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회의 '직분'의 의의/장대선 목사

[장기용(원장)]

장로교회의 '직분'의 의의

장로교회 신앙의 근간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제25장에서 “교회”(of the Church)에 관하여, 1항에서 정의하기를 “비가시적인 보편적(Catholic or Universal) 교회는, 그들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 하나였으며, 하나이며, 혹은 하나로 모일 택함을 받은 자들의 모든 수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는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의 신부이자 몸이며 충만이다.”고 했으니, 이러한 “비가시적인 보편적 교회”야말로 참된 교회의 원형이요 본질이다. 그러한 “비가시적인 보편적 교회”는 “하나였으며, 하나이며, 혹은 하나로 모일”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이나 공간을 초월하는 총수(the whole number)의 개념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교회에 있어서 교회됨의 본질은 “택함을 받은”(the Elect) 것에 있다. 그리고 그러한 택함의 근거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에 있다.

반면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2항에서는 “가시적인 교회”(The visible Church)에 대해 언급하기를 “가시적인 교회 역시 복음 아래에 (전에 율법에 따라 한 민족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Catholic or Universal) 교회인데, 전 세계의 참된 종교[신조](the true Religion)를 고백하는 모든 자들과 더불어 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졌으며,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요, 하나님의 집이자 가족이며, 그곳을 떠나서는 통상적으로 구원의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즉 시간과 공간의 제약 가운데 있는 가시적인 교회 역시도 기본적으로 “보편적 혹은 만유적인 교회”이니, 지상에 수많은 흩어진 교회들이 있기는 하더라도 역시 그 교회들도 하나인 교회인 것이다. 그러므로 “보편적 교회”로서의 교회는 항상 “하나였으며, 하나이며, 혹은 하나로 모일” 하나의 교회다. 이러한 하나의 교회를 떠나서(혹은 밖에서)는 통상적으로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장로교회의 교회론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교회로서의 “보편적 교회”다. 그러므로 ‘교회일치’(Ecumenism)는 로마 가톨릭교회나 자유주의적인 W·C·C만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장로교회도 처음부터 항상 지향하는 바이다.

계속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은 3항에서 이르기를 “이 보편적 가시적 교회(Catholic visible Church)에 그리스도께서 사역자들(Ministery), 말씀(Oracles), 그리고 하나님의 규례(Ordinances of God)를 주시되, 세상 끝 날까지 이생에 있는 성도들을 모으고 온전하게 하는 것을 위해, 그리고 그의 약속을 따라서, 그 자신의 임재와 성령으로 말미암아 주셨다.”고 했다. 즉 비가시적인 “보편적 교회”는 가시적인 “보편적 교회”로 이 지상에 “전 세계의 참된 종교[신조]를 고백하는 모든 자들과 더불어 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진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요, 하나님의 집이자 가족”인 교회로서 드러나도록, “사역자들, 말씀, 그리고 하나님의 규례”를 주시어 “세상 끝 날까지 이생에 있는 성도들을 모으고 온전하게” 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교회를 떠나서는 “통상적으로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이제부터 비가시적인 “보편적 교회”가 가시적인 “보편적 교회”로 이 지상에 드러나도록 주신 “사역자들”인 교회의 직분(직원)들에 대해 살펴보자.

