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나선 숲길에서
어린시절, 가을숲을 그리다 잃어버린 크레파스 냄새가 난다
주위를 두리번 살피니
반가이 손 흔들며 다가오는 네 모습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불안한 우리들의 초상도 여전하고
하늘 빛을 더 푸르게 하는 붉은 미소도 선명한데
왜 우리는 무수한 가닥의 갈등 속에서
본디 있었던 것조차 의심하며 애를 태울까
눈에서 사라진다고 영영 떠난 것이 아님을...
먹구름 뒤에
맑음이 숨겨져 있듯이
매몰차게 휘도는 바람에
살갗이 터지고
반쪽이 훑어져 나간 아픔으로
다시 시야가 흐려지더라도
덤불 틈에서 피고지는 한송이 꽃의 위로를 기억하듯
가을하늘 낮별로 다시 찾아온 너를 내 결코 잊은 적 없다
첫댓글 아름다운 전경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