 있다.
분식점도 분명 음식점이고 아무리 싼 음식이라 할지라도 맛을 제쳐놓고 분위기나 가게 목으로 승부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 법이
다. 분위기나 간판이 사람을 유혹하는 시간은 오픈 후 얼마가지 못한다. 결국 몇 가지 안 되는 메뉴라 할지라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맛을 낸다면 분명 고객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알고 있다면 분식점으로 성공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부산어묵의 칼칼하고 매콤한 국물 맛, 깨끗하고 바삭한 튀김, 먹으면 먹을수록 당기는 쫄깃한 떡볶이, 여기에 야채와 오징어튀김
정도라면 훌륭한 분식집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어떤 맛을 내느냐가 관건인데, 이는 기본 레스피만 안다면 창업자 스스로 조금만 연
구 보완하면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맛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분식집은 분명 앞으로도 우리의 식생활 문화가 크게 바뀌지 않는 한 계속해서 명맥을 유지할 것이지만 위생과 맛의 업그레이드와
메뉴의 전문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돈을 번다는 목표 자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사업보다 돈이 덜 들어간다는 장점
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가 되지 않으면 돈을 벌기도 만만치 않은 장사이기도 하다.
권리금이 높은 점포가 아니라 하더라도 분식점에 적합한 입지는 아직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치밀한 상권입지 분석을
통한 점포선정과 적합한 메뉴구성 그리고 집중적인 맛의 개발을 통하여 초소자본으로 적은 인력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창업
의 길이 있다는 것을 실업과 자금부족으로 방황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적극적인 자세로 힘겨운 삶을 이겨내려는 노력과 열정으
로 희망을 찾아 나아가기를 기원하는 바이다.[창업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