1. 교회의 ‘표지’(mark)와 ‘가시성’(visibility)의 관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의 “교회”에 관한 고백들 가운데서 특히 4항을 보면, “이 보편교회는 때로는 더욱(more), 때로는 덜(less) 가시적이었다.”고 했는데, 이어서 이르기를 “그리고 그것의 회원들인 개별 교회들은 복음의 교리(the Doctrine of the Gospel)가 가르쳐지고 받아들여지며, 규례들(Ordinances)이 집행되며, 그리고 공적인 예배(Publick worship)가 그들 가운데서 더욱 혹은 덜 순수하게 그들 가운데서 행해지느냐에 따라, 더욱 혹은 덜 순수하게 된다.”고 했다. 이러한 4항의 언급 가운데서 우리들은 가시적인 교회의 표지를 떠올릴 수가 있으니, “복음의 교리(the Doctrine of the Gospel)가 가르쳐지고 받아들여지며”라는 문장 가운데서 ‘말씀의 참된 선포’를, “규례들이 집행되며”라는 문장과 “공적인 예배(Publick worship)가 그들 가운데서 더욱 혹은 덜 순수하게 그들 가운데서 행해지느냐”는 문장 가운데서는 ‘성례의 정당한 시행’을 떠올릴 수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교회에 관한 항목들 가운데에는 교회의 표지 가운데 나머지 하나인 ‘권징의 신실한 시행’에 관한 언급을 볼 수가 없음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앞서 3항에서 언급한 “보편적 가시적 교회”(Catholic visible Church)가 어떻게 가시화되는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사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교회의 중요한 표지인 ‘권징’을 제25장의 교회에 관한 항목들 가운데서가 아니라, 제23장의 국가의 관원들에 대한 항목들 가운데서 이미 함께 다뤄주었다. 특히 교회의 권징이 국가의 관원들의 협력으로 더욱 온전하게, 그리고 실질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즉 로마 가톨릭교회의 권징의 방식과 같은 물리적인 집행방식을 교회로 끌어들이지 않되, 실질적인 규제력을 전혀 지니지 못하는 현대의 권징과 분명하게 다른 실질적인 규제력이 이뤄줄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특성을 웨스트민스터 제23장의 국가의 관원들에 대한 조항과 함께 다뤄지는 교회 치리와 권징의 원리들 가운데서 파악할 수가 있다). 즉 말씀이 선포되고 그리스도의 규례(성례)가 시행되는 ‘공적인 예배’야말로 보편적인 가시적 교회가 지상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중요한 원천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설명하고 있는 지상의 교회는 기본적으로 보편적인 교회이며, 또한 그 보편적인 지상의 교회는 유형적인 것(materiality)이 아니라 가시적인(visible) 교회로서, 공적인 예배를 통해서 분명하게 눈에 들어나게 되는 성격임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신앙과 생활의 규정으로써 채택하고 승인하는 개별 장로교회들과 그에 속한 신자들에게 있어서 온당하게 시행되는 공적인 예배에 참여하는 것은, 보편적인 교회를 이 땅 가운데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자 영광스런 순간이다. 이 지상에 드러나는 가시적인 보편교회는, 그렇게 모인 회중들과 건물들에 의해 가시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시행하는 온당한-“온당한”이라는 말은 더욱 구체적으로 ‘규정적 원리’에 따라 예배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공적 예배에 의해 가시적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사에 의해 말씀이 잘 선포되고 성례를 잘 집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회중석에서 목사의 설교를 잘 듣고(‘아멘’으로 화답하며 듣는 것) 예배 때에 시행하는 그리스도의 규례에 잘 참여하는 성도들을 통해서도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보편적이고 참된 교회가 지상에 가시적으로 비로소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성도들로써 그러한 예배의 자리가 얼마나 영광스러우며 거룩한 자리이겠는가? 마땅히 신발을 벗어야(출 3:5) 마땅하지 않은가!

2. 교회를 가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더욱 필요한 교회의 직원들(officer)

