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시설 파괴돼도 군 독자 임무수행 가능하게 교육
기사입력 2021. 07. 16
군대를 학교로 인식하는 미군, 주특기로 전문가 육성
병사·부사관 합쳐 ‘입대한 병사’ 구분
특정 직무 지식·기술·능력 갖춘 병력
장교 준하는 ‘준사관’ 고도 전문가 그룹
기술력·리더십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
보병 주특기 5단계…한국군과 큰 차이
단일 분야 넘어 총체적 전투기술 요구
미군 주특기 교육체계를 연구해 보면 전쟁으로 국가의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된다고 해도 군 주특기 능력을 이용해 국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미군의 주특기 교육체계를 ‘국가가 운영하는 국립학교’라고 부르고 싶다.
군 생활은 군 특유의 집단생활을 통해 일반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가르쳐 주는 학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 육군의 가치를 보여주는 포스터. 필자 제공
미군은 군대 조직을 국가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최고의 학교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입해 주특기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7가지 핵심가치를 채택해 군인의 기본적인 자질로 교육하고 있다.
육군에서 채택하고 있는 7가지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으며 첫 글자만 읽으면 LDRSHIP(리더십)이 된다.
1. 충성(Loyalty): 헌법, 육군, 자대, 전우들에 대해 진실한 믿음과 헌신을 다한다.
2. 의무(Duty): 자신의 의무를 완수한다.
3. 존경(Respect): 타인에 대한 도리를 지킨다.
4. 봉사(Selfless Service): 나 자신에 앞서 국가, 군, 후세의 안위를 생각한다.
5. 명예(Honor): 육군의 가치를 준수한다.
6. 청렴·고결·정직(Integrity): 법적,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을 한다.
7. 용기(Personal Courage): 물리적·정신적 위험, 공포, 역경에 용감히 맞선다.
미군 주특기는 이 같은 7가지 가치 위에 군대 임무를 완수하도록 구분돼 있다.
계급구조도 이런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국군과 달리 입대한 병사(Enlisted Soldier), 준사관(Warrant Officer), 장교(Officer)의 3가지로 구성돼 있다.
한국군에서는 병사 계급(이병·일병·상병·병장)과 부사관 계급(하사·중사·상사)이 분리돼 있지만, 미군 부사관은 병의 신분을 거쳐 자질이 검증된 인원들이 부사관 학교의 엄정한 교육을 통해 임관한다.
이에 미군은 병사와 부사관을 하나로 통칭해 ‘입대한 병사(Enlisted Soldier)’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전장에서 장교는 판단과 계획 수립만 할 뿐 나머지 병력 이동과 전투현장의 모든 실무 지휘는 부사관이 담당한다는 개념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입대한 병사(Enlisted Soldier)는 군대 내에서 주특기(MOS)를 가지며 특정 직무를 수행하고 부대 임무의 성공을 보장하는 지식(Knowledge), 기술(Skills) 및 능력(Abilities)을 갖추고 있는 병력이다.
미군 준사관의 학습 장면. 준사관은 군의 기술과 지식을 상징한다. 필자 제공
준사관(Warrant Officer)은 부사관 출신으로 사관(장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고 해서 준사관이라고 불린다.
부사관과 장교 사이의 계급으로 군 생활 동안 같은 계급(준위)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준사관은 한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가가 되기에 임관 기준부터 상당히 까다롭다.
임관 후에는 여타 장교와 동일하게 부대에서 지휘, 통솔, 교육 등의 직을 수행하며 항공, 의무, 화학, 통신 등의 전문 기술력을 제공한다.
기술력과 함께 리더십, 판단력까지 겸비해야 하기에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첨단 장비나 시설 설치 시에는 이들의 감독 승인을 필수적으로 득해야 하며 전투 특기 준사관은 기술적인 위험요소에 따라 진행 중인 작전을 중단시킬 수 있을 만큼 군내 위상이 상당하다.
장교(Officer)는 병사(Enlisted Soldier)를 관리하고, 부대 임무를 계획(Plan)하며 명령(Orders)을 내리고 작업(Tasks)을 할당한다.
미군 계급구조 특성을 분석해 보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주특기 교육을 어느 수준까지 실시해야 하는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미군 일반 보병(우리 군의 ‘알보병’)특기 11B의 주특기 ‘스킬 레벨(Skill Level)’을 한국군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크다.
보병 주특기라고 하는데 한국군 수색, 공병, 통신, 화생방, 포병 병과에서 수행하는 임무와 부사관 역할, 참모부 임무까지 처리하고 있다.
단일 분야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투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 우리와 다르다.
주특기 11B Skill Level은 5단계로 그 내용을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미 보병 주특기 11B 주특기 Skill Level 내용
Skill 1=정찰 작전 수행을 지원한다.
대인 및 대전차지뢰를 운용, 격발, 회수한다.
지뢰를 탐색하고 제거한다.
통신장비를 운용, 관리한다.
화생방 오염지역에서 작전한다.
보병 화기운용을 위한 야전 임시구조물을 만든다.
모의로 진행되는 적 접촉, 경계, 공격, 방어, 하차 전투에서 팀의 일원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포로, 포획한 적군 문서를 관리한다.
Skill 2=전기식과 비전기식 폭발물, 대전차지뢰의 오작동방지장치를 설치하고 해제한다.
작전 명령을 수령·실행하고 공격전, 방어전, 후퇴전에서 병력배치를 구성한다.
직사화기 지원사격을 요청하고, 관측하고, 탄착 편차를 수정한다.
지도와 투명종이를 이용해서 교차지점과 분기점을 그릴 수 있고, 방위각과 해발고도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Skill 3=공격전, 방어전, 후퇴전에서 보유한 전투자산의 전술적 배치를 감독한다.
자산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지원 화력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작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항공지원 시 탄착 편차를 수정한다.
지형을 분석한다.
분대 작전계획, 순찰 초소운영, 화생방작전을 수립한다.
보안 통신장비를 준비하고, 작동하고, 관리한다.
적 접촉, 정찰과 경계, 공격, 방어, 모의훈련, 모든 하차 전투에서 전투 팀을 이끌어야 한다.
Skill 4=적 접촉, 정찰과 경계, 공격, 방어, 모의훈련, 모든 하차 전투에서 소대를 이끌어야 한다.
하급자에게는 전술적, 기술적 도움을 제공해야 하고, 집결지에서 업무 분장을 감독한다.
화생방 대응팀을 운영한다.
화생방전 작전 준비를 감독하고, 작전계획을 수립한다.
전투피해 상황을 평가한다.
소대 훈련 계획서를 작성한다.
Skill 5=대대급 이상 부대에서 정보, 전투작전, 훈련, 부대편성과 관계된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감독한다.
하급자에게는 전술적, 기술적 도움을 제공해야 하고 보병 중대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한다.
대대급 이상 보병 부대의 작전과 정보의 진행을 감독한다.
최우수 훈련부사관(가운데)이 지휘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필자 제공
군은 국가의 모든 시설이 파괴되더라도 군 독자 능력으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주특기 교육을 통해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요즘 군에 입대하는 병사들은 우수한 인력들이다.
만일 군 생활 동안 체계적인 첨단 주특기 교육을 받고, 전문 인력으로 사회에 진출해 취업이 보장된다면 군 복무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질 것이다.
우리 군도 사회에서 꼭 필요한 전문 분야와 연계한 주특기 교육체계를 준비해 군에 입대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강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필자 김관호(육사35기)는 육군대령으로 전역했다.
육군 전술 C4I평가팀장,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C4I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육군협회 사이버센터장
첫댓글 천조국의 미국 솔직히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