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브린이 부르는 미국 민요 <메기의 추억>
[ 마크 트웨인과 <톰 소여의 모험> ]
* 미시시피 강
한 마을이 온통 한 작가로 칠갑이 된 곳이 마크 트웨인의 해니벌말고 또 어디 있을까요. 마크 트웨인은 그가 자란 고향 해니벌에 가득 차 있습니다.
* 마크 트웨인으로 표시된 미시시피 강가의 해니벌 입구
미국 중부의 미주리 주에 있는 미시시피 강변의 강촌 해니벌은 세인트 루이스에서 북쪽으로 100마일, 그레이하운드 시외버스가 하루에 왕복 한 번밖에 없어 차를 빌려야 합니다.
* 톰 소여 기념 거리
마을에 들어서면 호텔도 식당도 가게도 이름들이 '마크 트웨인'입니다. 그리고 거리를 거닐면 그의 작중 인물인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이름이 도처에 밣힙니다. 마크 트웨인이 살던 당시는 인구 3,500의 소촌이던 것이 지금은 3만 여명의 주민을 가진 소읍으로 커지면서 변두리에 통조림 공장, 시멘트 공장, 인쇄소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러나 마크 트웨인이 그의 작품 <톰 소여의 모험>에서 세인트 피터스버그란 이름의 마을로 그린 거리와 언덕과 강변은 액자 속에 넣어 유리를 끼워 놓은 듯이 말짱합니다.
* 톰 소여의 판자 울타리
해니벌은 마을 자체가 마크 트웨인의 작품의 소재가 된 자연과 인간을 생째 진열한 커다란 박물관입니다.
톰 소여는 마크 트웨인 자신이었습니다. <톰 소여의 모험> 서문에서 작자는 톰 소여는 여러 실재의 소년들을 콤비네이션한 것이라고 했으나 작자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주로 들어 있습니다.
해니벌에서 '트웨인랜드 관광열차'라는 여러 개의 차량을 단 무개(無蓋) 유람차를 타면 <톰 소여의 모험>의 세계를 한 바퀴 빙 돌 수 있습니다. 이 관광열차가 떠나는 곳이 톰 소여의 집 곧 마크 트웨인의 소년 시절의 집입니다.
*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동상
힐 스트리트 208번지의 조그만 2층 집 앞에 서면 정원을 막은 커다란 판자 울타리가 눈부시게 하얗습니다. <톰 소여의 모험>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이 울타리만 보고도 이것이 톰의 집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작품의 앞머리에는 폴리 아주머니가 톰에게 벌로 판자 울타리에 흰 페인트 칠하는 일을 시키는데 톰은 다른 어린이들에게 무슨 재미나는 일인 것처럼 꾸며 보여 보상까지 받고 일을 떠맡겨 버리는 고소로운 장면이 나옵니다.
그 판자 울타리는 새 것으로 바뀌었지만 톰의 장난기를 지금도 하얗게 웃고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어릴 때 실제로 이 울타리에 페인트 칠하는 벌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 미시시피 강
마크 트웨인은 해니벌에서 서쪽으로 35마일 떨어진 즈그만 마을 플로리다에서 태어났습니다. 플로리다에는 생가가 1,000에이커가 넘는 기념 공원 안에 모셔져 있습니다. 그는 4세 때 해니벌로 옮겨 왔고 1844년 아버지가 힐 스트리트의 집을 지어 이 집에서 9세 때부터 18세 때까지 살았습니다.
집 안을 들어서면 톰 소여의 독자들에게는 낯익은 방들입니다. 아래층의 식당은 톰이 고양이 피터에게 진통제를 먹이던 곳. 2층에는 폴리 아주머니의 모델이 된 마크 트웨인의 어머니 침실이 있고 뒤쪽이 작가 자신의 소년 시절의 방인데 문 앞에는 숫제 ‘톰 소여의 방’이라고 써붙여 있습니다. 톰은 이 방에서 폴리 아주머니 몰래 물통을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놀러 달아나곤 했습니다.
