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6장과 연결되어 있는 7장의 내용은 먼저 욥이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한탄하며 나름대로의 인생관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고난으로 인한 자신의 견딜 수 없는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까지 가중되어 차라리 죽기를 소망한다고 심경을 토로합니다. 그리고 7장의 말미에서 자신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징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속히 고통으로부터 건져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1. 욥의 인생관
1) 품꾼의 날과 같음
욥은 인간의 날이 품꾼의 날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품꾼으로 고용된 자는 일정한 시간 안에 일정한 일을 해야 되는 것처럼, 인간이란 하나님께서 정한 시간 내에서 맡겨 주시는 일을 수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이 각자에게 주어진 일정한 일을 하고 있으며 통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전쟁, 품꾼이라는 표현은 매우 적절합니다. 욥은 종은 저물기를 바라고 품꾼은 그 삯을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a.주께서 그날을 정하셨음(욥14:5)
b.고용된 날(레25:50)
2) 곤고한 나날들
욥은 고난이 자신에게 닥쳐온 후 지내 왔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앞에서 언급한 힘든 삶이 바로 자신의 것이었음을 토로합니다. 어떤 자의 삶보다도 욥의 삶은 곤고했으며 힘들었을 것입니다. 욥은 여러 달 동안 곤고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이 여러 달은 그에게 있어서 무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는 계속해서 수고로운 밤이 작정되어 있었습니다. 전신에 퍼진 피부병은 새벽까지 전전반측 괴롭게 하였던 것입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을 겪어 본 사람은 조금이라도 욥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a.하나님이 보호하시던 날을 회상함(욥29:2)
b.탄식함으로 곤핍함(시6:6)
3) 소망 없는 욥
욥은 자기 살에는 구더기와 흙 조각이 의복처럼 입혔고 자기 가죽은 합창되었다가 터진다고 하였습니다. 몸에 끼는 구더기는 주로 상피병을 앓는 사람의 살 속에 기생하고 자생 번식합니다. 흙 조각이 의복처럼 입혔다는 것은 피부병으로 인해 마치 코끼리 가죽과 같이 거칠게 부풀어올라 갈라진 피부를 말합니다. 욥은 고통 가운데 지낸 세월을 돌이키며 삶의 덧없음을 베틀의 북에 비유했습니다.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욥에게 삶은 허무와 덧없음으로 묘사될 수밖에 없습니다.
a.썩어 가는 가죽(욥19:26)
b.성한 곳이 하나도 없음(사1:6)
2. 인간의 무능함을 표현함
1) 한 호흡 같은 생명
욥은 자신의 생명이 한 호흡 같다고 고백하였습니다. 호흡은 성경에서 바람, 공기, 영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짧은 기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 창조될 당시 코에 생기, 곧 하나님께서 불어넣으신 한 호흡을 통하여 지어진 존재입니다 (참조, 창2:7). 그래서 욥의 말대로 인간은 하나님께 한 호흡밖에 되지 않는 존재들입니다. 욥은 자신의 절망의 상태를 자신이 다시 복된 것을 보지 못할 것으로 묘사합니다.
a.채부보다 빨리 감(욥9:25)
b.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약4:14)
2) 주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
욥은 극도의 고통 가운데 죽음을 바라며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표현으로 나를 본 자의 눈이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욥의 이러한 심정은 육체적 고통의 원인이 있었겠지만 그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느낀 실망감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욥은 사람들과의 사별을 토로한 데 이어 하나님과의 단절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즉 욥은 죽음이 현세에 있어서 인간 관계의 단절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도 종결시키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죽음을 모든 것의 종결로 이해했습니다.
a.찾아도 발견치 못함(시37:36)
b.모든 사람은 나그네(벧전2:11)
3) 음부로 내려가는 자
죽음을 염원하며 역설적으로 하나님이 구원을 소원하고 있는 욥은 이제 음부에 대한 묘사를 통해 그 죽음의 상태를 극대화시킵니다. 음부 곧 스올은 고대 히브리인들 이 죽은 자의 영혼이 내려간다고 한 어두운 지하 세계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 간 자는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다는 것도 믿고 있었습니다. 곧 구름이 어떤 형태를 유지하다 바람에 쓸려 없어지면 다시 그 모습을 회복할 수 없는 것처럼, 음부로 내려가는 자를 비유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음부로 내려간 자는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며 자기 처소도 다시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a.어둡고 죽음의 그늘진 땅(욥10:21)
b.죽은 자들이 모이는 장소(창37:35)
3. 고통 속에서 갈구하는 죽음
1) 마음의 아픔과 영혼의 괴로움
끊임없이 밀려오는 시험의 물결과 그를 정신을 차리도록 꾸짖는 친구의 논박 앞에 욥은 심한 고통과 아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욥은 결심하기를 내가 내 입을 금하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아픔을 인하여 말하며 내 영혼의 괴로움을 인하여 원망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어진 속박에 대해 내가 바다니이까 바다 괴물이니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나를 지키시나이까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욥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멸시하고 반대하여 고통으로 얽매어 놓은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래서 욥은 자유를 희구했습니다.
a.원통함을 발설함(욥10:1)
b.입술을 닫지 아니함(시40:9)
2) 죽기를 원하는 욥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신들의 최후의 보루는 죽음일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그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몸부림쳐도 아무런 변화를 얻지 못할 때 죽음으로써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쉴 새 없이 몰아친 환난의 소용돌이는 지금까지 욥에게 있던 모든 위로처와 위로자들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욥은 이제 죽음을 간구합니다.
a.영혼이 살기에 곤비함(욥10:1)
b.헛된 생명의 모든 날(전6:12)
3) 하나님을 향한 욥의 처소
하나님의 끊임없는 주목하심으로 자신에게 환난과 고통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 욥은 그의 입을 열어 질문 섞인 호소를 하나님께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의 관심을 끌거나 하나님을 대적해서 품위를 손상시킬 능력이 있을 만큼 큰 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감찰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감찰하시되 인간을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분초마다 시험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욥은 하나님의 이러한 감찰을 귀찮은 것으로 여겼습니다. 욥은 그에게 다가온 문제들이 자신의 허물과 실수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면서 그 허물들을 사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였습니다.
a.죄악에 반드시 징벌하심(욥10:14)
b.하나님의 두려움이 엄습함(욥6:4)
결론
7장에서 욥이 당하는 처절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그가 죽기를 소망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욥의 모습을 통해 그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하였으며 그 역시 얼마나 연약한 인간인가를 알게 됩니다. 어떤 이유로 어려움에 취할 수 있고 또 취해야만 하는 최우선의 응급 조치는 주께 기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