우리가 사도신경을 통해 고백하는 보편교회(Catholic Church)를 이 지상에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기본적으로 예배의 성격임과 아울러, 그러한 예배와 성례의 시행을 위해 사역자(직원)들이 필요한 것은 필연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구약시대에 제사장과 선지자가 있었던 것처럼, 신약시대에도 사도들과 같은 비상직원과 이후로 정립된 장로들(목사와 다른 치리자인 장로)과 집사들이 있었다. 구약시대든지 신약시대든지 간에, 교회를 이루는 외형적인 형태는 변함이 많았지만, 교회를 가시적으로 드러내 주는 복음의 교리와 규례들과 예배의 요소들은 변함이 없이 하나님의 제정을 따라 시행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교회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들과 연계해서 직원들을 이해할 수 있는 간략한 정의를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1578) 2장 “교회정치의 역할, 그리고 교회행정을 맡은 직원 및 직분을 맡은 자”에 관한 항목들 가운데서 단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다-스코틀랜드 제2치리서의 교회정치에 관한 지침들은 기본적으로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장로교회 정치 형태와 목회자 임직’에 관한 지침들과 동일하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경우에는 의회를 장악했던 다수의 에라스티안들에 의해 엄밀한 장로교회 정치 형태를 표방하는 지침들을 풍성하게 드러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반면에 스코틀랜드에서는 잉글랜드보다 앞서 존 낙스(John Nnox)와 엔드류 멜빌(Andrew Melville)의 주도로 이미 엄밀한 장로교회 정치 형태에 관한 지침들이 더욱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었기에, 주로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의 내용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제2치리서 2장 2항은 “교회의 정치는 다음 세 가지 즉 교리(doctrine), 치리(discipline) 그리고 나눔(distribution)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런 구분을 따라 교회 안에는 세 가지 직분이 생기는데, 이들은 목회자(ministers) 혹은 목사(preachers), 장로(elders) 혹은 다스리는 자(governors) 그리고 집사(deacons) 혹은 분배자(distributors)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주로 “교리”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하는 목사, “치리”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하는 장로, 그리고 “나눔”과 관련된 직무를 수행하는 집사들에 의해서도 교회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아울러 3항에서 또한 “우리는 이러한 직분을 맡은 자를 일반적인 말로 교회의 목회자(ministers of the kirk)라 부른다. 비록 하나님의 교회는 유일한 왕이시며, 대제사장이시며,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고 다스리시지만, 주님은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수단으로서 인간의 목회사역(the ministry)을 사용하신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때때로 법 앞에서, 법아래, 그리고 복음의 시간 속에서, 우리를 크게 위로하시고자 자신의 영적인 통치기관인 그의 교회를 위해,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을 세워, 이 사람들이 성령과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의 권능을 행하고 세워가는 것을 허용하셨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의 6항에 걸친 내용들을 보면 얼핏 회중이 모인 가운데서 시행하는 예배만이 교회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방편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그렇게 이해할 경우에 교회의 직원은 목사로 족하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2장 2항에서는 “성례의 주관은 교리에 속한다.”고 했으니, 복음의 교리를 선포하고 복음의 교리 가운데 제시된 성례를 시행하는 목사만이 교회의 유일한 직원이라 오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요소들은 회중으로 모인 가운데서 함께 수행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말씀과 성례의 올바름은 ‘권징’ 혹은 ‘치리’를 통해 비로소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가 있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다른 직분이 반드시 요구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2장 4항은 “독재(tyranny)의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 주님께서는 그들의 직분(functions)을 따라 각기 동등한 권세(equality of power)에서 형제의 상호 동의(mutual consent)로 지도할 것을 원하셨다.”고 언급하고 있다. 3항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교회는 유일한 왕이시며, 대제사장이시며,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고 다스리시”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그리스도와 같은 권능이나 은사를 동일하게 수행하는 자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상의 가시적인 보편교회에서는 항상 “직분(functions, 직능)을 따라 각기 동등한 권세(equality of power)”를 가지고서 “형제의 상호 동의(mutual consent)로” 직무를 수행하며, 마찬가지로 회중들에 대해서도 “형제의 상호 동의로 지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2장 1항은 “세상 정치(the civil policy)는 전체 연방(the whole commonwealth)이 통치자(governors) 혹은 관원(magistrates), 그리고 통치를 받는 사람 혹은 백성으로 구성되는 것처럼, 교회 정치(the policy of the kirk) 또한 어떤 이는 치리자(rulers)로 임명을 받고 (나머지 지체는 치리를 받고), 한 수장(one Head)이자 최고 통치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분의 영의 감동(inspiration)과 하나님의 말씀(the Word)에 순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세상 정치의 유일한 수장이 왕이었던 것처럼, 교회 정치의 유일한 수장은 오직 그리스도이시며, 교회의 직원들은 그러한 그리스도의 말씀(복음의 교리)에 순종하는 직무를 감당하는 동등한 직원들(officer)인 것이다. 바로 그러한 직원들에 의해 공적인 예배를 드리는 외의 다른 시간과 장소 가운데서도 지상에 가시적인 보편교회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3. 교회의 직원들의 직무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2장 2항이 언급하듯이 “교리, 치리 그리고 나눔”의 “구분을 따라 교회 안에는 세 가지 직분이 생기는데, 이들은 목회자 혹은 목사, 장로 혹은 다스리는 자 그리고 집사 혹은 분배자”들이다. 그러므로 목사(교사), 장로, 집사로서의 직원들이 감당하는 직무는 각각 교리와 치리, 그리고 나눔(헌금의 분배)이다. 아울러 5항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신약과 복음 시대에, 그는 사도(apostles), 선지자(prophets), 복음전도자(evangelists), 목사(pastors) 그리고 말씀을 담당하는 박사(doctors)를, 치리의 행정과 선한 질서를 위해 장로(eldership)를, 교회 자산을 돌보기 위해 집사(deaconship)를 사용하셨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웨스트민스터 장로교회 정치 형태’에 관한 지침들은 목사와 교사(혹은 박사)들에 대한 언급들에 비해 교회를 다스리는 다른 치리자인 장로(Ruling Elders)와 집사(deacons)들에 대해서는 아주 적은 분량으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에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의 경우에는 두 직분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으므로,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6장과 8장을 살펴봄으로 두 직분에 관해 간략히 이해하도록 한다.

