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3(월) 사순절 서른다섯째 날 묵상(출애굽기 9:8-9)
악성 종기를 일으키는 먼지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화덕에 있는 그을음을 두 손에 가득히 움켜 쥐어라. 그리고 모세가 그것을 바로 앞에서 공중에 뿌려라. 그것이 이집트 온 땅 위에서 먼지가 되어, 사람과 집짐승에게 악성 종기를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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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에 나오는 재앙 이야기들은 제각각 전하려는 뜻이 담겨 있는 듯 합니다. 재앙의 종류를 보면서, 또는 재앙이 벌어졌을 때 바로와 그 신하들의 대응을 보면서 우리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다양한 추론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오늘날 인류에게 미치는 다양한 재앙들과 견주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재앙은 악성 종기를 일으키는 먼지에 관한 것입니다. 화덕에 붙어 있던 그을음 덩어리를 뿌리자 이집트 온 땅의 사람과 짐승들에게 악성 종기를 일으킵니다. 이집트 마술사마저도 종기가 나서 모세와 대결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과 짐승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왜 그냥 재나 먼지가 아니라 ‘화덕의 그을음’일까요? 매년 봄이 되면 중국으로부터 황사가 찾아옵니다. 황사에 전부 마스크를 써야 하지요. 그러나 이것보다 더 문제인 것은 바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입니다. 그런데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는 단순한 모래바람과 다릅니다. 꽃가루나 흙먼지 등으로 만들어진 미세먼지도 있지만, 보일러나 발전시설의 배기가스, 공사장에서 날리는 시멘트 가루들, 노후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작은 입자들입니다.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로 가득한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짐승들은 나름대로 적응했지만, 사람은 적응하지 못해서 고통을 겪고 죽음에도 이릅니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세대 대 유행은 인간의 자연파괴 및 밀집한 도시 문명의 삶의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자연재해라고 불리는 많은 것들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사람의 욕심이 분명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시골집 한 구석에 있는 화덕이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대제국 애굽의 문명을 뒷받침하는 화덕은 심각한 공기 오염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을 때 B.C.와 A.D.가 다르게 정의된다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Before Corona’와 ‘After Disease’였지요. 코로나를 겪은 우리는 반성하면서 소비 중심의 우리 삶을 크게 바꾸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악성 종기를 일으키는 먼지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 기도 : 생명의 하나님! 우리 스스로 만든 이 재앙들을 우리가 책임지고 사라지게 하여 주소서. 주님께서 만드신 창조세계에서 인간이 암 덩어리로 타락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모든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법, 생명의 소중함들을 다시 한 번 깨우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40일 평화 발자국 : <제주 4.3 민중 항쟁>을 아십니까?
* 40일 탄소금식(4/2-4/8. 소비 금식) : 쇼핑몰 안 들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