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요즘 황혼 이혼이란 말을 흔하게 접하곤 한다.
비단 이것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의 경우도 똑 같다.
아니 일본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간다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꽃보다 할배"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있는 백일섭씨가 주연한 드라마
"더 이상은 못참아!"의 주된 내용이 막내딸을 결혼식장에서 이혼장을 내민 부인(선우용녀)
의 행동에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나리타 이혼"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나리타 이혼"이란 말은 노부부가 막내아들을 결혼시키고
신혼여행을 보낸 후 나리타공항에서 이혼한다는 뜻이다.
이혼을 원하는 쪽은 대개 남편이 아닌 아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황혼 이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얼마나 사회에 이슈화 되었길래 드라마로 만들 정도 이겠는가?
여기서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부부간 신뢰가 깨져서 나타나는 현상일까?
아니면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한눈을 팔아서 그런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생 100세 시대로 진입하면서
부부 둘이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인 것 같다.
과거 60~70년을 사는 시대에는 자녀를 여럿 낳은 데다 수명도 짧아서,
자녀가 독립한 후(진정한 은퇴) 남편과 아내 둘이서 사는 시간이 매우 짧았다.
부부 둘이 사는 시간이 1.4년'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부부 둘이 사는 시간이 과거보다 무려 10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은퇴후 부부가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이 19.4년 이상이 될 것이라는 통계치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오래 함께 지내면 별의별 흉허물이 다 보이는 법이다.
부부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많은 남성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했던 아내와 외식도 하고 여행도 하며
오순도순 정답게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는다.
아내 역시 그러한 시간을 기다려 왔을 거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아내는 더 이상 남편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생활을 누리고 있는 아내는 밖에 나가 친구들과 모임을 갖거나
이런저런 취미를 즐기느라 바빠서 예전처럼 남편을 챙기려 들지 않는다.
게다가 아무리 사이좋은 부부라도 종일 같이 지내다 보면,
상대의 단점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따라서 돈이 있든 없든 가급적 80세 정도까지는 외부 활동을 만드는 것이 좋다.
아내들도 집에 있는 남편을 구박하기보다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퇴직한 남편의 밥 시중을 들다
우울증에 걸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우울증이 결국 이혼까지 연결되는 예가 많다.
젊을 때는 부부싸움을 했다가도 아이들 때문에라도 얼굴을 마주 보고 화해하고
다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자녀들이 모두 독립하고 나면 사정은 달라진다.
얼굴을 붉히며 싸우느니 아예 각방을 써버리는 것이다.
방을 따로 쓰면 서로 마주칠 기회가 없기에 싸울 일도 없다.
형식은 부부지만 내용은 남남인 생활이 계속 이어지면 황혼 이혼처럼 극단적인 결과를 낳고 만다.
우선 퇴직 후 부부가 어떤 지역에서 살고 싶은지에 대한
남편의 답변은?
비교적 생활비가 적게 들어가고 전원생활이 용이한 시골로 이주하고 싶다는 비율이 75%를 차지한다.
반면 아내의 답변은?
친구, 그리고 눈만 감아도 훤희 알수있는 지금까지 살아 온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비율이 65% 정도를 차지한다.
살고 싶은 주택의 유형에 대해서도
남편은 공기 좋고 한적한 곳, 야외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곳,
소일거리를 찾을 수 있는 텃밭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반면,
아내는 문화·레저·편의시설이 있는 곳, 친교 모임·쇼핑이 가능한 곳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부의 퇴직 후 생활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부간의 생각 차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퇴직 후 생활에 대해 부부가 터놓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많은 부부들이 퇴직 후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에 아직 익숙지 않은 듯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생각을 알아주겠지" 라든지,
"이렇게 하자면 따라오겠지" 라는 생각은 절대 안된다.
남편의 경우 퇴직 후 '나만의 시간'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퇴직 후 노후 은퇴생활에 대한 생각이 남편과 아내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와 함께 인생 2막을 꿈꾸는데 비해
아내는 가정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는 이들이 더 많다.
따라서 남편은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만 하지 말고 나만의 시간을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재취업, 아님 사회봉사를 하든,아님 혼자 여행을 하든 체력이 허용하는 한 소일거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어느정도 능력이 된다면 나는 여행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재취업이나 사회 봉사는 은퇴전과 똑 같은 생활 패턴이 이어진다.
부인이 남편을 챙겨줘야 하는 생활의 연속이다.
이제 부인도 쉬고 싶고 가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누리고 싶은데
그런점을 십분 고려하여 부인에게 자유도 주고 남편도 그동안 못했던
여행을 한다면 나중에 부인과 뜩이 맞아 함께 여행을 하루있게 된다면
더 이상 좋은 방법은 없지 않을까?
내가 이곳 필리핀에서 살면서 많이 보고 느낀다.
부인과 같이 필리핀에 오셔서 은퇴 생활하시는분들 중에
남편은 만족을 하면서 적극적인 생활을 하시고 계신데 반해
부인은 언어도 안 통해 헬퍼(가정부)와의 대화도 그렇고
헬퍼들이 한국 음식을 차릴줄 모르니 또 다시 부인이 손수
남편 식단을 아침,점심,저녁을 챙겨줘야 함에 여러가지 불편한 점에
적응을 못하시고 계시는 분들도 계신다.
남자들은 상당히 이기주의적이다.
자기만 편하면 부인도 편할것이라 생각한다.(정 반대라고는 전혀 생각 못한다)
자기 방식과 생각대로 사는것이 곧 가정의 행복으로 착각을 하고 산다.
젊었을때는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을 하므로
부인이 고생하는 남편을 많은 이해를 하며 살아 왔으나
자녀들이 모두 출가한 은퇴후 생활에서는 아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더 이상은 못참아!"의 드라마 내용처럼
아님 일본의 "나리타 이혼"처럼 황혼 이혼 이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이제는 우리나라도 황혼 이혼율이 젊은 사람들 이혼율보다 높다 한다.
나이 먹어까지 부인이나 남편을 내 구속하에 두지 않았으면 한다.
가능한 내 생각보다는 상대의 생각을 더 많이 배려해 주고
서로의 생각이 맞질 않는다고 욱! 하는 성질 내지 말고
서로 상의하고 배려해주는 행복한 노후가 되시길 바랍니다.
매일 반복되는 똑 같은 일상속에서
오늘은 언론에 떠도는 기사를보고
느낀점을 한줄 써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2013.08.02.
필리핀의 한적한 시골 발라완에서
김봉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