1). 장로와 그의 직무: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는 6장에서 장로와 그들의 직무에 관해 언급하는데, 기본적으로 ‘장로’에는 넓은 의미에서 목사와 교사(박사)들도 포함하므로 항상 복수(the plural)의 개념이다. 즉 장로회(Elderships)로서의 회의(assemblies) 가운데서 그들의 치리(다스림)이 행해지는 것-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2장 4항의 “주님께서는 그들의 직분(functions)을 따라 각기 동등한 권세(equality of power)에서 형제의 상호 동의(mutual consent)로 지도할 것을 원하셨다.”고 한 문구와도 연관된다-이다.. 그러므로 웨스트민스터 장로교회 정치 형태에 관한 지침들 가운데 장로(Ruling Elders)에 대한 항에서도 “유대 교회에 제사장과 레위인과 공동으로 교회정치를 했던 ‘회중의 장로’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에 정치체계와 교회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제정하셨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 사역자 외에, 자기 교회에 속한 어떤 사람에게 다스림의 은사를 주셨”다고 했다. 그리고 또한 “그 사람은 목회자와 공동으로 교회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으니,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의 장로들에 관한 언급들 또한 기본적으로 그러한 전제를 이미 동의하고 있다.

1. 장로(elder)라는 단어는 성경에서 어떤 때는 연령의 일컬으며(the name of age), 어떤 때는 직분을(of office) 일컫는 말이다. 직분을 일컫는 경우에, 종종 연장자(seniors)혹은 장로(elders)라 불리는 사람들처럼, 이들을 목사(pastors)와 박사(doctors)로서의 포괄적 의미로 이해하기도 한다.

2. 이러한 분류 가운데서, 우리는 사도들의 예를 따라 장로를 주관하는 자(presidents) 혹은 치리자(governors)라 부른다. 그들의 직분은, 그것이 통상적(ordinary)인 것처럼 항존적(perpetual)이며, 따라서 하나님의 교회에 언제든지 필요한 직분이다. 장로직은 목회직(ministry)과 마찬가지로 영적인 직분이다. 장로가 합법적으로 그 직분에 부름을 받았다고 한다면, 하나님의 은사가 같은 실행을 위해 만난 것이기에, 다시 그 직분을 떠나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장로들의 수는 일정한 회중 가운데서 선택하며, 율법 아래서 레위인들이 성전에서 섬기던 것과 같이, 그들 중 일부는 합리적인 여지를 위해(for a reasonable space) 다른 사람과 교대할 수 있다. 각 회중의 장로들의 수를 제한할 수는 없으나 성도의 필요와 지경에 따라서 정해야 한다.

