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길초등학교(교장 김영환)의 전교 어린이와 교원들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있다. 자신의 이름에 대한 책임감과 자긍심을 북돋우기 위함이다. 신길초등은 어린이의 학력 및 꿈을 키워 주는 노력으로 논술과 진로 방송을 실시한다.
또 인성을 다듬는 공수 인사와 칭찬 스티커 제도도 운영 중이다. 특히 동요 부르기와 아침 운동을 통해 감성과 체력까지 갖추게 돕는다. 어린이, 교원, 학부모가 한마음으로 행복한 배움터로 일궈가는 신길초등의 모습을 소개한다.
고운 마음 바른 행동의 '신이'와 '길이'
신길초등은 전교 어린이의 가슴에 '우리 학교'가 최고라는 자부심을 심어 주기 위해 여러 힘을 쏟고 있다. 이 목표가 하나로 나타낸 게 '신이'와 '길이'다. 이는 지난해 공모에서 탄생한 캐릭터이다. '신이'는 남자 어린이로 교목인 느티나무를 본뜬 것이다. '길이'는 여자 어린이며, 교화인 '장미'를 재창조했다.
어린이 모두를 세상에 필요한 인재로 키우겠다는 뜻을 담은 교표 역시 행복감과 자긍심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캐릭터와 교포를 교문 앞 플래카드, 가정 통신문, 교육 통신, 칭찬 스티커 등에 일일이 넣어 마음 깊이 새기게 이끌어 주고 있다.
학력 향상의 디딤돌… 독서와 논술과 영어
신길초등은 학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첫째가 독서, 논술 능력 기르기다. 도서관에 갖춰 놓은 어린이 책이 2만 권 남짓하고, 성인 도서도 4000여 권에 이른다. 어린이와 어른(학부모, 교원, 주민)이 오순도순 책을 읽는 모습에서 새 희망을 느낀다. 여기엔 동작구청의 지원을 받은 사서와 학부모 도서 도우미가 나와, 책 읽기에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아침 독서 10분 운동도 활발하며, 책 읽기의 흥미와 관심을 높이는 독특한 노력이 곁들어져 그 수준과 효과를 높여 준다. 학년별 권장 도서를 중심으로 학급 문고를 구성하며, 학급 특색을 살린 독서 릴레이, 독서록 쓰기, 독서 게시판 등의 활동이다.
이런 독서 환경을 뒷받침해 주는 독서 관련 대회와 프로그램도 알차다. 동화 구연 대회(1~3학년ㆍ5월), 독서 토론 대회(5~6학년ㆍ연 2회), 독서 감상화 그리기 대회, 독서 퀴즈 대회(9월)이 연중 이어진다.
어린이와 학부모 대상의 무지개 독서상도 색다르다. 도서실에서 읽은 책의 감상문이나 소감을 독서함에 넣으면,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추첨을 통해 저ㆍ중ㆍ고학년, 학부모(주민)로 나눠 시상한다.
논술 프로그램 가운데 '생각을 키우는 논술 공부' 책자 활용의 성과가 돋보인다. 학년별로 1권씩 있으며, 재량 활동 시간에 활용하며 생각의 힘을 키운다.
또 6학년을 대상으로 논문 한 편씩을 쓰게 하며, 이를 모아 엮은 논술집을 졸업식 때 1부씩 나눠 준다. 신길 학력 프로그램의 두 번째는 영어 공부다. 지하 1층 교실 2개 규모의 영어 전담실에는 수준별 영어책과 게임 도구가 갖춰져 영어 교육의 전당 구실을 한다. 학교 누리집에 영어 일기 쓰기 코너를 둬, 어린이의 일기를 첨삭 지도해 준다.
이 밖에 영어 표현 능력을 높이기 위한 3~6학년 대상의 영어 말하기 대회(11월), 영어 인증제, 영어 체험 캠프(여름ㆍ겨울 방학)를 차려 영어의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 준다.
방과 후 학교도 수준이 높기로 이름이 나 있다. 단순히 논술, 뮤지컬, 도자기 공예 등 프로그램이 많아서가 아니다. 어느 프로그램이든 수강 인원을 15명 안팎으로 짜, 개개인의 수준에 따른 맞춤식으로 실시한다.
사랑의 인사로 사제간의 존경ㆍ믿음 쌓아
"안녕하십니까?"ㆍ"네, 안녕하세요."
21일 아침, 등교하던 어린이들이 교문에서 교사를 만나자 두 손을 앞에 가지런히 모으고 공손히 인사를 드렸다. 교사들도 인사하는 어린이들의 머리를 일일이 쓰다듬어 주며, "열심히 공부하세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고 반겼다.
신길초등 어린이들이 이런 정이 넘치는 인사로 하루를 활기차고 기분좋게 시작하게 된 것은 2년 전부터다. 이 인사는 학교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다.