* 톰 소여 모형 생가 내부
이 집은 1911년 한 법률가가 사서 해니벌 시에 기증했고, 1937년 본채 옆에 부속건물을 달아내 마크 트웨인 기념관이 개관되었습니다. 기념관에는 마크 트웨인의 육필 원고, 유명한 흰색 양복, 소지품 등 외에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책상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실재의 모델이 있었습니다. 톰 소여와 폴리 아주머니말고도 허클베리 핀은 해니벌의 마음 착한 부랑아 톰 블랜큰십이었고 메리, 시드 등은 작가의 동생들이었으며 톰 소여의 어린 연인 베키 대처는 작가의 어릴 때 소꼽동무인 로라 호킨즈였습니다.
톰 소여의 집 바로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것이 베키 대처의 집입니다. 마크 트웨인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우이던 로라 호킨즈가 이 집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새뮤얼 클레멘스(마크 트웨인의 본명)가 좋아하던 두 살 아래의 로라는 클레멘스가 마을을 떠나고 1876년 <톰 소여의 모험>이 나온 후에도 해니벌에 남아 결혼을 하고 여러 아이들을 낳았습니다.
* 베키 대처의 집
1908년 71세의 할머니가 된 로라는 손녀를 데리고 당시 코네티컷 주의 레딩에 살면서 이제는 대작가가 된 마크 트웨인을 방문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사진을 한 장 어린 시절의 연인 로라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로라는 1928년 91세의 고령으로 죽었습니다. 해니벌 서쪽 10마일 바깥에 있는 렌설리어 묘지의 로라의 무덤에는 커다란 묘석에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베키 대처란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실제의 인물은 죽어 소설의 세계로 돌아간 것입니다.
힐 스트리트의 길가 쪽으로 베키 대처의 집과 이웃하여 클레멘스 법률사무소가 있습니다. 치안판사이던 마크 트웨인의 아버지가 쓰던 사무실로 <톰 소여의 모험>에서 머프 포터의 재판이 벌어진 곳입니다.
* 클레멘스 법률 사무소(현재는 마크 트웨인 박물관)
여기서 모퉁이를 하나 돌아나가면 톰 소여의 디오라마 박물관이 나옵니다. 톰이 흰 페인트를 칠하는 장면 등 작품의 삽화들을 미니어쳐(miniature)로 만들어 <톰 소여의 모험> 전편을 일독시킵니다.
트웨인 관광열차는 이 앞을 지나 마을 한쪽 끝에 있는 카디프 힐 언덕 앞에 멎습니다. 언덕 아래에 두 소년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톰 소여와 <톰 소여의 모험> 속편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다시 주인공이 되는 허클베리 핀입니다.
* 톰과 허클베리의 동상
이 언덕은 어린 새뮤얼 클레멘스(마크 트웨인)가 학교를 빼먹고 친구들과 큰 돌을 아래로 굴려 내리며 놀던 곳입니다. 본래의 이름은 '홀리데이스 힐'이나 지금은 오히려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이름인 카디프 힐로 불리웁니다.
마크 트웨인이 쓴 <미시시피 강의 생활>에는 그가 30년 만에 해니벌을 찾아왔을 때 이 언덕에 올라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언덕 위쪽 높은 곳에 하얀 등대가 하나, 1935년 탄생 100주년 때 세운 마크 트웨인의 기념물입니다.
트웨인랜드 관광열차는 해니벌에서 남쪽으로 1.5마일 거리의 동굴까지 갔다 옵니다. 톰 소여와 베키 대처가 들어갔다가 길을 잃은 곳인데 지금은 이것을 '마크 트웨인의 동굴'이라고 부릅니다. 지하수가 뚫어낸 이 석회석 동굴은 안을 한 바퀴 도는 데 55분이 걸립니다. 어린 시절에 마크 트웨인 자신이 이 안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해니벌 시내로 다시 돌아오면 강가의 부두에서는 미시시피 강을 유람하는 증기선 '마크 트웨인 호'가 손님들을 기다립니다. 배는 마크 트웨인 기념교 밑을 지나 하류로 3마일 가량 떨어진 잭슨 섬까지 갑니다. 톰 소여가 해적놀이를 하던 섬입니다.