3. 모든 장로가 말씀을 가르치는 선생일 필요는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이 또한 참으로 명예로운 일이 된다. 그들이 마땅히 행할 일에 관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타내는바, 즉 사도 바울이 기록한 규정들(canons)을 따른다.

4. 그들의 직무는, 여러 명이 혹은 연합하여 성실하게, 공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 그들에게 맡겨진 무리(flock)를 돌아보아 신앙 혹은 회중의 생활이 부패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5. 목사와 박사들이 말씀의 씨앗을 뿌리고 가르치는 일에 성실해야 함과 마찬가지로, 장로들도 사람들 가운데서 동일한 결실을 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6. 이는 목사가 주님의 만찬으로 나아오는 자들을 면밀히 살필 수 있도록 돕는(to assist) 것과, 병자를 심방하는 것(visiting)이다.

7. 그들은 회의를 주관하되(They should cause the acts of assemblies), 지교회와 지방교구 혹은 일반적인(as well particular as provincial or general) 사안들을, 특별히 주의하여 다루도록 해야 한다.

8. 그들은 복음의 규율(rule)을 따라 자신이 맡은 회중을 권면하는 일에 부지런해야 한다. 그들에 대한 개별적인 권면으로 교정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장로회(assembly of the eldership)에서 논의하도록 한다.

9. 그들의 중요한 직무는 건전한 질서를 세우고, 치리를 시행하기 위해 (그들의 수가 얼마이든지) 목사와 박사와 더불어 회의를 정하는(to hold) 것이다. 회의(assemblies)에 참여한 모든 자들은 그들의 의제의 범위(bounds)에 다함께 참여해야 한다.

2). 교회의 마지막 통상적 역할인 집사(deacons)와 그들의 직무: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 6장의 장로들에 관한 언급들 가운데 1항에서 “장로라는 단어는 성경에서 어떤 때는 연령의 일컬으며, 어떤 때는 직분을 일컫는 말이다. 직분을 일컫는 경우에, 종종 연장자 혹은 장로라 불리는 사람들처럼, 이들을 목사와 박사로서의 포괄적 의미로 이해하기도 한다.”고 한 것처럼, 집사와 그들의 직무에 관해 언급한 8장에서도 1항에서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 일꾼]라는 단어는 때로 넓은 의미로서 교회 내의 영적인 역할과 사역을 맡은 모든 자들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언급들 가운데서 교회의 직분들은 각기 별개가 아니라 한 목적(그리스도의 교회를 드러나게 하는 사역)을 지향하고 있는 공통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즉 엄밀하게는 각각 독특한 역할을 지니지만, 포괄적으로는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편, 웨스트민스터 장로교회 정치 형태에 관한 지침 가운데서 집사들에 대한 언급을 보면, 한 가지 독특한 언급을 볼 수 있으니, 그것은 “교회의 구별된 직원”(distinct officers in the church)이라는 언급이다. 즉 통상 장로라 일컫는 치리장로에 대해 “다른 교회 치리자들”(Other Church-Governors)이라고 하여 앞서 언급된 목사와 교사 혹은 박사의 직분과 같은 치리를 담당하는 자로 연계하여 언급한 것과 달리, 집사 직분에 대해서는 교회의 구별된 직원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목사와 장로들과 같은 치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그렇다면 그처럼 구별된 집사들에 관해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는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가?

1.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 일꾼]라는 단어는 때로 넓은 의미로서 교회 내의 영적인 역할(spiritual function)과 사역(ministry)을 맡은 모든 자들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단어는 오직 교회의 재산 및 신실한 구제헌금(alms)을 모으고(collection) 분배(distribution)하는 일을 담당하는 자들만을 말한다.

2. 그러므로 집사의 직분은 그리스도의 교회(kirk of Christ)의 통상적이고 항구적인 교회적 직무(function)로서 받은 것이다. 이 직분에 부름을 받은 사람의 의무와 속성(properties)에 대해, 우리는 명백히 성경에서 제안(remit)한다. 집사는 앞서 말한 선거(election)로 나머지 영적인 직원으로서 부름을 받고 선출된다.

