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지만씨의 비서실장 정모씨 등은 한빛복지협회 100여 명과 함께 육영재단을 불법 점거하고 박 위원장의 동생 근령씨(58)와 근령씨측 재단 임직원들을 강제로 내쫓았다. 박근령씨는 1990년부터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해왔지만 해임됐다.
▲ 2007년 10월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2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박근혜 , 박지만, 부인 서향희, 박근령 씨. © 서울의소리 | | 그러나 박근혜씨 동생의 남편되는 신동욱씨(44)는 육영재단 강탈사건 배후에 박지만씨와 박근헤 위원장이 있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 왔다. 신씨는 2009년 3월28일부터 5월4일까지 8명의 이름으로 박 위원장의 미니홈피에 "지만씨가 육영재단을 폭력으로 강탈했다"는 내용의 글을 40차례에 걸쳐 올렸다.
또 신동욱씨는 처남 박지만씨(54)가 자신을 납치해 살해하려 했다."고소를 하였다. 이 사건의 배후로 박지만씨가 지목됐다. 그러나 사건을 주도한 정씨는 재판에서 "지만씨는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박지만 씨의 개입을 부인한다. 그러나 결국 정씨 등은 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받게 됐다.
결국 신씨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신씨가 재판을 받는 동안 지만씨나 박 위원장에 대한 비난 글을 올리지 않고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는 조건으로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신씨는 불구속 기소 후에도 2010년 10월 "지만씨가 2007년 7월 중국 청도로 자신을 유인해 살인하려 했다"며 고소장을 작성해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 고소장 작성에는 박용철 씨의 증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박근혜 씨의 5촌 조카인 박용철 씨는 박지만 씨의 측근이었다. 특히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근령-지만 남매간 폭력 사태의 중심에는 항상 박씨가 있었다. 그러나 2010년 7월부터 박씨는 지만씨에게 불리한 내용의 증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박씨의 증언은 신씨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듯 했다.
녹취록을 갖고 있는 키맨으로 알려진 5촌 조카는 지난해 9월 서울 우이동 북한산 안내센터 인근 주차장에서 사촌간에 죽이고 자살하는 ‘보기 드문’ 사건 때 살해된 사람이 바로 박용철 씨다. 그러나 신동욱씨 측은 '3자 개입설' 등을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수사에 반영되진 않았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평소 두 사람간의 불화가 원인이 돼 사촌형이 동생을 살해했고, 그 뒤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박 씨는 끝내 핵심 비밀을 안고 사촌 형의 손에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권기만 판사는 지난 16일 오전 10시 523호 법정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육영재단 강탈사건의 배후에 박 위원장이 있었다거나 지만씨가 중국에서 자신을 납치·살해하려 했다는 신씨의 주장은 허위"라면서 "이로 인해 박 위원장 등은 지속적으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육영재단 강탈사건 배후에 지만씨가 있었다는 신씨의 주장은 허위라 단정할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신씨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육영재단 둘러싼 갈등 일지 - 근령 vs 지만 치고받고 ‘현재진행’
육영재단은 1969년 4월 고 육영수 여사가 설립해 상임이사 체제로 운영해오다 1982년 박근혜 씨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고 최태민 목사 관련 비리가 불거지면서 지난 90년에 동생 박근령 씨가 운영권을 쥐게 된다. 하지만 박근령 씨가 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에 대한 법정 공방이 이어진 결과 지난 2008년 5월 대법원 판결로 이사장직을 상실했다. 이에 앞서 2007년 11월엔 박지만 씨의 측근인 정 아무개 씨가 ‘육영수 여사 탄신 82주년 기념행사’에 모 복지회 회원 100여 명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고 사무실을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후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임시이사가 선임되었으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추천한 이들로 구성되자 박근령 전 이사장이 이에 불복하며 출근투쟁을 이어왔던 것. 결국 2009년 3월 5일 박근령 전 이사장과 사무국직원 노조원 10여 명이 용역 150여 명을 동원해 재단 사무실을 기습점거했다가 박근령씨 역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육영재단을 둘러싼 공방전에 관여하지 않았던 박근혜 씨가 육영재단 문제와 관련해 본인과 보좌진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육영재단 전 직원 서 아무개 씨(60)를 고소했던 사실이다. 서 씨는 박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신동욱 전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근혜 씨가 육영재단 고문으로 비리를 저지른 인사에게 금품을 받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또한 박근혜 씨와 박지만 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이어오던 중 구속된 신 전 교수는 육영재단 복직을 위해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일요신문 : 박근혜 5촌조카 피살·자살 전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