* LA의 디즈니 랜드에 있는 마크 트웨인 호
강안(江岸)은 울울한 숲으로 이어집니다. 상류 쪽인데도 큰 강답게 강폭이 넓습니다. 유유한 완류(緩流)는 어린 시절의 마크 트웨인이 뗏목을 띄우고 놀던 때 그대로되 수류를 조정하는 댐들이 만들어지고 여기저기 다리가 강을 건너는 것이 달라졌습니다.
마크 트웨인 기념 등대가 선 카디프 힐을 뒤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리버뷰 공원의 숲이 나오고 그 끝 쪽에 1913년에 세운 마크 트웨인의 동상이 미시시피 강을 내려다 보며 서 있습니다. 여기서 조망되는 강은 절경입니다.
* 마크 트웨인 동상
이 강변에서 자랐고 12세 때 아버지를 잃자 학교를 중단한 뒤 한때는 이 강의 파일럿이 되어 물길을 오르내리던 마크 트웨인으로서는 미시시피 강은 그의 어버이이자 스승이었고, 그의 문학의 젓줄이었습니다.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도 두 길의 물 깊이를 듯하는 미시시피 강 수부들의 용어에서 딴 것입니다.
<톰 소여의 모험>은 마크 트웨인이 코네티컷 주의 하트퍼드에 살 때 쓰여졌습니다.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길목의 하크퍼드에는 누크 팜이라는 지역에 1874년 마크 트웨인이 직접 설계하여 지은 집이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쓴 스토 부인의 집과 이웃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무슨 모험소설릐 세트처럼 이상한 구조와 장식을 가진 적갈색의 이 고딕의 건물은 집 전체가 커다란 강상선(江上船)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어딜 가나 그를 키운 미시시피 강을 잊지 못했던 것입니다.
* 누크 팜의 마크 트웨인 집
집 안에는 잡다한 가구들과 함께 미시시피 강 증기선의 정교한 모형이 놓여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집에 들었던 도둑이 10년 간의 옥살이를 하면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저택은 하도 유지비가 많이 들어 1891년 마크 트웨인이 떠나고1903년에는 아예 팔아 버렸습니다. 그 후로 25년 간 개인집으로, 학교로, 아파트로 쓰이다가 1929년 하트퍼드 동우회가 모금으로 이 집을 샀고 마크 트웨인이 집을 지은 지 100주년이 되던 해인 1974년 복구공사를 완전히 끝냈습니다. 이 집에는 매년 1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옵니다.
* 말년의 마크 트웨인
마크 트웨인은 같은 코네티컷 주의 페어필드 군(郡)에 있는 레딩이라는 마을에서 죽었습니다. 역시 그가 직접 설계했던 이탈리아식 맨션은 1925년 불타 버리고 이 마을의 마크 트웨인 기념 도서관에 그의 책, 편지, 우편함, 기중시계 등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처가의 가족 묘지가 있는 뉴욕 주 엘미러의 우들른 공동묘지에 묻혔습니다.
[ 마크 트웨인과 <톰 소여의 모험> ]
마크 트웨인(1835~1910)(본명 새뮤얼 랭그혼 클레멘스)은 '미국 문학계의 링컨"이라 일컬어지는 미국 최초의 국민적 작가입니다. 그는 자유, 활달, 단순 솔직한 문체로 인간을 통찰하고 사회 정의를 주장하면서 실로 미국적인 작품을 썼습니다.
소년 소설인 <톰 소여의 모험(1876년)>은 밉지 않은 악동 톰 소여를 중심으로 마을의 부랑아 허클베리 핀, 톰의 어린 연인 베키 등이 꾸미는 에피소드를 엮어 온 세계의 소년 소녀들을 열광시켜 온 명편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은 작자 특유의 해학과 파란에 찬 모험담 속에 도도한 미시시피 강의 흐름이 상징하는 자연의 찬가가 고창(高唱)되어 있습니다.
* 진 레드패스가 부르는 <메기츼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