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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2. 3. 20. 일요일.
오후에 송파구 잠실5단지와 3단지의 사잇길로 걸어서 한강변으로 나갔다.
한강 고수부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봄을 즐기고 있었다. 잠실대교 아래로 치런거리며 흘러내리는 한강 물은 무척이 많았고 물빛깔은 뿌이연했다. 강바람도 불고.
지난해 늦가을에 한강변에 다녀온 뒤로는 겨우내 한번도 나가지 않았다가 오늘에서야 강바람을 쐬었다.
강둑에는 매실나무가 이따금 있고, 꽃눈이 많이도 매달려서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흰벚꽃, 붉은벚꽃... 얼마 뒤에는 활짝 필 게다. 뽕나무 단지에서는 아직은 잎사귀가 눈에 띄지 않았다.
무릎 연골이 닿아서 아픈데도 천천히 걸어서 잠실철교 쪽으로 걸었다.
잠실철교 아래 한강물을 바라보면서 수변 식물을 내려다보았다. 강물 가생이에 난 수초뿌리를 잡아당겨서 뽑을 궁량은 전혀 불가능할 만큼 강물이 출렁거렸다. 수생식물을 조금이라도 뽑아서 집으로 가져와 화분에 심고 싶은 생각은 꿀떡 같으나 ... 꾹 참아야 했다.
성내천변을 따라서 올림픽공원 쪽으로 향하다가는 너무나 먼 듯 싶어서 중간에서 방향을 틀었다. 잠실나루역으로 향했고, 송파구청으로 향했고, 석촌호수 동호 끝으로 향했다. 석촌호수 산책로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서호 쉼터로 향했다.
서호 쉼터 돌벤치 위에는 바둑 장기를 두는 영감들이 잔뜩이다. 나도 구경꾼이 되어서... 나도 모르게 '하수들이네....' 중얼거렸더니만 장기 두는 영감탱이가 '봐라, 봐라, 나는 하수가 아녀!'라면서 겨우 비기고는 나를 올렸다 보면서 말했다. 나는 '예. 상수이군요' 되받아치고는 자리를 떴다.
어쩌다가 상대편이 실수해서 겨우 이기거나 비기면 하수들은 무척이나 큰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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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걸었더니만 무릎뼈가 욱신거려서 집으로 되돌아왔다.
집에 오니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사는 큰아들이 손자를 데리고 왔다. 간밤에 할머니네 집에서 잠 잤던 손녀를 데리러 왔다.
이내 제 집으로 돌아가는 큰아들네. '또 와'라고 친손녀와 친손자에게 말했다. 나는 친손녀와 친손자이는 이 둘뿐이고, 외손자도 한 명뿐이다. 그러니 우리 가족한테는 손주들이 얼마나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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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서 국내 정치 뉴스를 보았다.
오늘 오전 11시를 깃점으로 대통령 당선자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 있는 국방부청사를 대통령집무실로 사용한다고 했다. 11시를 깃점으로 속보가 줄줄이 이어졌다.
나는 짐작하고 있었다. 일요일에 정치뉴스가 보도될 것이라고.
오래 전 공보관실에서 근무했던 내 경험으로는 언론의 습성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기에...
국가안보의 최고 보루인 국방부청사를 대통령집무실로 사용한다면 국방부와 합참은 어디로 가야 되는지. 그간 충남 논산의 계룡대 또는 과천 남태령 수방사를 운운하더니만 최종으로는 용산구 삼각지 청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구청사와 합참청사로 분산하고, 부족하면 주변의 군시설으로 분산하고, 합참본부는 경기도 과천 수방사로 밀려나고, 수방사는 또 어디로 이전해야 되는지... 순차적으로 밀려나야 할 게다.
똥별이 무척이나 많은 조직체인데도 별 낌새가 없나 보다. 하기사 오늘이 일요일이니 뉴스로 보도될 리는 없겠지.
월요일인 내일부터.. 혹시 왕왕거리려나 모르겠다. 그것도 잠시만...
나는 기대하지 않는다. 영리하고, 눈치 빠른 것들의 습성을 이미 짐작하기에.
서울 용산구 삼각지 일대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나는 30년 넘게 ....
어벙이와 꺼벙이가 문뜩 떠오른다.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이 용어를 검색한다.
어벙하다 : 똑똑하지 못하고 멍청하다
어벙이 : 어버이의 방언이라고 하나 속뜻은 ...
꺼벙이 : 허우대만 크고 야무지지 못하여 조금 모자라는 사람
머저리 : 하는 짓이나 말이 얼뜨고 투미한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얼간이 :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좀 모자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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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46개국 가운데 59위.
1위 핀란드를 위시로 해서 덴마크, 아이슬랜드, 스위스, 네델란드 등이 선순위,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캐나다 15위, 미국 16위.
극동지역에서는 일본 54위, 대한민국 59위, 중국 72위...
대한민국의 행복지수가 세계 50위이라니.. 쪽팔린다.
그래도 어떠냐? 지난해에는 62위였기에... 올해는 59위 했으니 대단한 발전이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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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올렸던 글을 개인저장 창고에 복사 이전하기 시작한다.
컴퓨터에서는 자칫하면 글이 완전히 삭제될 수도 있기에 예전에는 A4 용지로 복사해서 별도로 보관했다.
지금은 복사기가 없으니 컴퓨터에 이중으로 저장해야 할 터..
나중에 소형 복사기를 사서 프린트 해야겠다. 이런 것도 나한테는 새로운 일거리가 되겠지.
내 마음은 서해안 산골 마을에 가 있다.
자정 무렵의 밤하늘에는 별이 무척이나 많다.
별똥이 이따금 직선으로 줄을 긋다가 사라진다.
하늘에는 별똥이고, 인간세상에는 똥별이다. 가치가 없는 똥별들이다.
인터넷 뉴스를 보고는 ... 크크크 ... 세상이기에...
2022. 3. 20. 일요일.