3. 집사의 직분(office)과 권세(power)는 그들을 선출한 자들에게서 맡겨진 전체 교회의 재산을 전달하고(to receive) 분배하는(to distribute) 일이다. 이것은 노회(presbyteries) 혹은 장로회[elderships, 집사는 회원이 아님]의 임명과 판단에 따라 수행하며, 이는 교회와 가난한 자에 대한 재산(patrimony)이 사적인 용도로 오용(converted)되거나 잘못 분배되지 않게 하려함이다.

4. 결론:

로마 가톨릭교회나 개혁교회인 장로교회나 간에 기본적으로 ‘교회’를 정의할 때에는 항상 ‘보편교회’를 전제한다. 즉 교회란 보편교회를 말하는 것이지, 개별 회중으로 된 개체교회들로만 보는 것이 전혀 아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장로교회들은 바로 이러한 기초적인 이해부터 결여하고 있어서 그 외형으로나 조직으로는 세계 유수의 교회로 칭송되지만, 사도신경을 통해 고백하는 바와 같은 고백에 있어서는 가장 덜한(less) 교회일 뿐이다. 오히려 그런 교회의 외형과 조직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사실 로마 가톨릭교회의 보편교회로서의 교회관과 그것에서 개혁된 교회들의 교회관의 기본적인 구별은 ‘가시적’(visible)이라는 용어에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보편교회가 이 지상에 실체로써 있는 모람 가톨릭교회로 보는데 반해, 그것에서 개혁된 교회들은 보편교회가 그 표지(말씀, 성례, 권징)에 따라 지상에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혁교회의 전통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건물이나 회중의 규모 혹은 교단의 조직이 아니라, 교회의 표지에 연계된 방면에 있어서 얼마나 더욱(more) 잘 드러내게(운영하게) 되느냐다. 바로 그러한 교회의 운영을 위하여 ‘스코틀랜드 제2치리서’와 ‘웨스트민스터 장로교회 정치 형태’에 관한 지침들이 권징에 연계된 실질적 지침들로 남아 있으며, 마찬가지로 ‘공예배 모범’과 ‘가정예배 모범’이 말씀과 성례에 연계된 실질적 지침들로, 무엇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교리문답이 그 모든 표지들의 바탕을 이루는 말씀(복음의 교리)에 연계된 실질적 지침들을 풍성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별히 그러한 교회의 가시적 구현은 목사와 회중들이 행하는 예배뿐 아니라 교회의 모든 직원들과 연계되어 있는 치리(다스림 혹은 권징)를 통해 이뤄진다. 한국의 교회들은 예배에 있어서도 그 정당성을 잃어버렸지만, 무엇보다 치리와 권징이 무용하게 되어버린 점에서 근본적인 교회의 가시성에 있어서의 결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쩌면 덜(less) 교회다운 것이 아니라, 교회가 아닌 정도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러한 한국에 다시 교회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교회의 직원들에 의해 교회가 드러나도록 운영되는 것을 통해서다. 그 어떤 행사나 세미나가 아니라 교회의 직원들이 자신들의 직무에 충실하게 될 때에, 바로 그 때에 그리고 거기에 교회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예배 또한 마찬가지다. 목사와 온 회중이 교회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예배야말로, 교회의 모든 직원들(목사, 교사, 장로, 집사)이 유기적으로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으면 정당하게 구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를 이 지상에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일은 어느 한 직분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좋은 목사만 있으면 해결된다거나 좋은 장로들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 교리에 충실하게 목사(교사)와 장로와 집사들이 말씀과 성례, 그리고 권징의 표지를 드러내는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만 비로소 더욱(more) 교회를 드러내 보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로 볼 때에, 교회의 직원을 세우는 일은 반드시 소명(내적 소명과 더불어 공적 소명)과 선발(선거), 그리고 동의의 절차를 통해 참으로 엄밀하게 이뤄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직원들에 의해 교회는 ‘더욱 혹은 덜’(more or less) 눈에 드러나 보이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그들에 의해 교회는 더욱 혹은 덜 순결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4항의 내용-이다.

장대선 목사/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argo3357&logNo=222203334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