친구는 몰론 선후배끼리도 마주칠 때마다 서로 먼저 웃고, 정답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칭찬 스티커도 교내 분위기를 밝게 하는 큰 구실을 한다. 인사를 잘 하며, 질서를 잘 지키고, 봉사를 하면 교사가 스티커 1개씩을 주는데, 어린이들은 이를 생활본에 붙이며 바른 몸가짐을 가진 인재로 커 간다.
전교 어린이 회장 6학년 박정용 군은 "좋은 인사말을 주고받다 보니, 화내는 어린이가 사라졌어요. 진심 어린 인사로 공경의 마음이 커지고, 예절바른 어린이로 자라고 있지요."라고 자랑했다.
동요 방송과 아침 달리기로 인성ㆍ체력 '쑥쑥'
'숲속을 걸어요/ 산새들이 속삭이는 길/ 숲속을 걸어요/ 꽃향기가 그윽한 길…….'
19일 아침 자율 학습 시간. 교정에 동요 '숲속을 걸어요'가 낭랑히 울려 펴진다.
신길초등 어린이들은 매월 1ㆍ3째 주 토요일에 맑고 밝은 동요를 들으며, 인성을 바르고 곱게 가꾼다. 이 동요는 생활본에 담아 놓아 1주일에 1곡씩 듣고 따라 부르며, 절로 흥얼거리게 이끈다. 동요의 박자에 맞춰 율동까지 곁들이는 학급도 있다.
이렇게 연간 완전히 익히는 동요가 20곡에 이른다. 이 동요 방송이 남다른 점은 어린이들의 고운 심성을 일깨운 데 있다. 동요를 가까이 하면서 표정과 행동이 밝아지고 발랄해졌다.
올해는 2학년 대상으로 오카리나를 가르칠 예정이며, 이달에는 고학년 대상으로 리코더부를 조직해 감성을 키워 줄 계획이다.
이 동요 부르기가 인성의 한 바퀴라면, 달리기와 훌라후프 돌리기 등 아침 운동은 건강의 바퀴다. 전교 어린이들은 아침마다 등교와 동시에 운동장을 3~5바퀴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이 시간에 훌라후프와 줄넘기로 체력에 따라 맞춤 운동을 할 수 있다.
또 3~6학년이 주축이 된 농구부가 운영 중이며, 6월 중 학급 대항 농구 대회가 진행된다.
'꿈을 키워 줘요'… 진로 교육과 환경 개선
신길초등은 어린이들이 꿈을 품게 돕고, 그로 향하는 징검돌을 놓아 준다.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도록 이끌어 주는 데 힘을 쏟는다. 꿈 씨앗이 싹 트고 자라나게 자양분을 주는 것이다.매월 2ㆍ4째 주 월요일 아침 8시 45분부터 15분간 열리는 꿈 조회가 그 온상이다. 교사, 변호사 등 여러 직업을 가진 학부모가 강사로 나서,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꿈을 점검하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게 이끈다. 방학 중에는 부모님 직장 탐방 체험을 갖는다.
김영환 교장도 12월 중 6학년에게 진로 및 인성 교육을 맡는다. 재량 활동 시간 등에 이뤄지는 이 수업의 주제는 꿈과 글로벌 리더로서 갖춰야 할 소양이다. 여기에 교장ㆍ교감 선생님, 학부모가 주마다 번갈아 가며 인성 및 진로 교육을 실시해 꿈동산으로 가꿔 가고 있다.
또 학교를 어린이들이 오래 머물고 싶고,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환경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체육관 느티울을 개관했고, 미끄럼틀 등 놀이 시설도 새로 갖췄다.
열성 선생님과 알뜰 학부모의 뒷받침들
신길초등 교원들은 3월 새 학기가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새로운 교육 과정을 준비한다. 이때 학년마다 교육 과정 운영 위원회를 꾸린 다음, 전년도에 부족한 것을 바로잡거나 보완한다.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협의회만 10여 차례가 넘는다.
어린이와 학부모의 의견을 먼저 들어, 교육 과정에 두루 반영하도록 애쓴다. 이렇게 해서 학교, 학년, 학급의 교육 과정의 책자가 만들어져 학기 초 일일이 교원에게 지급된다.
이렇게 땀과 정성으로 나온 교육 과정과 책자의 커리큘럼으로 가르치고 배우다 보니, 어린이와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신길초등은 맞벌이 부부 등 바쁜 부모님을 위해 연간 두 차례(6, 10월) 밤 9시까지 이뤄지는 야간 학부모 상담 주간을 마련해 더 나은 교육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한편, 어린이들의 학력 향상에는 학부모의 알뜰한 뒷받침이 큰 구실을 한다.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제공, 교사들이 좋은 수업을 펼치도록 돕는다, 안전 둥지회 회원들도 교대로 나와 어린이들의 안전을 든든하게 지킨다.
이중 언어 강사인 박가비니 씨는 다문화 어린이 16명에게 정규 교과 시간은 물론 방과 후 주 2회 수업을 실시하며 적응력과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