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화합하는 도반
아나율과 난제와 금비는 부처님을 맞이하였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부처님의 발우와 가사를 받아들고, 한 사람은 자리를 준비하고, 한 사람은 발 씻을 물을 가져왔다.
부처님께서는 마련된 자리에 앉으시고 발을 씻으셨다. 세 존자는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한 곁에 앉은 아나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나율이여, 그대들은 견딜 만한가? 잘 지내고 있는가? 탁발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저희는 견딜 만합니다. 세존이시여, 잘 지냅니다, 세존이시여. 탁발하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나율이여, 그런데 그대들은 사이좋게 화합하고, 정중하고 다투지 않고, 물과 우유가 잘 섞이듯이 서로를 우정 어린 눈으로 보면서 머무르고 있는가?”
“참으로 그러합니다. 존이시여, 저희는 사이좋게 화합해 다투지 않고, 물과 우유가 잘 섞이듯이 서로를 우정 어린 눈으로 보면서 머뭅니다.”
“아나율이여, 그러면 그대들은 어떻게 사이좋게 화합해 다투지 않고,
물과 우유가 잘 섞이듯이 서로를 우정 어린 눈으로 보면서 머무르는가?”
“세존이시여, 여기서 저희에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이러한 도반들과 함께 머문다는 것은 참으로 나에게 이익이고, 참으로 나에게 축복이다’라고. 그래서 제게는 이 도반들이 눈앞에 있건 없건 항상 그들에 대해 자애로운 몸의 행위를 유지하고, 자애로운 말의 행위를 유지하고, 자애로운 마음의 행위를 유지합니다. 그러면 제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나는 의 마음을 제쳐두고 이 도반들의 마음을 따라야겠다’라고. 세존이시여, 그러면 저는 저의 마음을 제쳐두고 이 도반들의 마음을 따릅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저희는 몸은 다르지만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저희는 사이좋게 화합하고 정중하고 다투지 않고, 물과 우유기 잘 섞이듯이 서로를 우정 어린 눈으로 보면서 머뭅니다.“
난제와 금비도 역시 부처님께 그렇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나율이여, 장하고 장하구나! 아나율이여, 그런데 그대들은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무르고 있는가?”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뭅니다.”
“아나율이여, 그러면 어떻게 그대들은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무르고 있는가?”
“세존이시여, 여기서 저희 가운데 먼저 탁발을 마치고 마을에서 돌아온 자는 자리를 마련하고, 마실 물과 발 씻을 물을 준비하고, 여분의 음식을 담을 통을 준비합니다. 나중에 탁발을 마치고 마을에서 돌아온 사람은 남은 음식이 있으면 그가 원하면 먹고, 원하지 않으면 풀이 없는 곳에 버리거나 생물이 없는 물에 던져 넣습니다. 그는 자리를 치우고, 마실 물과 발 씻을 물을 치우고, 여분의 음식 담은 통을 치우고 밥 먹은 곳을 닦아 냅니다. 누구든 마시는 물 항아리나 씻는 물 항아리나 뒷물 항아리가 바닥이 나거나 비어 있는 것을 보면, 그는 그것을 준비합니다. 만일 너무 무거워서 혼자 감당할 수 없으면, 손짓으로 다른 사람을 불러서 손을 맞잡고 가져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나 우리는 그 때문에 묵언을 깨뜨리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닷새마다 법담으로 온 밤을 지새웁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저희는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머뭅니다.“
맛지마 니까야 <오염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